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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In // 장주기 에너지저장을 위한 카르노배터리 기술 동향

  • 편집부 기자
  • 입력 2025.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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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주기 에너지저장을 위한 카르노배터리 기술 동향
기술적 완성도 높여 사업화에 박차 가해야
카르노배터리는 열역학적 사이클로 구성되기 때문에, 스팀터빈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석탄화력발전과 동일한 발전 원리를 가지고 있다. 노후 화력발전소 설비를 재활용하면 건설비를 절약할 수 있고, 발전소 인근에 전력 송변전 설비가 갖춰져 있어 별도의 계통 설비를 추가하지 않아도 된다. 이와 같은 장점들이 부각되면서, 세계 여러 나라에서 폐지 석탄화력발전소의 레트로핏 방안으로 카르노배터리 에너지저장 설비를 구축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정리 편집부
참조 한국기계연구원(KIMM)
[그림 1] 카르노배터리 운영 개념 (출처: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2023년 1월 발표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하 전기본)」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이 2030년에 21.6%(134.1 TWh), 2036년에는 30.6%(204.4TWh)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커질수록, 전력수급 불균형 및 주파수 안정도 저하 등 계통 불안정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확대되어 발전량 비중이 2036년 30.6%까지 증가할 경우, 재생에너지가 전력 계통 안정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여건에 따라 재생에너지가 전력 계통 전반의 신뢰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보완하고 복원력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들을 강구해야 한다. 

「제10차 전기본」에서는 단계적 신재생 보급과 재생에너지 백업설비 투자를 함께 추진하는 방안을 계획했다. 재생에너지 백업설비로서 초단주기부터 장주기에 이르는 에너지저장 필요 용량을 제시했는데, 2036년까지 20.85GW 용량의 장주기 ESS 설비가 필요했다. 
[그림 2] 에너지저장 기술의 용량과 충·방전 시간 비교
장주기 에너지저장과 카르노배터리
장주기 에너지저장장치(LDES)로 거론되고 있는 기술로는 리튬전지를 비롯하여 양수발전, 수소저장, 압축공기저장, 열저장 등이 있다. [그림 2]는 에너지저장 기술들의 용량과 저장시간을 보여준다. 

리튬전지 ESS는 높은 에너지저장 효율을 바탕으로 발전 설비의 단주기 에너지저장 수단으로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다. 주로 수 분(minute)에서 수 시간(hour) 동안의 전압 보정이나 주파수 조정 용도로 쓰인다. 그러나 수십 MW급 이상 대용량으로 구축하기에는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고, 장주기로 갈수록 화재 위험이 커지는 것도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6시간 이하 저장시간(duration)에서는 리튬전지가 LDES 보다 균등화저장비용(LCOS)1)이 낮아 유리하다. 그 이상의 저장시간에서는 LDES가 유리하며, 9시간 이상에서는 LDES가 확실한 우위를 가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상용화되어 있는 LDES 대부분을 차지하는 양수발전은 대용량이면서 비용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댐 건설에 적합한 지형이 필요하다는 지리적 제한이 있고,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수소나 메탄과 같은 화학물질 형태로 에너지를 저장하는 화학저장 방식도 대용량에 적합하고, 장시간 보관이 쉬우며, 물리적으로 먼 거리까지 이송이 편리한 장점이 있다. 그러나 수소 생산 및 저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손실로 인해 충·방전총효율(RTE)이 낮아지는 단점이 있다.

카르노배터리(Carnot Battery)는 에너지를 열의 형태로 저장했다가, 전기가 필요할 때 열기관(터빈)을 돌려 전력을 생산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용량이 커질수록 효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대용량 및 장주기에 적합하다. 다만 아직 기술 성숙도가 낮고, RTE가 리튬전지 ESS나 양수발전에 비해 낮은(50% 내외) 단점이 있다
. 
그러나 기존 화력발전 설비를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점차 폐지되고 있는 석탄화력 설비의 재활용 수단으로서 카르노배터리의 가치가 주목받고 있다.
카르노배터리 열 생산, 열 저장, 열 방출(발전) 주요 기술요소 (출처: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
카르노배터리의 구성
카르노배터리는 ①전기에서 고온열을 만들어내는 열 생산 ②생산된 열을 저장하는 고온 열저장 ③열을 전기로 전환하는 발전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카르노배터리의 RTE는 전기 히터나 히트펌프처럼 열에너지를 생산하는 시스템의 성능계수(COP), 열저장의 충·방전 효율, 스팀터빈과 같은 발전시스템 효율에 의해 결정된다. 

그중 ‘고온 열저장’은 500~600℃ 이상의 고온 열을 저장하는 기술로, 카르노배터리를 다른 LDES과 구분하는 주요 요소이다. 사용하는 재료에 따라 고체 열저장과 액체 열저장 그리고 잠열 열저장으로 구분할 수 있다.

고체 열저장은 고온에서 안정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고온 열저장에서 가장 널리 쓰이고 있다. 콘크리트와 같은 구조체를 사용하는 방식과 모래, 자갈, 돌, 금속 등 열매체를 기반으로 하는 방식이 있다. 액체 열저장은 용융염이나 열매체유를 사용하여 현열을 이용하는 방식을 말하며, 잠열 열저장은 ‘고체에서 액체로’ 또는 ‘액체에서 고체로’ 상변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잠열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해외에서 수행해 온 카르노배터리 연구개발 프로젝트 주요 사례 (출처: KIMM)
카르노배터리 시장 동향
지난해 글로벌 리서치 그룹 <마켓앤마켓(Markets and Markets)>의 발표에 의하면, 장주기 에너지저장 시장은 2024년 48억 달러에서 2030년에는 104억 달러로 연간 13.6%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4년에는 양수발전과 압축 공기저장을 포함하는 ‘기계적 저장’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 이는 기술적 성숙도가 높은 양수발전이 현재 전 세계 장주기 에너지저장의 90% 정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리튬전지를 비롯한 ‘전기화학적 저장’이 매년 28.7%라는 높은 성장률을 보이면서, 2030년에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튬전지와 흐름전지 등은 기술적 성숙도가 높으며,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높은 가격도 지속적인 원가절감을 통해 장주기 대용량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기 때문이다.

