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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발전소 폐기의 백년대계 ②] 방사성 폐기물, 영구 처분 어렵다, 원전 운영국의 71% 중간 저장 시설 운영

  • 편집부 기자
  • 입력 2013.03.11 00:00
  • 글자크기설정


방사성 폐기물, 영구 처분 어렵다
원전 운영국의 71% 중간 저장 시설 운영 
 
원전을 운영하는 전 세계 31개국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과제는 핵폐기물의 처리다. 특히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를 영구적으로 처분하는 시설을 운영하는 나라는 아직 없다. 사용후핵연료 관련 가장 앞선 스웨덴과 핀란드도 2030년 정도 돼서야 심지층 처분장을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8개국은 아직 사용후핵연료를 원자로 내 습식 저장조, 즉 임시 저장에 의존하고 있다. 우리는 현재 내년에 있을 새로운 한미 협정에서 사용후핵연료의 재처리 방안 논의를 준비 중이다.  
정리 박지혜 기자 국외현황참조·이미지 Nuclear Energy Institute www.nei.org 
 
 
사용후핵연료에 비해 방사능 수준이 낮은 중ㆍ저준위 폐기물은 대신 부피가 크다는 단점이 있다. 그만큼 저장 면적을 많이 차지한다는 의미다. 전 세계적으로는 원전 운영 과정에서 매년 20만㎥의 중ㆍ저준위 폐기물과 1만㎥의 고준위 폐기물이 발생하고 있다. 

2010년 말 기준 전 세계의 사용후핵연료 발생량은 23만 톤 이상이며 이중 3분의 2 정도는 습식 또는 건식 방식의 저장 시설에서 관리되며, 나머지 약 3분의 1은 재처리되고 있다. IAEA(국제원자력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현재 운영 중인 원전 대부분의 운영 종료가 예상되는 2020년경에는 사용후핵연료 총 발생량이 44만 5000tHM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원전을 운영하는 세계 각국은 특히 사용후핵연료 관리라는 난제를 안고 있는데 아직 영구 처분(심지층 처분, Deep disposal) 시설을 운영하는 나라는 없으며 그 관리 정책은 각국마다 다른 형태를 보인다. 단, 사용후핵연료 관리 관련해서는 스웨덴과 핀란드가 가장 앞서 있으며 2030년까지 처분 시설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알려진다.  

사용후핵연료 중간 저장 방식은 발전소 부지마다 개별 중간 저장 시설을 운영하기도 하고 발전소 부지 한 곳에 여러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하기 위한 시설을 운영하기도 한다. 또 발전소 부지 밖에 별도로 중앙 집중식의 저장 시설을 건설해 운영하는 나라도 있다.  
 
사용후핵연료의 처분 방안… 심지층 처분은 난제



원전 운영에서 발생한 사용후핵연료는 통상 약 5년간 원자로 건물에 있는 습식 저장조에 우선 저장해 열을 식힌다. 그런 다음 재처리(Reprocess) 시설이나 중간 저장 시설로 보내지거나 혹은 그냥 저장조에 남아 있는 경우도 있다. 습식 저장 방식은, 벨기에, 불가리아, 러시아, 스웨덴, 스위스 등에서와 같이 중앙 집중 방식의 저장 시설에도 이용하고 있고, 프랑스 라하그, 일본 로카쇼무라, 러시아 마이약Mayak 등 재처리 시설에 부속된 저장 시설에도 이용하고 있다.
원전 운영 역사가 깊은 주요 선진국은 공통적으로 중간 저장을 우선한 후 최종 관리 방안으로 직접 처분, 재처리, 관망(Wait&See) 형태의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재처리는 사용후핵연료에 남아 있는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추출하고 나머지는 폐기물로 간주해 처리하는 관리 방안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추출한 우라늄과 플루토늄으로 혼합핵연료(MOX)로 만들어 경수로 원전의 연료로 이용하기도 한다. 중국, 프랑스, 인도, 일본, 러시아 등이 재처리 정책을 채택했다.

우리나라도 재처리가 연료의 재활용 측면 등에서 장점이 있어 재처리를 희망했으나 1974년에 미국과 맺은 원자력 협정으로 재처리가 금지된 상황이다. 국내 재처리 및 국외 위탁을 위해서는 한미 원자력협정의 유효 기한 만료(2014년 3월)를 기점으로 미국의 사전 동의를 얻어야 한다. 우리 정부는 현재 재협정 체결을 준비 중에 있다. 

원전을 운영하고 있는 모든 나라들은 사용후핵연료의 재처리 여부와 관계없이 언젠가는 사용후핵연료, 고준위 폐기물을 처분하기 위한 지층 처분장을 건설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의 블루리본위원회(BRC)도 “미국은 사용후핵연료와 고준위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분하기 위한 심지층 처분장을 적절한 시간 내에 하나 또는 그 이상을 건설해야 한다”라고 미국 정부에 권고했다.

현재 12개 이상의 국가에서 지층 처분장 건설을 계획하고 있으나 2030년 이전에 처분장을 운영할 수 있는 나라는 많지 않다. 현재 스웨덴과 핀란드가 가장 앞서 있는 상태로, 이들 두 나라는 건설 인허가를 규제 기관에 신청하는 단계에 있다. 

