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조업 AI 데이터셋 세계최초 오픈 한국판 GAIA-X, 인공지능 제조 플랫폼 KAMP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4차 산업혁명을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제조업 현장도 예외가 아니다. 그간 제조업에 AI를 활용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로 여겨졌다. 긴 시간 체득한 장인(匠人)의 ‘노하우’를 계량화하고 데이터화해 이를 현장에 적용하는데에는 기술적 한계가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제조 관련 데이터는 기업 기밀로 취급돼 제조경험이 부족한 중소·벤처기업의 경우 AI 적용은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최근 AI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자 한국 정부가 이를 활용해 국내 제조업 퀀텀점프에 발 벗고 나섰다.
글 김수진 기자 자료 중소벤처기업부, 한국과학기술원, 울산과학기술원
인공지능 제조강국 도약의 발판이 될 ‘인공지능 제조 플랫폼’(Korea AI Manufacturing Platform, 이하 KAMP)이 드디어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정부가 주도해 제조업 AI 데이터셋 개발하고 이를 누구나 활용할 수 있게 공개한 사례는 KAMP가 세계에서 처음이다.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는 2020년 12월 14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KAMP 서비스 포털(www.kamp-ai.kr) 오픈식을 열고 주요 기능과 콘텐츠를 소개하고 실제 스마트공장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하는 과정을 시연한 바 있다. KAMP는 중소 제조기업이 갖추기 어려운 데이터 저장과 분석 인프라, 인공지능 개발 및 활용 도구, 인공지능 데이터셋과 표준모델, 상품화된 인공지능 제조 서비스, 전문가 컨설팅과 교육서비스 등을 한 곳에 모아 중소제조업의 인공지능화를 지원하는 종합 플랫폼이다.
전문지식 없이도 누구나 AI모델 생성 중기부는 2020년 7월 ‘인공지능(AI)·데이터 기반 중소기업 제조혁신 고도화 전략’을 통해 KAMP 구축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같은 해 9월부터 시작된 인공지능 제조 플랫폼(KAMP) 구축에는 엔에이치엔, 케이티, 카이스트, 아이브랩, 티쓰리큐, 스코인포, 엠아이큐브솔루션 등 최고의 클라우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전문기관이 참여했다. 클라우드 시스템 구축은 이미 완료된 상태에서 그 해 11월부터 인공지능 솔루션 실증사업, 스마트공장 구축지원사업 참여기업 등을 대상으로 그래픽스 처리장치(GPU) 등 고성능 컴퓨팅 자원과 데이터 저장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해 오고있다. 서비스 포털이 오픈하면서 KAMP는 기존의 인프라 서비스 외에도 인공지능 분석 도구, 데이터셋과 표준모델, 벤치마킹 사례(Use-Case), 온라인 교육 등 다양한 서비스까지 제공하기 시작했다.
KAMP의 주요 서비스로는 컴퓨터수치제어장비(CNC 머신), 사출성형기 등 중소제조업에서 널리 활용되는 핵심장비 12종에 대한 ▲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셋’과 분석모델, ▲ 중소제조기업의 인공지능 활용 벤치마킹사례, 스마트공장 개념부터 인공지능과 데이터 활용까지의 ▲ 단계별 온라인 강의, ▲ 클라우드 인프라 신청방법 등이 대표적이다.
 KAMP 개념도 (자료: KAMP) AI 데이터셋이 구축된 설비종류 (자료: 중소벤처기업부) KMAP에 공개된 ‘제조 현장용 OCR학습 AI 데이터셋’실습 가이드북 내용 중 학습데이터 시각화의 결과. (자료: KAMP)
KAMP 서비스 포털 오픈식에서는 전문지식이 없는 사람도 간단한 마우스 조작만으로 인공지능 모델을 쉽고 빠르게 생성하고, 최종 분석 결과로 제품의 불량 여부를 정확히 판별하는 과정이 소개돼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시연에는 전라남도 광양시에 자리한 조선내화㈜의 실제 생산 데이터가 활용됐고, 첫 단계로 학습용 데이터를 업로드 한 다음, 인공지능 학습과 분석모델을 생성하고, 실제 생산품 데이터를 업로드 한 후, 인공지능 분석모델 실행해 분석 결과 확인 순으로 진행됐다.
