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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현장】 전기협, 탄소중립 시대 발전공기업 역할 모색

  • 편집부 기자
  • 입력 2021.05.01 00:00
  • 글자크기설정

전기협, 탄소중립 시대 발전공기업 역할 모색
“LNG·친환경 발전 통한 ‘탄소중립’…정부 역할 중요”

최근 한국의 에너지 이슈는 ‘탄소중립’이다. 탄소중립은 세계적 추세다. 지난 4월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2035년까지 탄소중립에 도달하겠다고 밝히면서 한국 등 주변국 역시 이에 대한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 석탄발전 비중이 높다. 2019년 기준 한국의 전체 발전 대비 석탄발전 비중은 41.5%로 일본(30.9%), 독일(28.2%), 미국(23.6%) 등 선진국보다 월등히 높다. 정부는 관련 연구와 포럼 등을 통해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석탄발전 발전량의 감소와 저유황탄 사용이 미세먼지와 탄소배출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국내 발전사들은 탄소중립과 친환경 발전의 대안을 찾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글 김수진 기자 | 자료 대한전기협회

지난 4월 5일 제56회 ‘전기의 날’(4월 10일)과 전력산업구조 개편 20주년을 기념해 탄소중립 시대에 발전공기업의 역할과 미래를 모색하는 포럼이 마련됐다. 대한전기협회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이학영 국회 산자중위원장 및 이옥헌 산업부 전력산업과장이 참석했고, 한국수력원자력을 비롯해 6개 발전사(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 관계자가 참석해 탄소중립을 위해 진행 중인 각 발전사 측의 계획을 설명했다. 이들은 정부 정책 필요성을 인지하면서도 석탄발전을 대체하는 방안에 대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심성희 에너지경제연구원 본부장서울과학기술대학교 유승훈 교수

“지속가능한 에너지 시스템 구축 필요”
이날 심성희 에너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지속가능한 에너지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요지로 첫 발제를 시작했다. 심성희 본부장은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에너지 공급과 소비가 통합·연계돼야 한다”라며 “민간 참여와 투자를 촉진하고 유연성 있는 시장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심 본부장은 탄소중립 추진배경과 동향에 대해 설명하며 “탄소중립은 전 세계적 추세”라는 점을 지적했다. 2018년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특별보고서에 따르면 1.5℃ 이내로 온도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2050년에 순 탄소배출량 제로를 달성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여기에 2019년 미국의 그린뉴딜 결의안과 EU 그린딜 등 탄소중립 선언이 발표되면서 기후위기 인식이 전 세계로 고조된 상태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 산업이 정체되고 4차 산업혁명 가속화가 일면서 지금이야말로 탄소중립 정책을 실행하기에 적기라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 

실제로 탄소중립 정책은 현재진행형이다. OECD 37개국 중 32개 국가와 G20 12개국이 국가 탄소중립을 선언했으며 지방정부와 도시, 글로벌 기업 등도 참여하고 있다. 

관련 정책에 가장 활발히 나서고 있는 곳은 EU다. EU는 환경보호와 함께 정체된 경제 활성화를 위해 탄소중립 정책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유럽기후변화법을 통해 법적 구속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또한 수소·해상풍력에너지 등 청정에너지 비중 확대와 인공지능, 배터리 등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자율주행, 스마트 교통 시스템을 구축하고 삼림자원 개선에도 나선다. 

이를 위해 대규모의 재원 조성에 나서고 있다. 그린딜 투자 계획을 통해 향후 10년 간 1조 달러 규모의 재원을 조성하고 공공전환매커니즘 기금을 2027년까지 1,000억 유로 이상 마련한다는 방침으로 한국 정부 및 기업 동참도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2조 달러 투자를 통해 일자리 100만 개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7월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제조업계를 위협한다며 탈퇴했던 파리협정에도 다시 가입했다. 그리고 보다 강력한 정책 실현을 위해 연방정부가 직접 나서 온실가스 감축과 발전부문 탄소 중립, 육상풍력 확대 및 바이오 연료 생산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전력망 인프라 투자와 2030년까지 신규 전기차 충전소 50만 개 이상 증설하는 등 사회·경제 전반적으로 정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일본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위해 2조 엔 규모의 기금 조성에 나섰다. 이를 통해 침체한 경제 활성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해상풍력, 제로에너지건물, 차세대 태양광, VPP·블록체인 기반 전력 거래, 수소 등 미래 성장 14개 산업 키워나간다는 계획이다. 

