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를 어떻게 저축할까? '전기이중층커패시터(EDLC)의 가능성'
2013-06-07

전기를 어떻게 저축할까?
'전기이중층커패시터(EDLC)의 가능성'

전력 저장 방법은 전기 에너지를 직접 저축하는 방식과 전기 에너지를 다른 에너지로 변환해 저축하는 방식인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전자前者의 경우는 전기이중층 커패시터(EDLC) 및 초전도 코일이며 후자의 경우는 축전지, 플라이휠 또는 양수 발전 등을 들 수 있다. 본고에서는 수많은 전력 저장 기술 중 전기이중층 커패시터에 초점을 둬 기초 원리와 전기이중층 커패시터를 이용한 전력 계통 안정화 대책 및 순간 전압 저하 대책 등의 응용 기술에 대해 소개한다.

번역·정리 유미희 기자

2011년 3월에 발생했던 동일본 대지진에 의한 전력 부족에 따른 계획 정전의 실시 및 절전에 대한 의식 고조를 계기로 전력 공급을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또한 향후 지구 환경 문제 해결이나 에너지 절약화의 추진을 향해 재생 가능 에너지의 활용이 불가피할 것이다. 한편, 재생 가능 에너지를 대표하는 태양광 발전 및 풍력 발전은 기상 조건에 의존하는 발전 방식이기 때문에 출력이 불안정한 전원이다. 이러한 배경으로 재생 가능 에너지의 활용을 지원하는 기반 기술로서 전력 저장 기술 발전에 매우 큰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전기이중층 커패시터(EDLC)
전기이중층 커패시터(Electric Double Layer Capacitor: EDLC)는 일반적인 필름 콘덴서, 세라믹 콘덴서, 알루미늄 전해 콘덴서 등과 같이 콘덴서(커패시터)의 일종인 에너지 저장 장치다. 커패시터(이하 EDLC)의 원리를 <그림 1>에 나타냈다. 일반적인 콘덴서는 유전체(절연체)를 사이에 둔 전극에 전압을 인가하면 쌍극자가 배향해 전하가 축적된다. 반면 EDLC는 전해액과 전극 계면에 지극히 짧은 거리를 사이에 두고 전하가 지향하는 현상(전기이중층)을 이용해 물리적으로 전하를 축적한다. 다음 축전 디바이스로 대표되는 이차전지(축전지)와 EDLC, 일반 커패시터의 비교에 사용되는 라곤 플롯Ragone Plot을 <그림 2>에 나타냈다. <그림 2>의 가로축 에너지 밀도는 1㎏당 몇 Wh의 축전 용량이 있는지를 의미하고 세로축의 출력 밀도는 1㎏당 몇 W의 전력을 충·방전할 수 있는지를 의미한다. <그림 2>를 보면 알루미늄 전해 콘덴서의 에너지 밀도는 작고 출력 밀도는 크기 때문에 축전 능력은 기대할 수 없지만, 순간적인 전력의 충·방전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이차전지는 에너지 밀도가 크고 출력 밀도가 작기 때문에 충전 능력으로서는 뛰어나지만 순간적인 전력의 충·방전에는 어울리지 않은 점이 두드러진다. 이에 EDLC는 알루미늄 전해 콘덴서와 이차전지의 중간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차전지 정도의 축전 능력은 없지만, 순간적인 충·방전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울러 EDLC와 이차전지의 비교를 <표 1>로 나타냈다. <표 1>에서 EDLC의 특징으로 ▲충전 시간이 짧고 급속한 충·방전이 가능하다는 것 ▲사이클 수명이 매우 긴 것 등을 들 수 있다. EDLC는 이차전지와 같이 화학 반응을 이용해 축전하는 것이 아니라 이온 반응에 의해 직접 전기를 모을 수 있다. 즉, 전기 에너지를 직접 저축하는 장치이다. EDLC는 희소성 메탈(희소 금속)이나 납, 카드뮴 등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폐기 및 처리 방법을 고려하면 환경 부하 저감으로 이어진다. 한편, EDLC는 에너지 밀도가 낮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 이외의 점에서 이차전지보다 우수한 축전 장치로 향후 발전이 기대된다. 셀Cell 단체의 EDLC 출력 전압은 전극 및 전해액의 재료 및 구조상 3V 정도로 작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여러 셀에 직접 연결해 직렬접속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기존 시판되고 있는 EDLC는 제조 방식에 따라 원통형과 적층형으로 크게 2종류로 나뉜다.




