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연, 이차전지용 하이브리드 전극 소재 개발
영하 20도에도 기존 대비 5배 높은 방전 용량 달성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하 에너지연) 에너지저장연구단이 영하 20도의 혹한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이차전지용 금속-유기 하이브리드 전극 소재를 개발했다. 티안트렌 기반의 유기 리간드와 니켈 금속이온을 조합해 전도성 금속-유기 구조체 ‘SKIER-5’를 개발한 것이다. 상온에서만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기존 이차전지의 단점을 극복해 전기차, 드론, 초소형 전자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정리 편집부
자료제공 KIER

현재 리튬 이차전지의 음극을 구성할 때 가장 많이 사용되는 소재는 흑연으로, 음극재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열역학적으로 매우 안정적인 구조를 갖추고 있으면서 가격도 매우 저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흑연 음극으로 구성된 이차전지는 0。이하의 저온에서 덴드라이트1)를 형성해 열폭주와 폭발이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특히 전기차에 사용되는 이차전지의 경우, 배터리 열 관리 시스템을 작동시키는데 사용되는 에너지만큼 가용할 에너지가 줄어들게 되어 저장 용량이 급격히 떨어진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저온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나타내는 음극 소재가 필요한 상황이며, 연구진은 금속-유기 구조체를 통해 해결하고자 했다.

충·방전 반복할수록 방전 용량 오히려 증가
금속-유기 구조체(MOF)는 금속과 유기 리간드의 자기조립으로, 위상학적으로 다양한 구조를 합성할 수 있어 신규 전극 소재로 부상하고 있다. 대부분의 MOF는 기체 흡착 및 촉매 분야에 광범위하게 연구되고 있으나, 최근 우수한 전기전도성을 가지고 있는 소재가 보고되기 시작했다.
에너지연 유정준·김현욱·임강훈 박사 연구진은 Thianthrene(티안트렌, TATH) 기반의 유기 리간드와 니켈 금속이온을 조합해 활성화 에너지2)가 낮은 전도성 금속-유기 구조체 ‘SKIER-5’를 개발했다. ‘SKIER-5’는 금속과 유기 리간드가 자기조립된 1차원 구조로, 기존 2차원 흑연 소재와 달리 리튬 이온과 상호 작용이 가능한 헤테로 원소(S, F, N)를 가지고 있으며 낮은 활성화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 신규 음극재로 유망하다.
이를 적용한 이차전지 음극재는 영하의 환경에서 흑연보다 5배 높은 방전 용량을 나타냈다. ‘SKIER-5’를 적용한 음극의 방전 용량은 상온의 환경에서 흑연 전극(375mAh/g)보다 높았으며(440mAh/g), 1천600번의 충·방전 후에는 오히려 1.5배가량 증가(600mAh/g)했다. 일반적으로 충·방전을 반복할수록 방전 용량이 줄어드는 것과 비교했을 때 매우 이례적인 결과다.
연구진은 포항가속기연구소의 X-선 구조 분석을 통해 이온의 산화-환원 반응이 용량 증가를 일으킨다는 것을 확인했다. 탄소로 구성된 흑연과 달리, 니켈 이온과 헤테로 원소를 포함한 유기 구조체는 리튬 이온과 상호작용하여 전자가 이동하는 산화-환원 반응이 일어난다. 이 과정을 거치며 더 많은 전자를 품게 됨에 따라 방전 용량이 증가하는 원리다.
특히 ‘SKIER-5’는 영하 20도의 환경에서도 흑연에 비해 5배 높은 방전 용량(150mAh/g)을 나타냈다. 흑연보다 화학반응을 일으키는데 필요한 에너지의 최소치가 낮아 전반적인 반응이 위축되는 저온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나타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전지 산업에 핵심적인 역할 기대
‘SKIER-5’의 동작 원리는 양자 화학을 이용해 예측값을 도출하는 ‘제일원리계산’으로 검증했다. 전지의 충·방전 반응 매커니즘을 알기 위해서는 리튬 이온이 삽입되는 위치에 따른 전자 구조의 변화를 알아야 한다. 하지만 실험적인 방법으로 변화를 관측할 수 없어 계산 과학이 활용된다. 연구진은 계산을 통해 X-선 구조 분석과 일치하는 ‘SKIER-5’의 격자 구조를 찾고, 리튬의 흡착 위치를 예측해 최대 용량과 전압을 계산했다. 그 결과, 예측값이 실험에서 도출된 결과와 들어맞는 것을 확인하고 ‘SKIER-5’가 전극 소재로 적합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연구진은 “‘SKIER-5’는 전지 산업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원천 소재로, 기존 음극재로 사용되는 흑연보다 저온 환경에서 안정적 구동이 가능해 특수 목적의 전지 분야에 응용될 수 있다”며, “특히 혹한기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군사 임무 수행이 가능해 온도 변화가 급격한 환경에서 자동차, ESS, 정보통신기기 등에 널리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표 1]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글로벌프론티어사업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기본사업,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창의형 융합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지난 7월 12일에는 재료과학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 「저널 오브 머티리얼즈 케미스트리 에이」(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 IF 10.7)의 표지 논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논문 제목은 <Redox-active conductive metal-organic framework with high lithium capacities at low temperatures>이다.
1) Dendrite, 리튬 일부가 음극재에 저장되지 않고 음극 표면에 나뭇가지처럼 길쭉하게 쌓이는 형태. 크게 자랄 경우, 양극과 음극을 분리하는 분리막을 뚫고 양극에 도달해 폭발을 일으키는 쇼트가 발생한다.
2) 활성화 에너지(eV)란 화학 반응을 일으키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를 말한다. SKIER-5(0.23eV) 〈 흑연(0.6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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