또 한편, 인공지능과 데이터 기반 제조혁신의 민관협력구심점 역할을 담당할 한국인공지능제조이니셔티브(이하 KAMP.AI)도 출범했다. KAMP.AI는 2020년 11월 11일 창립총회를 거쳐 12월 11일에 중기부로부터 사단법인으로 인가를 받은 상태였다. 출범식은 KAMP 서비스 포털 오픈식과 겸해서 진행됐으며, 서울대와 KAIST, NHN, KT, LG CNS, 포스코 ICT 등 클라우드와 인공지능, 스마트제조 전문 기관들이 KAMP.AI에 참여했다.
KAMP.AI는 비영리 사단법인의 형태로 꾸려졌다. 초대 이사장으로는 서울대 차상균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원장이 취임했다. 차상균 KAMP.AI 초대 이사장은 취임사에서 “인공지능 KAMP의 성공적인 구축과 중소기업 활용 확산을 위해 정부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며, “신뢰를 바탕으로 데이터 공유·활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가이아엑스(GAIA-X) 프로젝트 참여 등 국제협력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가이아엑스는 데이터 생태계 대응을 위한 유럽주도 프로젝트다. 공정한 데이터 공유와 활용을 위해 필요한 규칙과 범위 등을 논의하고 있다.
KAIST, ‘마이 제조데이터’ 생태계 조성 앞서 살펴본 것처럼, KAMP는 중소 제조기업이 갖추기 어려운 데이터 저장 및 분석 인프라와 AI 전문가, 실증 서비스 등을 한곳에 모아 제조 AI에 특화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플랫폼이다. KAMP 운영의 한축을 담당하는 KAIST는 중소·중견 제조 현장에서 AI 빅데이터 분석을 다년간 경험해온 ‘엠아이큐브’ 컨소시엄을 2020년 9월 민간 솔루션 사업자로 선정해 KAMP 포털 구축을 추진해왔다.
KAIST의 ‘케이인더스티리(K-Industry) 4.0 추진본부’는 향후 제조데이터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제조 AI 빅데이터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융합 커리큘럼 개발과 함께 제조 AI 경진대회 등의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KAIST는 기존 공장에서 생성되는 제조 데이터를 활용해 얻은 이익을 데이터 생산 제조기업에 환원하는 ‘마이 제조데이터’생태계 조성을 위한 사업 환경을 구축할 방침이다.
마이제조데이터 체계의 구축은 단계적으로 추진돼 왔다. 각각을 살펴보면 우선, 1단계는 제조기업이 제조데이터를 안전하게 저장하고 원활하게 분석할 수 있는 고성능의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제 클라우드 보안인증’(CSA STAR)과 ‘국내 공공부문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 등을 통해 보안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를 표준 규격화해야 한다. 공급기업과 솔루션 등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저장된 데이터를 X2MDIS 규격으로 전환해 클라우드에 연동하고, AI를 활용해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AI 통합분석 환경이 제공돼야 한다.
2단계는 ‘솔루션 스토어’를 통해 AI 스마트공장을 확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올 하반기부터 제조기업이 다양한 AI 제조 솔루션을 선택해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스토어가 구축돼 운영된다. 개발자에게는 제조 특화 솔루션 개발도구와 알고리즘 라이브러리 등과 같은 개발 환경을 제공하고 실증이 완료된 표준 모델 등을 기반으로 양질의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도 중점 지원될 계획이라고 한다.
  UINST와 제조 빅데이터 분석과 AI 적용을 진행하고 있는 울산지역 업체 현장. (사진: UNIST)
3단계는 마이제조데이터 활성화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2022년 상반기부터 제조데이터 생산기업과 활용 기업을 매칭하고 거래를 지원하는 마이제조데이터 플랫폼이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제조데이터의 정의와 범위, 거래요건, 이익배분 등을 규정하는 규범(MDSR)을 마련해 제조데이터의 생산자와 거래자, 유통자 등의 권리관계를 명확히 규정해 양질의 제조데이터 생산과 활용을 촉진한다.
