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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현장】 토종 연료전지 전문 기업, 두산퓨얼셀
2021-06-01

 
토종 연료전지 전문 기업, 두산퓨얼셀
연료전지 발전 국산화 추진…생태계 조성에도 힘쓴다

2019년 4월 15일 ㈜두산은 이사회를 열고 연료전지, 소재사업 등 두 개 사업부문을 분할하기로 결정했다. 두산퓨얼셀은 이때 솔루스 첨단소재와 함께 두산으로부터 분리해 독립 경영체제로 출범하게 됐다. 이미 에너지 분야에서 연료전지와 소재 부문은 세계적으로 치열한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던 상황이었다. 두산은 이 분야의 성장을 예상하고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시장을 선점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당시 두산은 부생수소 발전소를 수주하는 등 수소 시장 진입 후 3년 만에 수주 1조 원을 넘기도 했다. 

정리 강창대 기자 자료 두산퓨얼셀

두산퓨얼셀의 사업 분야는 발전용 연료전지 사업이다. 연료전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 가운데 설치 면적이 가장 작고 기후와 무관하게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고 설치 면적당 발전량이 크다는 장점을 갖춰 전망이 밝다. 더구나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따라 2040년까지 연평균 20% 이상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두산퓨얼셀은 2019년 10월 8일 분할 이후 첫 공식행사로 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두산퓨얼셀 익산공장에서 열린 비전 선포식에는 동현수 ㈜두산 부회장과 유수경 두산퓨얼셀 대표를 비롯한 임직원 1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유수경 두산퓨얼셀 대표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2023년 매출 1조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성장 전략을 소개하고, ‘수소에너지 Global No.1 Player’이라는 비전을 선포했다. 유 대표는 “발전용 연료전지 분야에서 명실상부한 1위 기업이 되기 위해 제품개발 역량, 사업개발 역량, 독보적 품질을 보유한 제조 및 구매 역량을 확보하자”고 강조했다.
두산퓨얼셀 유수경 대표가 두산퓨얼셀 비전 및 중장기 성잔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수소경제 활성화의 선두에 서다
분할과 동시에 두산퓨얼셀은 현대자동차 의왕연구소에서 현대자동차, 울산테크노파크와 ‘수소 연료전지를 활용한 마이크로그리드용 분산발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으로 두산퓨얼셀은 PAFC(Phosphoric Acid Fuel Cell, 인산형 연료전지), 현대자동차는 PEMFC (Polymer Electrolyte Membrane Fuel Cell, 고분자전해질형 연료전지)를 제작하고 울산테크노파크는 실증을 위한 부지 제공과 수소 공급설비 관리 맡기로 했다. 

분산발전은 전력소비 지역 인근에서 전기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발전 방식으로, 기존 재생에너지 발전의 단점으로 지적된 계통 불안정과 송배전망 증설 문제 등을 극복하는 방안으로 꼽힌다.
 
이어 두산퓨얼셀은 지난 같은 해 10월 22일 익산공장에서 한국 전기안전공사와 연료전지 기술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하는 등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갔다. 협약에 따라 양사는 ▲연료전지 모델 별 인증시험 표준화 ▲수소연료전지 기술지원센터 운영 지원 ▲분야별 용접, 기계, 전기 기술교류회 등을 상호 협력해 추진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20년 4월에는 KT와 ‘연료전지 사업 확대와 AI(인공지능) 무인운전 플랫폼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협약과 함께 두 회사는 두산퓨얼셀의 연료전지에 KT의 AI 기술을 접목해 ‘연료전지용 지능형 무인운전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고 연료전지 운전을 무인화하겠다고 밝혔다. 지능형 무인운전 플랫폼은 연료전지 운전상태 실시간 확인뿐만 아니라 화재나 침입에 대한 무인관제, 발전량 모니터링 등 연료전지 전반을 관리하는 솔루션이다.

또한 양사는 KT 계열사 가운데 에너지 사용이 많은 건물에 연료전지를 설치해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고, ‘수소시범도시’사업 협력도 추진하기로 했다. 2019년부터 정부는 수소 생태계를 갖추고 수소를 주된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수소시범도시를 추진해 오고 있었다.

세계 최초, 최대 규모의 연료전지 발전소
2020년 7월 8일 부생수소를 연료로 하는 대산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준공식이 열었다. 대산 수소연료전지발전소는 세계에서 첫 사례로 손꼽힐 뿐만 아니라, 규모면에서도 많은 관심을 끈 사업이다. 두산퓨얼셀은 이 사업에 연료전지 114대를 공급했다. 이날 준공식에는 정세균 국무총리,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양승조 충남도지사, 맹정호 서산시장 등이 참석해 대산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사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반영했다. 
대산수소연료전지 발전소의 주야간 전경. 대산 수소연료전지발전소는 세계 최초·최대 부생수소 연료전지발전소다. 

두산퓨얼셀 공급한 부생수소 연료전지는 440 ㎾급(연료전지 1대당 크기는 8.3 m×2.5 m×3.0 m) 114대로 총 용량은 50 ㎿에 이른다. 수소연료전지 원천기술을 보유한 두산퓨얼셀은 지난 2017년 5월, 전북 익산에 생산공장을 구축했다. 이곳에서는 440 ㎾ 연료전지를 연간 168대(총 74 ㎿)까지 생산 가능하다.
전라북도 익산에 위치한 두산퓨얼셀의 익산공장 전경

부생수소 연료전지는 석유화학공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연료로 활용해 산소와 전기화학 반응을 일으켜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발전시스템이다. 대산 수소연료전지발전소의 연료전지는 온실가스 등 대기오염물질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 발전일 뿐만 아니라, 초미세먼지까지 거를 수 있는 내장 필터를 갖추고 있어 공기 정화도 가능하다. 연료전지는 태양광, 풍력 등 다른 신재생에너지에 비해 안정적으로 전기 생산이 가능하고, 설치 면적당 발전량이 크다는 장점도 있다.

