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에너지 변환 재료의 기술 동향
차세대 무공해 전원 연료전지 (Fuel Cell) [홍성안]
기술개발의 종착역인 상용화 전 단계는 시범 운전단계(Demonstration Stage)로 기술의 신뢰성 및 Marketing과 관련된 기술적 문제점을 점검하고 해결하는 아주 중요한 단계이다.
새로운 밀레니엄을 시작하는 현재 연료전지 기술수준은 연구개발 단계를 넘어선 시범 운전 단계에 와 있어 차세대 발전장치 또는 무공해 동력원으로서 기대가 큰 기술이다. 연료전지의 기본원리는 물의 전기분해 역반응을 이용하는 것으로 수소와 산소로부터 전기와 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외부에서 연속적으로 공급되는 연료와 공기를 연소에 의하지 않고 전기화학반응에 의하여 연료가 갖고 있는 화학에너지를 직접 전기에너지와 열로 변환시키는 발전장치이다. 따라서 원리상 열기관이 갖는 열역학적인 제한 (Carnot 효율)을 받지 않기 때문에 발전효율은 40∼55%로 기존의 발전장치에 비하여 매우 높으며 발전과 동시에 지역 냉난방 등에 의한 열 회수까지 고려할 때 열효율은 70%에 이른다.
또한 배기가스 중에 질소화합물이나 유황화합물이 적고 소음이나 진동이 거의 없는 환경 친화적 발전방법이며, 다양한 용량으로 제작이 가능하고, 전력 수요지 내에 설치가 용이하여 송변전 설비를 줄일 수 있는 등 전력계통의 운영측면에서도 기대가 큰 첨단 기술이다. 연료전지의 기술개발 측면에서는 미국과 일본이 가장 앞서 있으며 응용측면에서는 민수용 발전으로는 화력발전을 대체하는 것이며 또한 초저공해 전기자동차 동력원 내지는 휴대용 이동전원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연료전지가 에너지 절약형 발전기술인 점을 고려하여 1981년부터 시작된 국가 에너지 프로젝트인 Moon light Program에 의하여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현지는 환경과 신 에너지 개념을 통합한 New Sunshine Program에 의하여 계속 수행되고 있다.
차세대 민수용 발전장치로 가장 유망시 되는 용융탄산염 연료전지의 경우 1996년 미국 M-C Power사의 2MW 시범 운전에 이어 최근 FCE (Fuel Cell Energy)사와 독일의 MTU사의 1MW급의 모듈식 시범 plant의 성공적 운전은 지난 20여년 축적한 연구개발 성과의 금자탑을 이루었으며 또한 용융탄산염 연료전지 발전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더욱 밝게 해주었다.
미래의 발전기술로 각광 받는 연료전지는 아직은 많은 연구개발비가 투자되는 실증 실험단계이기 때문에 경제성 및 정확한 시장 예측은 어려우나 2000년 초반부터 인산 연료전지를 중심으로 부분적으로 실용화되면서 21세기의 주요한 에너지 기술로 등장할 전망이다.
미국의 A. D Little사의 예측에 의하면 연료전지에 의한 민수용 발전의 시장규모는 2005년 1600MW 2008년 4500MW에 이를 전망이다. 연료전지 이용기술의 양대축은 민수용 발전과 연료전지 자동차이다. 어쩌면 연료전지 자동차의 실용화가 민수용 발전으로서 연료전지 기술의 실용화보다 빠를 수 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저공해 또는 무공해 자동차 개발에 관한 법령이 제정되고 있으며 이어 전세계적으로 무공해 자동차등 환경 친화형 자동차의 개발이 한참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연료전지 자동차의 실용화를 앞당기기 위하여 PNGV (Partnership for New Generation Vehicle) 프로그램을 통하여 성능향상, Compact화, 저가격화를 지향하는 고분자 연료전지 stack 개발 및 연료체계의 Infrastructure 구축을 위한 다연료 개질기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미국의 3대 자동차회사, 일본의 도요타, 니싼, 혼다, 독일의 BMW등은 물론 세계굴지의 자동차 회사들이 연료전지 시범 자동차를 선보이는데 앞장을 서고 있다.
또한 휴대용 이동전원으로 조만간 실용화가 예상되는 직접 메탄올 연료전지가 있다. 직접 메탄올 연료전지는 다른 형태의 연료전지와는 달리 연료로 수소대신 메탄올을 사용하게 된다. 따라서 수소를 저장하거나 생산하는 장치가 필요 없게 되어 시스템이 간단해지는 장점이 있다.
