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망의 강건도 약화에 대응하는 그리드포밍 기술 적용 필요
과거 전력계통은 동기발전기가 풍부한 강계통의 특징을 가지는 반면, 미래 전력계통은 동기발전기 자원의 감소로 전력망의 전압 및 주파수를 유지할 자원이 부족한 약계통의 특징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 전력망의 안정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동기조상기와 같은 검증된 물리적 설비를 도입하고, 장기적으로는 인버터 기반 자원에 대한 그리드포밍 기술의 적용을 통해 전력망의 강건도 약화에 대응해야 한다.
정리 편집부
참조 한전 전기연구원 외


재생에너지 전원의 가장 큰 특징은 인버터를 통해 전력망과 연계된다는 것으로, 이는 동기발전기가 주요 전원이었던 과거의 전력망과 다른 차별점이다. 동기발전기는 일반적으로 전압 유지능력이 뛰어나고 자체 관성으로 주파수 변동을 억제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과거 전력계통은 동기발전기가 풍부한 강계통(Strong Grid)의 특징을 가지는 반면, 미래 전력계통은 동기발전기 자원의 감소로 전력망의 전압 및 주파수를 유지할 자원이 부족한 약계통(Weak Grid)의 특징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새로운 형태의 복합적인 전압 불안정 문제를 야기하며, 전력망의 신뢰도를 위협하는 새로운 도전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IBR 중심의 약한 전력망으로의 전환
「제11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이하 전기본)에 따르면, 국내 전력망의 공급구조는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전통적인 동기발전기인 원자력, 석탄, LNG의 설비용량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반면, 태양광·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의 설비용량 비중은 지속적으로 확대된다.
’23년 재생에너지 전원의 설비용량 비중은 21% 수준에 그쳤는데, ’38년의 비중은 48.1%까지 확대된다. 발전량 비중 역시 ’23년 8.4%에서 ’38년 29%까지 증가하게 된다. 최근 정부의 에너지 전환 의지로 미루어볼 때, 이 같은 변화는 더 빠르고 급진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우리나라 전력망의 전원 구성이 <인버터 기반 자원(IBR)> 중심의 약한 전력망으로 전환되어감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송전망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생에너지 발전원은 일조량과 바람이 풍부한 호남과 영남 지역에 편증되어 건설되는 반면, 전력수요는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과거에는 수도권의 전력공급을 위해 동해안 및 서해안에 대규모 발전단지를 건설해 수도권 융통선로를 통해 수전했다.
앞으로는 수도권-서해안-호남권(영남권) 사이의 전력유통이 더 증가할 것이고, 이러한 대규모 융통조류를 감당하기 위한 새로운 송전망 건설이 필요하다. 그러나 사회적 반대로 전력망의 적기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어, 기존 전력망의 활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HVDC(초고압 직류 송전망)나 FACTS(유연 송전시스템)의 도입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우리나라의 송전망에서 IBR 전력설비 비중이 지속적으로 확대됨을 의미한다.
수요 측면에서도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클러스터, 수전해 설비와 같은 새로운 유형의 대규모 IBR 부하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센터 부하는 기존에 수동적으로 전력을 수전 및 소비하던 부하들과는 상이한 특징을 가진다. 가장 큰 변화요인 중 하나는 ‘급격한 변동성’이다. AI 데이터센터는 학습 또는 서비스의 수준에 따라 연산을 수행하게 되어 전력소비량이 급증하거나 급감하는 경향을 보인다. 뿐만 아니라 상시 소비하는 전력부하 역시 변동성이 극심하다.
