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철도, 더 빠르게 더 스마트하게⑤] 수출국 대열에 들어서다, 430㎞/h 고속철도 · 무가선 트램 · 자기부상열차 상용화
2013-03-05



최근 들어 녹색 교통수단이 강조됨에 따라 우리 정부는 더욱 친환경적이며 효율적인 전기철도 관련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수입에 의존하던 기술 및 자재의 국산화에 거의 성공을 이뤘으며 철도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진입이 가능해졌다. 시속 430㎞의 고속철도 해무, 세계 최대 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무가선 트램, 환경 친화적이며 경제성과 효율성이 탁월한 자기 부상열차의 개발성공은 한국을 세계철도강국으로 급부상 시키고 있다.

정리 박지혜 기자 자료협조 한국철도기술연구원 www.krri.re.kr 한국기계연구원 www.kimm.re.kr KAIST 무선전력전송연구센터 http://olev.kaist.ac.kr

"400㎞/h를 돌파할 때 숨이 멈추는 느낌이었다. 400㎞/h 돌파로 우리 철도 기술이 본격적인 선진국 대열에 올라서게 됐다."철도기술연구원 홍순만 원장이 지난해 말 고속열차 해무의 401.4㎞/h 시험 운전을 마친 후 밝힌 소감이다.
홍 원장은 "고속열차 기술을 바탕으로 우리만의 독특한 기술을 활용해 비용 및 에너지 절감이 가능한 500㎞/h급 바퀴식 고속열차 기술 개발을 3년 이내로 앞당겨 전국이 1시간대 출퇴근 가능한 하나의 도시로 완벽한 탈바꿈을 할 것"이라며 "지역 간 균형 발전을 이끌어 나갈 것이며, 이를 통해 세계 고속 철도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고 시속 430㎞ 성능의 해무는 2월 430㎞/h 돌파시험을 거쳐 2015년까지 10만㎞ 주행 시험을 완료하고 상용화할 계획이다. 국토해양부와 한국건설교통기술평가원이'차세대 고속철도 기술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2007년부터 5년간 총 931억 원을 투입해 개발 완료한 해무는, 철도연과 현대로템㈜ 등 50여개 기관이 참여, 순수국내기술로 개발했다.
사업을 총괄한 철도연 김기환 박사는 "이번 430㎞/h 차세대 고속열차 개발로 약 83.7% 국산화에 성공했으며, 세계적 수준의 고속철도 기술력을 보유하기 위한 기반 기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해무는 지난해 5월 차량 출고 이후 6월부터 매주 2회, 경부고속철도 부산~고모 120㎞ 구간에서 KTX가 다니지 않는 야간에 주행 속도를 올려가며 각 시스템의 성능 시험을 통한 안정화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주행 안전성, 전력을 공급받는 집전 성능, 신호 시스템, 궤도 안전성, 교량 안전성 등의 시험을 동시 수행했고, 모두 양호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12월 27일까지 총 누적 주행 거리는 약 1만 3557㎞이며 서울에서 부산까지 16회 정도 왕복한 거리다.

국내 첫 동력 분산형 열차 시스템
기존의 KTX, KTX-산천은 맨 앞과 뒤의 동력차가 차량을 끄는 동력 집중 방식인 데 비해 해무는 국내 처음으로 동력 분산형 추진 시스템을 적용했다.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한 동력 분산형은 엔진을 각 차량에 분산 배치해 열차의 가감속 성능을 향상시키고, 열차를 탄력적으로 편성 · 운영하기 쉬워 운행시간 단축과 운영 효율 향상에 유리한 이점이 있다.
별도의 기관차가 필요치 않아 KTX-산천과 비교하면 좌석 수가 약 16% 증가했다.

독일은 최고 속도 407㎞/h(1988.5), 일본 443㎞/h(1996.7), 프랑스 575㎞/h(2007.4),
중국 500㎞/h급 시제 열차 개발(2011.12) 등의 성공에 힘입어 세계 고속철도 시장을
선도하고자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이 대열에 오른다.