메탄올 연료전지는 1W 이하의 소형이나 1kW 이상의 대형 연료전지도 제작이 가능하며, 따라서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휴대폰 배터리는 사용시간이 짧고 충전시간이 길며, 수명 또한 짧아서 매우 불편한데, 메탄올 연료전지를 사용하게 되면 이러한 문제점을 모두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즉, 메탄올 연료전지는 에너지 밀도가 높아서 배터리에 비해 장시간 동안 사용이 가능하며, 수시로 메탄올을 다시 보충해주기만 하면 얼마든지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용시간과 충전시간에 따른 불편이 완전히 해소된다. 이와 같은 장점으로 인해 메탄올 연료전지는 많은 분야에 있어서 배터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즉, 녹음기, 노트북, 컴퓨터, 야외선전탑, 이동용 소형 전원 등이나 소규모의 발전기로도 활용이 가능할 것이며, 보다 큰 규모로는 자동차용 엔진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
미래에 있어서 메탄올 연료전지가 활용될 수 있는 가장 큰 분야로는 인간형 로봇을 들 수 있다. 최근 들어 점차 인간의 일을 대신하거나 애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동형 로봇들이 속속 상품화되고 있으며, 현재는 배터리로 전기를 공급하여 동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메탄올 연료전지를 장착하여 사람처럼 수시로 음식(메탄올)을 공급해주면 오랜 시간동안 작동이 가능해지며, 보다 진보된 로봇은 스스로 알아서 음식(메탄올)을 찾아 먹을 수 있게 되어 인간과 같은 독립적인 활동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와 같은 직접 메탄올 연료전지는 배터리나 기존의 발전기가 갖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해결함으로써 이를 활용한 다양한 전기, 전자 제품의 개발을 촉진하게 될 것이며 인간의 생활을 보다 윤택하고 편안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현재는 연료로서 메탄올을 사용하지만 보다 기술이 진보되면 메탄올 대신 에탄올의 사용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안전성과 연료공급 측면에서 많은 장점을 갖게 되어 연료전지의 보급도 촉진되리라 예상된다. 에탄올을 사용하는 연료전지는 소주나 위스키 등을 임시연료로 사용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연료전지 기술개발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국가의 대체에너지 개발사업 및 선도기술 사업 (일명 G7사업)을 통하여 1993년부터 연료전지 분야를 중점지원 사업으로 선정하여 한전의 전력연구원, 국책연구소, 대학 민간기업이 참여하는 형태로 개발 연구가 진행되어 오고 있다.
또한 1998년부터는 정부의 전기자동차 개발 프로그램에 연료전지 자동차 개발이 포함되어 본격적 연구개발 사업이 시작되었다. 현재 국내 개발 현황을 개괄적으로 살펴보면 민수용 발전 연료전지 개발에는 한전의 전력연구원을 중심으로 Twin Energy사, 효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등의 회사가 참여하고 있으며 KIST, RIST등의 연구소가 공동으로 2010년 MW급 시범 plant 건설을 목표로 매진하고 있으며, 연료전지 자동차 개발은 현대자동차 주관으로 SK, KIST등의 출연연구소가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한 배터리 대체용 이동형 연료전지 개발은 LG화학, 삼성종기연등의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출연연구소, 대학이 공동으로 참여하고, Fuel Power사, CETI등의 연료전지 부품 및 사업화를 위한 벤처 회사들이 설립되었다.
에너지 변환 장치로서의 연료전지는 에너지의 효율적 활용 및 환경 측면에서 매우 유리한 기술이나, 아직은 제조가격이 높으면 장기적 성능저하가 나타나는 등 재료적 문제점들을 안고 있어 성능, 수명향상 및 상용화를 위해서는 많은 연구개발이 계속되어야 하고 연구자들의 분발이 필요한 분야이다.
국내 연료전지 기술의 수준은 아직 선진 외국기술을 쫓아가는 연구개발 단계이지만 지난 10여년의 짧은 개발 역사에도 불구하고 연료전지 관련 연구자들의 분발과 이를 뒷받침해준 정부 및 기업의 후원에 힘입어 괄목한 만한 성장을 입증하였다.
다만 현시점에서 우려되는 것은 요즈음 유행병처럼 번지는 국내기업의 구조조정으로 연료전지 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한전 및 민간 기업들의 개발 의지가 약화되지나 않을까 하는 점이다.
모처럼 성공적으로 수행되어 온 연료전지 개발 프로그램을 효과적으로 지속하여 2000년대 초반 선진외국과 발 맞추어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막대한 개발 투자비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과 산·학·연의 긴밀한 협동체제로 선진외국과의 기술격차를 단기간에 줄이는 노력이 어느때 보다 요구되고 있다.
홍성안 박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료연지 연구센터 TEL : 958-5271 E-mail : sah@kist.re.kr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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