사용후핵연료의 심지층 처분 방식의 경우 핵연료 재활용 불가, 처분장 부지 확보 어려움, 안전성 미검증 등으로 장기적인 정책 검토 불가피하다는 게 우리 정부 입장이다. 세계적으로도 처분 사례가 없어 기술적 확신이 불투명한 상황이기에 재활용 또는 처분 관련 기술 개발이 우선 과제다. 프랑스의 경우는 최종 처분 방식을 결정하기 위해 15년간 처분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심지층 처분 시설은 특성상 최소 10만 년이라는 엄청난 기간 동안 지질 안전성을 담보로 하며 처분 부지 확보를 위한 수용성 면에서도 어려움이 따른다.  

사용후핵연료의 장기 관리 대책은 원전 선진국조차 해법 마련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네바다주 유카마운틴을 심지층 처분장 부지로 2002년 선정했으나 2010년 철회, 현재 관망 정책으로 전환했으며 분산식 중간 저장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은 고준위 폐기물 처분장 마련을 위해 관련 법인 특정 방사성 폐기물의 심지층 처분에 관한 법률을 제정(2000년), 2002년부터 부지 공모 중이나, 유치 신청이 없어 부지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일본학술회의는 2012년 9월 “고준위 폐기물 최종 처분 정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라”고 원자력위원회에 권고하고, “현재 과학 지식과 기술 능력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언제든지 핵폐기물을 다시 꺼낼 수 있는 시설에 수십∼수백 년간 잠정 보관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용후핵연료 중간 저장 관리 현황

전 세계 원전 운영국 31개국 가운데 미국(53개), 프랑스(1개), 일본(4개) 등 22개국(71%)은 대부분 지상 건식 저장 방식의 중간 저장 시설을 운영 중이다. 반면, 한국(23기)과 원전 설비 용량과 운영 호기가 적은 대만(6기), 파키스탄(3), 브라질(2), 남아공(2), 멕시코(2), 네덜란드(1), 이란(1), 슬로베니아(1) 등 8개국은 지금도 사용후핵연료를 원자로 내 습식 저장조에서만 관리(임시 저장)하고 있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가까운 시일 내에 저장조의 용량 포화가 예상되기에 추가적인 저장 용량 확보가 필요한 실정이다.   


일차적으로 혹은 장기 저장하고 있는 원자로의 습식 저장조는 원래 장기 저장의 목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후쿠시마 사태 때 원자로의 습식 저장조에서 문제가 생긴 이후 원자로 습식 저장조의 안전성 논란이 이슈가 됐다. 이에 따라 저장조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 방안들이 제안됐으며 원전의 습식 저장조가 어떠한 자연재해에도 견딜 수 있도록 안전성 보강 설계를 수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한편 건식 저장은 강제 순환 냉각을 시키는 습식 저장 방식과 달리 금속이나 콘크리트 용기에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해 대류 냉각 방식을 이용한다. 1990년대 건식 저장 시설 건설이 시작됐으며 미국 대다수 원전의 습식 저장조 용량이 점차 포화되면서 부지 내에 별도의 독립된 캐스크 방식의 건식 저장 시설을 운영하고 있거나 운영을 준비 중에 있다. 미국 원자력 규제 기관에 따르면, 현재 총 65개의 원전 부지 중에서 7개를 제외한 나머지 부지에 독립 건식 저장 시설을 운영 중에 있거나 건설을 준비 중이다. 2010년 말 현재 약 6만 5000톤(tHM)의 사용후핵연료가 저장 시설에 저장돼 있으며, 이 중 약 1/4이 캐스크 방식의 건식 저장 시설에 저장돼 있다. 그러나 건식 저장 시설을 추가로 건설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기에 대부분의 원전 운영자들은 원자로의 습식 저장조 용량을 고밀도 랙으로 대체하는 방식 등을 통해 용량을 확장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습식과 건식 저장 시설을 혼합 운영하고 있는데 2009년 말 현재 1만 761톤(tU)의 사용후핵연료를 4개 원전 부지에서 임시 저장 관리하고 있다. 경수로 사용후핵연료는 습식 저장조에, 중수로 사용후핵연료는 원전 부지 내에 있는 건식 저장 시설에 저장되고 있다.

러시아의 경우 중앙 집중 방식의 중간 저장 시설을 운영 중이다. 마이약 재처리 시설에 대용량의 중앙 집중식 사용후핵연료 중간 저장 시설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시설은 자국을 포함해 우크라이나, 불가리아의 VVER-440형 원자로에서 발생하는 사용후핵연료를 저장·관리한다. 프랑스 또한 4개의 습식 저장조로 구성된 중앙 집중식 중간 저장 시설을 운영 중으로 총 저장 용량은 1만 4000톤(tU)이고, 운영 경험은 20년이다. 

