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주도의 분산에너지 활성화 대책 분산에너지 시스템으로 2050 탄소중립 뒷받침
3월 3일 제주도 신재생에너지 홍보관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민주당 탄소중립 특별위원회, 제주도청의 공동주관으로 한국전력과 한국지역난방공사, 전력거래소, 한국에너지공단 등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가운데 〈지역 주도의 분산에너지 활성화 대책〉이 발표됐다. 이로써 시범적으로 제주도부터 ‘분산에너지 시스템’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분산에너지는 중소규모의 재생에너지, 열병합발전, 자가발전, ESS, 수요자원 등으로 이루어지며, 수요지 인근에서 생산돼 해당 지역에서 소비되는 에너지를 말한다. 대규모 발전소 및 송전선로 건설과 관련해 사회적 갈등이 증가하면서 분산에너지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증대돼 왔다.
정리 강창대 기자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정부는 2019년 6월 발표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분산형 전원의 발전량 비중을 2040년까지 30%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2020년 12월에는 〈2050탄소중립 추진전략〉을 발표하며 자가소비 활성화 등과 같은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을 확산시키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현재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2019년 9월부터 산·학·연 전문가가 참여하는 ‘분산에너지 포럼’을 7차에 걸쳐 개최하고 에너지경제연구원을 통해 2019년 11월부터 작년 10월가지 정책연구용역을 추진하면서 〈분산에너지 활성화 로드맵〉 마련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역 주도의 분산에너지 활성화 대책〉에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 분산에너지 시스템이 긴요한 제주도의 상황을 고려해 단기간 내에 추진할 수 있는 대책이 담겼다. 정부는 추후 시장제도 개선과 인센티브 구축 등 중장기적인 방향을 종합해 〈분산에너지 활성화 로드맵〉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지역 주도의 분산에너지 활성화 대책〉에는 ▲ 지역 주도의 에너지 시스템 실현, ▲ 분산형 에너지 인프라 구축, ▲ 제주지역 재생에너지 출력 최소화 방안 등이 담겼다.
현재 제주도는 ‘탄소 없는 섬’(CFI : Carbon Free Island)이 추진되면서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등 친환경 자원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제주도의 재생에너지 출력비중을 보면 2015년에 9.3%여떤 것이 2017년에 13.2%, 2019년에 14.4% 그리고 작년에 16.2%까지 늘었다. 전기차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다. 2015년에 2,369대였던 전기차는 2017년에 9,206대, 2019년에 18,178대, 2020년에 21,285대로 늘어났다. 제주도는 2030년까지 해상풍력 2.3 GW, 태양광 1.4 GW를 설치해 탄소 배출이 없는 섬을 실현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처럼 재생에너지가 확대되면서 출력 변동성 및 간헐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전기차나 히트펌프 등과 같은 신규 유연성 자원의 개발과 확대의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지역 주도의 에너지 시스템 실현
이번 대책에는 우선, 지역 특성을 반영해 마을에 다양한 분산전원을 보급하고 이를 연결해 다양한 에너지 체계를 구축하는 맞춤형 마이크로그리드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충남 홍성군 원천마을을 예로 들자면, 이곳은 축산분뇨를 바이오가스로 전환하여 에너지를 생산하고 이를 그 지역에서 소비하고 있다. 정부는 이와 같은 사례를 제주에서도 발굴해 지원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처럼 지역의 에너지 이행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는 지역 에너지센터를 설립하고, 산업부나 지자체, 전문기관과 협업해 지역에너지 계획을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한다.
또한, 분산에너지 비중이 높은 지역은 분산자원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특구로 지정하고 통합발전소와 배전망운영자제도를 실증할 계획도 있다. 말하자면,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 직접 전력을 거래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력거래 특례를 허용하는 등의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통합발전소란 일정규모 이상의 분산에너지를 통합하여 전력시장에 입찰 참여하는 곳으로 가상발전소(Virtual Power Plant, VPP)를 의미한다. 그리고 배전망에 연계된 재생에너지 발전소의 제어와 급전, 시장운영 등을 담당하는 운영자를 배전망운영자 즉, DSO(Distribution System Operator)라고 한다.
