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전·발전사·전력거래소 국정감사 9.15 정전사태 다시 도마 위에… 동계 전력수급 비상 | |
| 2012-12-13 | |
 그러나 현 시점에서 단기간에 전력 공급량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은 없는 실정이다. 하절기에는 산업체 휴가 분산(지정기간제도, 일평균 250만㎾)과 같은 수요관리 수단을 사용할 수 있으나 동절기에는이런 수단을 사용하기 어렵다. 동절기 전력예비율이 100만~200만㎾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발전소의 고장, 예방정비 일정의 지연 등으로 전력 공급에 차질이 생길 경우 광역 정전 등의심각한 상황은 불가피하다. 전력수급 문제를 제기하는 원인 중 하나는 최근잇달아 갑작스레 발생하는 발전기 고장 탓도 있다. 전력거래소 '전력설비 불시 정지 현황'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총 68건의 발전기 고장 사고가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한 해 동안 발생한 고장사고 44건과 비교하면 급격히 증가한 수치다. 설비별로 가스가 35건으로 가장 많았고, 석탄 20건, 유류 7건, 원자력 4건, 수력 2건 순서다. 기관별로 중부발전 17건, 서부 14건, 남부 13건, 동서 11건, 남동 7건, 한수원 6건 발생했다. 중대고장 사고도 2건 발생했다. 1000㎿의 영광 원자력발전이 전동발전기 AVR 전원부 이상으로 약 6일간 정지했고, 보령 화력발전은 화재사고로 3개월 이상 중단했다.  전력거래소 직무감사 청구 전정희 의원은 9.15 정전사태의 원인을 수요예측의 잘못이 아니라 전력거래소가 계통운영의 핵 심 소프트웨어인 계통운영시스템(EMS)을 제대로활용하지 않았기에 발생한 인재人災라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펼쳐 왔다. 전문가들의 주장에 따르면EMS의 경제급전의 결과 값으로 발전량을 산출하고, 이에 근거해 전력구매 대금을 정산하면 한 해6000억 원의 연료비를 줄일 수 있다. 그럼에도 이에 아랑곳없이 한국전력 김중겸 사장은 "내년에 또전기요금 인상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자 전 의원은 "전문가의 분석에 따라 EMS를 통해 연료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음에도 한전은 왜 계속 전기요금인상만을 고집하느냐"고질타했다."지금이라도 한전은 EMS의 정상 운영을 통해 경제급전의 결과 값으로 거래 대금을 정산할 것을 거래소에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9.15 정전사태에 대해 예비력이 순환정전 기준이 된 것에 문제 제기를 하고 지난해 12월 대한전기학회에서 연구·조사를 수행한 결과 EMS에 대한 문제를 밝혀냈다. 이를 토대로 입법조사처는 올해 6월'전력계통운영시스템(EMS)의 운용 현황과 개선 방안'보고서를 발간,지경부와 전력거래소에 송부했다. 입법조사처는이에 그치지 않고 7월 말부터 2개월간 전력거래소에 EMS 운영 관련 실증 자료를 분석한 결과 EMS를 정상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한편 지경부와 전력거래소 측은 정전 원인으로 수요예측 잘못을 탓하며 EMS에는 수요예측 프로 그램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전력거래소에서 사용하는 EMS에는 수요예측 프로그램이 내장돼 있음을 그 공급사인 미국 알스톰Alstom사의 매뉴얼을 통해 확인했다. 전정희 의원은 대한전기학회와 입법조사처의 연구 보고서를 토대로 전력거래소가 EMS를 비정상적으로 구성하고 결과적으로 필요 정보가 산출되지 않아 사용하지 못한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이로써 과학적인 방법으로 현재의 예비력과 송전선의안전도 상태를 파악하지 못하는 치명적인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자료(발전기별 출력의 합) 값이 서로 다르다(표 참조). 