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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2 / 금속 열처리 공정을 ‘무(無)탄소 공정’으로 바꾸는 전기화 기술개발 성공

  • 편집부 기자
  • 입력 2026.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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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열처리 공정을 ‘무(無)탄소 공정’으로 바꾸는 전기화 기술개발 성공
기존 연소식 공정 대비 생산성은 그대로, 온실가스는 98% 저감
에너지연 에너지융합시스템연구단이 자동차, 가전제품에 쓰이는 아연도금 강판 제조 공정 중 금속의 열처리 공정을 화석연료 대신 전기로만 가동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개발된 기술은 철강을 비롯한 에너지 다소비 산업에 두루 적용할 수 있어, 산업 공정의 탄소 저감에 기여할 전망이다.

정리 편집부
자료제공 한국에너지연구원

최근 정부는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공정의 전기화’ 등 산업 공정의 탈탄소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25년 11월에 열린 『제5차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연·원료 탈탄소화, 공정의 전기화, 저탄소 제품 생산 확대를 통해 ’35년까지 산업부문 탄소를 ’18년 대비 최대 31%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철강을 비롯한 에너지 다소비 산업에서는 가열 공정을 전기로 전환하는 기술 확보가 매우 시급한 상황이다.

소둔로에 버너 대신 전기 발열체 적용
아연도금 강판은 철판을 연속으로 흘려보내며 아연을 입히는 《연속용융 아연도금 라인(Continuous Galvanizing Line, CGL) 공정》을 통해 제작된다. 이 과정에서 강판이 잘 구부러지고 쉽게 가공되도록 금속을 가열하고 식히는 ‘소둔(Annealing)’을 거치게 된다. 철강·자동차 강판을 만드는 ‘연속 강판 소둔 공정’은 고온 가열이 필수인데, 그동안 주로 LNG·부생가스를 사용하여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소둔로의 열은 천연가스 등의 화석연료를 태워 공급한다. 즉, 대표적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CO2)와 질소산화물(NOX)이 대량 배출될 수밖에 없는 공정이다. 실제로 아연 제조 공정을 포함한 철강 산업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우리나라 전체 배출량의 15%에 달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후경 박사 연구진은 기존 연소식 소둔로의 버너(Burner) 대신 전기 발열체를 적용함으로써, 화석연료 없이 전력으로만 작동하는 ‘무탄소 소둔 시스템’을 개발했다. 개발된 기술을 상용 공정과 흡사한 환경에서 테스트한 결과, 배기가스 중 CO2와 NOX의 농도를 98% 이상 줄이는 데 성공했다. 

환원가스 없이도 기존 동일 품질 확보 
연구진이 개발한 시스템의 핵심은 ‘가열로 설계 기술’이다. 연구진은 기존 연소식 소둔로의 내화 구조와 강판 이동장치는 그대로 두고, 버너 대신 전기 발열체를 상·하부에 배치했다. 발열체-강판-벽면 사이의 뷰팩터(view factor)를 정밀 계산해 위치별 복사열 유속을 예측하고, 이를 바탕으로 강판 온도 상승 곡선과 폭 방향 온도 편차를 예측하여 목표 온도에서의 균일성을 확보했다.

또한, 강판 이송속도에 따라 전기 발열체 출력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운전 알고리즘을 개발하여 갑작스러운 속도 변화에도 과열 및 저열을 방지했다. 여기에 시운전 데이터를 반영한 보정 기능을 포함하여 공장 현장에서 쉽게 적용되도록 했다. 더불어, 전기식 가열에서도 강판 표면 산화·변형이 발생하지 않도록 가열 속도·분위기 제어 조건을 확보했다. 연소 화염이 없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폭발 및 화재의 위험이 낮았고, 작업환경의 온도와 소음도 개선되었다.

이후 연구진은 동일한 소둔로에서 연소식 가열과 전기식 가열을 운전하며, 가열 속도, 에너지 사용량, 배기가스 성분을 비교 분석해보았다. 그 결과, 전기식 가열에서는 가열부에서 직접 배출되는 CO2와 NOX가 사실상 발생하지 않으며(미량의 CO2는 강판의 산화 방지를 위해 도포되었던 광유 성분이 타고 남은 것이었다), 연소식 대비 가열부 온실가스 배출을 100% 줄일 수 있음을 확인(전력의 탄소배출은 별도)했다. 

또한, 가열 균일도, 강판 표면 온도 편차, 제품 색상·조직 평가를 통해 “수소 등 환원가스 없이도 기존과 같은 강판 품질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결론을 도출해냈다. 개발한 시스템을 적용해 두께 0.49㎜의 강판을 750℃ 환경에서 소둔한 결과, 강판 색상, 조직, 기계적 특성 모두 연소식 소둔로와 동등한 수준임을 확인했다. 반면, CO2와 NOX 배출은 연소식 대비 98% 이상 감소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설비 설계와 운전 조건만 맞추면, 강판의 생산성과 품질을 동일하게 유지하면서도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또한, 전기식 소둔로는 연소식에 들어가는 연료·공기 공급 시스템, 버너, 배기 시스템 없이 운전할 수 있어, 설비 투자비와 설치 규모를 기존 대비 약 40% 줄일 수 있다. 게다가 풍력, 태양광 발전을 비롯한 재생 전력으로 운영하면 진정한 ‘무탄소 열처리 공정’으로 전환할 수 있어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글로벌 환경규제 대응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 산업의 ‘핵심 인프라 기술’될 것 
이번 연구로 “기존 설비 구조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버너를 전기 발열체로 교체한다면, 철강사 입장에서 설비 투자 부담을 줄이면서 단계적 전환이 가능”하고, “신규 설치 시 기존 연소식 시스템보다 더 높은 열효율을 가진 설비로 전환이 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향후 ‘연속용융 아연도금 라인(CGL)’ 외에 ‘연속 열처리로’ 등 유사 공정으로 확대 적용될 경우, 국내 철강 산업의 탄소중립 달성에 핵심 인프라 기술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책임자인 이후경 박사는 “이번 실증은 버너를 전기 발열체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무탄소 가열을 구현할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보여준 사례”라며, “향후 강판 폭·두께·이송 속도에 따라 최적의 발열체 배열을 자동으로 제안하는 AI 기반 설계·운전 기술로 확장해, 국내 철강사의 상업용 설비 실증과 수출까지 연결되는 ‘수출형 무탄소 가열 솔루션’으로 발전시키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에너지 및 열공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어플라이드 써멀 엔지니어링(Applied Thermal Engineering, IF 6.9)》에 지난해 9월 게재됐다. 연구는 산업통상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기술의 실증은 공동 연구를 수행한 ㈜삼우에코 현장에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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