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량 유연 페로브스카이트/CIGS 제작 및 세계 최고 효율 달성
리프트-오프 공정 개발, 전지 성능 향상 원인 발견
CIGS 기반 박막 태양전지는 매우 가벼우며 휘어지는 특성을 가져 곡선 형태의 건물, 자동차, 항공기 등에 활용될 수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초경량 유연 페로브스카이트1)/CIGS 탠덤 태양전지를 제작하고 ‘리프트오프(Lift-off)’ 공정을 개발하여 태양전지의 성능 향상 원인을 규명했다. 이를 통해 제작된 태양전지는 23.64%의 전력생산 효율을 나타내 세계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태양전지는 매우 가볍고 곡선 형태에도 부착될 수 있어 향후 건물, 자동차, 항공기 등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리 편집부
자료제공 KIER


태양광 발전에는 실리콘 기반의 단일 접합 태양전지가 주로 사용된다. 생산 단가가 저렴하고 대량 생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력생산 효율의 한계가 명확하기에, 최근에는 실리콘 태양전지에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접합하고 효율을 높인 ‘탠덤(Tandem) 태양전지’가 주목받고 있다.


재생에너지에 관심 높아지며 태양전지 개발
태양전지의 원리는 태양으로부터 나오는 빛에너지를 광전(光電)효과를 이용하여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것이다. 이러한 태양전지 기술을 최초로 구현한 사람은 1839년 프랑스의 물리학자인 에드몽 베크렐(Edmond Becquerel)이다. 당시 19세에 불과했던 베크렐은 아버지의 연구실에서 ‘빛에너지를 이용해 전자를 생성하고 전류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을 우연히 발견했다.
이후 19세기 말에는 사진 촬영을 할 때 1~2% 광전변환 효율을 내는 ‘Se Cell’을 노출계에 적용했다. 앞서 베크렐이 광전효과로 발전의 원리를 발견했다면, 카메라 노출계에 적용되었던 ‘Se Cell’은 최초의 태양전지라고 볼 수 있다.
20세기 중반인 1954년이 되어 미국의 벨 연구소에서 효율 4%의 실리콘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1958년에는 위성에 태양전지를 적용하는 등 확장성이 더 높아지게 되었다. 1970년대에 전 세계를 덮친 오일쇼크로 인하여 화석연료가 아닌 재생에너지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실리콘계 태양전지는 21세기 이전까지 20%에 육박하는 효율을 달성하며 기술적 발전을 이루었다.
21세기 이후 전 세계적인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태양광발전소가 대거 건설되었고, 태양전지의 발전효율도 증대되었다. 기술적으로는 20%를 넘어섰고, 실제 판매 및 사용되는 태양전지의 효율은 15% 이상이었다. 그러나 기술적인 한계에 부딪히면서 30%가 넘는 광전변환 효율은 과학자들의 숙원이 되었다. 그러던 중 ’23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31.25%의 효율을 달성한 ‘탠덤 태양전지’가 등재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페로브스카이트 적용한 ‘탠덤 태양전지’
탠덤 태양전지는 빛 흡수가 효과적인 페로브스카이트를 결합하여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의 단점을 보완한 하이브리드 태양전지다. 페로브스카이트는 공정이 간단하고 이물질의 광 흡수 능력이 최적화되어 있지만, 수분이나 열 등의 외부환경에 취약한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런 취약성을 기존 실리콘 성분이 보완하고, 광전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페로브스카이트를 적용한 소재의 복합적용 전지가 바로 ‘탠덤 태양전지’다.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태양전지는 34.6%의 높은 효율을 자랑한다. 하지만 무게가 무겁고 물리적인 충격에 약해 경량성과 적용성이 중요한 자동차, 항공기, 인공위성 등 분야에는 활용에 제한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유연 박막 페로브스카이트/CIGS 2) 탠덤 태양전지가 개발되고 있다. CIGS 기반 박막 태양전지는 매우 가볍고 휘어지는 특성을 가져 곡선 형태의 건물, 자동차, 항공기 등에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태양전지에 비해 효율이 낮고 제작의 난이도가 높아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지 못했다.


