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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안전한 배터리, 리튬 이온 전용‘ 고속도로’로 만든다
2019년 12월 1일 (일) 00:00:00 |   지면 발행 ( 2019년 12월호 - 전체 보기 )

안전한 배터리, 리튬 이온 전용‘ 고속도로’로 만든다 
UNIST, 유기 골격 구조체 기반 고체 이온전도체 개발

최근 차세대 배터리 기술인 2차전지, 전고체 전지 핵심기술에 대한 연구와 세미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다양한 스마트 기기와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 전기 자동차를 널리 사용하는 시대가 다가오면서 이러한 기기들을 작 동시키는 ‘안전한 전원장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의 소재 부품에 의존하고 있는 2차전지의 재료 생산기술 이 확보되면 우리나라의 2차전지 산업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폭발 위험이 없는 전고체 전지에 대 한 연구로 리튬이온 전지에 대한 새로운 개발동향을 소개한다.

글 편집부 | 자료제공 KAIST, UNIST

2차전지의 새로운 개발동향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건전지는 전지 속의 에너지를 다 쓰고 나면 버린다. 이렇게 한 번 쓰고 버리는 전지를 1차 전지라고 하며, 망간 전지나 알칼리 망간 전지 등이 여기 에 해당된다. 2차전지(二次電池, secondary battery)는 충전하여 전기를 저장해서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전지를 말하며 축전지, 충전식 전지라고 부른다. 

2차전지는 충전과 방전을 반복할 수 있는 전지. 양극, 음 극, 전해질, 분리막, 용기로 구성되며, 양극과 음극 사이 의 전해질을 통하여 리튬 이온이 이동하는 전기적 흐름 에 의해 전기가 발생한다. 충전은 양극에서 분리막을 지 나 음극으로 이동하는 것이며, 방전은 이와는 반대로 음 극에서 양극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2차전지의 종류로는 납 축전지, 니켈 카드뮴 전지(Ni-Cd), 니켈 수소 전지(NiMH), 리튬이온·폴리머 전지(LiB·LiPB) 등이 있다. 

현재 상용화된 2차전지는 가연성 액체 전해질을 사용
하는 리튬이온 전지인데, 가장 가볍고 효율이 높은 반 면 과열되거나 과충전될 경우 팽창하여 폭발할 위험이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2차전지로 전고체 전지에 주 목하고 있다. 2차전지의 용도는 기존의 소형 가전기기에 머물지 않고 전기 자동차, 풍력과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 한 전력을 2차전지에 저장하는 데까지 확대되고 있다.

폭발 위험이 없는 안전한 ‘전고체 전지’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리튬이온 전지는 액체 상태의 전해질을 사용하고 있다. 액체 전해질은 대부분 불에 잘 붙는 유기물로 이뤄진 경우가 많아 폭발에 취약하다. 

폭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전지 내부의 양극과 음극 사 이에 있는 전해질을 액체 대신 고체로 바꿔 연구되고 있는 새로운 전지가 전고체 전지다. 전극과 전해질 모 두 고체라는 의미에서 한자 ‘온전할 전(全)’을 붙여 전고 체(全古體) 전지라고 부른다. 전고체 전지는 전해액이 샐 우려가 없고 안전성도 현저하게 개선할 수 있다. 따라 서 최근에는 ‘고안전성 전고체 전지’와 ‘고에너지 리튬 금 속 전지’가 차세대 전원장치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이다.

공유결합성 유기 골격 구조체 
전고체 전지는 전지에 사용되는 고체 전해질의 성능이 무엇보다도 중요한데, 최근 그 성능을 크게 높일 수 있 는 신개념 물질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UNIST는 지난 4월 쭉 뻗은 고속도로 같은 이온 통로를 가져, 리튬 이온만 선택적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신 개념 ’고체 이온 전도체’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UNIST 이상영 교수팀은 고체이면서도 리튬 이온만 효과적으 로 전달한다는 점에서 전고체 전지나 리튬 금속 전지 같 은 차세대 배터리의 원천소재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 

전고체 전지에는 고체 상태이면서 리튬 이온을 비롯한 금속 이온을 전달할 이온 전도체가 쓰이는데, 고체의 경우 이온 전도가 액체 전해질보다 낮다는 단점이 있 다. 특히 기존에 보고된 다수의 고체 전해질은 구불구 불하고 복잡한 경로를 따라 이온이 이동하기 때문에 배터리 성능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UNIST 이상영 교수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유기 분자 가 공유결합을 이룬 다공성 물질인 ‘공유결합성 유기 골격 구조체(covalent organic frameworks, COFs)’를 이온 전도체로 활용하는 차별화된 방법을 시도했다. 물질 내부에는 규칙적으로 배열된 통로가 생기는데, 이 것을 리튬 이온만 다니도록 설계해 이온 전도의 성능 을 비약적으로 높인 것이다.
[그림 1] 유기 골격 구조체 채널을 통한 이온 이동 현상을 설명하는 개념도
[그림 2] 구조체의 이온 전도 현상 규명

단이온 리튬 전도성
정기훈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박사는 “새로 개발한 이온 전도체는 액체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고체 상”이라며 “전해질 내에서 리튬 이온만 이동하는 ‘단 (單)이온 리튬 전도성(single lithium-ion conduction behavior)’도 구현한다”고 설명했다. 단이온 리튬 전도 성은 리튬 전해질 내에서 리튬 이온만 이동하는 이상적 인 상황을 말한다. 리튬 이온은 양이온이므로 짝을 이 루는 음이온도 함께 움직이는 게 일반적이다. 이런 음 이온의 불필요한 이동은 전극 표면에 원하지 않는 부 (副)반응을 일으켜 전지 성능을 떨어뜨린다. 

