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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 활용범위 광법위한 유기 태양전지 기술

  • 김경한 기자
  • 입력 2018.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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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범위 광범위한 유기 태양전지 기술
고유연성 및 고효율성 동시 확보하며 상용화 근접


기존의 태양전지가 평면적이고 단순한 형태로 인해 활용범위가 제한적인 반면, 유기 태양전지는 가볍고 잘 휘어지는 특성 덕분에 웨어러블 기기나 건물 유리창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유기 태양전지가 전기적 특성을 얻기 위해서는 플라스틱 기판 위에서도 높은 열처리 과정이 필요하고, 이 태양전지의 투명전극은 쉽게 깨질 수 있어 실제로 접으면 파손될 가능성이 높다. KIST와 UNIST 연구진은 이런 장애요인들을 극복할 수 있는 기술들을 개발해 유기 태양전지 상용화의 길을 한층 앞당기고 있다.


정리 김경한 기자│자료 KIST, UNIST


유기 태양전지는 저온공정을 기반으로 제작해야 고효율의 태양전지 구현이 가능하지만, 전기적 특성을 갖추기 위해선 고온의 열처리가 필요하다는 아이러니한 측면이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손해정 책임연구원팀은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해 전기적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저온 프린팅 공정이 가능한 고효율의 유연한 유기 태양전지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한편, 울산과학기술원(UNIST) 양창덕 교수 연구팀은 100번 접었다 펴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유기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유기 태양전지 내에서 태양빛을 받아 전자의 흐름을 만드는 광활성층의 구성요소인 고분자 물질을 개선시켜 기존보다 월등한 신축성을 보이면서도 90% 이상의 광전효율을 유지하는 고유연성의 유기 태양전지를 제작했다.


저온 프린팅 공정이 가능한 신소재 개발
플라스틱 기반의 고효율 유연 태양전지 구현

유기 태양전지는 프린팅 공정을 이용해 제작하는 가장 대표적인 태양전지로, 소재 특성상의 장점 덕분에 가볍고 유연한 태양전지 구현에 가장 적합하다고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높은 전기적 특성을 얻기 위해서는 제작과정에서 높은 열처리 과정을 필요로 한다. 특히 광활성층에 쓰이는 고결정 고분자는 전기적 특성은 좋으나, 이를 위해서는 박막 형성 후 열처리 공정을 필요로 하므로 PET와 같은 플라스틱 기판 위에 유연 태양전지 소자를 구현하기는 쉽지 않은 문제가 존재한다. 따라서 이들 고분자를 이용한 유기 태양전지는 유리 기판 위 제작 시에는 태양전지 효율이 높으나 플라스틱 기판 위에서는 큰 효율 감소를 보인다. 학계에서는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열처리 없이 저온공정만으로 고효율 태양전지 구현이 가능한 고분자 소자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이런 가운데 KIST 광전하이브리드연구센터 손해정 책임연구원팀은 저온 프린팅 공정이 가능한 고성능 고분자 신소재를 개발했으며, 이를 태양전지의 광활성층 소재로 사용해 플라스틱(PET) 기판 위에 고효율의 유연한 유기태양전지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그림 1].
[그림 1] 플라스틱 기반 유연 유기태양전지 소자 특성 및 제작된 소자(좌) 및 플라스틱 기반 유연 유기태양전지 모듈(우)

손해정 책임연구원팀은 기존 고분자 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신규 전도성 고분자를 개발해 태양전지의 광활성층 소재로 이용했다. 이 고분자는 기존 고결정성 고분자에 비해 결정성은 낮지만 오히려 광활성층 내 전하의 생성과 운반에 유리한 특성을 지닌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 고분자가 고결정성을 갖기 위해서는 160°C 이상의 높은 온도에서 열처리 공정이 필요한 반면, 이번에 개발된 고분자는 이러한 열처리 공정을 거치지 않아도 높은 효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KIST 연구팀은 고결정성 고분자에서 화학구조의 규칙성을 낮춰 새롭게 합성했다. 이 고분자 신소재는 고분자가 광활성층 내 n-형 소재와 잘 섞이게 하고, 이는 고분자가 우수한 전기적 특성을 가지게 하는 특성이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플라스틱 기판 위에 태양전지를 제작할 경우, 기존 고분자는 태양전지 효율 저하를 보였으나 신규 고분자는 열처리가 필요 없으며 상대적으로 유리 기판 위에 제작된 소자와 비슷한 효율을 유지했다. 구체적으로는 신규 고분자를 이용한 플라스틱 기반 유연 유기 태양전지가 기존 고분자를 이용한 소자에 비해 40% 가량의 효율 향상을 보였으며, 최고 10.02%까지의 높은 광전변환효율을 기록했다. 이러한 성능은 플라스틱 기반 유연 유기 태양전지 소자 중 최고 수준의 결과다.