UNIST, ‘제조 AI 데이터셋’공개 울산과학기술원(UNIST)는 KAMP를 통해 울산 제조업의 근간을 이루는 뿌리기술에 특화된 ‘제조 인공지능(AI) 데이터셋’ 5종을 공개했다. KAMP 서비스 포털 오픈과 함께 공개된 12종의 데이터셋은 KAIST의 케이인더스티리 4.0 추진본부가 운영을 맡아 2개의 데이터셋을 구축했으며, UNIST 컨소시엄과 임픽스 컨소시엄이 각각 5개 데이터셋을 담당했다.
UNIST가 제작한 데이터셋은 CNC 머신, 사출성형기, 용접기, 머신비전, 프레스 등 뿌리산업 분야에 집중돼 있다. UNIST는 이 데이터셋이 중소 제조기업의 스마트공장 구축과 인공지능을 제고 공정에 적용하는 사업에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란 기대를 내비쳤다.
데이터셋 구축을 담당해온 UNIST 연구진은 실제 5종의 공정 데이터를 제조업 현장에서 체계적으로 수집한 뒤, 표본 테이블 구성과 전처리 과정을 거쳐 데이터셋을 구축했다. 데이터셋과 함께 제공되는 가이드북에는 각 공정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제조 인공지능 분석에 사용 가능한 인공지능 알고리즘과 실제 인공지능 분석과정이 포함돼 있다.
‘제조 AI 데이터셋’은 인공지능 분석을 위한 제조 데이터의 집합을 일컫는다. 이러한 데이터는 각 기업들이 자신의 공정에 특화된 제조 데이터 분석과 공정 개선에 활용할 수 있다. 문제는 제조 데이터가 기업의 민감 정보로 분류돼 공개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제조 데이터셋 구축을 추진해왔다.
한편, UNIST의 역점사업인 ‘인공지능 혁신 파크’(AI Innovation Park)도 공식적으로 출범했다. 이 사업은 2020년 인공지능대학원 설립을 기점으로 울산을 비롯한 동남권 지역을 위한 인공지능 허브 조성이 본격화하기 위해 추진됐다. 인공지능 혁신 파크의 핵심 사업은 크게 산업체 재직자 교육, 산학협력 연구, 창업지원의 세 가지로 구성된다.
 UNIST 산학융합캠퍼스 전경 (사진: 김경채, UNIST)
먼저 재직자 교육은 UNIST 인공지능대학원이 그 중심에 선다. ‘인공지능(AI) 노바투스 아카데미아’로 명명된 교육은 오는 2월부터 개강했다. 실습과제에는 최대 1억 원 규모의 산학과제 지원이 진행될 계획이라고 한다. 산학협력 연구는 ‘AI+자동차’, ‘AI+선박’, ‘AI+반도체’ 등과 같은 ‘AI+X 랩(Lab)’형태의 연구개발을 지원한다. UNIST는 기업에 융합 연구기반을 조성하고, 산학공동 과제 유치 및 수행을 위해 협력한다. 마지막으로, 창업 지원는 인공지능 혁신 기업의 보육 공간과 더불어, 이들 기업에 UNIST 연구진과의 협력기회, 교육, 세미나, 컴퓨팅 시설 이용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UNIST는 ‘인공지능 혁신 파크 사업단’을 구성하고, 이미 본격적인 사업 운영을 위한 사무국 가동을 시작했다. 사무국은 올 1월부터 각 분야별로 세부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업무를 진행했고, 1월 12일에 비대면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사업은 울산 남구 테크노산업단지 내 산학융합캠퍼스에 위치한 인공지능 혁신 파크는 지역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반의 교육, 연구, 창업으로 이어지는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울산광역시도 인공지능 혁신 파크에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면서 올해 국비와 시비를 합쳐 약 35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Energ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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