 
 
EDLC 최신 응용 기술
 
① 풍력 발전기(블레이드) 피치 컨트롤에 응용
풍력 발전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풍향에 따라 블레이드 각도를 제어해 발전 상태를 최적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피치 컨트롤Pitch Control이라 부르며, 그 제어에 필요한 전력은 순간적이기에 축전지로 저장하기 위해선 출력 밀도가 큰 커패시터가 적당하다. 또한 커패시터 응용 프로그램 6할 가까이가 풍력 발전용 블레이드의 피치 컨트롤이며 주로 유럽과 중국에서 많이 실용되고 있다.
 
② 일시적으로 전압이 저하되는 순저 대책에 응용
전력 계통에서 송전하는 전기는 극소의 이상 없이 100V 또는 200V의 일정한 전압을 보내지 않는다. 전압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지만 우리가 평소 알지 못했던 이유는 그 변화가 억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벼락과 낙뢰 피해 등에 의해 순간적으로 섬락閃絡사고 등이 발생하면 전압은 떨어진다. 이를 순시전압 저하(순저)라 하며 2초 정도의 짧은 시간에 전압은 보통 90% 이하의 전압으로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일반 가정 등에서는 전압이 일시적으로 저하하고 조명이 어두워지는 정도에서 끝나지만, 공장 등에서는 생산 라인이 일시 중단되는 등 큰 영향을 받는다. 특히 반도체 제조 및 고속 고정도 터닝 머신을 사용해 가공업을 하는 제조 시설이나 가공업 등에서는 큰 손해를 보는 경우가 있다. 이에 최근 순간 전압 저하를 방지하기 위해 이러한 공장에서는 EDLC를 이용한 순저 대책 장치를 채용하고 있다. EDLC는 순간적으로 큰 전력이 공급 가능하며 긴 수명을 자랑하기에 기존 납축전지에 의한 순저 대책 장치 및 UPS(무정전 전원 장치) 보다 소형, 경량, 저코스트화 등이 가능하다.
 
③ 건설 기기에 응용
건설 기기에는 중량물을 파악하고 단조로운 왕복 운전을할상황이많다. 즉,‘ 움켜잡음→가속→선회旋回→감속→설치→가속→선회→감속→움켜잡음’ 같은 과정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무거운 건설 장비의 가감 속에 필요한 에너지는 크므로 이 에너지를 회생하고 다시 확보할 수 있으면 매우 효율적인 운전이 가능해져 건설 기기에 응용 시 연료를 보충하는 횟수가 줄어들며 공사 기간의 단축과 연료비 절감으로 이어진다. <그림 4>는 25%의 연비 향상을 실현한 하이브리드 유압 셔블의 시스템 구성이다. 선회 가속 시 커패시터와 발전기에 의해 모터에 전원을 공급하고 감속 시는 회생 에너지를 EDLC에 저축한다. 급속 충·방전이 가능한 EDLC이기에 더욱 실현 가능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며 화학 반응을 수반하는 축전지는 수명이 짧기 때문에 이러한 시스템에 반응하는 것은 어렵다. 이런 장점으로 EDLC는 건설 기기 응용의 요구 사양을 충족시키는 데 적합하다.
 
④ 복사기에 응용
복사기는 토너 수지를 지면에 용융 정착시키기 위해 롤러를 가열하는 히터가 필요하며 복사기는 시작할 때 워밍업 절전 모드에서 슬리프 모드 복귀까지도 시간을 요한다. 이에 온도 상승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EDLC가 이용되고 있다. <그림 5>에 외관과 시스템을 나타냈다. EDLC 탑재 복사기에는 EDLC에 축적된 전력에 의해 보조 히터를 작동시켜 롤러를 빠르게 따뜻하게 한다. 이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의해 메인 히터가 일반적으로 사용 온도에 달하는 시간은 워밍업 시간 30초, 복귀 시간은 10초로 단축할 수 있다.
 