분산형 에너지 인프라 구축 정부는 재생에너지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150 ㎿의 재생에너지를 추가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계통안정화 ESS 23 ㎿h를 2021년부터 제주도부터 우선적으로 구축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와 함께 재생에너지 잉여전력을 해소할 수 있는 유연성 자원으로 P2G(Power to Gas) 기술과 P2H(Power to Heat) 기술, V2G(Vehicle to Grid) 기술 등도 제주도에서 실증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이뿐만 아니라, 잉여전력을 소비하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플러스 DR제도’도 3월부터 제주에 도입된다. 즉, 잉여전력 문제를 시장 메커니즘을 통해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될 것으로 보인다. DR(Demand Response)은 수요반응 제도를 나타내는 영문 약자다. 일반적인 DR은 피크수요 시기에 전력수요를 절감함으로써 발전 효과를 내는 방식이다. 플러스 DR은 잉여전력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간에 전력을 사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외에도, 재생에너지 발전기(100 ㎾ 이상)에 정보제공장치를 설치해 이를 토대로 재생에너지의 예측과 제어가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재생에너지 통합관제시스템도 제주도에 설치될 예정이다.
재생에너지 출력제어 최소화 방안
제주도에 재생에너지가 증가함에 따라 전력수요를 초과하는 전력공급이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재생에너지의 출력 제어도 불가피하게 증가하고 있다. 제주 지역의 연도별 출력제어(제어횟수/제어량[㎿h])를 보면, 2015년에 3회/152 ㎿h였던 것이 2017년에 14회/1,300 ㎿h로 늘었고, 2019년에 46회/9,223 ㎿h, 2020년에 77회/19,449 ㎿h까지 급증했다. 따라서 전력제어를 최소화하는 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또 앞으로 제주에서 육지로 전력을 전송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육지간 제1, 제2 HVDC는 육지에서 제주도로만 전력을 보냈다. 정부는 역송 성능을 확보해 제주도 내의 잉여전력을 육지로 전송할 계획이며, 올해 제주도의 재생에너지 수용능력이 최대 342 ㎿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제주-육지간 전력수급 상황에 따라 실시간으로 양방향 전송이 가능한 제3 HVDC를 2022년 말에 준공하면, 제주도내 재생에너지 수용량은 400 ㎿가 추가될 것으로 추정된다.
참고로,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는 2017년에 전통적인 전력계통에 변동성 재생에너지(Variable Renewable Energy, VRE)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단계별 도전과제에 대해 정책적으로 제언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재생에너지의 성공적인 전력계통 연계를 위해서는 향후 VRE 비중에 따라 도전과제 해소를 위한 전략과 계획 수립 필요하다. 제주도의 경우, 2020년에 재생에너지의 비중은 16.2%로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단계별 과제’에서 3단계에 위치하기 때문에 유연성 자원의 확대와 출력제어 시스템의 고도화가 필요하다.
특별법 제정도 검토 산업부는 이번 〈지역 주도의 분산에너지 활성화 대책〉을 차질 없이 이행하기 위해 ‘제주 에너지 협의회를 구성하고 운영할 계획이다. 협의회 구성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제주도청, 전력거래소, 한국전력공사, 에너지공단 등 참여할 계획이다. 협의회의 주요안건으로는 〈지역 주도의 분산에너지 활성화 대책〉의 후속조치를 점검하고 추진하는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산업부는 올해 상반기 안에 시장제도 개선 방안, 인센티브 제도 마련 등 중장기 제도개선 방향을 포함한 〈분산에너지 활성화 로드맵〉를 수립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분산에너지 시스템으로 전환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법적 근거인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의 제정도 검토해 추진할 예정이라고 한다.
<Energ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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