또한 민감한 서버 부하를 보호하기 위해 전력망의 전압이나 주파수가 설정 범위를 벗어나 버릴 경우 자체 UPS(무정전전원장치)를 통해 즉시 계통에서 분리될 가능성도 있다. 이와 같은 부하의 변동성은 전력계통의 새로운 외란 또는 진동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항시 연계되어 있는 UPS 인버터와 예기치 못한 진동 등 불안정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


재생e 전원 비중 높으면 강건도 낮아
전력망의 ‘강건도(Robustness)’는 동일한 외란에 대해 전압과 위상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능력으로, 단락용량(Short Circuit Level, SCL)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단락용량은 고정전류의 크기에 비례한다. 단락용량이 크다는 건 해당 지점의 테브난 임피던스가 작다는 의미이고, 전압원과 전기적 거리가 짧아 외란에 대해 전압과 위상각이 잘 유지되는 특징을 가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IBR 전원은 전력계통에서 전류원과 같은 동작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단락용량에 거의 기여하지 못하게 된다. 즉, 재생에너지 전원의 비중이 높은 전력망은 전압원 역할을 수행하는 동기발전기 운전 대수가 적어서 강건도가 낮은 계통이 될 가능성이 높다.
강건도가 높은 계통은 전력망의 외란에 대하여 전압과 위상각이 일정한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즉, 강건도가 낮은 계통은 전력망의 외란에 대해 전압과 위상각이 크게 변동하는 계통이 된다는 의미이며, 이러한 약한 계통에 IBR이 연계될 경우 전력망에 새로운 외란을 만들 우려가 있다.
일반적인 IBR 제어기는 연계점 전압을 기준으로 유·무효전력이 변하는데, 이로 인해 전력망의 전압과 위상각도 변동된다. 이 변동이 IBR 제어기가 상정했던 변화폭을 초과하게 될 경우, 제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유·무효전력 출력을 다시 변경하는 외란을 만들게 된다. 이 과정이 극단적으로 반복될 경우, 전력망의 진동이 지속 또는 증폭되는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전력망 강건도 약화에 대응책 마련 필요
약계통으로 인한 전력망의 불안정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전력망 구조 및 동특성의 변화로 인한 고장 원단의 전압강하, 전력망의 약화로 인한 IBR의 제어 불안정 등이 대표적인 불안정 케이스다. 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전력망 불안정은 전압 이상의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전압 검토를 통해 약계통으로 인한 문제점들을 파악할 수 있다.
▶원거리 고장으로 인한 연쇄적 전압 불안정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약계통 환경에서 나타날 수 있는 새로운 현상 중 하나는 원격지에 대한 고장 파급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동해안 765kV 신가평-강원 2회선 고장 모의를 수행할 때 호남권의 불안정이 발생했던 현상을 들 수 있다. 서해안-호남권 사이의 융통선로 신설 이전, 호남지역 재생에너지 전원의 비중확대 및 해당 지역의 강건도가 낮은 상태에서 발생했다. 해당 케이스를 모의한 결과, 동해안 고장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영향을 받는 한울원전은 안정한 상태로 돌아오지만, 원단에 위치한 한빛원전에는 위상각이 발산했다. 전압 또한 고장점 인근인 신영주변전소 등의 전압은 정상적인 수준으로 복구되었던 것에 반해, 호남권과 서해안을 연계하는 신옥천 등의 변전소 전압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이와 같은 변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지역 내 부하의 크기는 전압에 따라 변동되나, 재생에너지 전원의 출력은 계통의 상황과 무관하게 일정하게 유지되기 때문이다. 호남권의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수도권 등 인근 지역으로 전송되는 상황에서 호남지역의 전압이 떨어지게 될 경우, 지역 내 부하는 감소하지만 발전량은 일정하게 유지되므로 발전량 잉여가 증가하게 된다. 이는 지역 간 융통조류의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①전압강하를 막기 위해 대규모 STATCOM을 계통에 투입하는 것과 ②호남권의 재생에너지 전원을 GFM(그리드포밍)으로 전환하여 전력망의 전압유지 능력을 부여하는 것이다. 두 방법 모두 전력망의 불안정을 해소할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
▶강건도 부족으로 인한 IBR 불안정
동해안의 원전 및 석탄발전소로부터 생산된 대규모 전력을 수도권으로 전송하기 위해 4GW급 전류형 HVDC 2기가 도입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전력망 융통에 대한 문제는 해소되었으나, 수도권 지역에서 해당 HVDC를 정상 운영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강건도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수도권은 ‘Must-run’ 발전기가 운전 중인 경우가 많아 강건도가 충분하다. 그러나 ‘Must-run’을 일부 정지할 경우, HVDC가 적정한 운전점을 유지하지 못하고 전압이 급격히 동요하거나 고장 시에 적정 전압으로 회복하지 못하는 특징을 보인다.
