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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침반』 2038년 전력수요 129GW 전망…원전 4기 추가 건설

  • 편집부 기자
  • 입력 2024.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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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8년 전력수요 129GW 전망…원전 4기 추가 건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 공개
그동안 관심이 집중됐던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의 실무안이 지난 5월 31일 마침내 발표되었다. 2038년까지 원전·신재생 발전량 비중을 68.5%까지 늘리고, 석탄발전을 10%까지 감축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따라 신규원전 4기를 새로 건설하는 한편, 2038년까지 재생에너지 120GW가 보급될 전망이다. 또 처음으로 ‘무탄소 입찰 시장 제도’ 도입을 권고했으며 소형모듈원전(SMR) 도입을 명문화했다. 그러나 LNG 열병합발전소의 비중을 확대한 부분이나 석탄화력발전소의 폐기를 언급하지 않은 부분 등은 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리 편집부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외
제11차 전기본 실무안 공개 뉴스 보도 (출처: 연합뉴스TV 화면 캡처) 

정부는 중장기 전력수요 전망과 이에 따른 전력설비 확충을 위해 지난 2002년부터 2년 주기로 전기본을 수립하고 있다. 전기본에는 직전 계획에 관한 평가와 함께 향후 15년간 장기수급 전망, 수요관리 목표, 발전과 송·변전 설비 계획, 분산형 전원 확대, 온실가스 감축 방안 등이 담긴다. 이번 제11차 전기본의 계획 기간은 2024년부터 2038년까지다. 2023년 7월 18일 전력정책심의회에서 제11차 전기본의 수립에 착수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총괄위원회, 4개 소위, 7개 워킹그룹의 91명의 전분가가 총 87회의 회의를 집중적으로 개최하고 지난 5월 29일(수) 총괄위에서 실무안을 최종 확정했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국가산단 조감도 (출처: 용인일반산단)

첨단산업 투자 확대에 따른 전력수요 반영
우리나라의 2038년 최대 전력수요는 129.3GW로 전망됐다. 이는 모형수요 128.9GW와 추가수요 16.7GW를 더한 것에 수요관리 16.3GW를 뺀 것으로 산출한 것이다. 적정 예비율(22%)을 고려한 필요 전력설비는 157.8GW로 추산됐다. 이 중 147.2GW는 기계획된 확정 설비로 충당하고, 남은 10.6GW는 신규 설비를 추가로 건설해야 한다. 

제11차 전기본 총괄위원회(위원장 정동욱 중앙대 교수)는 첨단산업 투자 확대에 따른 추가 전력수요를 반영하고, 검증 가능한 수요관리 목표를 설정하는 등 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수요전망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전기본에서는 용인 반도체 국가 산단 조성 등으로 향후 투자 급증이 예상되는 반도체 부문의 전력수요를 처음으로 반영했다. 

반도체 제조기업의 전력사용 계획은 2028년까지 15.4GW로 조사됐다. 또한 AI의 급격한 확산으로 데이터센터의 전력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은 2038년 기준 4.4GW로 평가됐다. 또 산업·수송·수소 등 분야별 전기화로 2038년에는 11GW의 전력 추가수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대한민국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인 고리원자력발전소 (출처: namu.wiki)

신규 원전 3기 + SMR 1기 추진
위원회는 2038년까지 전력수요를 추산했을 때 신규원전을 3기 이상 지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현재 건설 중인 새울 3·4호기, 신한울 3·4호기 등의 준공과 운영 허가 만료 원전의 계속 운전을 반영해 현재 26기에서 2038년에는 총 30기, 31.6GW의 원전이 가동될 것을 계획에 반영했다.
 
2035년 신규 전력원으로 배정한 소형모듈원전(SMR) 상용화 실증까지 반영하면 총 4기(3+1)의 원전 신규 건설이 추진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가 벌써부터 흘러나온다. 야당 일각에서는 여전히 ‘신규원전 확대 반대’ 입장이 확고한 상황이어서 이번 전기본 최종안 확정 과정에 난항이 예상된다.

