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 두산중공업 단조공장 단조과에 근무하는 이수목 대리의 스마트폰에 메시지가 도착한다. 이 대리는 회사가 최근 선임한 온실가스 담당 에이전트 20명 가운데 한 명이다. 메시지 내용은 '쇠를 달구는 가열로의 에너지 사용량이 목표 대비 20% 초과했다'는 것. 온실가스 배출량이 목표치보다 20% 초과했다는 뜻이다. 이 대리는 즉시 단조과 가열반 담당자인 한연수 차장에게 메일로 이 사실을 알린다. 한 차장은 가열반에 함께 근무하는 사원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에너지를 초과 사용한 원인을 파악한 뒤 노후 설비 부품 교체, 보조제 첨가 등 필요한 조처를 한다. 이처럼 두산중공업은 ERP를 기반으로 한 그린에너지 관리 시스템(GEMS)을 구축하고, 탄소 배출량을 한눈에 관리한다.

두산중공업이 올해 도입한 '그린에너지 관리 시스템(GEMS : Green Energy Management System)'이 최고 경영자(CEO)부터 제조 현장 사원까지 전 임직원을 온실가스 관리 첨병으로 변화시켰다. 일상적으로 각자 위치에서 에너지 사용 현황, 온실가스 발생 현황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문제 발생 시 SMS와 메일로 정보를 주고받은 뒤 문제를 즉시 해결한다. 두산중공업이 30억 원을 들여 자체 개발한 GEMS는 국내 최초로 전사적 자원 관리(ERP : Enterprise Resources Planning) 프로그램과 실시간 연동하도록 구축한 통합 에너지 관리 프로그램이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유무선 통신방식을 적용해 실시간으로 에너지 사용량과 탄소배출량에 관한 정보를 파악하고, 정보를 곧바로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GEMS의 기본을 이루는 것은 공장 구석구석에 설치한 1500개에 이르는 계측기다. 전기, 기름, 가스 등 에너지 사용량을 검침해 탄소 배출량을 산정하는 이 계측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그 내용을 직원 누구나 클릭 한 번으로 조회할 수 있다. 특히 탄소 배출량이 관리 목표치를 초과하면, 메일이나 SMS를 통해 초과 사실과 개선 방안까지 제공함으로써 탄소 배출량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두산중공업이 GEMS를 구축한 것은 올해 1월부터 시행한 온실가스 목표 관리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관리하기 위해서다. GEMS를 통해 두산중공업은 전체 회사는 물론, BG(사업부), 공장, 작업반 등 세부 단위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탄소 배출량을 세밀하고 간편하게 관리한다. 공장 내 어디에서 에너지를 필요 이상 사용하는지, 어떤 설비의 효율이 떨어지는지 등을 파악하고, 피크 시간대별 부하 조정도 한다. 두산중공업은 GEMS 구축 이전과 비교해 에너지 사용 효율이 25% 정도 향상돼 올해 연간 에너지 사용 절감액이 32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