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고효율조명기기 감사 결과 37%가 불량품 감사원 조사에 따르면 불량제품이 마치 고효율 제품인 것처럼 보급ㆍ설치되고 있어 정책효과를 거두지 못한 채 예산만 낭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에너지이용합리화 정책의 하나로 1999년부터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정부투자기관 등 공공기관에서 고효율조명기기를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2001년에는 '전력산업기반조성기금'을 신설해 고효율조명기기를 설치하는 경우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고효율조명기기 보급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감사원은 고효율조명기기 보급사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한국전력공사와 에너지관리공단에서 2004년부터 2007년 9월까지 처리한 고효율조명기기 보급사업 추진실태를 감사했고, 2007년 8월 23일부터 9월 6일까지 서울시 교육청 등을 대상으로 자료수집과 예비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예비조사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토대로 감사요원 14명을 투입하여 2007년 10월 1일부터 31일까지 20일간 현장확인 감사를 했으며, 2008년 5월 8일 감사위원회 의결로 감사결과를 최종적으로 확정했다. 이번 감사에서는 ▲ 불량 고효율조명기기 유통 및 설치 실태 조사 ▲ 계약 및 검수의 적정 여부와 관련 비리 조사 ▲ 고효율조명기기 인증 사후관리제도 및 관련 업무처리 적정성 점검 ▲ 고효율 증지 부당사용, 인증취소제품 판매 조사 ▲ 생산ㆍ운전자금 융자추천 등 생산지원 적정성 점검 ▲ 설치지원금 청구ㆍ수령 등 설치지원 적정성 점검 등 고효율조명기기 유통 및 구매, 인증 및 사후관리, 생산 및 보급지원 등 3개 분야로 나누어 감사했다. 불량 고효율조명기기 다량 구매 설치 감사원은 2004년 1월 1일부터 2006년 12월 31일까지 총 1555개 공공기관에서 계약건별ㆍ모델별로 1개씩 총 1669개 시료를 채취하여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제품 인증 시 촬영한 <그림 1>처럼 육안으로 비교 확인한 후, 인증제품과 다른 것으로 분류한 997개 제품을 한국산업기술시험원 및 한국전기전자시험연구원 등 지정시험기관 2곳에 제품검사(부품검사)를 의뢰했다.
[그림 1] 안정기 주요 부품 및 기능(자료: 에너지 관리공단)
제품검사 결과 627개 제품이 인증제품과 달리 Y-콘덴서, 바리스터, 라인필터, 전해콘덴서, SCR 등 주요부품과 회로(구동방식) 등이 변경되어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이를 누락ㆍ변경된 주요 부품별로 보면 <표 3>과 같이 전체 1186건 부품변경 중 회로변경이 576건(48.6%)으로 가장 많았고, 라인필터 누락 253건(21.3%), Y-콘덴서 변경 209건(17.6%) 등의 순이었다. 또한 이를 업체별ㆍ모델별로 분류하면 28개 업체 59개 모델로, 그 중 2007년 11월 27일 감사 시 16개 업체 26개 모델은 인증 유효기간이 만료 또는 취소된 상태이며 나머지 22개 업체 22개 모델은 인증 유효기간이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위 통계에 따르면 1555개 공공기관에서 1340건의 계약을 통해 구매ㆍ설치한 고효율안정기 중 <표 4>와 같이 41개 기관(673개 교육기관은 구 교육인적자원부 1개 기관으로 처리)에서 559건의 계약을 통해 구매ㆍ설치한 고효율안정기(계약건별ㆍ모델별로 627개 제품, 해당 제품수량 56,1531개)가 불량 제품으로 추정된다. 감사원은 고효율조명기기 생산업체에서 안정기 주요 부품을 누락 또는 변경한 불량 제품을 다량 생산하여 공공기관에 납품했고, 각급 공공기관은 안정기 외부에 표시된 고효율 마크만을 보고 이를 정상제품으로 구매ㆍ설치했다고 판단, 41개 기관에 대해 "인증제품과 같은 고효율안정기로 교체하는 방안 등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구매계약 및 공사감독 부적정 감사원은 고효율조명기기 구매계약, 공사감독 관련 공무원들의 향응 및 금품수수 등 비위행위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조달청 공업주사 A씨는 고효율조명기기 계약체결업무와 관련해 모(某) 조합 계약업무 담당 과장 B씨로부터 조달물량이 관변단체로 배정되지 않도록 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총 4회에 걸쳐 200만 원 상당의 향응 및 물품을 받았다. 