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개 세션에서 164편 논문 발표…최신 전력기술 총망라
2018 KEPIC-WEEK
전력산업계 최대 행사로 자리 잡은 ‘2018 KEPIC-WEEK’가 지난 8월 28일부터 31일까지 나흘간 부산 해운대그랜드 호텔에서 전력산업계 관계자 1천여 명이 모인 가운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올해로 16회째를 맞이한 KEPIC-WEEK는 전력기술인의 화합과 협력을 도모할 수 있는 소통의 장으로서, 급변하는 전력기술의 변화에 발맞춰 정보교류와 기술현안 논의, KEPIC 제도 및 기술요건 개선을 위한 산업계의 의견 수렴 등 전력산업계의 전반적 기술력 향상을 도모하는 행사로 진행됐다. 특히 올해는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에 따라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신재생에너지 관련 분야를 강화하고, 본격적으로 공론화되고 있는 원전해체에 대한 주제발표와 패널토의도 열렸다.
글 김경한 기자 | 사진제공 대한전기협회
KEPIC, 세계 수준의 전력산업계 기술표준
글로벌 에너지시장의 경쟁력확보 위한 필수조건
KEPIC(Korea Electric Power Industry Code, 전력산업기술기준)이란 전력산업 설비와 기기의 안전성·신뢰성 및 품질확보를 위해 설계·제작·시공·운전·시험·검사, 보수 등에 대한 기술 및 제도적 요건을 국내 산업실정에 맞게 개발한 전력산업계의 단체표준(Standard)을 말한다.
올해 KEPIC-WEEK에서는 행사 비전인 ‘Advanced Standards & Global Partner’를 주제로, 전문 분야별로 주제 발표와 워크숍, 합동세션, 특별강연, KEPIC 유지관리 활성화를 위한 위원회가 개최됐다. 이밖에도 KEPIC e-Book 홍보부스, 유공자 포상식, 전력산업전시회 등 다양한 세션들이 마련됐다.
특히 전문 분야별 주제발표는 합동행사, 품질, 전기 및 계측, 발전기계 및 환경, 화재, 구조, 기계, 재료 용접 비파괴, 방사선 및 방사성폐기물 분야 등 25개 세션에서 164편의 논문이 발표됐으며, KEPIC 발전을 위한 심도 있는 토론의 장도 마련돼 수준 높은 기술교류의 장이 펼쳐졌다.
김동수 대한전기협회 부회장이 KEPIC-WEEK 개회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김종갑 대한전기협회 회장의 환영사를 대독한 김동수 대한전기협회 부회장은 “에너지전환 정책은 미래세대를 위해 우리가 선택해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친환경과 안전’이 ‘효율과 경제성’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거대한 흐름을 이끌고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국제적으로 적용되는 ‘기술표준’을 신속하게 개발해야 한다”며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전력설비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보장하는 세계 수준의 기술표준인 KEPIC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KEPIC이 그 권위와 활용도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으면, 이를 활용해 온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좀더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될 것”이라며 “KEPIC의 적용범위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국제 기준에 맞는 원전해체 표준 개발 앞장
남북경협에 앞서 북한 전력문제 해결 필요
행사 두 번째 날인 8월 29일에는 전력산업계의 최근 국내·외 정세 및 향후 발전방향을 가늠해보는 합동강연 행사가 진행됐다.
강연자로 나선 김종해 전기협회 KEPIC 처장은 ‘KEPIC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원전해체 분야의 KEPIC 표준화 및 KEPIC의 국제화 추진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고리1호기의 영구정지로 본격적인 원전해체 시대가 개막했다”며 “국내·외 규제기준에 부합하는 원전해체 표준을 개발하고, 안전하고 신뢰받는 해체기술로 표준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기술의 KEPIC 연계와 관련해서는 국내 발전사 신재생에너지 계획에 부응하는 표준을 개발할 것임을 강조했다. 정부의 신재생 2030 이행계획에 따라 6개 발전사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이 확대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발전사 신재생에너지 설비 현황 및 사업계획 분석을 통해 선제적 대응책을 구상하고, 신재생에너지 표준화 담당기관과 차별화된 KEPIC 고유 역할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 처장은 KEPIC 향후 국제화 추진전략을 통해 “원전해체 등 신산업 분야의 표준화를 확대하고 국제표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고의 표준 전문인력을 양성하며, 4차 산업혁명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e-Book 시스템을 구축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합동강연 행사에 발표자로 나선 김종해 대한전기협회 KEPIC 처장(좌)과 문승일 서울대 교수(우)
문승일 서울대 공과대학 교수는 ‘남북한 전력분야 교류 협력 방향’을 주제로 합동강연에 나섰다. 최근 남북한 정상회담이 열리고 남북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되는 시점이어서 참가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발표였다.
