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실리콘 나노선 이용 고효율 태양전지 개발 - 나노 크기 실리콘 소재로 태양광을 전기로 변환
2012-04-10



실리콘 나노선(Nanowire)을 이용해 태양광을 전기로 변환하는 고효율 태양전지를 개발해 대체 에너지원 확보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나노선은 수십에서 수백㎚(나노미터, 10억분의 1m) 굵기를 갖는 반도체물질로 이뤄진 머리카락 형태의 나노 구조체다. 고려대 박홍규 교수(교신저자)와 김선경 박사 연구팀은 미국 하버드대 찰스 리버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단결정 실리콘 나노선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연구 결과는 과학 전문지《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1월 19일자로 게재됐다.

박홍규 고려대 교수 연구팀은 단결정 실리콘으로 이뤄진 나노선을 화학적 방법으로 대량 합성하는 데 성공하고, 이 나노선으로 태양전지를 제작해 높은 효율(6% 이상, 종전 나노선 태양전지에 비해 2배 이상 증가)을 갖는 나노 크기의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실리콘 태양전지는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각광받는다. 그중 단결정 실리콘 태양전지는 결정성이 높아 물질 내 결함이 적어 비정질非晶質(원자 배열의 규칙성이 거의 없는 상태) 실리콘 태양전지에 비해 전기적 특성이 우수하다. 그러나 단결정 실리콘은 빛을 흡수하는 능력이 떨어지기에 모든 태양광을 흡수하려면 실리콘 밴드 두께가 수백 마이크로미터(㎛) 이상이어야 하므로 비경제적이다.
나노선을 활용한 태양전지는 화학 증기 증착법(CVD : Chemical Vapor Deposition)으로 나노선을 합성하므로, 다양한 물질을 손쉽게 제조할 수 있다. CVD는 기판 위에 촉매에 해당하는 금속 물질(주로 금)을 배열한 뒤, 고온의 튜브 내에 반도체 물질을 구성하는 기체를 주입하면 촉매 주위로 결정성을 가진 반도체 물질이 성장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결정성도 높고 매끄러운 단결정 실리콘 나노선 태양전지를 개발하는 것은 난제 중의 하나였다.
박홍규 교수와 찰스 리버 교수 연구팀은 처음으로 단결정 실리콘 나노선을 이용해 두께가 300㎚(기존보다 100배 이상 얇은)에 불과한 나노선 태양전지 개발에 성공했다. 나노선 태양전지는 실리콘의 결정면을 따라 정육각형 단면을 유지하며 표면도 매끄럽다. 연구팀이 합성한 단결정 실리콘 나노선은 현재까지 개발한 나노선 태양전지 중 우수한 전기적 특성을 나타내 산업체에서 개발하는 박막형 태양전지와 동등한 수준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단결정 실리콘 나노선 태양전지는 나노선 고유의 특성(공명 : Resonance)을 이용해 태양광의 수집 효율을 2배 이상 끌어올렸다. 공명은 빛이 특정 모양을 가진 구조체 내에 입사됐을 때, 그 구조체 내에서 빛이 진행 또는 반사하며 특정 파장을 가진 빛이 증폭되는 현상이다. 지금까지 단결정 실리콘의 낮은 흡수율은 효율 저하의 원인으로 지적받았다. 그러나 이번에 합성한 실리콘 나노선은 빛의 파장보다 작은 크기의 구조체로, 기존 평면 구조와 다른 특성을 나타낸다. 실리콘 나노선은 특정 파장에서 입사되는 빛을 표면에서 반사하지 않고 대부분 흡수한다. 이러한 공명 현상으로 실리콘 나노선 태양전지는 같은 두께의 박막형 실리콘 태양전지에 비해 2배 이상 전류 밀도가 높다. 또한, 실리콘 나노선은 특정 파장에서 입사한 태양광을 반사 없이 나노선 내부로 모두 흡수한다는 사실을 실험과 계산으로 입증했다.
박홍규 교수는"하버드대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경제적이면서 효율도 높은 태양전지를 대량생산하게 돼 향후 태양전지 산업에 다각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전류 밀도 2배 이상 높여
