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자협회는 8월 2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세계 첫 국산 중소형 원자로'스마트SMART(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사장되나'라는 주제로 이슈 토론회를 했다. 세계 첫 국산 중소형 원자로인 스마트는 대형 원자로에 비해 건설비와 건설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안전성을 높인 원자로다. 그러나 세계 시장을 개척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슈 토론회는 이은철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의 주제발표에 이어 박방주 한국과학기자협회장(중앙일보)의 진행으로 김규태 동아사이언스 팀장, 이인선 경상북도정무부지사, 하재주 한국원자력연구원 신형원자로개발연구소장, 류용섭 국과위 연구개발조정국장, 노경원 교과부 전략기술개발관 등이 토론을 펼쳤다. 이슈 토론회를 통해 스마트 원자로의 세계 시장 개척 전략과 발전방향을 살펴보자.

새 시대 이미지 전략을

김규태<동아사이언스 팀장>
스마트 원자로가 스마트 그리드, 지역 화력발전소 등의 대체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대중이 이를 어떻게 생각할지 생각해 보면, 대형 원자로 건설에 많은 갈등을 빚기에 지역에서 엄청난 반향이 있을 것이다. 기존 원자로와 선을 긋지 않으면 수출과 건설에 장애 요인으로 작용할 것 같다. 과거와 단절이란 생각으로 안전성 이미지를 강조해야 한다. 미디어도 각종 미래형 이미지들로 원자력과 핵융합의 중간 이미지를 보여준다. 새 시대에 맞는 이미지를 갖출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과거와 미래를 구분하는 자세로 브랜드 전략을 짜야 한다.

스마트 경쟁 상대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노경원<교과부 전략기술개발관>
스마트 연구 개발에 15년 걸렸다. 우리나라는 새로운 중소형 원자로 시장에서 선발 주자였기에 길어졌다. 지금 미국은 5년 만에 가능하다는데 두세번째 주자니 그런 것이다. 스마트를 기술과 시장을 선도하는 모델로 만들어야 한다. '스마트'는 15년 전 스마트폰 등이 알려지지 않았을 때 붙인 이름인데, 지금은 대중화됐다. 브랜드 가치가 있기에 그 이름을 유지해야 한다. 해외 원자력계에서 스마트를 인식한다. 건설하고 수출할 때, 스마트의 경쟁상대가 누구인지 생각해야 한다. 대형 원전이 아닌 소형 화력, 다른 에너지원 등을 경쟁 상대로 잡고 평가 및 전략을 짜야 한다.
경제성과 안전성은 트레이드오프Trade Off 관계다. 기술성을 높이다 보면 인허가와 시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관계 요인의 최적점을 찾아야 한다. 스마트는 그런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있지만, 현재까지 균형점을 찾으며 왔다. 총리실 산하 스마트지원협의회가 지원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인허가 이후 곧바로 국내 건설을 결정할 순 없다. 전력 수급 계획 등 여타 절차가 많기 때문이다. 스마트 하나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기에 시간이 좀 걸린다. 전력 단가 문제 면에서도 경쟁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계산 결과가 달라진다. 그럼 국내 건설의 경제성도 높아진다.
국내 건설 종합 타당성에 대한 용역을 예정하고 있다. 연구 개발은 인허가로 끝났다. 후속으로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연구들을 당연히 계속할 것이다.
선발 주자의 장점을 유지하려면 후속 모델에 대한 계획도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현재 스마트에 부가적 안전성을 높이고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콘셉트 반영 방안을 연구 중이다. 내년 연구 개발비도 확보했다. 현재까지 잘 가고 있다.

교과부와 지경부 간 긴밀한 합의를

류용섭<국과위 연구개발조정국장>
기획재정부 예산실에 있을 때 표준 설계 검증과 관련해 연구 개발 예산을 추경을 통해 마무리하도록 반영했는데 결실을 보아 뜻깊게 생각한다.
개발한 기술이 사장되지 않도록 하는 방향성은 있지만, 구체적인 안은 없다. 현재 선진국 대비 5년정도 앞섰다는데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란 말이 있듯이 빨리 결실을 보도록 교과부와 지경부 간 긴밀한 합의가 필요하다. 실증 원자로 건설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지속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후속 연구도 중요하다. 부처 간 추진과 실증로 건설 진전이 없는 건, 별개로 진행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서로 적극 참여할 것 같다. 국과위도 상용화·실용화를 위해 적극 참여하겠다.