급격한 산업화로 기후환경 파괴주범으로 손꼽히는 중국도 국제사회 압박으로 지난해 5월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 정책을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한 장기 이행 전략은 제시하지 않고 있으며 단기적 정책 또한 지방정부 규모 수준에 그쳐 ‘보여주기에 그치고 있다’는 국제사회의 지적을 받고 있다. 

심 본부장은 한국이 이러한 국제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심 본부장은 “2000년대부터 에너지원단위와 배출원단위는 개선되고 있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은 오히려 증가세”라며 “철강, 석유화학,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제조업 중심의 한국 특유의 경제구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9년 기준 한국의 제조업 비중은 27.5%로, 미국(11.3%), 독일(20.8%), 일본(21.1%)보다 월등히 높다. 

한국정부는 탄소중립을 위해 꾸준히 정책 마련에 나섰다. 올해는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 및 분야별 핵심 추진전략을 발표한 상황이다. 

심 본부장은 “지속가능한 에너지 시스템 구축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즉, 고효율·저탄소 에너지시스템을 통해 변혁이 필요하다는 것. 심 본부장은 “이를 위해 에너지공급 전력화와 공급 전력의 탈탄소화·에너지소비 효율 극대화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탈탄소화, 분산화, 디지털화, 탈규제, 에너지민주화 정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재생에너지 기반의 에너지공급과 소비가 통합 연계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력망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는 한편, 온실가스 감축이 쉽지 않은 업종에 대한 탈탄소 기술 개발 및 실증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고비용·고위험 온실가스 감축 기술 지원과 민간 참여 및 투자 유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너지원 전환 때문에 일자리 감축은 안돼”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석탄과 원전 비율은 줄이고 LNG와 신재생발전 비율은 높인다. 석탄발전은 현 60기에서 2034년까지 30기(15.3 GW)를 폐지하고 신규 7기(7.3 GW)를 준공해 총 6.8 GW를 감축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원전은 4기(5.60 GW)를 준공하되 노후한 11기(9.5 GW)는 수명연장을 금지한다. 반면, 폐지되는 석탄 30기 중 24기(12.7 GW)를 LNG로 전환해 2034년까지 현재(2020년 기준 41.3 GW)보다 17.8 GW증가한 59.1 GW를 달성할 방침이다. 또한 신재생 발전도 2034년까지 57.7 GW 증가한 77.8 GW를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석탄발전 설비의 연간 발전량 상한을 제약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공기업 경영평가와 연계한 자발적 석탄발전 감축제를 운영하고 온실가스 비용(배출권 거래비용)을 원가에 반영하는 환경급전 방안도 병행한다. 이를 통해 온실가스를 2030년까지 2017년 대비 24.4%를 감축한다는 목표다. 