 
중·저준위 폐기물 관리 현황 

IAEA에 따르면, 35년 전부터 약 40개의 중·저준위 방폐물 처분장이 운영되고 있으나 원전을 운영국의 약 3분의 1은 중·저준위 폐기물 처분장을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 그 중에는 여러 기의 원전을 운영하고 있는 캐나다(25기), 벨기에(7기), 스위스(5기)도 포함된다. 대부분 국가들은 가까운 시일 내에 중·저준위 폐기물 처분장을 운영할 것으로 IAEA는 내다보며 15년 내에 30개의 처분장이 추가로 건설, 운영될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중·저준위 폐기물 처분 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나라는 체코, 핀란드, 프랑스, 중국, 독일, 헝가리, 인도, 일본, 슬로바키아, 남아공, 스웨덴, 러시아, 우크라이나, 미국, 영국 등이다.




경주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 시설 
 
1986년부터 시작된 방사성 폐기물 관리 시설 부지 확보 사업은 19년에 걸친 우여곡절 끝에 주민 투표를 거쳐 경북 경주를 방폐장 부지로 최종 선정했다. 2005년 11월 방폐장 부지로 선정된 경상북도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 약 214만m² 부지에 80만 드럼(200리터)의 중ㆍ저준위 방폐물을 처분할 수 있는 시설이 건설 중이다. 2월 말 현재 공정률 93%이며 완공은 2014년 6월 목표로 한다.  


1단계 건설은 10만 드럼(200리터 기준) 처분 규모에 동굴 처분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방폐장 시설은 크게 지상 건물과 지하 시설로 나뉜다. 지상 건물은 인수 저장 건물과 방폐물 건물로 구성되고, 지하 시설은 건설 동굴, 운영 동굴, 하역 동굴, 수직 출입구, 그리고 방폐물이 궁극적으로 처분되는 사일로로 구성돼 있다.

지하 시설의 건설 동굴은 지하 시설 공사용 차량이 드나드는 곳이고, 운영 동굴은 발생지에서 운반해 온 방폐물이 지상에서 인수 검사를 마치고 처분 사일로로 운반하는 통로다. 하역 동굴은 지하로 운반한 방폐물을 운반 차량에서 하역하는 데 이용하며, 하역된 방폐물은 하역 동굴에 설치된 크레인으로 이동되고 정치 작업을 통해 사일로에 적치된다. 수직 출입구는 근무자가 출입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 외에 환기용 덕트와 전기 및 지하수 배수관로 등이 설치돼 있다. 

처분 동굴인 사일로는 해발 80~130m에 위치하며, 높이 50m, 상부 직경 27.3m, 하부 직경 23.6m의 수직형 동굴이다. 1단계에서는 총 6개의 사일로가 건설돼 10만 드럼의 중ㆍ저준위 방폐물을 수용하게 된다. 사일로는 건전성과 안전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동굴 굴착 표면을 철근 콘크리트로 보강하는 콘크리트 라이닝을 적용하고 있다. 사일로의 콘크리트 라이닝은 지반 가속도 0.2g를 갖는 내진 등급 I의 설계 기준 지진 조건에서도 안전성 확보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지하로의 진입은 폭 7.2m, 높이 6.5m의 건설 동굴(총연장 1950m)과 운영 동굴(총연장 1415m), 그리고 원통형 수직 출입구(높이 207m, 직경 9m)를 통해 가능하며, 운영 동굴과 건설 동굴, 그리고 사일로는 하역 동굴(폭 9.5m, 높이 9.5m)을 통해 서로 연결돼 있다. 

지상 시설은 총 연면적 1만 6074㎡의 장방형 부지에 인수 저장 건물, 방사성 폐기물 건물, 지원 건물,  장비수리실/종합 창고, 차고, 경비실, 폐수 처리 건물 등 총 9개 건물이 배치됐다. 

한편 2010년 12월 24일 중ㆍ저준위 방폐물의 해상 운반을 위한 2600톤급의 ‘청정누리호’는 울진 원전의 중ㆍ저준위 방폐물을 경주까지 운반하는 첫 방폐물 해상 운송을 수행했다. 이 전용 선박은 전장 78.6m, 선폭 15.8m, 깊이 7.3m의 이중 선체로 2기의 디젤기관이 장착됐고, 약 12노트의 속력으로 항해 가능하다. 중ㆍ저준위 방폐물 1520드럼(200리터 기준)을 적재할 수 있다.  

방폐공단은 IAEA의 권고에 따라 기술 개발 분야를 중ㆍ저준위 방폐물 처리 및 처분, 사용후핵연료 운반ㆍ저장ㆍ처분 등 5개 분야로 세분화했다. 현재 건설 중인 동굴 방식의 처분 시설에 이어 공학적 천층 처분 방식의 처분 시설과 원전 해체 등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사성 오염도가 낮은 극저준위 방폐물 처분을 위한 단순 천층 처분 방식의 처분 시설을 확보할 계획이다. 중ㆍ저준위 방폐물 처분 분야에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동굴 처분 시설과 천층 처분 시설이 동시에 운영되는 상황에 대한 부지 평가 및 안전성 평가 기술 등 인허가 기술을 확보하고, 그 이후에는 폐쇄 기술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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