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박스 코리아_힘들지만 보람있는 선두의 자리
2002-11-14

힘들지만 보람있는 선두의 자리

플라스틱 엔클로저의 대명사, 파이박스

플라스틱 엔클로저’하면 파이박스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파이박스라는 이름이 국내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90년으로 불과 11년 전이다. 그러나 지금은 플라스틱 엔클로저의 전부를 일컫는 대명사로 쓰일 정도로 일반화된 브랜드가 되어있다. 파이박스라는 브랜드의 출발은 ‘핀란드 박스(FILAND BOX)’로 유럽에서 ‘휘박스’라고 불리다가 우리나라에 들어와서는 ‘파이박스’가 되었다.



마치 한 회사의 제품명이었던 포크레인이나 크레파스가 전동지게차와 크레용의 대명사가 된 것처럼 폴리카보네이트 엔클로저 메이커의 브랜드명이자 회사이름인 파이박스는 이제 프라스틱 엔클로저를 전부 일컫는 말이 되었다. 지명도가 높아지면서 ‘파이박스’를 닮은 제품들이 앞다투어 나오고, 유사한 상표들이 많이 팔린 것도 그 원인 가운데 하나다. 1966년 세계 최초로 플라스틱 엔클로저를 생산한 파이박스는 핀란드의 파이박스(FIBOX OY AB) 사와 한국의 현지법인 에이제이엠 인더스트리(파이박스 코리아·사장 레오 아킬라), 2곳에 생산기지를 갖추고 전 유럽뿐만 아니라 미주 및아시아지역에 9곳의 고객서비스센터를 운영하여 효율적인 물류, 유통체계를 통해 플라스틱 전기, 전자박스를 공급하고 있다.

한국인을 닮은 핀란드인의 고집

파이박스 코리아가 1995년 외국투자법인으로 남동공단에 터를 잡고 현재까지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건 한국인을 닮은 핀란드인의 고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핀란드는 지리적인 위치로 볼 때 이웃 강대국으로부터 닮은 시련을 겪었다. 한국이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뚜렷한 개성을 지닌 민족으로 독자적인 발전을 꾀해온 역사적인 배경과 비슷하다. 그래서인지 핀란드인인 파이박스 코리아의 레오 아킬라 사장은 위기를 기회로 삼는 위기극복 의지가 남다르다. 그가 파이박스 코리아의 사장으로 일을 하기 시작했을 때, 한국 경제는 IMF를 맞아 어려운 상황을 맞닥뜨리게 되었다.
“핀란드도 1992년에서 1995년 사이에 한국과 유사한 IMF상황을 겪었습니다. 제가 지금도 잊지 못하는 일이 있다면 97년 12월, TV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IMF 구제금융을 받게 되었다고 발표하면서 침울해하던 모습입니다. 그 당시엔 국민 모두가 그 발표와 함께 마치 이 나라가 파산하는 것과도 같은 우울한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전 한국의 저력을 알고 있었기에 핀란드처럼 잘 극복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그런 위기가 있었기 때문에 그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한번 일어설 수 있는 자신감을 회복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파이박스 코리아는 한국경제가 위기의 상황이었던 IMF시절 동안 더욱 탄탄하게 다져졌다. “회사로서는 기술설비와 원가가 내려가는 경제상황에서 더 많은 자본을 들여 생산기술과 시설투자의 좋은 기회로 삼았습니다.”

전문성으로 승부한다

5월5일이면 한국에 온지 5년이 된다는 레오 아킬라 사장. 그가 한국땅에서 파이박스 코리아의 기반을 다지기까지는 많은 어려움들이 있었다. “가장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사람을 찾는 일이었습니다. 우리 회사에 맞는 우수한 인재를 찾아내서 교육시키는 일이었죠. 그리고 회사 설립 초기였기 때문에 지금처럼 네트워크가 잘 갖춰지지 않아서 회사로서의 체계를 잡는다는 것도 어려운 점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핀란드 기업의 독특한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


그건 아마도 한가지의 전문성으로 승부한다는 점일 것이다. 노키아가 휴대폰시장에서 전문기업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건 한가지를 만들어도 최고의 품질과 디자인으로 승부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핀란드 기업은 한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기업이 되고자 노력한다. 여러 산업에 진출하는 경우가 드물다.
파이박스도 예외는 아니다. 유럽 및 미국, 한국 등 9개국에 자사 브랜치가 있고, 40여개국에 대리점 망을 갖춘 다국적 기업으로 발전했지만, 40여년동안 꾸준히 플라스틱 엔클로저가 주생산품으로 생산 뿐만 아니라 디자인, 토탈 가공 서비스 등 모든 사업들이 플라스틱 엔클로저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더불어 유럽의 동종 업계의 회사들이 다국적 대기업에 흡수 병합되어 빠른 시장 점유를 꾀해나갈 때에도 파이박스는 엔클로저 업계의 선두주자답게 독자적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했다. 전문화된 기술은 세계 시장에서도 통한다는 걸 입증한 셈이다.
선두가 된다는 것 (FIRST FOR ENCLOSURE)