시간 끌기보다 시의 절적한 정책을

이인선<경북도 정무부지사>
지경부에서 어떤 연유인지 모르겠지만 (이 자리에) 안 왔다. 무엇이 문제고, 어떻게 갈 것인지 허심탄회하게 보여주면 좋았을 것이다. 에너지 정책은 전반적인 미래 지도가 그려져야 국민이 안심한다.
경북 동해안에 원전이 11개 있지만, 관련 연구 기관과 기업은 다른 지역에 있어 주민 불만이 많다. 5월에 발표한 원자력 클러스터 사업 계획은 종합적이다. 그러나 발표 후 4개월이 지나도록 특별한 진전은 없다.
현재 연구 개발을 끝내고, 민간 컨소시엄이 들어와 설계 건설 문제도 마무리해야 했는데 깔끔하지않다. 정책이 시의적절하게 보여줘야 할 때 시간을 끄는 것 같다. 지자체는 스마트 원전 부지나 실증단지 부지 등을 마련해 놓고 하염없이 기다리는 상황이다.

스마트 수출 뇌관 국내 건설

하재주<한국원자력연구원 신형원자로개발연구소장>
요르단에 연구로를 수출하는 업무를 해오다 스마트까지 맡았다. 어떻게 성공시키느냐가 나의 큰 소임이다. 처음 중소형 원전에 관해 얘기할 때, 중소형 원전 시장이 존재하느냐에 대한 의문이 많았다.
근래 그 의문은 사라졌고, 잠재 수요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 뭐가 문제인지 실무자로서 느낀 점을 말하겠다.
2008년까지 스마트 요소 기술을 연구하다 정부의 기치 아래 다시 스마트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인허가를 받으면 세계 시장에 나가야 하므로 민간기업도 KEPCO 컨소시엄으로 참여했다. 투자한 1,700억 원 중에 교과부가 투자한 것이 700억 원이다(KEPCO 컨소시엄 1,000억 원 투자). 협약 당시 인허가까지 원자력연구원이 주관하고 인허가받을 때 공동명의로 신청하겠다고 약속했다. 인허가가 나오자마자 수출, 국내 건설 등에 들어가는 시스템이 있어야 하는데 별다른 진전이 없다. KEPCO 컨소시엄은 관심이 없는 모습이다. 다른 기업들은 KEPCO 컨소시엄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스마트에 관심 있는 국가들이 구체적인 가격과 계획을 물어오지만, 답을 줄 수 없어 답답하다. 관심이 없으면 관심이 있는 기업한테 맡겨야 한다.
우리는 미국보다 5∼6년 앞섰다. 미국은 한국에 리더십을 빼앗겼다고 발표한다. 하지만 미국은 인허가가 끝나면 바로 건설에 착수할 준비가 돼 있다.
우리는 기술 개발은 앞섰지만 지을지 안 지을지, 부지를 어디로 할지, 누가 지을지 등 하나도 준비하지 않았다. 총리실에서 타당성 조사를 요구한 것이 2월인데 아직 용역조차 시작하지 않은 상태다. 내년 상반기 국내 건설 타당성 결과가 나온 후 어떻게 지을 지, 어디에 지을지 등을 논의하다 보면 4∼5년은 족히 지날 것이다. 안타까움과 초조함이 많다. 8개 정도 동시에 짓는 프로젝트를 시행하면 건설 단가는 많이 내려간다. 하지만 뇌관은 국내 건설이다. 국내에 짓지 않고 해외에 수출하기엔 제약이 많다.

 

스마트(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 원자로는 열 출력 330㎿(전기 출력 100㎿)로 대형 원전(전기 출력 1000㎿ 이상)의 1/10 이하 수준인 중소형 원전이다. 원자로를 이루는 주요 기기들을 대형 배관으로 연결한 대형 원전과 달리 스마트는 증기 발생기, 가압기, 원자로 냉각재 펌프 등 원자로 계통 주요 기기들을 한 개의 원자로 압력용기 안에 모두 설치한 일체형 원자로다. 일체형 원자로는 기기들을 잇는 대형 배관이 깨져서 발생하는 대형 냉각재 상실 사고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배제함으로써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향상한 신개념 원자로다. 스마트는 주요 기기를 모듈 형태로 설계해 건설 현장에서 조립 및 용접과정을 최소화함으로써 건설 공기를 단축했다. 전력 생산뿐만 아니라 바닷물을 민물로 바꾸는 해수 담수화 또는 지역 난방, 공정열 공급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다목적 원자로다. 해수 담수화용으로 건설할 경우 스마트 원자로 1기로 인구 10만 명 규모 도시에 전기 9만㎾와 하루 물 4만 톤을 공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