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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박물관에서 만나는 감성조명의 새바람-필룩스 조명박물관

  • 편집부 기자
  • 입력 2006.03.01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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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호랑이, 어룡, 사슴, 봉황이 전통등으로 다시 태어난다면 어떤 모습일까?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필룩스 조명박물관에 가면 ‘우리 전통등 전시회’에 전영일 작가가 펼쳐놓은 전통등의 세계에서 그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회에 선보인 작품들은 전통등 본래의 은은한 빛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현하기 위해 등기구에 필룩스의 각종 조명기기를 내장했다. 전통등을 관람하면서 자연스럽게 동선이 이어지는 등잔박물관과 조명체험관, 그리고 필룩스의 감성조명체험관을 둘러보고 나면 빛과 조명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이렇듯 문화 속에 빛과 조명이 빠질 수 없듯이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는 기업들은 얼마든지 흔하다. 하지만 문화와의 접목을 시도하는 기업은 얼마나 될까? 필룩스 조명박물관은 기업과 문화가 잘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소개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이에 월간전기에서는 3월 13일까지 우리 전통등 전시회를 열고 있는 필룩스 조명박물관을 찾아본다. 필룩스의 역사가 숨쉬는 공간 ‘자연빛과 인간 사이의 연관성을 찾아내 인간을 편안하게 해주는 조명을 만들자.’ 이것이 오늘날의 필룩스를 있게 한 노시청 회장의 철학이다. ‘느끼다’라는 뜻의 필(feel)에 밝기단위인 룩스(Lux)의 합성어로 만들어진 회사 이름에서도 그의 철학을 알 수 있다. 조명을 일종의 문화로 인식해야 한다는 지론을 회사이름에 담은 것이다. ‘빛은 감성을 깨우는 예술품’이라는 그의 생각이 ‘감성조명’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었고 박물관을 완성시켰다. 그래서 그는 조명을 문화산업으로 한 단계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150여 명의 직원이 신바람나게 일하는 오늘날의 필룩스가 있기까지 노 회장이 걸어온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1973년 연세대학교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1975년 ‘보암전기전자재료연구소’를 설립하면서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다. 페라이트코어 등 전자부품을 국산화하겠다는 포부를 안고 시작한 사업이었다. 처음부터 조명산업에 뛰어든 건 아닌 셈이다. 그는 수년 간의 연구 끝에 선진국 제품에 버금가는 신소재를 개발했다. 그러나 제품을 사려는 기업이 드물었다. 사업이라는 것이 기술개발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는 걸 뼈져리게 느꼈다. 마케팅의 중요성을 실감한 것이다. 그는 우여곡절 끝에 국내 유수의 전자회사에 물품을 공급하게 됐다. 전자회사에 물품을 납품하던 시절, 그는 조명시장의 미래를 예견했다. 부품소재분야에 일가견이 있는 탓에 조명기기를 개발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1991년 전구식형광등(안정기내장형램프)을 이렇게 개발했지만 턱없이 비싼 가격 때문에 또다시 쓴 잔을 마셔야했다. 기술개발밖에 할 줄 몰랐던 엔지니어가 유통업계의 생리를 파악하는 데는 이처럼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야 했다. 그가 개발한 상품들은 시대의 흐름을 너무 앞서간다는 말들이 나왔다. 하지만 ‘특허 없는 상품은 만들지 않겠다’는 고집스러움으로 기술개발만큼은 포기할 수 없었다. 그 가운데서도 인공태양(SIH : Sun In House) 조명기술은 국내에서만이 아니라 세계 특허를 획득한 우수한 기술로 손꼽힌다. 국내시장에서 눈높이를 맞추지 않고 세계 선진조명시장에서 당당히 겨루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그의 철학이 이제 그 빛을 발하고 있다.

동선을 따라 이동하면서 실감하는 필룩스의 조명기술 2004년에 개관한 필룩스 조명박물관. 필룩스는 이 전시관을 만드는데 약 100억 원을 투입했다. 2001년 9월에 착공, 3년에 걸쳐 완공된 이곳은 3,300평 규모로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150석 규모의 멀티미디어실과 등잔박물관, 조명체험관이 마련되어 있으며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지하 1층에 마련된 감성조명체험관에서는 병실, 교실, 거실, 회의실, 미술관 등 조명기기가 들어가는 각종 공간을 주제별로 꾸며 놓았다. 주변상황에 따라 어떤 색감의 조명기기를 써야 가장 훌륭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지 비교 체험할 수 있다. 태양이 떠오를 때부터 대낮의 환한 분위기, 일몰 당시의 느낌까지 단추 하나로 조절할 수 있는 필룩스의 ‘SIH(Sun In House) 시스템’을 이곳에서 체험할 수 있다. 필룩스의 세계적인 특허상품인 SIH는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은 물론 예술작품을 빛에 따라 다르게 감상할 수 있는 공간도 보여줌으로써 관람객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빛이 단순히 어둠을 밝혀주는 역할이 아닌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인간에게 약이 되고 병이 될 수도 있음을 깨닫게 한다. 1층 전시실에는 조명역사관이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에디슨 조명스쿨을 비롯해 세계 조명기구와 우리 조상들이 사용했던 등잔과 주마등, 촛대, 등경, 등가 등 동·서양 조명의 역사가 시대별로 전시되어 있어 관심을 끈다. 100평의 영상체험관은 무대 조명의 효과를 실감할 수 있다. 조명과 예술작품의 만남을 표현한 조명예술관에서는 박물관, 도심, 공원 등에 따라 어떤 조명이 효과적인지를 시각적으로 잘 표현해 놓고 있다. 화이트, 레드, 그린, 블루, 블랙 등 5가지의 빛 색깔로 표현한 젊은 작가들의 독창적인 예술 작품도 설치돼 있다. 조명박물관의 안상경 학예연구사는 “빛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서 삶의 질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를 관람객들이 실감하고 있다”면서 “조명을 소재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문화상품으로 포장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의 조명을 만들어간다 지금 이곳에서는 한지로 만든 우리 전통등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전영일 공방의 작가 5명이 호랑이등 어룡등 사슴등 수박등 봉황등 등 29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과거 우리 조상들은 등잔, 초와 같은 직접조명에 한지로 전통등을 제작하여 불빛을 줄임으로써 난반사와 빛공해를 막았다고 한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들은 문헌에 나오는 전통등의 모양과 색채를 그대로 복원하고 전구도 촛불 조도에 맞춰 은은한 우리 고유의 전통등 맛을 충실히 재현했다. 물론 작품에 이용된 조명기구는 필룩스 제품들이다. 우리 전통등의 은근하고 편안한 빛을 감상할 수 있는 이번 전시회는 전통등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넓히고 세계적으로 도약할 수 있는 문화를 육성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조명박물관은 지난해 6월 5일 환경의 날에 서울대학교병원 의학박물관과 함께 신종환경공해 ‘빛 공해’를 주제로 ‘빛 공해 사진 공모전’을 열었으며 앞으로도 빛과 조명을 소재로 전시회를 기획해 나갈 예정이다. 기업과 문화가 만나는 일, 그것은 고부가가치 상품을 만들어내기 위한 기업전략이기도 하면서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멋진 서비스가 아닐까. 필룩스가 조명박물관을 운영하는 이유만은 확실해 보인다. 노 회장은 “가장 자연스러우면서도 문화상품으로 포장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의 조명을 개발해내는 일, 그것이 필룩스가 앞으로 존재해야할 이유”라고 힘있게 강조한다. 글_김기숙 팀장 사진_김용지 기자, 조명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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