또한 서울시 모(某) 교육청 소속 C씨는 4개 업체로부터 각종 공사 발주 및 감독 시 업무 편의 제공 대가로 총 250만 원 상당의 금품 및 향응을 받았다. 사후관리 부적정 감사원은 에너지관리공단 D씨 등 5명에 대해 고효율조명기기 사후관리 결과 불합격품을 애초 제품과 다른 제품으로 재시험한 후 합격처리하거나 제품검사에 불합격되어 인증 취소된 모델을 편법으로 재인증하는 등 사후 관리 부실 및 업무태만으로 징계를 요구했다. 에너지관리공단은 2005년 8월 고효율조명기기 사후관리 대상으로 총 70개 인증업체 중 16개 업체를 선정하면서 전년도 판매량 상위 16위 내에 있는 업체 중 9개 업체를 제외했고, 221개 인증모델 중 5개 모델을 선정하면서 전년도 판매실적이 전혀 없는 14개 모델을 사후관리대상으로 선정했다. 또한 2006년 7월 사후관리 대상으로 총 63개 인증업체 중 28개 업체를 선정하면서 전년도 판매량 상위 20개 업체 중 8개 업체를 제외했고, 221개 인증 모델 중 68개 모델을 선정하면서 전년도 생산량이 전혀 없는 14개 모델을 사후관리 대상으로 선정하는 등 합리적인 기준 없이 사후관리 대상 업체와 모델을 선정했다. 그 결과 생산ㆍ유통량이 많은 업체 및 모델이 사후관리 대상에서 제외된 반면, 생산ㆍ유통량이 전혀 없는 모델이 사후관리 대상에 포함되는 등 불량품 예방을 위한 사후관리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품질 및 모델 관리 부적정 2007년 10월 감사 시 63개 고효율안정기 인증업체 중 최근 2년간 제품생산ㆍ판매량 상위 20개 업체의 검사장비 보유 현황을 표본 조사한 결과, 주요 검사장비 5종 모두를 갖춘 업체는 단 1개밖에 없었다. 또한 고효율안정기의 가장 중요한 성능기준인 비교효율을 측정하는 구형 광속계를 보유한 업체는 20개 업체 중 4개 업체에 불과하여 자체 품질관리를 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시험기관에 주기적으로 시험을 의뢰하는 업체는 한 업체도 없어 고효율조명기기(안정기) 인증업체의 자체적인 품질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에너지관리공단은 안정기 제조업체 또는 수입업체로부터 효율관리기자재 신고를 받아 관리하면서 업체가 신청하는 모델명의 중복 여부를 검토하지 않고 그대로 인증했다. 그 결과 14개 업체 19개 모델은 같은 모델에 2개 이상의 다른 소비효율 등급을 부여하는 등 고효율(2등급 이상)과 그렇지 않은 제품이 동시에 생산ㆍ유통되고 있다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전력기반기금 증지 발행 및 관리 업무 부적정 한국전력공사 전력기반조성사업센터는 고효율조명기기 인증제품에 전력산업기반기금 지원대상임을 표시하는 증지 발행ㆍ관리 업무를 2001년부터 사단법인 고효율조명기기제조협회에 위임하고 있다. 국무조정실 '유사행정규제 정비지침'에 따르면 정부 업무를 위탁받아 처리하는 협회 등에서는 회비납부를 강제해서는 안 되며, 정부위탁사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수수료를 징수할 때는 법적인 근거가 필요하다. 그러나 고효율조명기기제조협회는 증지발행 수수료 명목으로 고효율 조명기기 제조업체로부터 회원사는 증지 1매당 50원, 비회원사는 1매당 100원을 징수하여 2005년부터 2006년까지 총 징수액 10억 1,081만여 원 중 1억 4,378만여 원만 증지제조 비용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8억 6,703만여 원을 협회장 활동비(월 300만 원)로 사용하는 등 방만하게 집행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더욱이 2005년 경우 발행된 증지 8562천 매 중 3731천 매(43.6%)에만 기금이 지원됐으며 2006년에는 발행된 증지 7864천 매 중 4215천 매(53.6%)에만 기금이 지원됐다고 감사원은 덧붙였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한국전력공사에 증지발행관련 비용을 전력산업기금에 반영하여 지원대상 인정표시 증지발행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글_백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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