파이박스의 사훈은 ‘FIRST FOR ENCLOSURE’이다. 엔클로저의 선두자로서 최고가 된다는 것이 파이박스의 목표이자 기쁨이다. 물론 선두가 된다는 건 많은 비용과 위험부담이 따른다. 선두가 되고 싶어하는 많은 기업들 중엔 선두가 되고 싶은 욕심만 있고 책임은 따르지 않는 기업이 많다. 우선 제품에 대한 출발에서 아직도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다’라는 말을 기업의 미덕으로 삼는 경우가 그렇다.
파이박스는 부단히 제품연구에 투자하는 기업이다. 생산인원보다 제품기술 연구원이 많은 회사가 파이박스이다. 그로 인해 얻어지는 신기술이나 신제품은 엔클로저 업계 전체에 활용되고 응용되고 있는 실정으로, 사실 동종업계는 파이박스의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두기업에게 주어진 부담과 보람이라고 한다면 기술개발의 의무일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다면 슬라이드 방식으로 생산되는 엠엔엑스(MNX) 제품군은 파이박스만이 해낼 수 있는 기술이다. 이는 파이박스가 개발한 사출방식으로 간단히 설명하자면 기존의 엔클로저의 보디와 가스켓의 분리된 생산이 통합된 사출공정으로 동시에 이루어지는 기술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의 방수방진성능은 종래의 것보다 훨씬 우수하다. 파이박스의 엔클로저 제품은 물과 먼지로부터 높은 보호계급을 자랑한다. 보호계급은 종종 가스켓의 성형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데 기존의 가스켓 성형방식보다 가스켓 형상에 정밀도와 균일성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품외형에서부터 차이가 나는 엠엔엑스 제품군을 아름답다고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다. 마케팅팀의 최혜정 차장은 “올해 열린 KOFA 전시회 때 외국인 바이어가 우리 제품을 보고 ‘gorgeous(매혹적으로 아름답다)’라는 찬사를 해주었는데 그때의 감동을 잊을 수 없다.”면서 “엔클로저에 명품이 있다면 바로 우리 제품일 것이다.”라면서 엠엔엑스 제품군에 대한 자랑이 끊이지 않았다.

할로겐 프리에 대한 생각

파이박스 코리아의 카다로그는 구석구석 할로겐 프리에 대한 언급을 빼놓지 않고 있다. 그건 마치 ‘우리 업소에서는 인공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식당주인의 의미있는 한마디와도 같다.

전기·전자기기에 있어서 화재 안전성의 목적으로 종래 일반적으로 사용했던 할로겐 계의 난연제는 폐기·소각한 후에 다이옥신 등의 유해 물질 등이 발생되어 큰 사회문제로 되어 법 규제 면에서도 1994년 독일에서, 1995년에는 네덜란드에서 다이옥신 법이 발령된 것을 처음으로 세계 중의 법제화 기운이 커져 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위해환경물질을 법적으로 규제화고 있는 유럽에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 규제가 엄격하지 않은 것들이 있다. 그러나 규제가 상대적으로 미비하다고해서 심각성이 함께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특히 터널과 같이 밀폐된 공간의 공사에선 반드시 할로겐이 첨가되지 않은 부품 및 자재를 사용해야되는데 화재 및 사고시 유독가스로 인해 인명사고를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밀집된 건물 속에서 작업하거나 생활하는 상황에서 이런 기본적인 일들은 제품을 만드는데 인명을 먼저 생각하는 기업윤리가 바탕에 깔려있다. 파이박스의 폴리카보네이트 박스 및 ABS엔클로저는 할로겐 프리원료를 사용하며 폴리카보네이트의 경우 그런 원료를 100% 순수원료로 사용한다. 생산 원가 부담이 많아지고, 설사 고객이 원치 않는다해도 파이박스가 고집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이런 것들이다.

오래되어도 변하지 않는 비결


파이박스의 장인 고집은 제품의 내구성에서 증명된다. 내구성에 오래되어도 변치않는 가치를 지는 것이 명품에 대한 정의라고 한다면 뜨거운 태양이나 먼지 속에서도 뒤틀리지 않고 오랜 시간 같은 모습을 유지하는 파이박스 제품이야말로 엔클로저의 명품에 가깝지 않을까. 이런 제품의 내구성은 물론 계획된 것이다. 유지보수를 위한 인건비가 높은 유럽의 현실을 감안하여 생산하다보니 사용후 고장이 없는 제품으로 디자인하게 된 것이다. 디자인에 있어 제한을 받는 제품이기 때문에 더욱 개발이 어렵고 그래서 개발이 더욱 의미있는 제품이다.
디자인이 뛰어나고 품질이 우수해도 선택의 폭이 좁다면 고객으로서는 ‘그림의 떡’이 될 수 밖에 없다. 파이박스는 이런 고객의 요구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best selection, best quality, best service’라는 회사의 운영방침 가운데 best selection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파이박스가 엔클로저업계의 선두를 지킬 수 있는 건 스탠다드 다품종생산으로 고객의 구미에 맞는 제품을 맞춤형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파이박스 코리아는 1995년 설립 이후 해마다 꾸준히 성장해오고 있다. 국내에서 뿐만아니라 일본, 중국, 싱가폴, 대만, 뉴질랜드, 호주 등을 무대로 영업영역을 넓혀가면서 동남아물류기지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글 김기숙 팀장 / 사진 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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