이 문제에 대한 해소방안은 변환소에 동기조상기를 보상하여 단락용량을 확보하는 것이다. 다른 대안은 수도권의 재생에너지 전원을 GFM으로 전환하는 방식이 있다. GFM만으로는 필요한 단락용량을 모두 확보할 수 없지만, 동기조상기 보상량 감소를 통해 전력망 보강비용을 일부 절감할 수 있다.
미래 전력망의 안정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송배전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전력망의 신규 건설은 쉽지 않을 것이며, 전력망에 연계하고자 하는 재생에너지 발전단지 및 데이터센터와 같은 첨단부하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같은 변화를 송전망이 모두 감당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송전망 투자비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동기조상기와 같은 검증된 물리적 설비를 도입하되, 장기적으로는 IBR 자원에 대한 GFM 기술의 적용을 통해 전력망의 강건도 약화에 대응해야 할 것이다.
ⓒ 월간전기 & energ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
GS글로벌, 美 텍사스주 휴스턴에 신규지사 개소
GS글로벌, 美 텍사스주 휴스턴에 신규지사 개소 에너지 및 인프라 시장 공략 위한 영업 대폭 강화 GS글로벌은 8월 11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휴스턴의 주요 상업지구인 업타운(Uptown)에서 휴스턴지사 개소식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이경은 주휴스턴 대한민국 총영사를 비롯해 Jindal USA 등 주요 고객사, 포스코, 현대... -
하이멕, 일본 현지법인 ‘HIMEC Japan’ 출범
하이멕, 일본 현지법인 ‘HIMEC Japan’ 출범 일본 데이터센터·스마트빌딩 사업 본격 추진 통합 엔지니어링 전문기업 하이멕(HIMEC)이 일본 도쿄도 미나토구 신바시에 100% 출자 현지법인 ‘HIMEC Japan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일본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하이멕은 8월 7일 HIMEC Japan 사무소에서 법인 설립과 사무소 ... -
포스코그룹, 브라질과 희토류 공급망 강화한다
포스코그룹, 브라질과 희토류 공급망 강화한다 현지기업 ‘메테오릭 리소시스’와 MOU 체결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7월 28일, 브라질 상파울루 그랜드 하얏트 뱅가르다홀에서 현지 희토류 개발기업 메테오릭 리소시스(Meteoric Resources)와 희토류 원료의 안정적인 조달 및 공급망 구축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 -
한화큐셀, 메타 PPA 기반 200MW 태양광 사업 수주
한화큐셀, 메타 PPA 기반 200MW 태양광 사업 수주 젤레스트라 에너지와 모듈 32만장 공급 및 EPC 계약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이하 한화큐셀)은 미국 재생에너지 개발사 젤레스트라 에너지(Zelestra Energy)와 인디애나주 깁슨(Gibson) 카운티에 들어설 20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에 약 32만 장의 모듈을 공급하고 EPC... -
STX엔진, 1만9000TEU 컨테이너선 엔진 첫 수출
STX엔진, 1만9000TEU 컨테이너선 엔진 첫 수출 덴마크 머스크의 컨테이너선에 친환경 엔진 공급 STX엔진이 글로벌 해운 최대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MAERSK)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프로젝트에 친환경 엔진을 공급하며 성공적인 첫 해외 시장 진출을 알렸다. STX엔진은 지난 7월 말, 중국 NTS조선소와 1만9000TEU... -
효성重, 브라질에 500kV 초고압변압기 6대 공급
효성重, 브라질에 500kV 초고압변압기 6대 공급 ‘포즈 두 아레이아’ 수력발전소에 사용 예정 효성중공업은 지난 7월 말, 브라질 수력·발전설비 전문기업 안드리츠 하이드로(Andritz Hydro LTDA)로부터 500kV 초고압변압기 6대를 수주하면서 브라질 수력발전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이번에 공급되는 초고압변압기는 브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