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과 함께 만드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세상’
산업부, 에너지전환 우수사례 30선 발간
산업통상자원부가 12월 27일 에너지전환 우수사례 30개를 선정해 책자로 발간했다. “우리가 만들어 가는지속가능한 에너지 세상”이란 제목의 사례집에는 지역주민, 시민과 지자체가 에너지 전환을 이끌어가는 주체로서 주도적으로 참여해,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로 전환해 나가고 있는 다양한 스토리가 담겨 있다. 지면관계상 몇 개 사례를 중심으로 발췌, 소개하기로 한다. 자세한 내용은 에너지정보소통센터(www.etrans.or.kr)에서 e-book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정리 김향인 기자 | 자료제공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혁신정책과
‘지속 가능한’의 전제조건
이 책자는 지속 가능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지역주민과 지자체가 주도하고 있는 다양한 에너지전환 성공사례들을 발굴해 에너지전환에 대한 관심을 널리 확산시키기 위해 추진되었다. 에너지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미래에도 ‘지속 가능한’것이 되려면 차일피일 미룰 수 없는 당면과제다. 에너지를 비롯한 환경문제는 정부의 정책도 중요하지만 주민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능동적으로 나설 때 효과가 있다.
‘지속 가능한 발전’이란 말은 1987년 세계환경개발 위원회(WCED)가 처음 사용한 개념이다. ‘우리의 미래(Our Common Future)’라는 보고서에서 “미래 세대가 그들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현재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개발”이라고 지속 가능한 발전이란 말을 정의했다. 현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미래 세대의 권리까지 미리 가져다 쓸 수 없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지속 가능한 발전은 세 가지 요소가 긴밀하게 결합될 때 가능하다. 자연생태계와 환경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균형있는 경제발전을 통해 현 세대 인류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면서 이것이 미래 세대에도 이어져야 한다.
사례집은 ▶주민참여형 사례, ▶지역특수성 반영 사례, ▶에너지복지 실현 사례, ▶개발이익 나눔 사례, ▶수요관리와 친환경 인프라 구축사례, ▶신기술 도입 사례, ▶제도개선 사례 등 총 7개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시민이 에너지다
안산시는 전국 기초지자체 중 최초로 ‘안산 에너지비전 2030’을 선포했다. 안산 에너지비전 2030은 2030년까지 전력자립도 200%, 신재생에너지 전력생산비중 30% 달성을 목표로 한다.
‘시민이 에너지다’라는 슬로건으로 시민이 주체가 되는 에너지 생산·절약 운동을 펼치고 있다. 추진하는 사업으로는 △시민햇빛발전소 건설 △에너지 절약마을 만들기 △에너지 리더 양성 △찾아가는 에너지 학교 등 지역 시민의 삶에 밀착된 내용이다.
현재 안산시의 시민햇빛발전소는 18개소, 설비용량 2,202 ㎾ 규모다. 공공시설 옥상이나 주차장과 같은 유휴 부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며, 태양광발전소에서 나온 수익을 에너지 복지 후원금과 에너지 교육, 에너지정책 사업 등 이익 공유와 공동체 활성화를 모색했다.
안산시는 일상에서의 에너지 절약 생활화를 목표로 한 ‘안산에너지절약마을 만들기 사업’도 추진해,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에너지 절약 목표를 정하고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해 2018년 기준, 336개 아파트의 284,280세대가 참여할 만큼 큰 호응을 얻었다.
대부도 주민의 오랜 숙원사업인 ‘대부도 에너지타운’과 ‘친환경에너지타운 조성사업’도 주목할 만하다. 높은 연료비로 대부도 주민들은 저렴한 에너지원 확보를 고대해 왔는데 LNG 위성기지와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건립을 통해 주민들의 에너지 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대부도의 에너지타운 조성은 지역 경제와 관광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절전’으로 에너지 자급률 높인다
세종시는 에너지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변신한 사례를 보여준다. 세종시는 에너지 소비도시에서 ‘에너지 자급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시민 주도의 자발적 에너지 절약 공동체인 ‘세종절전소’사업을 추진했다.
△단지 내 공용부분 절전활동 △입주민 대상 절전교육 실시 △세대별 온실가스 컨설팅 △세대별 전기 소비형태 진단 △승강기 내 월별 절감율 게시 △절전 분위기 확산을 위한 절전소 캠페인과 페스티벌 개최 △절전소 홍보물 제작 및 배부 등으로 추진됐다.
