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병 춘
<에너지관리공단 신 · 재생에너지센터 RPS 사업단단장>
계속되는 유가 불안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으로 말미암아 신재생에너지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과 조명을 받으며 언론에서 회자膾炙하고 있다. 선진국들은 신재생에너지를 기후 변화와 화석연료 고갈에 대응하는 수단에서 벗어나, 신성장 산업 동력으로 인식하고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특히 미국과 EU 등은 신재생에너지를 온실가스 감축, 일자리 창출, 경제 회복의 핵심 수단으로 인식하고 기술 개발과 보급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도 이에 뒤질세라 신재생에너지 산업 육성과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87년 12월 <대체에너지 기술 개발 촉진법>을 공표한 이후 20년 이상 신재생에너지 기술 개발과 이용 보급에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2010년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은 1차 에너지대비 2.61%에 그쳤으며, 전체 발전량의 1.24%만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해 사용했다. 정부는 2008년 대통령이 8 · 15 경축사에서 '저탄소 녹색 성장'을 국가 아젠다로 발표한 이후, 신재생에너지 이용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하지만 2030년 에너지의 11%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사용한다는 국가 목표를 달성하기란 그리 녹록한 일은 아닐 것이다.
화석에너지 고갈과 환경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신재생에너지가 두드러졌으나 경제성 부족으로 말미암아 보급이 잘 이뤄지지 않자, 정부는 기준 가격을 고시하고 그보다 전력 거래 가격이 낮은 경우 차액을 지원하는 발전차액지원제도(Feed In Tariff)를 2002년부터 도입해 운영했다. 발전차액지원제도는 부족한 경제성을 보완해 투자 불확실성을 제거함으로써 산업과 민간 참여 활성화와 신재생에너지 보급에 많이 기여했으나, 기술 개발 등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 노력의 미흡과 함께 정부의 재정 부담을 가중시키는 문제점을 드러냈다.
2010년 국회에서 <신재생에너지 개발 · 이용 · 보급 촉진법>1)을 개정해 올해부터 RPS(Renewable Portfolio Standard ;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제도를 도입했다. RPS 제도는 500㎿ 이상 시설을 보유한 발전 사업자와 K-water, 한국지역난방공사에게 발전량의 일정 비율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해 공급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로 한수원 등 13개 사2)가 의무를 진다. 이들은 올해 발전량의 2%를 신재생에너지로 생산 공급해야 하며, 그 비율은 점차 증가해 2022년 10%에 이른다. 만약, 스스로 신재생에너지로 발전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신재생에너지로 발전한 전기를 구매해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3) 월성원전이 우리나라 전기의 4%를 생산하는 것과 비교하면, 올해 당장 월성원전이 생산하는 전기의 절반에 해당하는 양을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하는 것이다.
발전사는 이미 2006년부터 정부와 협약을 맺고 RPS 의무 이행에 대비해 왔으며, 각 사의 특성에 따라 태양광, 풍력, 소수력 등 신재생에너지원별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최근 언론에서 많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를 기공 또는 준공하고 있다고 앞다퉈 보도하는 것도 그 결과다. 한발 더 나아가 지난 12월 22일 정부와 에너지관리공단, 한국전력, 전력거래소를 포함한 13개 공급 의무자의 대표가 모여 신재생에너지 보급촉진과 산업 활성화를 위한 RPS 제도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협약한 바 있다.
RPS에서 부과한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올해 원전 1기에, 2022년에 원전 5기 이상에 해당한다. RPS 시행은 신재생에너지 보급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 일부에서 발전사가 의무를 다하지 못할 것으로 우려하나, 분석한 바로는 자체 건설 또는 외부 구매를 통해 의무량의 90% 이상을 이행할 준비가 된 것으로 파악한다. 이제 모든 준비와 연습은 끝났다. 우리나라에서 누구도 해 보지 않은 RPS 제도를 당장 시행해야 하는 시점이다. 국민 모두 한마음으로 뜻을 모아 RPS 제도의 성공적 정착과 무한 청정에너지인 신재생에너지가 우리의 아름다운 미래를 여는 초석이 되도록 함께 노력해야겠다.
註--------------------------------------------------------------------
1) <대체에너지 기술 개발 촉진법>이 2004년 12월 개정돼 명칭이 바뀜.
2) 한수원, 남동발전, 중부발전, 남부발전, 서부발전, 동서발전, 한국지역난방공사, K-water, 포스코 파워, SK E&S, GS EPS, GS 파워, MPC율촌.
3) 신재생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했다는 인증서를 구매함으로써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구매하는 것과 같은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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