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공단으로 물류센터 이전최근 전선업계는 2001년 이래 지금껏 침체의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선업계의 최신동향 가운데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내용은 2001년 이후 최근까지 계속되는 불황으로 인해 경영합리화를 꾀하는 기업체가 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지난달 인천의 남동공단으로 서울사무소와 물류센터를 이전한 화성전선도 내실있는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 가운데 하나이다. 지난 81년에 창립한 (주)화성전선은 ‘더 안전한 전선’, ‘더 경제적인 가격’, ‘더 신속한 현장납품’을 기업이념으로 삼고 23년간 전선을 생산해왔다. 이번달 1일로 창립 23주년을 맞이하는 화성전선은 국내 전선업의 발전과 함께 차분하고도 안정적으로 발전해왔다. 20여년의 전통을 갖고 있는 화성전선은 최근의 불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업의 다각화를 꾀하기 보다는 전선생산과 판매에 좀더 깊이있는 경영을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와 같은 안정적인 경영을 꾀하는 데는 이상규 회장의 전선제조업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과 한우물을 파겠다는 고집스러움이 바탕에 깔려있다. 경기흐름에 우왕좌왕하지 않는 소신있는 기업경영창업자인 이상규 회장은 전선제조업은 국가기간산업의 일부이기 때문에 경기흐름에 쉽게 동요되어서는 안된다는 경영철학을 갖고 있다. 전선은 일반적으로 ‘일정 지점간의 전기에너지와 전기신호를 전달하는 매개체’로 정의된다. 전기가 없는 생활은 상상할 수 없는 것처럼 전선은 이미 우리의 일상생활과 국가경제발전에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적인 요소이다. 전선업을 국가 기간산업으로 분류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전력케이블, 비닐절연전선 그리고 제어용 케이블 등 모든 생산품목에 있어서 KS표시 허가를 획득한 화성전선이 업계의 두터운 신뢰를 얻고 있다. 화성전선은 한해에 3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적도 있지만 최근에는 그런 매출액이나 수적인 기록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이 주형 전무는 “한 해에 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적도 있었다”면서 “최근에는 공급과잉 상태이기 때문에 생산량과 매출을 늘리는 것은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이 주형 전무는 최근의 전선업계 동향을 최악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전선제조업은 거액의 설비투자가 들어가는 자본집약적인 산업입니다. 더구나 최신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공장 설비를 계속해서 업그레이드 시켜나가야만 됩니다. 투자에 소홀하면 낙오되기 쉽상이죠. 그런데 최근의 전선업계는 공급과잉으로 인해서 제살깎아먹기식의 경쟁이 이뤄지고 있으니 새로운 기술에 대한 투자보다는 기업의 존폐를 걱정해야되는 상황이라 안타깝습니다.”전선공업사의 도약기와 경쟁기를 함께해 온 20여년 우리나라의 전선공업사를 흔히 1950∼60년대를 태동기, 1961∼70년을 성장기, 1971∼1985년 사이를 도약기로 나눈다고 한다. 화성전선이 창립된 1981년은 70년대에 시작된 경제성장과 국가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공공부문 뿐만 아니라 건설업을 중심으로 한 민간부분의 수요도 급격하게 신장되던 때였으며 전선공업도 매년 20%의 증가되는 매출신장을 보이던 비약적인 시기였다. 비약적인 성장가도의 전선공업은 1985년 이후 경쟁기에 들어가게 된다. 1980년대 후반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공공부문의 수요감소와 내수시장의 성장둔화 등은 전선업계가 현재까지 겪고 있는 공급과잉을 불러오게 되었다. 결국 업체간 가격경쟁이 치열해지고 자금압박을 견디지 못하는 업체는 도산하기도 했으며 IMF를 겪으면서 더욱 침체해지는 상황이 되었다. 그러나 화성전선은 IMF를 통해 외형적으로의 성장만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실있는 기업경영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하면서 탄탄한 기업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베트남으로의 진출을 모색하는 화성전선하지만 전선업계의 현실은 아직도 냉혹하기만 하다. 원칙을 지키면 손해만 보게 된다는 냉소적인 분위기가 팽배한 전선업계의 현실에서 화성이 찾은 돌파구는 무엇인가.이에 대해 이 주형 전무는 “베트남으로의 공장이전”과 “계획생산을 통한 원가절감”을 통해 그 해법을 찾겠다고 밝힌다. 화성전선은 올 하반기에 베트남 공장 이전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를 해오고 있다. 독산동의 서울사무소를 인천공단으로 옮기고 재고량을 줄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현재 화성전선은 조치원에 제1공장과 제2공장을 가동 중인데 제1공장에서는 주로 강전 제품과 한전에 공급하는 전선을 생산 중이고 제2공장에서는 자동차관련 전선을 생산 중이다. 이 가운데 제1공장을 베트남으로 옮겨 베트남은 물론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또 앞으로는 대기업처럼 대리점에서 주문을 받아서 계획적인 생산이 가능하도록 판매시스템을 바꿔나갈 계획이다.창립 23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화성전선.내실있는 기업경영을 통해 국내 전선업계를 성장국면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든든한 업계의 버팀목, 화성전선이 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