시범단지 4곳이 중심이 되어 에너지 절약 컨설팅과 교육에 참여한 후 공동체 특성에 맞는 에너지 절약 노하우를 익히고 에어컨, 청소기 필터 청소, 냉장고 적정온도 유지. 멀티탭 사용, 비데 절전모드, LED등으로 교체, 10분 소등 캠페인, 공용공간 불필요한 전기 끄기 등 일상생활 속에서 ‘새는 에너지’를 막고 전력사용을 줄였다.
세종절전소는 발전소를 직접 세워 에너지 공급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자발적인 에너지 절약을 통해 소비를 줄이는 것이 에너지 자급률을 높여 실제로 에너지 전환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시민이 직접 건립한 ‘햇빛발전소’
대구시는 시민연대와 함께 재생에너지 중심의 지속가능한 녹색도시를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사례다. 그 결실 중 하나가 대구시민햇빛발전소 건립이다. 태양광발전소 1호기 건설에 100여 명의 시민들이 동참해 총 2억4천만 원의 사업비를 투자했는데 전국 최대 규모다. 1호기 성공에 힘입어 2·3·4호기가 연이어 설치됐는데, 대학생들이 일일호프와 다양한 모금활동으로 자금을 조달해 주민센터 옥상에 설비용량 5 kW급 태양광발전소를 건립했다. 이는 전국 최초이자 유일한 대학생 건립 햇빛발전소다.
시민들이 스스로 힘을 모아 발전소를 건설한 이유는 후손에게 깨끗한 환경을 물려주자는 데 있다. 현재 대구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안심에너지협동조합 등 시민햇빛발전소 설립을 위해 협동조합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친환경에너지에 관심이 많은 시민들의 출자를 받아 햇빛발전소 5호기 건설계획도 추진 중이다.


시민의 목소리가 담긴 ‘에너지 시민헌장’
부산시는 에너지정책을 시민과 공유하기 위해 초안부터 완성까지 시민들이 주도한 ‘부산 에너지 시민헌장’제정을 추진한 사례다. 2019년 초부터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담아 미래 부산의 에너지계획에 대한 원칙과 가치를 도시계획 헌장으로 정리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시민헌장 제정은 시민 전문가 육성을 목표로 시민아카데미를 구성해 의견을 수렴하고, 공청회에서 의견을 개진하게 하는 등 시민들의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시민헌장을 위한 핵심 키워드를 선정했다.
시민들이 주도한 부산 시민헌장은 2019년 8월, 제16회 에너지의 날에 맞춰 선포됐다. 새롭게 제정된 에너지시민헌장에는 기후변화에 대응해 부산을 안전하고 깨끗한 친환경 도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새 시민헌장은 부산의 역사성과 부산시민의 정체성을 담아내는 한편, 미래도시 부산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공동체로서의 역할 ▲에너지와 해양환경의 조화 ▲에너지 복지사회 ▲신재생에너지 자립도시 ▲시민협력 이라는 5개의 주제로 제시했다.
우리 동네 문제는 주민이 푼다
서울시는 2012년부터 공동체에 기반한 에너지자립마을을 조성해 왔다. 처음 7개 마을로 시작한 사업은 2018년 기준 100곳으로 늘어났다. 성대골은 서울시가 추진한 제1호 에너지자립마을이다.
성대골은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리빙랩(Living Lab)’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리빙랩이란 ‘살아있는 연구실’이라는 뜻으로 지역주민들이 에너지 연구원이 돼 직면한 사회적 문제를 풀어가는 실험실이다. 49명의 성대골 마을 연구원들은 생활 속에서 에너지전환을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실험과 학습을 주도적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도시지역에 적합한 옥상거치형 미니태양광 DIY 키트를 개발했다.
성대골 리빙랩은 태양광 기술에 익숙치 않은 주민들이 직접 미니태양광을 만들고 설치해봄으로써 에너지전환에 관심을 가지고 실천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주민들의 가정용 태양광 설치 비용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설치비를 낮은 금리로 지원하는 우리집솔라론 금융상품을 개발했다. 솔라론은 태양광을 설치한 후 줄어든 전기요금으로 대출금을 갚을 수 있는 상품으로, 성대골 주민들이 재생에너지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도록 이끌었다.