카르노배터리를 포함하는 열저장 시장은 2024년 11억 달러에서 연간 8.5%씩 성장하여 2030년에는 19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2030년에는 열저장이 전체 장주기 에너지저장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7.8%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장주기 에너지저장의 주 활용처는 계통 안정성 확보(Grid management) 목적이 절반 가까이(49.5%) 차지하고 있다. 저장시간은 8시간에서 24시간 사이가 37.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카르노배터리 기술 동향
카르노배터리는 세계적으로 개발 초기 단계로서 미국, 독일 등에서 다수의 개념연구가 진행 중이며 상업적 규모의 설치 사례는 아직 없는 상황이다. 대용량 전력-열저장-발전기술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원의 대규모 보급 계획에 따라 여러 나라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DOE DAYS 프로젝트>, Google 프로젝트 X 중의 하나인 <Malta 프로젝트>, 일본 에너지종합공학연구소의 <회전 발열기 축열발전 연구> 등이 있다. 

미국의 <POLAR 프로젝트>는 알래스카 유틸리티 연합체인 Railbelt 공급지역에서 재생에너지 증가와 석탄화력 폐지에 따른 전력수급 불안정을 장주기 열저장 기술을 통해 보완하고자 기획되었다. 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가 주관기관으로서 카르노배터리 기술업체인 Echogen 社와 함께 24시간 동안 50MW 출력을 공급할 수 있는 1200MWh 용량의 열저장 시스템을 제작하게 된다.

美 재생에너지연구소(NREL)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DOE DAYS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모래를 열저장 매체로 사용하는 고온 열저장 시스템을 개발해 왔다. 2024년부터는 10시간 이상 100kW 출력을 보내는 파일럿(pilot) 플랜트 건설을 시작했다.

독일 항공우주센터(DLR)는 2019년부터 정부 지원과제인 <Store2Power 프로젝트>를 통해 기존 석탄화력발전소를 용융염 열저장 플랜트로 대체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2023년부터는 <Store2REpower 프로젝트>를 시작하여 100MW의 전력을 100시간 이상 공급하는 장주기 열저장 시스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지멘스 가메사(Siemens Gamesa) 社는 2019년 독일 함부르크에 대용량 장주기 열저장 pilot 시스템을 구축하고 실증 운전을 수행했다. 1000톤의 화산암을 열저장 매체로 사용했는데, 전기 히터를 사용해 자갈 형태의 화산암을 750℃까지 가열했다가 필요할 때 스팀터빈을 돌려 전력을 생산했다.
카르노배터리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보완하고 복원력 을 확보하는 백업 설비로 사용할 수 있다. (출처: DLR)
 
폐지 석탄화력발전 활용 카르노배터리 기술
우리나라는 『제10차 전기본』에 따라 2036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 28기를 단계적으로 폐쇄할 계획이다. 그러나 여러 가지 갈등과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석탄발전소를 활용하는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그 방안 중 하나로, 폐지 석탄화력발전소에 카르노배터리 에너지저장 설비를 구축하는 것이 고려되고 있다. 기존의 석탄화력 발전 설비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카르노배터리의 장점이다. 카르노배터리는 열역학적 사이클로 구성되기 때문에, 스팀터빈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석탄화력발전과 동일한 발전 원리를 가지고 있다. 

노후 화력발전소 터빈을 재활용하면 건설비를 절약할 수 있고, 기존 발전소 부지를 활용하여 건설할 수 있다. 이것은 지리적 제약을 가지는 타 장주기 에너지저장 기술(양수발전, 압축공기저장 등)과 비교할 때, 입지가 부족한 국내여건에서 큰 장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발전소 인근에 전력 송변전 설비가 갖춰져 있어 별도의 계통 설비를 추가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도 있다. 

이처럼 카르노배터리가 가진 장점들이 부각되면서, 세계 여러 나라에서 폐지 석탄화력발전소 레트로핏(RETRO-FIT) 방안으로 카르노배터리 에너지저장 설비를 구축하는 것을 연구하고 있다. [표 1]

기술성숙도 향상 및 경제성 확보해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대용량 장주기 에너지저장 기술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전 세계적으로 어떤 방식의 장주기 에너지저장 기술을 적용할 것인지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고, ‘카르노배터리’로 불리는 열저장 기술도 주요한 에너지저장 수단으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그러나 리튬전지 등 이미 상용화된 기술들의 가격경쟁력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어, 카르노배터리처럼 아직 사업화에 이르지 못한 기술들이 상업적 성과 없이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

폐지되는 석탄화력발전소의 설비와 부지를 활용하여 열저장 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는 카르노배터리의 사업화를 앞당기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이용하여 열 생산, 열저장, 발전에 이르는 각 단계의 기술성숙도를 높이고, 실증을 통해 경제적 타당성을 확보하는 기회로 삼는다면 좋을 것이다. 

또한 고온 히트펌프를 활용한 효율 향상과 새로운 열저장 물질 개발과 같은 신기술 적용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카르노배터리 시스템 개발과 발전 사이트 실증 그리고 관련 산업 생태계 구축 등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열저장 관련 국내 산·학·연 전문가들의 협력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1) Levelized Cost of Storage. ESS의 전체 수명 주기에 걸친 종합비용으로, 총생산비용의 현재 가치를 총발전량의 현재가치로 나누어 계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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