문 교수는 “북한의 발전설비용량은 남한의 7% 수준으로, 가동률도 갈수록 저하되고 있다”며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남북 경협을 위해서는 철도와 도로를 건설하기 이전에 북한의 전력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서는 북한의 풍부한 신재생에너지 자원을 바탕으로 신재생+ESS 위주로 전력을 공급하고, 북한에 에너지 거점도시 구축을 통한 에너지 보급 확산과 한국-북한-중국-러시아를 잇는 기간전력망의 구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광재 여시재 원장은 ‘대한민국의 운명을 바꾸자’는 주제로 21세기의 새로운 문명상품은 ‘집’과 ‘도시’라고 소개하며 관련 기술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집을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할 것”이라며 “향후 200개 이상의 디바이스가 집에 들어오고, 건설사업자 시장에서 집이 플랫폼 기업의 각축장으로 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원장은 새로운 문명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기술벤처의 탄생과 육성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세계가 인정하는 전력산업 관련 경진대회를 개최함으로써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광재 원장은 “경진대회를 개최함으로써 세계 속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확보하고 이를 통해 기술벤처를 탄생시키고 육성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인구수 20억 명의 중국과 북한,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의 미래도시가 우리에게 또 하나의 기회를 제공할 것임을 인식하고 해외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에 맞춰
신재생 및 원전해체 분야 별도 구성
이번 KEPIC-WEEK는 최근 급증하는 에너지 현안을 효과적으로 다루고자 신재생에너지 및 원전해체 관련 분야를 별도로 배치하는 등 업계 이슈에 발 빠르게 대응한 점이 주목받았다.
신재생에너지·환경기술 세션에서는 ▲870MW급 대용량 대향류 보일러에서의 온실가스 및 NOx 저감방안(함영준, 한국남동발전), ▲굴껍질 폐기물 활용 탈황원료 개발로 사회적 가치창출(문보경, 한국서부발전), ▲ 플라즈마 기술의 전력생산 유발 미세먼지 저감 기술 응용(이대훈, 한국기계연구원), ▲칠레 소규모 태양광 사업금융 사례(이승헌, 한국남부발전), ▲4.2MW 육·해상용 풍력터빈 개발(정진화, 유니슨풍력연구소) 등에 대한 주제발표가 이어져 신재생에너지의 최근 추세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됐다.
KEPIC-WEEK 주제발표 및 전력산업전시회 모습
고리1호기 영구정지(2017.6.18.)를 계기로 관련 전문기술의 개발이 시급해진 원전해체 분야에 대해서도 별도의 세션이 마련됐다. 전 세계적으로도 가동원전 451기 중 30년 이상 된 원전의 비중이 65%에 이르지만 해체 완료된 원전은 19기에 불과하다. 이에 해체시장 선점을 위해 글로벌 원전해체산업에 대한 경쟁력을 조속히 확보해야 한다는 점에서 시기적절하다는 평을 얻었다.
원전해체 분야 워크숍에서는 ▲원전해체 상용화 기술개발 동향(염학기,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원전해체 분야 KEPIC 표준화 방안(최근석, 대한전기협회), ▲원자력시설 해체 준비를 위한 안전규제 체계 및 요건(최경우,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원전해체 시장분석과 해체산업 전망(김희근, 위덕대학교), ▲고리1호기 압력용기 및 내부구조물 절단해체공장 개발(김천우, 한수원 중앙연구원), ▲원전콘크리트 구조물 해체기술(이장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원전해체 후 잔류방사능 측정 및 피폭선량평가 기술개발(최영구, 선광 T&S) 등의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그 중에서도 ‘원전해체 분야 KEPIC 표준화 방안’을 주제로 발표한 최근석 전기협회 KEPIC처 원자력팀장은 “2030년까지 국내 원전 12호기가 설계수명 완료로 순차적으로 정지돼 해체시장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 팀장은 “KEPIC처는 원전해체 시장의 확대 예상에 맞춰 2014년부터 매년 KEPIC-WEEK에서 원전해체 워크숍을 개최해왔다”며 “산업계 해체기술 수요에 대비해 산·학·연 공동으로 원전해체 산업육성에 필요한 해체표준을 선제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전기협회 KEPIC처는 ▲미국 원전 해체역무 분석 및 보강, ▲고리1호기 해체역무 분석 및 보강, ▲한수원 해체 필수·보조기술개발 결과 검토 반영, ▲전문가 자문의견 반영 및 전문가 Pool 구축, ▲KEPIC 해체 분야 표준 제정(안) 수립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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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협회 관계자는 “올해 KEPIC-WEEK는 전력산업계의 다양한 전문가가 한 자리에 모여 KEPIC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향후 나아길 방향을 엿보는 가늠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며 “올해 드러난 문제점을 분석하고 개선해 KEPIC-WEEK가 내년에는 보다 더 풍성한 전력산업인의 축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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