정부는 2050년까지 발전부문에 대한 탄소중립을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유승훈 교수는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일정에 따라 발전공기업이 목표를 수행해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책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석탄발전 상한제 도입에 따른 적응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유 교수는 “일부 석탄 발전소는 조기에 연료를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며 “특히 계통 제약에 걸리고 있는 일부 석탄발전소의 경우 문제 해결이 어렵다면 과감히 폐지하고 대체 부지에 LNG 발전소를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정부로부터 일정한 보상을 받거나 관련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교수는 “한전은 경영연구원, 한국가스공사는 경제경영연구소, 한국수력원자력은 중앙연구원 등이 있어 효과적으로 발전전략을 마련하는데 도움을 받고 있지만 화력발전 5개 공기업에는 이러한 연구조직이 없다”며 “‘한전+화력발전 5개 공기업’의 탈 석탄 얼라이언스를 만드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탄소중립 방식으로 전력을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산업구조 필요성도 제시됐다. 특히 LNG 발전 확대를 위해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탄소포집·활용·저장) 방안 모색과 수소연료 활용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외에도 에너지원 전환이 ‘공정하게 이뤄져야한다(Just Transition)’는 주장도 나왔다. 일자리 확보와 전환에 따른 보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유승훈 교수는 “석탄·원자력 발전은 악당이 아닌 그 시대적 상황에서 경제발전을 이끌어낸 효자”라며 “보상할 건 보상하고 지원할 건 지원하며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독일은 (가칭)탈석탄법 제정을 통해 석탄발전사와 소속 노동자, 발전소 입지 지역민 등에 대한 보상과 지원을 해오고 있다. 유 교수는 “특히 일자리만큼은 최소 유지하는 방식으로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석탄발전 30기(15.3 GW)를 폐지하고 이중 24기(12.7 GW)를 LNG 발전으로 전환하면 약 3,500명 일자리가 감소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LNG 발전 역할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석탄 발전을 LNG 발전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 ‘LNG도 화석연료’‘차라리 신규 원전을 짓는 게 낫다’는 반대 의견도 상당하다. 실제로 LNG발전소를 짓는 거의 대부분 지역에서 주민 반대가 심한 상황이다. 

발전사 “에너지원 전환 노력…정부 지원 필요해”
발전공기업들의 탄소중립을 위한 정책 발표도 이어졌다. 발전사들은 LNG 발전소 구축을 위한 CCUS 기술 개발과 발전소 전환에 따른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먼저 한국수력원자력은 신재생사업 확대와 기술 개발 등을 통해 온실가스 및 탄소중립 조기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김민철 한국수력원자력 HSE 실장은 “새만금사업 추진 및 대규모 국책사업을 발굴하고 노후한 수력·양수 현대화와 수소 전주기 기술 실증, 에너지융복합 사업, 해양바이오 에너지 기술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오는 6월까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34년 중장기 전략경영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남동발전도 온실가스 감축에 적극 나선다고 밝혔다. 이상규 남동발전 환경품질처장은 “2016년 정점이었던 온실가스 배출량(6,000만 톤)을 지난해 4,250만 톤으로 감축했으며, 올해 3,800만 톤까지 줄일 계획”이라며 “단계적인 에너지 대전환을 통해 온실가스 88%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남동발전은 삼천포 석탄화력발전 1, 2기를 폐지하고 단계적으로 LNG로 전환하면서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확대와 수소 활용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이어 “정부조직과 지자체, 공공·민간의 통합적 관계를 구축해 탄소중립을 위한 국가 종합 플랫폼 구축”을 제안했다.

중부발전은 다양한 기술 개발을 통해 탄소중립에 나선다. 기존 가스 터빈을 활용한 수소혼소 기술 개발과 발전소 유휴부지를 이용한 블루수소 생산 밸류체인 구축을 제안했다. 또 1 GW 해상풍단지 조성과 중부발전 고유의 CEMP 모델로 국내외 온실가스 감축 추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서부발전도 CCUS 조기 상용화와 LNG 복합화력의 이산화탄소 저감기술 개발, 온실가스 감축 사각분야 해소, 에너지 복지 향상 등 추진전략을 소개했다. 

남부발전은 오는 2030년까지 석탄, 유류, 가스, 신재생·수소 등 발전 설비에 총 11조 원을 투자하는 등을 골자로 하는 계획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권달정 남부발전 기후대책부장은 “석탄상한제 등 각종 규제로 발전사들의 재정이 악화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저탄소 전원 전환 동력이 부족할 수 있다”며 “석탄발전상한제 도입 시 발전사별 기본 발전물량 배분을 통한 재원 확보와 송전제약 정지 발전기 등에 대한 합리적 보상, 30년 노후 석탄발전기 폐지 시 실질적 잔존수명을 고려한 인센티브 제공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신재생에너지 조기 확대를 위한 범정부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LNG발전소 확대를 위한 CCUS R&D 지원 및 세제혜택 등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학영 산자중기위원장(왼쪽에서 네번째), 김종갑 대한전기협회장(왼쪽에서 다섯번째)와 발표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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