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열어갈 신소재
카본닷 발광 특성 규명, 그래핀 퀀텀닷 입증
디스플레이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플레서블 OLED’ 기술이 등장하면서 휴대폰 시장에 새로운 양상을 만들고 있다. 이외에도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나 투’명 OLED’ 등 다양한 기술들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특히, 삼성이 발표한 ‘초고해상도 VR패널’과 같은 가상현실용 디스플레이 기술은 다시 입체 영상의 바람을 불어올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이런 괄목할 만한 기술의 발전에도 신기술에 대한 도전은 끊임이 없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팀은 청색과 적색 발광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고 혼합색까지 구현할 수 있는 단일 형광체인 발광 카본닷의 원리를 규명했다. 그리고 울산과학기술원(UNIST)의 연구팀은 그래핀·질화붕소 경계에서 청색 발광을 발견해 LED 신소재로서의 가능성을 열었다.
글 강창대 기자 | 자료 한국과학기술원, 울산과학기술원
차세대 발광 물질인 이중 발광 카본닷(carbon-dot)의 농도 의존성 발광 특성의 변화 메커니즘의 규명은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김도현 교수 연구팀에 의해 이루어졌다. 카본닷은 탄소 기반의 발광 물질로 풍부한 원료와 낮은 독성 등 환경 친화적인 장점 때문에 기존의 유기 발광체, 양자점(퀀텀닷)을 대체할 수 있는 물질로 부상하고 있다.
11월 5일 KAIST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연구팀은 청색과 적색을 이중으로 발광하는 카본닷을 합성한 후, 농도에 따른 발광 특성 변화를 관찰해 카본닷 발광 소스간 상호작용에 따른 현상을 분석했다. 이 연구는 카본닷의 발광 특성 제어는 물론 이론적 이해를 가능케 함으로써 이중 발광 카본닷의 복잡한 발광 특성 해석에 새로운 근거를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았다.1) 카본닷은 다양한 발광 준위 에너지를 동시에 갖기 때문에 다색발광이 가능하며 농도 변화에 따른 발광 특성 변화를 보인다. 이 같은 특성은 기존 발광 물질인 유기 발광체, 양자점과는 구별되는 카본닷만이 지닌 독자적이고 유용한 특성이라고 한다. 최근 들어 다양한 분야에 카본닷의 발광 특성을 이용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백색광 및 광학 센서 분야에서 다색발광은 하나의 형광체만으로도 장치 구현이 가능하고 레퍼런스 신호를 제공해 센서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카본닷 다색발광의 구현과 제어가 중요한 연구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중 발광을 보이는 카본닷이 농도에 따라 발광 특성이 변화하는 모습
미경 사진을 통해 용매 특성이 수소 결합 가능 여부와 상관없이 카본닷의 입자 간 거리 변화를 유발해 발광 특성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센싱 등에 응용 가능함을 입증
카본닷은 다색발광과 농도 변화에 따라 다양한 발광 특성을 보이지만 매우 드물게 만들어진다는 게 약점이다. 또 복수의 발광 소스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으로 인해 카본닷의 다색발광과 농도 변화에 따른 다양한 발광 메커니즘을 규명한 연구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해결을 위해 청색·적색 이중 발광 카본닷을 합성해 카본닷의 입자 간 거리가 카본닷 발광 특성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밝히는 연구를 진행했다.
기존의 농도 변화에 따른 카본닷의 발광 특성 변화를 용매 의존 발색 현상에 빗대 수소 결합 영향에 의한 현상으로 해석한 사례가 있지만, 김 교수 연구팀은 카본닷 발광 현상의 농도 의존성이 수소 결합과는 상관없이 입자 간 거리에 의해 제어되는 현상일 수 있다는 가능성에 주목했다. 연구팀이 농도 변화에 따른 카본닷의 이중 발광 특성의 변화를 관찰한 결과, 임계 농도에서 적색 발광에 가장 적합한 입자 간 거리를 형성하고, 이 농도를 전후로 청색 발광이 강해지면서 카본닷의 농도별 이중 발광 특성이 변화하는 현상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를 기반으로 분광 분석을 통해 이중 발광의 청색 및 적색의 두 발광 소스를 각각 표면 작용기와 코어의 결합구조로 구분해 농도 변화에 따라 각 발광 소스의 이중 발광에 대한 기여도가 변화한다는 구체적인 설명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특히 고농도 영역에서 두 발광 소스의 상호작용에 대한 메커니즘 제시를 통해 입자 간 거리 변화 때문에 이중 발광 특성이 제어된다는 결과를 얻었다. 연구팀이 합성한 이중 발광 카본닷은 단일 형광체로서 청색과 적색 발광을 동시 구현할 수 있고, 특성 제어가 가능함에 따라 혼합색 구현은 물론 색 변화에 의한 센싱에 사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또 이중 발광 카본닷의 농도 조절을 통해 순수한 백색에 근접한 백색 LED 구현에도 성공하는 한편, [pH]에 따른 청색·적색의 상대적 발광 세기 변화를 통해 [pH] 추정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로써 기존에 제시됐던 카본닷이 고도화된 기능성을 가진 발광체로써 사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이번 연구를 통해 입증하게 됐다
‘그래핀 퀀텀닷’ 디스플레이 시대 열릴까?
