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십 년 전만 하더라도 태양빛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한다는 것은 공상 과학 이야기에서나 만나볼 수 있는, 아주 먼 미래의 일일 줄만 알았다. 그러나 그런 꿈같은 이야기는 어느새 현실이 됐다. 작년 한 해에만도 전 세계에 설치된 태양광발전 규모가 전년 대비 8% 성장한 약 6.4GW를 기록했으며, 총 생산능력은 20GW를 넘어섰다. 유럽과 미국, 일본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새롭게 급부상했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는 선진국과는 기술 경쟁력에서, 또 중국과는 가격경쟁력에서 뒤쳐져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은 묘한 도전의식을 자극한다. 《월간전기》는 이성호 한국태양광산업협회 상근부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나라 태양광산업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만나봤다.
![]() 이성호 한국태양광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향후 3~5년이 태양광산업에 있어 중요한 시기"라며, " 한국태양광산업협회는태양광이에너지로서, 그리고산업으로서가지는중요한가치를 지속적으로 피력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국내 태양광산업의 구심점
실리콘에서부터 잉곳 · 웨이퍼, 태양전지, 모듈, 설치 · 시공에 이르기까지 태양광산업의 밸류체인 전체를 아우르는 한국 태양광산업협회(회장 민계식)가 창립총회를 열고서 정식 출범을 알린 것은 2008년 12월이었다. 급성장하는 세계 태양광시장을 겨냥해 국내 기업들의 참여가 본격화 되면서 이들을 하나로 묶어줄 단체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이성호 한국태양광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태양광산업의 경우 단기간에 어떤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분야인 만큼 장기적인 시각에서 접근한 기술 개발 및 각종 지원 정책 등이 있어야 한다"며, " 이를 위해 여러 태양광 제조업체의 의견을 하나로 수용해 정부 정책과 연계하고, 또 국내 태양광산업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구심점이 필요했다"고 협회 창립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태양광산업협회는 최근 이 분야로의 본격적인 진출을 선언한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굵직굵직한 국내태양광제조업체 50여 개사를 회원으로 보유하고 있다.
작년 한 해 누구보다 힘든 시간을 보냈던 태양광제조업체가 올해는 심기일전해 새로운 투자 계획을 세우고 생산 라인을 증설해 업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소식이 반갑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지난 1월 21일, 협회 창립 이후 처음으로 가진 대외 공식행사였던 신년하례회에서 한국태양광산업협회는 2030년 세계 시장 점유율 15% 달성으로 95조 원의 수출 성과를 거두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 1월 21일 서울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2010년 한국태양광산업협회 신년하례회'에는 김영학 지식경제부 차관을 비롯해 이인기 국회기후에너지특위원장, 에너지 분야 기관장, 50여 회원사 CEO, 언론사 관계자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0년의 힘찬 출발을 알렸다. |
RPS 시행 본격화
요즘 신재생에너지 업계의 최고 화두는 RPS이다. 2012년부터 RPS 도입을 골자로 하는 '신 · 재생에너지 개발 · 이용 · 보급 촉진법 개정안'이 3월 1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RPS(Renewable Portfolio Standard)란 일정 규모 이상의 발전사업자로 하여금 총 발전량 가운데 의무적으로 일정 비율 이상을 신재생에너지 전력으로 공급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RPS를 적용받게 되는 대상은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제외한 전체 발전설비 규모가 500㎿ 이상인 발전사업자로, 한국전력의 6개 발전자회사, 지역난방공사, 수자원공사, 포스코파워, K-파워, GS파워 등 14개사다. 이들 공급의무자는 2012년 2%를 시작으로 2022년 10%까지 의무 비율을 상향 조정해 나가야 한다.
