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도로법 개정(안) 철회 요구

최근 국토해양부가 도로 위 전선에 관해 점용료를 받는 것을 골자로 한 〈도로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해 전력 및 통신 사업자와 관련 업체, 기관들의 논란이 한창이다.

KEPCO는 "개정(안)이 시행되면 전선 점용 인허가, 토지 측량 등 행정 절차 증가 및 처리 기간이 길어져 전력 공급과 인터넷 개통 지연 등 국민 불편을 초래하고, 도로 점용료 부담 증가, 전선 측량, 행정 업무 인력 추가 소요 등으로 1조 2,500억여 원의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며, 결국 요금 인상으로 이어져 국민 부담만 가중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2009년 11월부터 서울시와 한전 간 이어져 온 전선에 대한 도로 점용료 부과와 관련한 소송에서 대법원은 올해 5월 "전선은 전주에 설치된 부속물로 보아 별도 점용료 부과는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이에 국토부가 법령을 개정해 전선에 점용료를 부과하는 법안을 추진한 것이다.

KEPCO는 "전주는 전선, 변압기 등 전력 공급을 위한 부대설비를 지지하는 시설물로 전선과 일체를 이뤄야 전주 본래의 의미를 가지며, 전주에 점용료를 납부하므로 전선에 별도 점용료를 납부하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도로법〉 제44조에 따르면 도로를 점용하는 공작물이나 물건, 그 밖의 시설에 도로 구조나 교통에 장해를 끼칠 물건을 첨가하면 도로 점용으로 보지만, 전선은 전기 설비 기술 기준에 따라 교통에 지장이 없는 높이에 설치해 도로의 효용 감소나 기능에 손상을 가하는 영향이 미미하므로 도로 점용 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또한, "캐나다, 호주 등 해외에서 전력 설비를 국민 생활 필수 서비스로 간주해 점용료 전체를 면제하며, 일본도 전선을 전주의 부속 설비로 간주해 전선 조수에 따라 전주 점용료를 차등 부과하는 형태로 운영해 전선 m당 점용료 부과는 해외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공공 설비에 대한 과도한 규제다"면서, "기존 점용료 인상안은 최근 3년간 소비자 물가와 공공요금 상승 대비 전주는 8배, 지중 설비는 9배에 해당하는 과도한 인상으로, 이는 전력 사업자뿐만 아니라 관련 업계에 불합리한 재정적 부담을 안겨준다"고 밝혔다.

현재 전주 점용료 외에 전선에까지 별도 점용료를 부담시키려는 국토부, 행정 처리 증가로 전기 공급 지연 등 국민 불편 초래와 비용 상승으로 말미암은 국민 부담 증가로 이어질 것이란 한전. 무엇이 국민을 위한 길인지 생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