UNIST 화학과의 신현석 교수팀은 그래핀과 ‘화이트 그래핀’으로 불리는 육방정계 질화붕소 경계면에서 청색 발광 현상을 최초로 발견했다.2) ‘그래핀 퀀텀닷’을 이용한 유연 발광소자 제작에도 성공해 그래핀의 디스플레이 광원으로서의 잠재력을 선보였다. 연구팀은 경계면의 밀도(발광 강도)를 높이기 위해 20 ㎚(0-9 m) 이하의 그래핀이 배열된 질화붕소 막을 쌓는 방식을 썼다.
그래핀과 질화붕소 계면의 청색 발광 특성
그래핀과 질화붕소 계면의 청색 발광 원인 규명그래핀은 탄소 원자가 6각형 모양으로 이어진 얇은 막이다. 얇지만 강하고, 유연할 뿐만 아니라, 열과 전기의 전도도까지 높아 꿈의 물질로 불린다. 이 때문에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그래핀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하지만 그래핀이 색상을 구현하는 디스플레이 소자 발광물질로 연구된 적은 드물다. 금속처럼 ‘에너지 띠 틈’(energy bandgap)이 없는 그래핀의 독특한 물리적 특성 때문이다. 에너지 띠 틈 크기가 물질이 내는 빛 색깔을 결정하는데 그래핀은 에너지 띠 틈이 아예 없다.
신 교수팀은 그래핀과 육방정계 질화붕소 계면에서 푸른빛 나오는 현상 발견하고 이를 응용한 발광소자(광원)를 제작했다. 연구팀은 20 ㎚ 이하의 그래핀 입자(그래핀 퀀텀닷)가 심어진 질화붕소 막을 수직으로 쌓아 발광 강도를 높였다. 그래핀뿐만 아니라 그래핀과 육방정계 질화붕소도 유연한 소재라 접히거나 굽혀지는 디스플레이 소자를 만들 수 있다.
제1저자인 김광우 UNIST 박사는 “그동안 이론적으로만 존재 가능성이 점쳐졌던 두 물질 계면의 발광 현상을 처음으로 발견했다”며 “유사한 결정 구조를 갖는 그래핀과 육방정계 질화붕소로 이뤄진 2차원 물질 복합체를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던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발광현상의 원인도 찾아냈다. 원래 반듯한 육각형 모양이던 두 물질의 구조가 경계면에서 5각형, 7각형 모양으로 바뀐 전자현미경 관찰 결과를 토대로 물질 내 전자의 에너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전자(전하)가 경계면에 집중되면서 새로운 에너지 준위가 만들어진 것이 발광 현상의 원인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신 교수는 “이 연구는 전도체인 그래핀과 부도체(절연체)인 질화붕소의 계면이 광원소재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이러한 2차원 복합체 기반의 광센서나 LED와 같은 광전자소자를 구현함으로써 유연 디스플레이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연구”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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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 학술지 <피지컬 케미스트리 케미컬 피직스>(Physical Chemistry Chemical Physics, PCCP) 9월 22권 36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논문명 : Interparticle distance as a key factor for controlling the dual-emission properties of carbon dots)
2)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10월 23일자 온라인에 공개됐다. 연구 지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략과제, 기초연구실지원사업, 글로벌프런티어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논문명: Blue Emission at Atomically Sharp 1D Heterojunctions between Graphene and h-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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