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배터리 양극재 100% 복원할 수 있는 재활용 기술 개발
기존 기술의 단점 극복한 저비용·친환경 공정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하 에너지연) 광주친환경에너지연구센터에서 사용이 끝난 리튬 이온 배터리의 양극재를 값싸고 친환경적으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해당 공정을 통해 폐배터리의 용량을 신품과 100% 동일한 상태로 복원할 수 있으며, 고온 열처리나 유해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아 탄소배출 저감 및 자원순환경제 구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자료제공 KIER

최근 전기자동차(EV)와 모바일 기기의 확산으로 사용이 끝난 폐배터리의 처리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2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펴낸 『미래 폐기물 자원순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정부 지원 방안 : 전기차 사용후배터리를 중심으로』에 의하면, 2040년에는 노후 전기차가 4000만대 이상으로 늘어나 폐배터리 배출량이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배터리에 포함된 금속 성분이 토양과 수질에 심각한 오염을 일으킬 수 있어 재활용 기술의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용액 담지만으로 복원 가능
양극재는 배터리가 충·방전될 때 리튬 이온을 저장하고 방출하는 역할을 하며, 전기를 발생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재이다. 양극재의 리튬 비중이 높을수록 배터리 용량이 커지며, 배터리 전압은 양극의 전위차에 의해 결정되므로 양극의 구조에 따른 전위값이 전압에 큰 영향을 준다. 최근 고성능 양극재의 수요가 늘면서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등 다양한 양극재가 개발되고 있다.
폐배터리를 재활용할 때는 주로 배터리를 분쇄한 뒤 화학물질 반응을 통해 리튬, 니켈, 코발트 등의 유가 금속을 추출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고온의 용광로가 필요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데다, 고농도의 화학물질 사용으로 폐수가 발생하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화학적 변화 없이 기존 소재를 회수하고 초기 상태로 복원해 사용하는 ‘직접 재활용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 기술 또한 고온 및 고압의 조건에서 수행되며, 공정 과정이 복잡해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이러한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단순한 공정으로 리튬 이온 배터리의 폐양극재를 직접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상온·상업의 조건에서 폐양극재를 복원 용액에 담그는 것만으로도 리튬 이온이 늘어나 충·방전이 가능한 상태로 복원된다.
복원 용액과 폐배터리 양극
복원 용액에 폐배터리 양극을 담지한 모습
연구진이 폐양극재를 복원 용액에 담지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갈바닉 부식으로 리튬 함량 회복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의 핵심은 복원 용액을 활용한 ‘갈바닉 부식’이다. 갈바닉 부식(Galvanic Corrosion)이란, 서로 다른 두 물질이 전해질 환경에서 접촉할 때 두 금속 중 하나의 금속이 먼저 부식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때 한 금속이 희생해 다른 금속을 보호하게 되는데, 연구진은 이를 폐배터리 재활용에 적용했다.
복원 용액에 포함된 브롬(Br)은 폐배터리 내의 알루미늄(Al)과 접촉해 자발적인 부식을 유도한다. 이후 부식된 알루미늄에서 음전하를 띠고 있는 전자가 방출돼 폐양극재로 전달된다. 이때 폐양극재는 전하의 중성을 유지하기 위해 복원 용액에 포함된 양이온인 리튬 이온을 받아들이고, 리튬 이온이 늘어남에 따라 초기 상태로 복원된다. 연구진이 개발한 사용후배터리 복원 메커니즘은 [그림 3]과 같다.

또한 폐배터리를 분해하는 기존의 방식과 달리, 셀 내부에서 복원 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에 재활용 프로세스의 효율도 크게 향상됐다. 연구진은 개발된 기술의 성능시험을 통해 폐배터리의 용량이 신품과 동일하게 복원된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의 책임자인 우중제 박사는 “이번 연구로 고온 열처리나 유해 화학물질 없이 폐양극재를 복원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할 수 있게 되었다”며 “폐기된 전기차 배터리의 직접 재활용을 통해 탄소 배출 저감 및 자원순환경제 구축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이 연구성과는 ’24년 10월 에너지·재료 분야 저명 학술지 『Advanced Energy Materials』(IF 24.4, 상위 2.9%)에 온라인 게재된 바 있다. 논문 제목은 「Reviving Spent NCM Cathodes via Spontaneous Galvanic Corrosion in Ambient Atmospheric Conditio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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