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英 싱크탱크, 가스발전 확대 정책에 리스크 경고
한국은 노후 석탄발전 설비를 조기에 폐쇄하는 대신에 이를 가스발전으로 대체하는 계획을 세워 왔다. 이러한 계획에 따라, 온실가스 및 환경 오염물질 저감 기술과 핵심 설비 및 부품을 국산화하기 위한 연구개발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런데 한국의 이러한 가스발전 정책에 대해 좌초자산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이들은 시장 개혁과 더불어 새로 가스발전 설비를 늘리는 투자를 줄이라고 조언했다.
글 강창대 기자 자료출처 ㈔기후솔루션
2017년 9월에 발표된 ‘미세먼지 종합대책’에 따르면, 한국은 국내 배출량의 30% 이상을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노후 석탄발전 시설을 조기에 폐기하고, 이를 LNG 발전으로 전환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석탄발전의 비중을 줄이는 것은 온실가스 감축을 실현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한국은 파리협정에서 2030년 온실가스 BAU 대비 37%의 감축목표를 약속했고, 이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발전부문에서만 19.9%를 감축해야 한다. 이러한 목표는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7년 12월)의 설비계획에도 반영됐다. 이 계획은 경제성을 확보하면서 안전하고 깨끗한 발전원을 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경제급전과 환경급전의 조화방안을 강구하며 분산형 전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그리고 원전과 석탄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이를 재생에너지와 LNG로 대체해 비중을 늘리기로 계획했다. [표 1].

석탄 발전량 감축을 위한 추가 대안으로 석탄과 LNG 발전의 비용격차를 축소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우선, 환경비용을 급전순위 결정시 추가로 반영하여 LNG의 가격경쟁력 제고하는 방안이 있다. 환경비용은 오염물질 저감을 위해 사용되는 약품비, 폐수처리비 등 환경개선 비용과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비용 등이 대상이 된다. 다음으로, 석탄과 LNG 등 발전연료 세제를 조정하는 방안이다. 2017년 12월 「개소세법」이 통과됨에 따라 이듬해인 2018년 4월 석탄의 개소세가 인상돼 시행되는 등 세율의 조정이 이루어졌다. 마지막으로 균등화 발전원가 산정이 방안으로 제시됐다. 이는 환경 등 사회적 비용을 고려하여 국내 여건에 맞는 전원별 균등화 발전원가를 주기적으로 산정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아직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석탄발전을 조기 폐쇄하면서 LNG발전의 비중을 늘리겠다는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전원구성이 이루어지고 있다. 석탄발전은 발전원 전체 가운데 80~90%의 대기오염물질과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석탄발전이 배출하는 대기오염물은 미세먼지(PM2.5), 항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등이다. 2017년 기분, 석탄화력발전기를 20% 감발운전하고 부족량을 LNG발전으로 대체할 경우에는 상당한 대기오염물과 온실가스 감축이 가능하고, 사회적 편익 증대와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 LNG가 가진 발전원으로서의 다양한 장점에 의거해 한국은 석탄을 대채하는 발전연료로서 재생에너지와 더불어 LNG의 가능성에 주목해 왔다. 이에 따라 가스발전 과정에서 별도의 분리 설비 없이도 이산화탄소를 98% 이상 원천 분리 배출하고 질소산화물 저감도 가능한 ‘케미컬루핑 연소’(CLC) 기술을 비롯해, 가스터빈 등 핵심적인 발전설비를 국산화하는 등 기술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한국이 2050년까지 파리협정 시나리오에 따라 가스발전 설비를 퇴출하지 않을 경우 600억 달러(73조6,700억 원) 규모의 좌초자산 위험을 안을 것이라는 경고를 담은 보고서가 발간돼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의 금융 싱크탱크인 ‘카본트래커 이니셔티브’(Carbon Tracker Initiative)와 ㈔기후솔루션은 올해 4월, 한국 가스발전 시장의 재무적 위험을 분석한 보고서 「가스발전, 위험한 전환」1)을 발표했다. 카본트래커는 지난 2019년 3월에도 한국 전력시장의 재무적 위험을 분석한 보고서 「저렴한 석탄, 위험한 착각」을 발간해 “한국이 파리기후협정 목표를 달성하려면 2040년까지 모든 석탄발전소를 폐쇄해야 하며, 이 경우 예상되는 좌초자산 손실액이 약 120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가스발전, 위험한 전환」의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2°C 미만 시나리오에서 탄소저감장치를 갖추지 못한 가스발전소의 비용 최적화 퇴출 계획 및 잠재적 좌초자산 위험(출처: 「가스발전, 위험한 전환」, 2020.4.)탄소저감장치 없는 가스발전 퇴출해야