또한 300㎞/h에서의 공기 저항을 약 10% 감소시켜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열차 앞부분인 전두부의 공력 해석을 통한 유선형 설계로 공기 저항을 최대한 줄였기에 가능하다. IGBT 인버터 추진 교류 유도전동기 방식 및 영구자석 동기전동기의 추진 장치를 채택, 기존 전동기 대비 10% 경량화 및 효율을 5% 향상시킨 유도전동기를 탑재했다. 차체는 알루미늄 압출재로 강도를 높이면서 두께를 줄여 제작, 기존 KTX-산천 대비 5% 가벼워졌고, 차량의 이음매 부분 등을 최적화 제작해 차음 성능을 5㏈ 감소시켰다.

자재 국산화로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진입
고속철도 차량 개발과 함께 인프라 개발도 진행됐다. 전기철도 차량에 전력을 공급하는 핵심 부품인 전차선 개발을 추진한 대한전선과 철도연은 지난해 하반기 400㎞/h급 고속철도용 전차선 개발에 성공했다. 이 정도 성능은 세계에서도 처음 개발된 사례로 알려진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350㎞/h급이 최고 수준이었으며, 철도 선진국에서도 운영 속도 350㎞/h급이 최고 레벨로 평가받았다.
대한전선 기술연구소 측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한 고속 전차선은 기계적 강도를 향상하고 전기전도도의 하락을 최소화시켜, 기계적 강도 목표(55㎏f/㎟)와 전기전도도(IACS 70%)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고강도, 고전도 전차선이다.
고속철도 전차선로 자재 국산화 과제 또한 지난해 하반기 개발 완료했다. 철도시설공단은 제룡산업, 세명전기공업, 임진에스티, 대우볼트, 디투엔지니어링 등 5개 업체와 협약을 맺고 전차선로 자재 개발을 추진했으며 2010년 경부고속철도 개통 당시 69% 수준에 머물렀던 전차선로 자재를 100%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철도공단은 전차선로 자재 국산화에 따른 수입 대체 효과가 895억 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한다. 볼트 · 너트 등 금구류가 436억 원, 전선류가 459억 원 정도 그리고 감리비와 공사 제정비 등 52억 원 규모의 예산 절감 효과도 기대한다.

이번에 국산화에 성공한 고속 전차선은 장기 신뢰성 평가와 시공 안정성 확보 등을 거쳐 2014년부터 설치 예정인 호남고속철도 시범 구간(총 56㎞)에 적용, 상용화할 계획이며 전차선로 자재 역시 호남고속철도 구간 적용과 올 5월 수도권 고속철도 건설사업에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이번 430㎞/h급 고속철도 차량 및 인프라의 기술개발에 참여한 관계자들은 수입 대체 효과는 물론, 앞으로 고속철도 도입 예정인 동남아시아 등 국외시장 진출도 가능해져 국내 철도 시장의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비접촉식 급 · 집전 핵심 기술 개발
7월부터 구미시에서 운행되는 무선 충전 전기 버스와 같은 원리로 운행되는 전기 철도도 조만간 나올 예정이다. KAIST, 철도연, 현대로템은 무선 전력 전송 기술을 고속철도 시스템에 적용하는 비접촉식급 · 집전 핵심 기술을 개발 중이다.
올해 10월까지 2년간 총 18억 원을 투입해 진행하는 이 과제는 추후 국가 철도망 구축 시 터널 및 유지 보수비용 절감, 속도 향상, 소음 및 철도주변 미관 개선 등을 도모해 고속철도 기술의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진행하는 연구 내용은 ▲고속철도용 5.5㎿급대용량 급전 인버터 기술 개발 ▲고속철도용 실시간 세그먼테이션 급전선로 및 구조 기술 개발 ▲고속철도용 4.9㎿급 대용량 집전 모듈 기술 개발 ▲고속철도용 대용량 급 · 집전 최적 형상 구조 기술 및 능동형 EMF 차폐 기술 개발 ▲고속철도용 대용량 급 · 집전 시스템의 성능 평가 시험 기술 개발 등이다.

