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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원자력발전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6월 9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는 ‘한국 원자력발전 30년 심포지엄 및 기념식’ 행사가 한창이었다. 이날 자리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유리 소콜로프 사무차장을 비롯해 프랑스 아레바社 레미 오뜨베르 부회장, 미국 웨스팅하우스社의 티모씨 J 콜리어 부사장, 캐나다 AECL의 켄 페트러닉 원자력 분야 사장 그리고 루마니아 원자력규제기관의 보말라 바쟈 원장(차관급)까지, 세계 내로라하는 원자력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한국 원전산업에 깊은 관심을 나타내며 한국 원자력발전 30년 역사를 축하했다. 또한 한승수 국무총리, 이재훈 지식경제부 제2차관, 박종구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 등 학계 및 산업계 인사 500여 명이 참가해 에너지 정책 동향과 전망, 한국 원전 산업에 대한 성과와 과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으며, 유공자 훈·포상 수여식과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비전 선포식을 가지는 등 다양한 행사도 함께했다. 배럴당 130달러, 천정부지로 치솟는 고유가 시대 속에서 원자력은 향후 석유를 대신할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더욱 각광 받으며, ‘원전 르네상스’ 시대를 열고 있다. 1978년 전력 생산을 개시한 이래 30년 동안 총 2조 ㎾h의 전력을 생산하여 석유대비 155조 280억 원, 가스 대비 247조 200억 원의 원가절감을 이룬 한국 원자력발전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조명해 본다.
 1978년, 국내 원자력발전의 첫 단추를 끼우다 사실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의 역사는 195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설립되기도 전인 1956년 2월 한·미 원자력 협력협정을 공식적으로 체결했으며, 1957년 IAEA가 본격 출범하자 그해 8월 IAEA헌장에 서명하고 협약 체결과 동시에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1956년 영국의 콜더 홀 발전소에서 세계 최초로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래 이제 반세기 남짓 되는 세계 원자력발전의 역사를 생각하면, 우리나라의 원자력 역사는 결코 짧지 않다. 돈과 기술도 없던 시절, 우리는 선진국에서조차 쉽게 결정하지 못하던 원자력발전 도입에 적극적이었다. 6·25 전쟁 후 빈곤과 무질서를 타개하기에 원자력은 무한한 가능성이 담긴 희망의 선택이었다. 원자력법 제정 및 한국원자력원과 한국원자력연구소 설립 등 원전 도입을 위한 준비 작업에도 열심이었으므로 그 후 1957년 연구원 원자로 도입, 1959년 트리가마크2(TRIGA Mark-Ⅱ) 기공식, 1967년 원자력원의 원자력청 개편 등을 거치며 원자력발전을 향한 본격적인 도전을 시작할 수 있었다.이와 더불어 1960년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성공으로 인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 전기소비량은 50만 ㎾급 원전 2기 건설 필요성을 더욱 굳건히 했다. 건설 부지에 대한 대립과 1974년 인도의 핵실험 등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석유파동’을 기회로 1978년 우리나라는 경남 고리 지역에서 국내 첫 원전을 이뤄냈다. 세계 6위 원전강국으로 부상, 원전 르네상스 시대의 주역을 꿈꾸다1978년 고리 1호기 가동을 시작으로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원전을 보유하게 된 우리나라는 현재 1만 7716㎿ 설비용량 원전 20기를 보유한 명실상부 세계 6위의 원전강국으로 부상했다. 지속적인 원전건설과 기술 자립의 노력으로 건설 및 운영 능력 또한 세계적 수준으로 거듭났다. 고리 1, 2호기와 월성 1호기 건설 당시에는 주 계약자인 외국의 공급자가 설계에서 시운전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를 책임지는 턴키방식으로, 기술 이전이나 기자재 국산화를 기대할 수 없었다. 그러나 정부가 고리 3, 4호기 건설사업 추진 시 사업자 주도 분할발주 방식을 채택하면서 국산화와 기술 축적에 적극 나선 결과, 표준형 원전의 경우 95% 이상 기술 자립을 달성해냈다. 한국 표준형 원전은 1991년 세계에서 열 번째로 모든 공정을 국산화해 원자로건설국제기구인 미국기계학회(ASME)로부터 공인을 받은 바 있다. 특히 원전건설을 표준화함으로써 콘크리트 타설부터 원전 상업운전까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기간인 52개월 만에 원전을 준공하여 주목 받았다.