발전기가 동시에 신호를 EMS와 MOS에 송출했기에 이 두 시스템에서 취득한 발전기 출력의 합이 동일해야 함에도 서로 다르며, 결과적으로 상태추정 값도 서로 다르게 나타났다. 상태추정 값은 두시스템의 연산방식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한다 해도 발전기로부터 취득한 EMS와 MOS의 값이 다르다는 것은 거래소가 이 두 시스템을 실제 운전에 활용하지 않는다는 증거다. 둘째, 운전예비력 계산 방법의 절차 중에 사람이수기로 계산한 부분이 존재한다. 8000만㎾의 거대규모에서 운전예비력은 결코 계산식으로 파악할 수없고 EMS의 계측 도는 상태추정을 통해 예비력 프로그램이 결과 값을 제공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거래소는 상태추정이 되지 않는 원데이터(Rawdata)에 사람이 수작업을 통해 계산한 자료를 합해운전예비력을 산출하고 있었다.  이렇게 EMS 화면상의 부하량과 홈페이지상의 부하량이 다르다보니 운영예비력도 제각각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넷째, 계통사고 발생 상황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지 않는다. 10월 2일 발생한 영광 5호기 사고의 경우 발전기가 계통에서 탈락된 시간은 10시 45분으로 추정되며 탈락 용량은 1050㎿였다. 이 결과가 거래소 홈페이지에 반영된 시간은 10분이나 지난 뒤였다. 이는 곧 EMS에서 실시간으로 발전기및 송전선의 상태추정을 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다섯째, 실제 공급능력을 초과한 공급능력이 홈페이지에 발표됐다. 2012년 8월 24일 홈페이지에서 당일 최대 공급능력은 76970㎿로 표시됐다. 전력통계정보시스템(Epsis)에서 8월 24일 중앙급전소에서 제어 가능한 최대 공급능력을 확인한 결과78341㎿였다. 그런데 이날 울진1,3,4호기, 보령 2호기, KG ETS 및 강릉 수력 발전기가 정지됐기에그 용량(총 3603㎿)을 제외하면 당일 최대 공급능력은 74738㎿를 초과할 수 없다. EMS의 계측 결과였다면 이같은 공급능력 값이 나올 수 없다. 여섯째, 거래소는 EMS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안전도제약경제급전(SCED)*을 하지 않은 채 수동급전을 했다. 한 언론매체 2012년 9월 10일자에 '전력거래소 중앙관제센터는 송전선이 추가로 끊어질 것에 대비, 영광원전 측에 감발운전을 1시간30분 앞서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송전선 탈락 등의 상태추정을 통해 안전도를 고려한 급전은 EMS가 자동으로 조정해야 하는 일이지 급전원이 인위적으로 판단할 정보가 아니다. 일곱째, MOS에서 계산된 기초 값을 운전원이임의적으로 입력하고 있었다. 거래소는 MOS에서 경제급전의 값(FMD)을 5분 단위로 계산해 EMS로 전달된다고 한다. 이때 MOS와 EMS 연계 절차가 정상적으로 이뤄진다면 굳이 운전원이 수작업으로 출력을 지정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전력거래소의 EMS 화면에서는 급전원이 임의적으로 출력값을 지정하는 것이 나타났으며 이는 쌍방향경매입찰시스템인 MOS를 EMS에 강제로 연계시키기는 과정에 문제가 있고, 이로 인해 자료 값의 시스템 통합성이 깨져 계통 안전 운전에 필수적인 장비가 쓸모없는 시스템으로 전락했다는 증거가 된다. 이러한 근거에 비춰볼 때, 전력거래소는 2001년부터 지금까지 발전기 입찰, 상태추정, 예비력 관리, 수요예측, 안전도경제급전 등 전력계통의 종합운영시스템인 EMS를 정상적으로 활용하지 않고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전정희 의원은 "그간 관행적으로 EMS를 비정상 운영하면서 각 부문별로 취득한 자료를 활용해 급전원들의 오랜 경험을바탕으로 무리 없이 수동 급전을 해왔던 것"이라며 "막상 9.15 사태 때와 같은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위기상황이 발생하자 당황한 급전원들이 긴급부하차단을 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전력산업구조 개편이 확정되기 전 전력거래소는 