한편, 계획에 따라 신규원전이 건설될 경우 과연 어느 곳에 설치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형원전 건설에는 대략 14~15년 정도가 소요되는 만큼 정부는 11차 전기본이 확정되는 대로 부지선정 작업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올해 하반기부터 대형원전 부지선정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그 과정에서 주민 수용성 등 넘어야 할 절차와 과제가 산적해 있어 작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지난해 새울 5·6호기 신규 건설을 유치하려는 움직임이 일었던 울산 울주군과 2015년 발표된 7차 전기본에 포함됐던 경북 영덕 천지 1·2호기와 강원 삼척 대진 1·2호기가 다시 거론되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정부 및 한국수력원자력 등 실제 부지를 선정하는 측에서는 신규 후보지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신규원전 부지확보와 관련해 우선 검토되는 지역은 아직 없는 상태”라며 “향후 안전성 및 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부지를 선정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무탄소 입찰 시장 첫 도입
이번 실무안에서는 2035년부터 2036년까지 필요한 전력 중 1.5GW에 대해서는 다양한 무탄소 전원들이 경쟁을 통해 전력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무탄소 입찰 시장’을 도입하기로 했다. 가능한 무탄소 전원으로는 수소 전소 발전을 예로 들었다. 전기본에서 무탄소 입찰을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NG 열병합 발전의 역할이 강조된 것도 눈길을 끈다. 실무단은 2028년까지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총 10.6GW의 신규 발전설비가 필요하다고 봤다. 문제는 당장 상용화할 수 있는 무탄소 발전 기술이 마땅치 않다는 것. 2031~2032년에 2.5GW, 2033~3034년에 1.5GW의 신규 설비가 필요하지만 SMR, 수소 전소 등 무탄소 기술은 2030년 중반에서야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실무안은 탄소를 배출하지만 에너지 효율이 높은 LNG 열병합 발전을 통해 필요 전력을 충당하기로 했다. 정 위원장은 “그동안 열병합 발전은 설비용량이 크지 않아 영향이 미미했으나 최근 사업자들의 대규모 신청으로 전력수급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며 “열병합 발전의 필요 용량을 전기본에 보다 명확히 반영해 사업 허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무안은 10차 전기본에서 제시했던 1.1GW에 대해 시범입찰을 실시하고 필요한 사항을 보완해 11차 전기본 확정 후에 추가 물량에 대해 사업자를 선정하기로 했다. 또 2033~2034년에 필요한 1.5GW에 대해서는 ‘수소 혼소 조건부 열병합’ 또는 ‘무탄소’ 물량을 두고 차기 전기본에서 전원을 결정하기로 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6월 3일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11차 전기본 실무안 재수립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출처: 환경운동연합)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3배 확대 목표
제11차 전기본 총괄위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보급 전망은 지난 10차 전기본에서 예상된 보급 전망(65.8GW)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달성을 위해 산단태양광 활성화 등 정책적 수단을 반영해 72GW로 상향 전망했다. 그 결과 태양광·풍력 설비용량은 2022년 23GW에서 2030년 72GW로 확대돼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합의된 재생에너지 3배 확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번 전기본의 재생에너지 보급 전망은 2024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6.6GW다. 지금까지 최대 실적이 2020년 4.6GW를 보급한 것을 감안하면 매우 고무적인 수치다. 태양광 풍력 설비 규모는 2038년 115GW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수력, 바이오 등을 포함한 전체 신재생에너지 규모는 2038년 123.5GW로 늘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이는 단편적인 해석에 불과하다”는 반응이다. 기후환경단체인 기후솔루션은 “2030년 1만1000GW라는 서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 세계 태양광 및 풍력 발전 비중은 46%에 도달해야 한다. 그 말인즉, 모든 국가가 평균적으로 전력량의 절반가량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21.6%에 불과한 72GW 재생에너지 발전량으로는 진정한 의미의 COP28 재생에너지 3배 서약 달성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김자현 기후솔루션 전략시장계통팀 연구원은 “이번 11차 전기본에 담긴 재생에너지 3배 공급 계획은 서약에 참여한 국가들에 무임승차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2030년까지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지난 10차 전기본과 동일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다양한 연구기관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따르면, 2030년 최소 36%(110GW)에서 최대 53%(199GW)의 재생에너지가 필요하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증가해 2030년 72GW로 전망하지만, 이는 그 어떤 연구기관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도 부합하지 않는 적은 수치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목표는 그대로임에도 목표 발전량이 소폭 증가했다는 이유로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것은 침소봉대”라고 말했다.

최종안 확정까지 가시밭길 예상
실무안의 계획대로라면 2030년에는 원전의 비중이 31.8%, 석탄 17.4%, LNG 25.1%, 신재생 21.6%, 수소·암모니아 2.4%, 기타 1.7%로 구성될 전망이다. 신재생 발전의 비중은 10차 계획과 동일하나 발전량은 4.3TW 증가했다. 2038년에는 원전 35.8%, 석탄 10.3%, LNG 11.1%, 신재생 32.9%, 수소·암모니아 5.5%, 기타 4.6%로 구성될 전망이다.[표 1]
한편, 11차 전기본 실무안은 후속 절차를 원활하게 거쳐야 최종 확정될 수 있다. 산업부는 전략환경·기후변화영향평가,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등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정부안을 마련하고, 공청회와 국회 상임위 보고 등을 진행한 후 전력정책심의회 심의를 통해 최종안을 확정하게 된다. 그러나 대형원전 신규 건설, LNG 열병합발전소 비중 확대, 턱없이 낮은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 등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역행하는 내용이 많아, 많은 전문가들은 최종안 확정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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