신재생에너지원 간의 경쟁도 불가피한 가운데 아직은 원가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는 태양광의 경우, 2012년 120㎿를 시작으로 2022년까지 별도의 의무량 할당을 지원받았다. 그러나 이성호 부회장은 별도 의무량 할당의 출발점을 300㎿ 수준으로 높여줄 것을 요구했다. 수출 산업화를 추진 중인 정부 정책에 맞춰 민간 기업들도 공격적인 투자를 전개하는 데 있어 테스트베드가 되고 투자의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의 국내 시장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 첫 번째 이유이다. 이성호 부회장은 "2012년이면 국내 태양광 모듈 생산은 1,500㎿이상 될 것"이라며, "그 중 20%인 300㎿는 적어도 국내 시장에 할당돼야 한다"고 말했다. 둘째, 현재 전기에너지의 10%를 신재생에너지로 확보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관철되기 위해서는 그 중 최소 1%는 태양광이 보급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성호 부회장은 "실제 300㎿를 시작으로 매년 10㎿씩 늘려가도 2022년에는 그 양이 1%가 되지 않는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는 RPS 세부시행방안이 개정되는 올 6월 말까지 지속적으로 태양광 업체의 의견을 피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민계식 한국태양광산업협회장은 지난 2월에 열린 '2010 세계 태양에너지 엑스포' 전시장을 방문해 국내 태양광 제조업체의 제품과 기술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관계자를 격려했다. |
김포솔라 프로젝트
한국태양광산업협회가 올 한해 또 하나 야심차게 추진 중인 사업은 바로 김포매립지에 30㎿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건립하는 것이다. 현재 20년 이상 특별한 매립 계획이 없는 김포매립지를 태양광발전소로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수용해 협회가 발벗고 나서게 됐다. 이성호 부회장은 "국내 회원사끼리의 경쟁이 되기보다는 협회가 중심이 되어 이를 추진, 발전소에 공급될 기자재를 회원사의 제품으로 보급해 국산 제품 사용을 촉진하는 한편, 태양광을 홍보하는 장으로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한국태양광산업협회는 협회 산하 특수목적법인(SPC)인 ㈜김포솔라를 지난해 설립했다. 그동안은 이렇다 할 법적 토대가 마련되지 않아 진전이 없었던 게 사실이지만, 이번 RPS 법안 통과를 계기로 본격적인 사업 착수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효율성을 보다 높이고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김포솔라에는 총 6개사가 증자 참여키로 했다.
한편, 김포매립지 태양광발전소 건립에 3개의 한전 발전자회사가 별도의 SPC를 설립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협회는 이들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이성호 부회장은 "하나의 사업장에 여러 사업자가 참여하는 것은 경제적 낭비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효율성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들 발전사와 공동의 컨소시엄을 구성, 하나의 사업 주체로 참여해 각자의 역량에 맞춘 단지를 조성해 나가는 방안을 한전 자회사에 제안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태양광산업 발전 과제
태양광발전 보급의 난제라면 바로 높은 발전단가를 들 수 있다. 200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발전유형별 ㎾h당 발전단가는 원자력이 39원, 석탄이 54원, 석유가 195원이었던 것에 비해 태양광은 570원이었다. 이는 다른 국내 신재생에너지원인 연료전지(168원), 풍력(170원)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전 공정의 폴리실리콘 가격이 하락하고, 꾸준한 기술 개발로 발전효율을 점차 높여나가는 등 태양광발전의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 :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와 화석연료의 발전단가가 같아지는 상황)'도 한층 가까워졌다.
이성호 부회장은 그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 우리나라의 경우 2015년이면 그리드 패리티에 도달, 점차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성호 부회장은 태양광 제조업체가 겪는 어려움으로 정부의 재정 지원 부족을 들었다. 그는 "70년대부터 꾸준한 연구개발로 시장을 육성해 온 선진국에 비해 출발도 뒤쳐진 우리나라가 지원 수준에 있어서도 이들 나라에 미치지 못 한다는 사실이 아쉽다"고 말했다. 일례로 투자세액공제율만 보더라도 미국이 30%인 반면 우리나라는 20%로, 이는 결국 가격 경쟁에서부터 밀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또한 그는 "화력 및 원자력, 대형 수력발전소 등에 맞춰진 현재의 발전소 규정으로는 태양광발전소 건립에 많은 제약이 뒤따라 인허가를 얻는 일부터가 쉽지 않다"며 법적 제도의 재정비 및 규제 완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
|
태양광 강국으로의 도약을 위해
한국태양광산업협회는 올해 한층 바빠진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앞서 밝힌 태양광의 RPS 할당량을 협회 목표치 수준으로 끌어올려 태양광산업 성장의 안정판을 마련하는 한편, ㈜김포솔라의 사업도 하나의 성공 모델로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성호 부회장은 태양광산업과 관련된 다양한 데이터베이스 구축 계획도 밝혔다. 그는 "수출 산업화에 있어 좋은 물건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시장의 타깃이 되는 각 나라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 일도 중요하다"며, "국가별 시장조사를 실시, 데이터를 정리해 개별 기업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일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계통연계문제를 비롯해 향후 시장 및 기술 동향 등 태양광산업이 성장하고 보급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제기될 수 있는 여러 이슈에 대해서 보다 구체적으로 세부화해 정리해 나갈 방침이다.