2003년 ABB사로부터 MOS를 도입해 이를EMS에 연계해 사용함으로써 기존 EMS의 기능을마비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충남대 전기과 김건중 교수는 "MOS는 도매경쟁시 장이 개설됐을 때 필요한 것인데 우리는 이런 시장이 없기 때문에 불필요한 것"이라며 "MOS의 5분경제급전-안전제약경제급전-을 억지로 MS에 연계함으로써 동기화가 되지 않아 EMS의 기능이 마비됐다"고 주장했다. MOS은 전력 도매경쟁시장에서 사용하는 경매입찰운영시스템으로 전력거래소는 2003년 전력시장 개편을 염두에 두고 이 시스템을 ABB사로부터474억 원을 주고 들여왔다. 그런데 2004년 참여정부 노사정위원회에서 전력산업구조 개편이 중단되자 MOS는 필요 없는 상황이 됐다. 전 의원은 "누가 무슨 이유로 MOS와 EMS의 연계를 지시했는지에 대해 명확히 밝혀야 한다"며 "거래소가 그동안 EMS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국회의 의혹 제기에숱한 거짓말로 방어를 해왔다"며 감사원의 전력거래소에 대한 직무감사를 청구했다. 미운전 발전기에 3년간 9000억 원 지급 9.15 정전사태와 같은 전력당국의 유연하지 못한 전력수급 이면에는 전력대금 정산제도인 용량 정산금(CP) 제도가 한 몫 하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용량정금을 보고 발전사들은 관행적으 로 공급가능 용량 과다 입찰을 하고 있으며 전력거래소에 입찰만 해도 한전이 지급하는 용량정산금이 매년 3조원이 넘는다. 또 운전하지 않은 발전소에 지원해준 돈이 3년간 9043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용량정산금이란 발전기의 공급가능 용량에 대한지원으로 발전기 건설비 보상 및 신규 투자를 유인하기 위해 '전력시장운영규칙'에 의거, ㎾h당 7.46원씩 일괄 지원해주는 제도다. 9.15 순환정전 당시에도 이 제도는 엉터리 모니터링이라는 지적을 받으며 허수아비 예비전력이란 비판에 따라 제도 개선을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미운전 발전기에 대한 용량정산금 지급 제도가 전혀 개선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윤근 의원(민주통합당)은 "9.15 당시 8개 발전사 24개 발전기가 당소 입찰량과 비교해 약 27만㎾의 전력을 과소 공급했다"며 "이는 명백한 발전사들의 귀책사유로 9.15 사태에 대해 발전사들이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박완주 의원(민주통합당)은 이 문제를 '발전사들의 부당이득 취득 미수 사건'이라 명명하며 국감장에서 발전5사 사장 각각을 일으켜 세워 "부당 수령을 인정하느냐?"고 따지며 답을 요구했고 발전5사사장 모두 그런 경우가 있었다고 대답했다. 박 의원의 지적에 대해 전력거래소 남호기 이사장은 "이러한 문제 제기를 신중히 검토해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고 국민의 돈이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조사하고 부당한 CP 지급 시 전액 환수조치 하겠다" 고 대답했다. 박 의원은 "발전을 하지도 않았는데 대기해 줘서고맙다, 발전소 짓는 데 돈 많이 들었으니 보상해주겠다고 1년에 수천억 원씩 주는 게 합리적인 것이냐"며 "매년 한전 적자가 수조 원씩 쌓이는 이 상황에서 이런 미운전 발전기에 대해 지원해 주는 제도에 대한 개선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단호하게 지적했다. 박 의원이 전력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미발전 상태에서 지급된 용량정산금은매년 3000억 원에서 4000억 원에 달한다. 박 의원은 "용량정산금 제도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과 실태를 조사해볼 필요가 있다"며 발전5사들에게 부당수령 현황 제출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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