  이러한 성장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원자력 기술 종주국인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 중국 등 해외 진출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설계·연료 분야를 포함한 기술 및 인력 수출 분야에서 1억 4천만 달러 규모의 수출 실적을 기록하는 한편, 중국 산먼과 미국 조지아주원전에 원자로, 증기발생기 등 주기기를 수출하며 원자력 산업 전체에서 10억 달러 이상의 수출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도래하고 있는 ‘원전 르네상스’ 시대에 우리나라가 당당한 주역으로 우뚝 설 수 있기를 바란다” 6월 9일 한국 원전 30주년 행사에서 밝힌 한승수 국무총리의 바람도 꿈만은 아니다.100% 기술 자립과 원전 확대를 위한 과제 해결을 위하여우리나라 원자력기술은 이제 100% 기술 자립을 앞두고 있다. 안전성과 경제성 면에서 진일보된 3세대 원전 신형경수로(APR1400)를 1992년부터 10년간 2,300억 원을 들여 개발해, 2013년 9월과 2014년 9월에 준공 예정인 신고리 3, 4호기에 적용할 예정이다. APR1400은 발전용량이 140만 ㎾급으로 확대되고 경제성이 대폭 향상됐으며 디지털 기술이 대폭 적용되어 안전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안전성과 경제성, 친환경성을 더욱 향상시킨 개선형 한국 표준 원전을 적용한 신고리 1, 2호기와 신월성 1, 2호기 건설도 준비 중에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원자력발전 기술 향상과 이용 확대를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우선 부지 확보의 어려움을 들 수 있다. 현재 한수원이 확보한 부지는 신고리에 4기, 신울진에 2기뿐인데, 새로운 부지를 마련하려면 국토이용계획 및 지질 등 지점 예비 조사를 거쳐 관련 부처 및 지자체와 협의하고 사전에 환경성을 검토한 뒤 부지를 선정해야 한다. 하지만 전력 수요와 용수 공급, 항만, 도로 기반시설을 비롯해 송전망 접속의 용이성 등 따져봐야 할 조건이 한두 가지가 아닌 데다, 님비(NIMBY)현상 등으로 인해 주민과의 합의를 이끌어내기까지 시간과 절차도 결코 쉽지만은 않다. 또한 건설재원 확보도 시급한 과제다. 신규 원전 건설에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비용이 든다. 하지만 ㎾당 34원씩 전기를 생산하여 39원에 판매하는 한수원의 저수익 구조로는 대규모 재원 마련이 어려워, 전기요금 개편이나 민간투자 도입 등 다각적인 재원조달 방안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원자력발전 사용 확대를 위한 선결과제인 사용후 연료 대책이 아직도 답보 상태라는 것도 큰 문제다. 2007년 말 기준으로 고리, 영광, 울진, 월성 등 4개 원전 본부에서 발생한 총 9400여 톤의 사용후 연료는 원전 저장용량의 약 75%에 달하는 용량이다. 이로써 국내 사용후 연료 임시 저장시설은 2016년경에는 포화될 것으로 전망되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원자력발전은 ‘석유의 위기’때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왔다. 1973년 석유파동을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오른 원자력발전은 2008년 초고유가를 겪으며 새로운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이번 한국 원전 30주년을 기념하며 유리 소콜로프 IAEA 사무처장은 “2030년이면 세계적으로 약 300기의 신규 원전이 건설될 것으로 전망”하고, 에너지경제연구원의 김진우 박사는 “최근의 초고유가 시대를 극복하고 국제적인 CO2 감축 움직임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원자력 발전 비중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이처럼 ‘원전 르네상스’시대를 맞이하여, 세계 6위에 빛나는 원전강국의 명성을 이어 가기 위해서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인가. 원자력발전의 이용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많은 과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가야 하는가.향후 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의 역사가 어떻게 쓰일지 주목해 본다.글_김미선 기자<자료 및 사진 제공 : 한국수력원자력㈜ (02)3456-2114 / www.khn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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