국내 모든 태양광 제조업체의 목표는 세계 시장이다. 비록 시작은 늦었지만, 우리에겐 가능성이 있다.
그 가능성을 믿고 오늘도 일선 현장에서 땀 흘리는 이들이 있는 한 한국태양광산업협회도 그들과 함께 호흡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글, 사진_전화영 기자 <한국태양광산업협회 (02)522-1788 / www.kopia.asia>
BEST 뉴스
-
탄소중립·신재생에너지 전문 전시회 『그린에너텍 2026』
탄소중립·신재생에너지 전문 전시회 『그린에너텍 2026』 AI 기술이 ESG 경영과 탄소중립 정책에 미치는 영향 조망 인천광역시가 주최하고 인천관광공사·지엠이지·KOTRA·한국환경공단 등이 공동 주관한 국내 대표 탄소중립·신재생에너지 전문 전시회 『그린에너텍(Green Enertec) 2026』이 8월 5일(수)... -
경기테크노파크 『2026년 경기(북부) 스마트공장 확산 포럼』 개최
경기테크노파크 『2026년 경기(북부) 스마트공장 확산 포럼』 개최 내 공장에 맞는 ‘맞춤형’ 스마트 시스템을 구축하자 경기도와 경기테크노파크는 8월 4일(화) 포천 비즈니스센터에서 『2026년 경기(북부) 스마트공장 확산 포럼』을 개최했다. 경기 북부 권역의 주력 산업인 섬유·가구·식품 분야 제조기업의 디지털... -
기후위기 대응 『친환경 소재 개발 방향성 모색 정책토론회』 개최
기후위기 대응 『친환경 소재 개발 방향성 모색 정책토론회』 개최 “법제화 및 인센티브 지원 통한 산업 기반 마련해야”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친환경 소재 개발 방향성 모색 국회 정책토론회』가 8월 10일(월)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열렸다. 김형동 국회의원(국민의힘)과 안동시가 공동 ... -
이차전지 관련 산업 흐름을 한눈에 보는 『K-BATTERY SHOW 2026』 개최
이차전지 관련 산업 흐름을 한눈에 보는 『K-BATTERY SHOW 2026』 개최 배터리 산업 현안과 연계한 특별관 및 기술 세미나 선보여 이차전지 산업의 소재·부품·장비부터 ESS, EV 충전 인프라, 배터리 안전 및 재활용 기술까지 관련 산업의 흐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K-Battery Show 2026』이 9월 ... -
AI 시대를 넘어 이제 양자(量子) 시대로! 『국제양자산업대전』 성황
AI 시대를 넘어 이제 양자(量子) 시대로! 『국제양자산업대전』 성황 양자 컴퓨팅·보안·소프트웨어 등 첨단기술 한자리에 AI 시대를 넘어 이제는 양자 기술이 미래 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슈퍼컴퓨터로도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는 양자 컴퓨팅, 해킹으로부터 안전... -
청정수소 구현을 위한 원전수소 역할과 위상 정책 세미나
청정수소 구현을 위한 원전수소 역할과 위상 정책 세미나 “청정수소 확대의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정책” 국회수소경제포럼이 주최하고 한국수소연합이 주관한 『청정수소 구현을 위한 원전수소 역할과 위상』 정책 세미나가 지난 8월 31일(월) 국회의원회관에서 정치권, 산업계, 지자체, 정부 관계자 약 100여 명이 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