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고효율 고성능 연료전지 신소재 개발, 더 작게, 추운 날씨에도 더 강하게
2011-07-12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정연호)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황주호)이 나노 기술과 방사선 기술을 이용한 협동 연구를 통해 연료전지의 효율과 성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핵심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두 기관은 기초기술연구회 협동 연구 사업의 일환으로 2007년부터 4년여에 걸쳐 수행한 '방사선을 이용한 연료전지 소재 개발'과제를 통해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SOFC)의 저온 동작을 가능하게 하는 '탄소막이 코팅된 은 나노 분말 촉매제'와 직접 메탄올 연료전지(DMFC)의 크기를 줄이고 성능은 끌어올린 '방사선 조사 고분자 연료전지막'개발에 각각 성공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재료개발부 이창규박사 팀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송락현박사 팀과 공동으로 나노 분말 기술을 이용해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 Solid Oxide Fuel Cell)의 최대 난제인 저온 동작을 가능케 하는 '탄소막을 코팅한 은 나노 분말 촉매제'를 개발했다.
SOFC는 수소를 포함하는 연료와 공기가 공기극과 고체 전해질, 연료극을 통과하며 전기를 생산하는 전지다. 이것은 연료전지 가운데 효율이 월등히 높고 장시간 사용이 가능하지만, 이온 교환을 위해 800~1000℃의 높은 온도가 필요해 배관 소재로 고온에서 잘 견디는 고가의 특수 합금을 사용해야하는 단점이 실용화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SOFC의 동작 온도를 600~650℃까지 낮추는 것이 관건으로, 공기를 전기화학적 방법으로 환원해 산소이온을 생성시키는 역할을 하는 공기극 소재에 플라티늄·팔라튬·은과 같은 금속을 촉매제로 사용해 저온에서도 동작이 가능한 소재 개발 연구가 진행돼 왔다. 그중 가격이 저렴한 은 나노 입자 사용에 관심을 집중했지만, 전극 제조 열 처리 과정에서 서로 응집하는 단점이 있었다.

DMFC 연료전지막, 듀퐁사제품 대체할 것
이창규 박사 팀은 은 나노 입자 표면을 탄소로 코팅함으로써 공기극과 은 나노 입자의 결합력을 높이고, 열 처리 중에 은 나노 입자끼리 응집되지 않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이 박사 팀은 실험 결과 탄소막을 입힌 은 나노 분말촉매제를 입힌 공기극을 사용한 SOFC가 650℃에서 최대 400㎽/㎠의 성능을 내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한국원자력연구원 방사선공업환경연구부 신준화 박사 팀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정두환 박사 팀과 협동 연구를 통해 방사선 접목 기술을 이용해 직접 메탄올 연료전지(DMFC : Direct Methanol Fuel Cell)를 소형화·경량화하고 추운날씨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방사선 조사 고분자 연료전지막'을 개발하고 연료전지 스택을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직접 메탄올 연료전지는 고농도 메탄올을 사용할수록 더 작은 크기의 전지로 동일한 출력을 얻을 수 있다. 또한, 메탄올 농도가 1몰일 때 응결점이 영하1.4℃인 반면, 농도를 5몰까지 높이면 응결점이 영하 9.4℃까지 낮아져 고농도일수록 겨울철에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개발된 연료전지막은 메탄올 농도를 높이면 메탄올을 흡수해 부풀어 오르는 현상(Swelling)이 발생해 이온뿐만 아니라 메탄올까지 통과시키기에 연료가 손실돼 연료전지의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를 극복하지 못했다.
신준화 박사 팀은 방사선 접목 기술인 그래프트Graft을 이용해 고분자 필름에 염화비닐 벤질 고분자를 접목시킨 뒤, 이를 화학적으로 처리함으로써 메탄올의 투과를 최소화하고 수소 이온만을 선택적으로 투과시키는 기능을 갖는 방사선 조사 고분자 연료전지막을 개발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성공했다.
방사선 접목 기술은 방사선의 높은 반응성과 물질 투과도를 이용해 하나의 고분자에 다른 고분자를 가지 상태로 공중합시키는 것이다. 연료전지막 등 이온 투과도가 성능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물질을 만들 경우, 이온을 전달하는 고분자를 필름 내부까지 고르게 접목시키는 것이 장점이다.
신준화 박사 팀이 개발한 연료전지막을 정두환 박사 팀이 고농도 메탄올 연료전지 제작에 적용한 결과, 현재까지 널리 사용되는 듀퐁Dupont 사 소재인 나피온Nafion이 메탄올 농도 1몰에서만 정상 작동하는 반면, 방사선 조사 고분자 연료전지막은 5몰 이상의 높은 메탄올 농도에서도 나피온보다 2배 이상의 출력(120㎽/㎠)을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연구 성과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의 '방사선 및 나노 관련 기술'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연료전지 제작 기술'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만들어낸 협동 연구의 모범 사례로, 기술 개발 첫 단계라 할 수 있지만 세계적 수준의 성능을 확인함으로써 국가에너지 R&D의 핵심 과제 중 하나인 연료전지 기술완성을 앞당기는 데 이바지할 전망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재료연구부 이창규 책임연구원은 "후속 연구를 통해 낮은 동작 온도를 유지하는 가운데 SOFC의 출력을 500㎽/㎠까지 높이는 것이 목표다"라고 밝혔다. 한국원자력연구원 방사선 공업환경연구부 신준화 선임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DMFC 연료전지막이 고농도 메탄올에서 사용할 수 없는 듀퐁사 제품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하며, 성능 및 제조 조건의 최적화를 통해 상용화 단계로 나가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료전지센터 정두환 책임연구원은 "방사선 조사 고분자 연료전지막을 활용해 40W급 연료전지 시제품을 제작해 기술의 우수성을 증명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트윗터 페이스북

< Energy 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