미래 대체 에너지원으로 각광받는 실리콘 태양전지는 재료비 대비 고효율 소자 제작이 현재 큰 관심사다. 이를 위한 주요 과제로 고품위 물질 구현을 통한 전기적 특성 향상, 광 수집 효율 증대 방안 등을 꼽는다. Bottom-up 방식의 실리콘 나노선 태양전지는 일반적인 식각 과정이 불필요하므로 재료절감뿐만 아니라 합성 과정 중 물질의 치환이 쉬워 다양한 기능의 소자를 구현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실리콘 나노선 연구는 고품위 실리콘 재현의 어려움으로 말미암아 고효율 태양전지 소자 실현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연구에서 CVD 방식을 통해 육각기둥 형태의 고품위 단결정 실리콘 나노선을 성장하고, 그 과정 중에 내부 코어, 중간 껍질, 외곽 껍질 층에 각기 다른 도펀트Dopant(반도체에 첨가하는 미세 불순물)를 적용한 p-i-n형 단일 나노선 태양전지 구현에 성공했다. 개발한 실리콘 나노선의 물질 특성을 조사하고자 투과 전자 현미경으로 나노선 단면 촬영과 격자 구조를 분석했으며, 이를 통해 성장한 나노선이 고품위 단결정 실리콘 재질로 이뤄졌음을 확인했다. 또한, 성분 분석 장치를 통해 나노선 내부의 코어와 각 껍질 층이 성장 과정 중에 의도했던 도펀트로 채워졌음을 증명했다.
실리콘 나노선은 외곽 껍질의 일부분을 식각해 코어 부분을 드러내고, 코어가 드러나지 않은 외곽 껍질과 내부 코어 각각에 n형과 p형 전극을 올리면 태양전지 소자로 작동한다. 제작한 단결정 실리콘 나노선 태양전지 소자의 I-V 특성 측정 결과 0.5V 개방 전압(Open-Circuit Voltage)과 1fA 이하 누설전류(Leakage Current) 특성을 기록했다. 개방 전압은 태양전지 양 극단에 추가적인 전류를 주입하지 않을 때 걸리는 전위차로, 이상적인 개방 전압의 최대치는 해당 반도체 물질의 밴드 갭 에너지와 동일하며, 개방 전압이 높을수록 태양전지의 효율이 증가한다. 누설 전류는 반도체 접합 부분 외의 영역을 따라 이동하는 전류로, 물질의 불순물이 높을수록 누설 전류량이 증가한다. 이는 현재까지 보고된 나노선 태양전지 소자 중 최고 값이며, 범위를 산업에서 개발하는 박막형 실리콘 태양전지로 확장하더라도 동등한 수준에 근접한 것이다.
단결정 실리콘은 낮은 물질을 흡수하기에 전류 밀도가 작다. 하지만 이 연구의 실리콘 나노선은 크기가 약 300㎚에 불과함에도 그 자체로 미세 공진기로 작동하며, 공진기 내에 존재하는 공진 모드와 입사하는 태양광 사이의 강한 상호 작용을 통해 높은 광 수집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 연구에서 스펙트럼분석과 전자기 계산을 통해 나노선 내부에 존재하는 공진 모드의 존재를 입증했으며, 실제로 실리콘 나노선은 같은 두께의 박막형 구조에 비해 약 2배이상 증가한 전류 밀도를 기록했다.
연구에서 실리콘 나노선 소자의 전류 밀도를 향상하고자 나노선을 수직 방향으로 두 층까지 쌓았으며, 이를 통해 약 25㎃/㎠ 전류 밀도를 기록했다. 전자기 계산 결과 동일 방식으로 1㎛ 두께까지 나노선을 적재하면 약 13%의 효율을 보인다. 이는 현재 개발한 박막형 태양전지 소자의 수준을 훨씬 뛰어 넘는 것이다.
실리콘 나노선을 이용한 태양전지 개발은 CVD방식을 통해 개별 나노선을 이루는 물질을 자유롭게 조작하고, 빛의 파장보다 작은 크기의 공진기가 갖는 고유한 공진 모드 특성으로 향후에도 활발한 연구가 이어질 전망이다.

용어 따라잡기

나노선(Nano Wwire) : 수십∼수백㎚ 굵기를 가지며, 반도체 물질로 이뤄진 머리카락 형태의 나노 구조체.
화학 증기 증착(Chemical Vapor Deposition) : 기판 위에 촉매에 해당하는 금속 물질(주로 금을 사용)을 배열한 뒤, 고온튜브 내에 반도체 물질을 구성하는 기체를 주입하면 촉매 주위로 결정성을 가진 반도체 물질이 성장되는 방식.
개방 전압(Open Circuit Voltage) : 태양전지 양 극단에 추가적인 전류를 주입하지 않을 때 걸리는 전위차. 이상적인 개방전압의 최대치는 해당 반도체 물질의 밴드 갭 에너지와 동일하며, 개방 전압이 높을수록 태양전지의 효율이 증가한다.
누설 전류(Leakage Current) : 반도체 접합 부분 외의 영역을 따라 이동하는 전류로 물질의 불순물이 높을수록 누설전류량이 증가한다.
공명(Resonance) : 빛이 특정 모양을 가진 구조체 내에 입사됐을 때, 그 구조체 내에서 빛이 진행 또는 반사하며 특정파장을 가진 빛이 증폭되는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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