친환경 전철 전성시대 온다
지난해에는 수년간의 정부 지원 연구개발 과제를 완료하고 무가선 트램과 자기 부상 열차도 대중 앞에 선보였다. 11월 22일 충북 오송에서 전용 시험선(1㎞) 준공식을 가진 무가선 트램은 세계 최대 용량의 전지(162㎾h, 리튬 이온 이차전지)를 탑재해 한번 충전으로 25㎞ 이상 주행 가능한 노면 전차다. 궤조가 도로 위에 돌출되지 않고 지면과 수평으로 매립돼 필요 시 버스, 자동차, 자전거 등 다른 교통수단도 함께 쓸 수 있다.

(좌)무가선 트램 (우)자기 부상 열차

기존 트램의 단점으로 지적돼 온 차량 위에 전기를 공급하는 고압 가선이 없어 미관 효과가 좋으며 가선을 통한 에너지 손실을 10% 이상 절감한다. 제동 시 발생하는 전기 에너지를 배터리에 충전해 에너지 효율을 30% 이상 높이도록 했으며 별도의 역사 없이 버스 승강장 정도의 표시만 있으면 돼 건설비도 지하철의 20%, 고가 구조 경전철의 50%인 230억 원/㎞ 규모로 저렴한 장점이 있다.
무가선 트램 개발을 주도한 철도연은 앞으로 오송 전용 시험선을 0.7㎞ 추가 확장해 총 1.7㎞의 시험선에서 2015년 말까지 실용화를 위한 6만㎞ 시험 주행을 완료할 계획이다.
11월 29일 시승식을 가진 자기 부상 열차 인천국제공항 시범 노선(6.1㎞ 복선)은 오는 8월경 개통예정이다. 전자력의 힘으로 레일 위를 떠서 가는 열차인 자기 부상 열차의 인천 노선 차량은 최고 속도 110㎞/h의 중 · 저속형으로 전자석을 이용한 흡인식이며, 중 · 저속 구간에 적합한 도시형으로 개발됐다. 자기 부상 열차를 속도로 구분하면 고속용과 중 · 저속용이 있으며, 부상 방식으로 구분하면 흡인식과 반발식이 있다.
도시형 자기 부상 열차의 탑승 정원은 2량 1편성 기준 230명, 주행(70㎞/h) 시 차내 소음도 65㏈(A) 이하, 차외 소음도 56㏈(A), 최소 곡선 반경 50mR, 전력 공급은 직류 1500V 제3궤조방식, 최대 가속 능력 4.0㎞/h/sec, 최대 등판 능력 7% 등의 특징을 지닌다. 전자석과 레일 간 간격이 8㎜가 될 때까지 차량이 부상하고 이 상태를 유지하도록 제어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직류 350V, 소비 전력 17.5㎾/량(만차 정차 시)이며 추진을 위한 사용 전압은 3상 교류 0~275V, 정격 전류 대당 300A, 차량당 전자석 8대, 소비 전력 0~660㎾다.
열차의 제동 에너지를 활용해 에너지 절감이 가능하도록 하는 회생 전력, 전기 계통 제어 및 조정을 중앙 제어 장치를 통해 자동으로 조정 및 통제하는 SCADA(Supervisory Control And Data Acquisition) 적용으로 인력 절감 및 신뢰도 확보, 정거장 및 차량 기지 조명에 LED 적용으로 에너지 및 유지관리비 절감, Back-up 배터리를 탑재해 정전 시에도 일정 시간 부상 상태 유지 가능 등 효율적 운용을 위한 최신 기술을 채택했다.
자기 부상 열차는 무인 운전 운영으로 기관사가 없으며 관제실과 정차, 출입문 개폐, 출발, 열차 속도, 차량 간격 등 운전 정보의 지속적인 통신으로 자동 운전을 한다. 2006년부터 6년간 4500억 원 투입, 기계연구원이 총괄하고 철도시설공단, 현대로템, 철도기술연구원, 생산기술연구원 등 28개 기관이 참여해 97~98% 국내 기술로 개발 완료했다.
건설비는 일반 경전철과 유사한 400억 원/㎞ 소요되며 일반 바퀴식 경전철 대비 운영비가 저렴한 장점이 있다. 전동기, 기어박스, 베어링, 바퀴 등 마모되는 부품이 없어 전체 운영비의 약 80%를 차지하는 유지 보수비와 인건비가 최소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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