좌초자산(stranded assets)이란 예상치 못한 시장환경 변화로 자산가치가 떨어져 상각되거나 부채로 전환되는 자산을 의미한다. 카본트래커와 기후솔루션은 한국내에서 진행된 기존 및 신규 가스발전 투자의 재무적, 경제적 타당성에 대해 분석하고, 해당 설비들에 대한 투자와 운영에 잠재된 리스크를 파악했다. 그리고 좌초자산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첫째, 카본트래커와 기후솔루션의 보고서(이하 보고서)는 한국이 “2050년까지 파리협정 시나리오에 따라 가스발전 설비를 퇴출”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그러지 않을 경우, 600억 달러 규모의 좌초자산 위험을 안게 될 것이라고 한다.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한국전력공사의 발전자회사들이 정부에 제출한 LNG대체의향서 등에 따르면, 향후 2034년까지 13.7 GW 용량의 석탄 화력 발전소가 퇴출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살펴본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폐지되는 석탄발전 설비는 가스발전 설비로 대체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탄소저감장치(CCUS 등)를 갖추지 못한 가스발전소가 2050년까지 퇴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유는 석탄발전 설비를 가스발전 설비로 대체하는 것만으로는 파리협정에 따른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가스발전마저 줄여야 한다. 만약, 13.7 GW 용량의 석탄화력발전소를 가스발전 설비로 대체하기 위한 자본투자가 이루어진다면, 추후 영업현금흐름(OCF; Operating Cash Flow)의 감소 등을 포함해 좌초자산은 2060년경에 600억 달러에 이른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13.7 GW 용량의 석탄화력발전소가 가스발전소로 대체되지 않더라고 좌초자산 위험은 300억 달러(36조6,00억 원)8에 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좌초자산 위험을 떠나, 가스발전을 유지하는 것은 2050년에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집권 여당의 공약과도 맞지 않다는 게 보고서의 지적이다.
신규 재생에너지 발전소가 신규 및 기존 가스발전소보다 경쟁력 있게 되는 시점(출처: BNEF, 카본트래커 분석 자료, 「가스발전, 위험한 전환」에서 재인용). 참고로, 에너지저장장치 비용은 블룸버그(Bloomberg) NEF를 참조했으며 4시간 저장을 가정했다고 한다.상대적으로 과도한 한전 발전자회사에 대한 보상
한국의 가스발전소는 급전 대기 용량을 기준으로 발전량(㎿h) 당 약 8~9달러의 용량요금을 받는다. 보고서는 이러한 제도에 대해 “민간발전사(IPP)에 비해 상대적으로 노후하고 비효율적인 가스발전소를 운영하는 한전 발전자회사들에 더 유리”하다고 보았다. 그리고 이러한 이유로 한전 발전자회사의 가스발전 설비는 민간발전사의 설비보다 영업현금흐름이 높다. 한전 발전자회사의 가스발전소 평균 영업현금흐름은 154달러/㎿h이고, 이용률이 높은 민간발전사의 평균 영업현금흐름은 69달러/㎿h에 불과하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이뿐만 아니라, 한전 발전자회사에는 총괄원가보상제가 적용되지만 민간발전사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한전 발전자회사는 가스발전소의 현금흐름이 원가와 이윤을 합산한 기준액에 미달하는 경우 자사의 석탄화력발전소에 배정된 시장정산금을 조정하여 적자를 보전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한전이 자사의 자본비용 및 운영비용 지출을 최소화하려는 동기는 크게 줄어들고, 이는 결국 전기소비자에 손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스발전소, 이르면 2023년부터 경쟁력 상실
보고서는 가스발전이 재생에너지와 비교하여 경쟁력을 상실하는 변곡점으로 다음의 3단계를 제시했다.