평평한 유리 기판 사용이 ‘신의 한 수’
에너지연 연구진은 유연 탠덤 태양전지 제작 공정의 작업성과 전지의 유연성, 경량성을 높이기 위해 ‘리프트오프(Lift-off)’ 공정을 개발하고 태양전지의 성능 향상 원인을 규명했다. 이를 통해 제작된 페로브스카이트/CIGS 탠덤 태양전지는 23.64%의 전력 생산 효율을 나타내 세계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리프트-오프 공정은 유리 기판 위에 폴리이미드층을 코팅하고, 그 위에 페로브스카이트/CIGS 탠덤 태양전지를 제작한 뒤 분리하는 방식이다. 유연성이 좋은 폴리이미드 필름 자체를 기판으로 활용하던 기존 공정과 달리, 딱딱한 유리를 지지기판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이전보다 안정적으로 전지를 제작할 수 있다. 평평한 유리 기판을 사용함으로써 태양전지의 각 층이 균일하게 증착돼 성능과 제작 재현성이 높아진 것도 장점이다.
또 연구진은 전지의 결함을 줄여 성능을 향상시키는 방법도 규명했다. 전지 제작 과정 중 칼륨 등의 알칼리 금속 원소는 유리 기판에서 CIGS 광흡수층으로 확산된다. 이때 칼륨이 과하게 확산되면, 광흡수층 내에 전하의 흐름을 방해하는 결함을 발생시켜 전지의 성능이 저하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칼륨의 확산을 적절하게 억제하는 기술은 보고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계산과학을 통해 유리 기판 위에 코팅된 폴리이미드층이 칼륨의 확산을 억제할 수 있음을 예측하고 전지에 적용해 CIGS 광 흡수층의 결함을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제작된 태양전지는 23.64%의 전력생산 효율을 나타냈으며, 기존의 유연 페로브스카이트/CIGS 탠덤 태양전지의 최고 효율인 18.1%를 크게 웃돌았다.
이외에도 연구진은 제작된 CIGS 태양전지의 내구성을 검증하기 위해 소재의 기계적 성질을 측정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구부러졌을 때 가해지는 힘을 분석했다. 십만 번의 구부림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연구진이 제작한 태양전지는 초기 효율의 97.7%를 유지해 우수한 내구성을 나타냈다.
유연성·경량성 갖춘 고효율 태양전지
연구를 주도한 정인영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유연성과 경량성을 갖춘 고효율 차세대 태양전지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증명한 핵심 성과”라며, “향후 효율 30%급 초경량 유연 태양전지 실현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라고 밝혔다.
교신저자인 김기환 책임연구원은 “제작된 전지의 무게당 출력비는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태양전지보다 약 10배가량 높아, 초경량 모듈이 필요한 건물 외장재, 차량, 우주 항공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대면적화 공정 개발과 안정성 향상 연구를 추진해 관련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에너지/재료 분야 국제 저명학술지인 『Joule』(IF 38.6, JCR Chemistry, Physics 분야 상위 1% 이내) 지의 3월호에 게재됐으며, 논문 제목은 <Flexible and lightweight perovskite/Cu(In,Ga)Se2 tandem solar cells>이다. 본 연구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기본사업의 지원으로 경상국립대학교 이태경 교수, 연세대학교 김해진 교수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수행됐다.
1) Perovskite : 티탄산칼슘(CaTiO₃)과 같은 결정구조를 갖는 물질로, 빛을 효과적으로 흡수하여 차세대 태양전지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2) 구리-인듐-갈륨-셀레늄(CuIn1-xGaxSe2) 화합물 반도체로, 광 전기적 특성이 우수해 박막형 태양전지의 광 흡수층으로 사용된다. 특히 유연성이 높은 폴리이미드나 금속필름 상에 제작되어 매우 유연한 특성을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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