지역에너지계획부터 시민이 수립
전주시의 ‘에너지 디자인 3040’은 기관이 아니라 시민과 지역사회가 중심이 돼 에너지계획을 수립한 전국 최초의 사례다. 전주만의 독창적인 에너지계획이 수립되기까지 6시간씩 3차례에 걸친 시민워크숍이 진행됐으며, 참석자들은 에너지에 대한 학습, 사업제안, 목표와 시나리오 결정 등을 수행했다.
시민워크숍에서는 에너지자립을 위한 목표가 가장 높은 수준의 목표와 중간, 그리고 낮은 단계의 목표 3가
지 시나리오가 제시됐다. 시민들과 여러 NGO 단체들은 위크숍을 통한 열띤 토론 끝에 가장 강력한 실천을 요구하는 시나리오 목표를 최종 결정했다.
지역에너지계획에는 5대 핵심전략과 10대 정책방향 등 세부 내용이 포함됐다. 5대 전략은 각각 ▲절약과 효율 ▲분산과 생산 ▲참여와 나눔 ▲교육과 문화 ▲상생과 통합으로, 분야별로 단계별 추진 과제가 제시됐다. 수립된 계획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주민참여형 거버넌스인 ‘전주에너지전환시민포럼’을 운영했다.
에너지 계획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전주시는 민간분야 실행사업 컨트롤 타워인 ‘에너지 센터’를 건립·운영할 예정이다. 에너지 센터는 지역에너지 계획의 민간분야 사업을 총괄하며 교육, 홍보, 네트워크 구축, 보급 지원 관리 등을 맡게 된다.
나눔을 실천하는 ‘전기저금통’
강원도의 우리집 전기저금통은 강원도민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국민DR형 에너지 서비스다. DR은 소비자가 아낀 전기를 전력시장에 판매하는 소규모 수요자원 거래 시스템이다. 가정 내 전기 사용량을 측정하기 위해 IoT 에너지미터를 설치하고 사용자는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에너지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참여 가정에 매주 한 번씩 에너지 절감 실천 미션을 전달해 전기 사용을 줄이도록 유도하고, 목표를 달성할 경우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제공한다. 포인트로 취약계층을 위한 기부도 할 수 있다.
우리집 전기저금통은 2018년 시범사업을 거쳐 2019년 4월, 춘천과 원주시 2,000 가구를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사업비는 2019년 연말까지 총 3억 2백만 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우리집 전기저금통의 목표는 일방적으로 에너지 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민들을 에너지 경제에서 당당한 생산주체인 프로슈머로 육성하고 종합적인 에너지 컨설팅을 제공해 절약 문화를 확대하는 것이다.
에너지 효율 높이는 ‘제로에너지건축물’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및 운영기관으로 지정된 한국에너지공단의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제도 확산사업도 소개되어 있다. 2014년 제로에너지건축물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2017년 1월에 도입됐으며, 도입 이후 2019년 7월 현재까지 총 62건의 건물이 인증을 받았다.
‘제로에너지건축물’이란, 단열 성능을 극대화해 건축물 에너지 부하를 최소화하고,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건물 에너지 소요량을 최소화한 건축물을 뜻한다. 한번 짓고 나면 최소 30년 이상 유지되는 건축물은 초기에 에너지 성능을 높일 경우 에너지 효율, 경제성, 환경 측면에서 그 효과가 장기간 지속된다.
수익환원으로 주민수용성 높여
그 밖에 농촌경제에 주민참여형 에너지농장사업을 추진해 신재생에너지 보급 활성화를 꾀하고 있는 경남 함양을 비롯해 주택 태양광 보급 등 지역 특성에 맞는 분산형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는 다양한 지자체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농어촌에서는 태양광 설치 문제가 주민갈등 요인이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주민들에게 수익을 환원함으로써 주민수용성 문제를 풀어가고 있는 지자체도 있다. 김해시는 태양광 발전사업으로 발생한 수익금을 공공기관 태양광발전시설 설치와 지역에너지 지원사업, LED등 교체에 우선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소외계층이 에너지 복지를 누릴 수 있도록 경로당, 임대주택 태양광 설치 사업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또 ▲부산시의 클린에너지학교 ▲농가와 기업간 협업으로 온실가스 감축 협약을 체결한 한국서부발전 ▲생활폐기물 소각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회수해 재생에너지로 생산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인천시 ▲소각장과 보일러를 대신하는 청정에너지 연료전지 발전소를 구축하는 부산시 ▲기업의 에너지 시스템을 무료로 진단해 주는 사례 등이 소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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