1. 신규 재생에너지가 신규 가스발전소보다 가격경쟁력이 있게 되는 시점
2. 신규 재생에너지가 기존 가스발전소보다 가격경쟁력이 있게 되는 시점
3. 신규 확정접속(firm) 혹은 급전가능(dispatchable) 재생에너지가 기존 가스발전소보다 가격경쟁력이 있게 되는 시점
보고서의 분석에 따르면, 탄소배출 혹은 대기오염 규제를 더 강화하지 않더라도, 오늘날 재생에너지의 균등화발전비용(LCOE; Levelized Cost of Electricity)2)은 가스발전의 균등화발전비용보다 낮아졌다고 한다. 대형 태양광과 해상풍력, 육상풍력의 균등화발전비용은 이미 신규 가스발전 균등화발전비용보다 낮아졌을 수 있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연계형 태양광의 균등화발전비용은 2028년경 신규 가스발전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측된다(신설 가스발전 대 신설 재생에너지 비교). 한편, 가스발전의 장기한계비용(LRMC; Long-Run Marginal Cost)보다 대형 태양광의 균등화발전비용은 2023년, 해상풍력은 2024년, 육상풍력은 2025년, ESS 연계형 태양광의 가격은 2040년경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기존 가스발전 대 신설 재생에너지 비교). 위와 같은 분석은 가스발전소를 기저부하용이 아니라, 변동성 재생에너지를 이용할 수 없을 때를 대비하는 용도로 건설해야 한다는 중요한 시사점에 있다고 보고서는 보았다.
전력시장 개혁하고, 가스발전 신규 투자 줄여야
보고서는 “한전 발전자회사에 대한 과도한 보상을 방지하기 위해 전력시장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는 것과 “기존 석탄화력발전 설비를 신규 가스발전 설비로 대체하려는 유혹을 떨쳐내야”한다는 정책적 권고로 끝을 맺었다.
보고서는 한국 정부가 한전 발전자회사를 위한 총괄원가보상제를 폐지하는 동시에 재생에너지와 기존 발전원 간의 직접 경쟁을 유도하고, 용량 확보 방식을 개혁함으로써 경제적 비효율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 등 신규 진입 사업자들이 간소화되고 안정적이며 투명한 전력시장 규정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전력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리고 이러한 개혁은 한전 송배전 사업을 분리하는 조치를 수반할 것이라고 했다.
보고서는 또, 기저부하용 가스발전 설비에 대한 신규 투자는 투자 회수기간 동안 비용을 최소화하는 대안이 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추가적인 기후변화나 대기오염 정책의 도입과 무관하게 가스발전이 경제적 타당성을 상실할 수도 있다는 점도 보고서는 지적했다. 그리고 보고서는 한국의 정책입안자를 향해 “탄소저감장치(CCS 설비)를 갖추지 못한 개별 가스발전소의 장기한계비용(LRMC)을 근거로 퇴출 계획을 수립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그리고 일단 발전기 수준에서 비용 최적화 퇴출 계획이 수립되면, 정책입안자는 개별 발전기의 계통적 가치를 고려하여 계통계획분석(systems planning analysis)을 수행해야 한다고 했다. 추후 카본트래커는 한국의 협력기관들과 이와 관련한 분석을 수행한 후, 그 결과를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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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어로 작성된 보고서 전문은 energytransitionkorea.org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
2) 균등화발전원가 또는 균등화발전비용은 전소가 1㎾h의 전기를 생산할 때 드는 투자비와 연료비, 운영비를 포함해 환경비용, 안전비용, 사회적비용 등 모든 비용을 수치화한 값이다. 즉, 발전시설 총 비용의 현재가치를 총 발전량의 현재가치로 나누어 계산하는 실질적인 발전비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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