대산 수소연료전지발전소는 2018년 1월 두산퓨얼셀과 한화에너지, 한국동서발전 등이 세운 특수목적법인인 대산그린에너지가 운영하는 이 발전소는 2020년 6월부터 본격적인 상업운전을 시작했고, 충남 지역의 약 16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연간 40만 ㎿h 생산할 수 있다. 

준공식에서 유수경 두산퓨얼셀 대표는 대산 수소연료전지발전소와 관련해 “세계 연료전지 시장에서 기술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라며 자부심을 내비쳤다. 또한, “수소경제 활성화에 맞춰 현재 98% 수준인 연료전지 국산화율의 100%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연료전지의 지평을 열다
두산퓨얼셀은 ‘한국형 고효율 발전용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lid Oxide Fuel Cell, SOFC) 개발에도 앞장서며 핵심부품인 셀과 스택을 국산화하고, 2024년부터 한국형 SOFC시스템을 국내에서 양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개발이 완료되면 고분자전해질형 연료전지(PEMFC)와 인산형 연료전지(PAFC)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두산퓨얼셀은 3세대 연료전지로 손꼽히는 SOFC까지 연료전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게 된다. 

두산퓨얼셀은 기존보다 약 200℃ 가량 낮은 620℃에서 작동하면서 전력 효율이 높고 기대수명이 개선된 SOFC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산퓨얼셀은 영국의 SOFC 기술업체인 세레스파워(Ceres Power)와 SOFC 개발을 위한 기술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협약에서 발전용 SOFC의 핵심부품인 셀·스택에 대한 양산기술과 생산설비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800℃ 이상 고온에서 작동하는 SOFC는 다른 연료전지 타입에 비해 전력 효율이 높은 연료전지 발전 시스템으로 손꼽힌다. 무엇보다, 전력 효율이 높아 열을 제외하고 전력만 필요한 발전 환경에서 선호된다. 

두산퓨얼셀은 또, LPG와 NG 연료 모두를 사용할 수 있는 ‘LPG-NG 듀얼모델(Dual Model)’연료전지 발전소 건설에도 착수했다. 광주 제1하수처리장 유휴부지에 들어설 발전소 건설의 투자규모는 총 815억 원에 달하고, 시설 규모는 12.3 ㎿(0.44 ㎿×28기)에 달한다. 2022년 8월에 완공될 이 사업의 의의는 무엇보다 국산 연료전지 신기술을 처음으로 적용해 상용화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LPG-NG 듀얼 모델’연료전지발전소 역시 세계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발전소의 연간 발전량은 9만 5,000 ㎿h로, 이는 광주시내 3만 3,000여 가구의 소비 전력에 맞먹는 수준이다. 
두산퓨얼셀 광주연료전지 조감도

이외에도 두산퓨얼셀은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공동으로 ‘선박용 연료전지’ 개발에도 착수했다. 선박용 연료전지는 수소, 액화천연가스(LNG) 등의 원료로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기술로, 기존 선박용 엔진보다 발전효율을 약 40%이상 높일 수 있다. 또한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과 같은 각종 오염물질의 배출이 적고, 온실가스도 저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친환경 선박을 위한 핵심 기술이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오는 2050년, 200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50%이하로 줄일 것을 예고하고 있어 친환경 선박 기술의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회사는 이날 선제적으로 선박용 연료전지를 개발하여 조선업계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해나가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선박용 연료전지’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이 있던 지난 3월 18일, 협약식에 참석한 두산퓨얼셀 문상진 상무는 “선박용 연료전지는 기존 발전용 엔진뿐만 아니라 주추진용 엔진까지 대체할 수 있으며, EMS를 통해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제어 기술인 EMS(Energy Management System) 개발을 시사하기도 했다. 

확대되는 수소연료전지 시장
두산퓨얼셀은 2020년 10월, 연료전지 포트폴리오 확대 계획을 발표하며 생산설비를 증설하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두산퓨얼셀은 시장 확대에 따른 수소연료전지 생산라인 증설 등을 위해 3,42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한 바 있다. 증자를 통해 63 ㎿ 규모의 익산공장 생산 규모를 260 ㎿까지 4배 이상 늘리겠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형 고효율 SOFC기술 개발과 국산화 등 연구개발과 관련 제조설비 구축, 수소 산업과 연계된 새로운 사업 진출과 애플리케이션 개발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두산퓨얼셀 자체 분석 결과, 국내 그린뉴딜 정책과 글로벌 주요 국가의 수소경제 정책 등이 구체화됨에 따라, 2023년 수소연료전지 시장 규모는 기존 300 ㎿에서 580 ㎿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두산퓨얼셀은 2023년 매출 목표를 1조원에서 1조5,000억 원으로 50% 상향 조정했다.

한편, 수소경제 활성화 정책을 통해 수소연료전지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산업생태계의 성공적 구축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수소연료전지 발전 클러스터 조성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2020년 6월 8일 포항테크노파크에서는 경상북도, 포항시, 한국수력원자력, 포항공과대학교, 포항테크노파크 등과 함께 두산퓨얼셀이 참가해 상호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 사업은 올해부터 2025년까지 2,427억 원을 투입될 예정이다. 포항의 수소연료전지 R&D 인프라와 신학연을 기반으로 영일만 산업단지 내 관련기업을 집적화하고, 수소산업 서플라이체인(Supply Chain)을 구성하는 등 생태계 조성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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