손해정 박사(책임연구원)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한 유기 태양전지 고분자 소재는 태양전지 공정 과정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플라스틱 기반의 고효율 유연 태양전지 구현에 중요한 기여를 한 연구”라며 “향후 유기 태양전지의 상용화를 위한 소재 개발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개발된 신규 고분자의 후속 연구로 프린팅 공정을 이용한 유연 유기태양전지 모듈을 제작하고 있으며, 향후 건물 창호나 아웃도어 제품에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에너지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어리얼(Advanced Energy Materials)’ 최신호에 게재됐으며, 표지논문(Inside cover)으로 선정·발행될 예정이다.


고무처럼 늘어나는 실리콘 계열 고분자 활용
100번 접어도 안정적인 유기 태양전지 개발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양창덕 교수팀은 100번을 접었다 펴도 효율 90%까지 유지할 수 있는 고유연성 유기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기존에 발표된 유기 태양전지는 태양빛을 직접 흡수해 전류를 만드는 광활성층과 기판이 되는 ITO(인듐 주석산화물) 투명전극이 쉽게 깨질 수 있다. 따라서 실제로 접거나 구기면 파손되거나 효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었다.

이에 반해 양창덕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기존 유기 태양전지의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유연성을 높이는 방법을 찾았다[그림 2].
[그림 2] 새로운 첨가제 개발을 통한 ‘고유연·고안전성 유기 태양전지 소자’의 성능
왼쪽 그래프 중 원형 점으로 연결된 꺾은선을 보면 굽힘 횟수가 늘어도 효율이 크게 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반면, 기존 유기 태양전지 소자(네모 점으로 연결된 꺾은선)는 굽힘 횟수가 늘어나면 효율이 급격히 떨어진다. 오른쪽 위 그림은 만들어진 태양전지의 유연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아래쪽은 태양전지 소자의 구조다. 

연구팀은 우선 상업적으로 유리한 스타이렌(styrene)에 수소화 규소 첨가 반응을 일으켜 만든 고분자를 유기 태양전지 시스템에 도입해 전기적 물성과 기계적 물성을 분석했다. 특히 자립형 인장 측정법(freestanding tensile test)으로 관찰해 광활성층의 신축성이 증가하는 현상도 해석했다.

양창덕 교수팀은 태양전지에 고유연성을 부여하기 위해 전기적 특성을 결정하는 ‘전자-주개 및 전자-받개물질’과 기계적 물성에 영향을 주는 ‘절연체’의 비호환성을 고려했다. 절연체에 첨가시켜도 전기적 특성이 줄어들지 않아 기존 효율을 유지하면서 광활성층에 적합한 형태를 유지하는 게 필수적이었다. 그 결과 개발한 첨가제 물질은 광활성층에서 고효율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태양전지의 유연성도 높였다. 실제로 이번에 개발한 태양전지는 100번을 굽혔다 펴도 기존의 광전효율이 유지될 정도로 유연성이 확보됐다.


제 1저자로 참여한 산산 첸(ShanShan Chen) 박사는 “광활성층에 다른 물질을 첨가하면 효율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기존 물질에 영향을 주지 않는 첨가제 개발에 중점을 뒀다”며 “상업적으로 많이 쓰이는 스타이렌과 실리콘 고분자 물질의 화학반응을 통해 고무처럼 잘 늘어나는 성질의 고분자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진은 태양전지 박막을 제작해 분자간의 결정성과 나노구조 분석을 진행했다. 포항가속기연구에서 진행된 GIWAXS(Grazing Incidence Wide-Angle X-aray Scattering) 실험을 통해 개발한 첨가제가 박막이 적합한 분자를 쌓고 나노 결정크기를 갖춤과 동시에 상-분리 네트워크를 형성함을 파악했다. 원자힘 및 주사투과전자현미경(atomic force and scanning 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es) 측정을 통해서는 광활성층 물질과 첨가제가 잘 혼재된 상태도 확인했으며, 이에 따라 충전율(fill factor)도 높아짐을 보였다.


개발한 첨가제로 제작한 유기 태양전지는 65.96%의 높은 충전율과 12.40mA/㎠의 광전류를 구현했으며, 최종 광전효율은 6.78%를 달성했다. 기존보다 월등한 신축성도 보이면서 90% 이상의 광전효율을 유지했다.


이번 기술 개발을 총괄한 양창덕 교수는 “휴대할 수 있는 태양전지나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하는 유기 태양전지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며 “향후 고효율·고유연성 유기 태양전지를 위한 소재 합성 지침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연구 내용을 담은 논문은 세계적 권위의 과학저널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10월 첫 호에 실려 출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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