⑤ 자연 에너지에서 얻은 발전 전압 안정화에 응용
이번 동일본대지진에 의해 자연 에너지 이용 기술의 개발이 시급했다. 자연 에너지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등 다양한 이점이 있지만 자연 상태에서 발전 가능한 전력은 변동이 심하다. 이러한 전력 변동은 계통의 안정화에 있어서 큰 문제점이며 발전하는 전력 변동을 억제하기 위한 제어가 필수다. 아울러 발전 전력 변동은 불규칙하기에 큰 폭의 변동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 설계가 중요하다. 그러나 하루라는 한정된 시간 밖에 요구되지 않는 상황에서 최대 수요량에 적용하도록 발전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은 비효율적 운용이 되므로 경제성도 부족하다. 또한 일시적인 피크 수요 전력량에서 부족한 부분만 EDLC가 담당하고 전체 시스템 설계를 효율화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그림 6>은 풍력 발전에 EDLC를 이용한 예를 나타내며, 니켈 수소 전지와 EDLC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으로 니켈 수소 전지의 문제점으로 꼽혔던 급속한 전압 변화에 대한 보상을 EDLC가 담당해 니켈 수소 전지의 부담을 경감한다. 또한 니켈 수소 전지가 충전할 수 없는 작은 전력도 EDLC가 낭비 없이 회수하는 것으로 보다 유효하게 자연 에너지 이용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⑥ 단거리용 소형 자동차에 응용
전기 자동차(이하 EV)의 과제 중 하나로 들 수 있는 것이 항속 거리(*항속 거리: 한 번 실은 연료로 계속 항행航行할 수 있는 최대 거리)이다. 가솔린 차량은 1회 주유로 달릴 수 있는 거리가 일반 차로 약 300㎞이다. EV에도 가솔린 차량과 같이 동등한 성능을 기대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지만, 조금 생각을 바꿔 EV는 도시에서 일상생활의 차량으로 사용하고 가솔린 자동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장거리에 사용하는 등 공존 이용을 위해 도쿄대학이 EDLC 탑재형 ‘EV C-COMS’를 개발했다(<그림 7> 참조). 이 전기 자동차는 불과 30초 충전으로 20분 동안 40㎞/h를 주행할 수 있기 때문에 300㎞의 주행이 가능한 4인승 승용차로 매일 통근하는 것보다 훨씬 친환경 통근 수단이다.


향후의 EDLC
향후 전력 이용의 고효율화 및 재생 가능 에너지, 전기 자동차(EV)의 보급으로 점점 전력 저장 장치가 주목받았으며, 그중 EDLC의 보급도 확산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먼저 초기 코스트의 높은 비용을 들 수 있다. 현재 EDLC를 개발하는 기술자들은 EDLC 성능과 응용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고객들은 EDLC의 높은 초기 비용으로 외면하고 꺼려하는 것이 현실이다. EDLC는 긴 수명으로 유지 보수가 가능한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에 라이프 사이클 전체에 유지 보수 비용, 교체 비용 등을 고려한 총 코스트를 생각하면 이차전지와 비교해 경제적인 축전 디바이스에 포함된다. 그러나 이차전지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작기 때문에 이차전지에 상응하는 총 에너지를 얻으려면 초기 투자비용이 높아져 값비싼 전력 저장 장치로 간주된다. 이에 최근 응용범위를 확장하고 양산화를 추진함으로써 비용 절감을 도모하려고 하는 반면, 긴 수명을 자랑하는 특징으로 경제적이라는 점을 주지하려 노력하고 있다. 또 다른 과제는 규격 표준화에 관해서다. 현재 EDLC는 국제 규격 표준화가 진행되지 않아 EDLC 제조 기업들이 제휴해 사실상의 표준을 능가할 필요가 있다. 또한 EDLC는 건전지와 달리 사용 용도에 따라 필요한 사이즈와 성능도 다르기에 예를 들어‘EV 회생용’등 부문별로 규격 표준화의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울러 성능 측정 방법의 표준화도 아직 충분히 달성되지 않았으나 하이브리드 전기 자동차(HEV) EDLC 성능 측정 방법의 표준화가 최근 새롭게 이뤄졌다. 이에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이며 이차전지에 비해 EDLC는 성능과 특징이 뛰어나 EDLC의 발전에 큰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특히 향후 HEV 및 EV 등 에너지 회생용, 피크 전력에 EDLC가 널리 이용되는 것이 예상되며, 일반적으로 널리 EDLC가 보급되는 것도 결코 먼 미래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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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에는 전력 저장 장치 중 하나인 EDLC의 응용 사례에 대해 소개했다. EDLC는 축전지처럼 대용량, 장시간의 전력 저장 용도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급속 충전이 가능하며 충·방전 사이클 수명이 긴 장점으로 축전지보다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이에 축전지 및 EDLC가 다른 분야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장점을 살려 단점을 보충하면서 협조를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력 저장 기술은 향후 지속 가능한 사회 구축을 위한 핵심이기에 그 발전에 대해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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