기존에 개발된 고체 형태의 이온 전도체는 무기 황화물 (黃化物), 산화물(酸化物) 및 고분자 소재였는데, 최근 에는 ‘다공성·결정성 구조체’가 새로운 이온 전도체로 각광받고 있다. 이 물질들은 규칙적으로 배열된 채널을 통해 이온 흐름을 균일한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기 때문 이다. 대표적인 다공성·결정성 구조체에는 ‘공유결합성 유기 골격 구조체(covalent organic frameworks, COFs)’ 와 ‘금속 유기 골격 구조체(metal-organic frameworks, MOFs)’가 있는데, 이것은 기존 소재들의 이온 전달 효 율성의 한계를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까지의 다공성·결정성 구조체들은 채널 내에 리튬염(鹽)이나 용매를 도입하거나 리튬염과 용매를 함께 도입해야 이온 전도 특성을 나타낸다는 점 이다([그림 1], 위). 용매를 도입할 경우는 진정한 고체 상 이온 전도체가 될 수 없고, 리튬염을 도입할 경우에 는 음이온이 전극과 부반응을 일으켜서 결과적으로 전 지 성능을 떨어뜨리는 잠재적 원인이 되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음이온성 단량 체(monomer)를 사용해 유기 골격 구조체를 합성함으 로써 음이온을 골격 일부로 만들어 움직이지 않게 설 계했다. 또 채널 너비를 최대한 줄여 리튬 이온의 개수 밀도를 높임으로써 용매를 도입하지 않고도 우수한 리 튬 이온 전도성을 나타내도록 설계했다([그림 1], 아래). 그 결과 새롭게 설계, 합성된 유기 골격 구조체는 규칙 적으로 배열된 채널 구조를 형성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것은 여러 가지 방법의 실험과 이론계산을 통해 규명 해 내기에 이르렀다. 

규칙적으로 배열된 채널을 가진 새로운 유기 골격 구조 체는 추가적인 리튬염이나 용매를 도입하지 않아도, 실 온에서 이온 전도도가 높았다. 이와 더불어 기존 이온 전 도체가 도달할 수 없는 수준의 리튬 이온 전도 수율(0.9) 을 나타냈다. 상용화 전지에서 이온 전도체로 쓰이는 액 체 전해질의 리튬 이온 전도 수율은 보통 0.4 이하다. 반 면, 연구진이 개발한 이온 전도체는 0.9라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리튬 이온 전도 수율이 높다는 건 전해질 내에서 리튬 이온만 선택적으로 이동할 수 있 는 이상적인 이온 이동이 구현됐다는 의미가 된다.

신규 이온 구조체는 매우 낮은 활성화(活性化) 에너지 (activation energy, 0.18 eV) 값을 보였다. 활성화 에너지 는 화학반응이 진행되기 위한 최소한의 에너지로 이 값 이 낮을수록 이온 이동 성능이 높다. 이런 결과는 리튬 이온이 채널 내에서 균일한 방향성을 가지고 흐르는 걸 보여주는 결과다. 

연구진은 또 이론계산을 통해 구조체가 어떻게 용매를 도입하지 않고도 완전한 고체 상태에서 우수한 리튬 이 온 전도 현상을 나타내는지 검토했다. 리튬 이온은 양 전하(陽電荷, +)를 가지기 때문에 음성(陰性, -)의 원소 에 친화성을 띤다. 구조체의 채널 내에는 술포네이트 (-SO₃ -)와 케토(-C=O)기(基)에서 유래한 음성을 띠는 산소 원자가 끊임없이 규칙적으로 이어져 있다. 리튬 이온은 이 채널을 따라 선택적이고 효율적으로 이동하 는 것이 밝혀졌다([그림 2] 다 참고).
[그림 3] 구조체의 고체 전해질 응용
 
리튬금속 전지에도 활용 가능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리튬 이온 전도성 유기 골격 구 조체는 효율적인 리튬 이온 이동을 위한 고체 전해질 설계에 있어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 지금까지 보고 된 바가 없는 무(無)용매 단(單)이온 리튬 전도성(single lithium-ion conduction behavior)을 바탕으로 장시간에 걸친 리튬 방출·축적 실험에서도 리튬 금속 전극의 높은 안정성을 끌어냈다. 이는 2차전지 분야에서 가장 크게 주목받고 있는 고에너지 리튬 금속 음극의 실용화 와 전고체 전지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새로운 패러다임 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고체 이온 전도체를 설계 하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전고체 전지를 포함한 차세 대 전지의 상업화에 꼭 필요한 ‘고성능 고체 전해질’ 개발의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라고 말하며 “특히 폭발 위 험이 있는 유기 용매를 완전히 배제하면서 리튬 이온만 선택적으로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이러한 이온 전도체의 특성은 전고체 전지의 전해질로 적합할 뿐만 아니라 반응성 높은 리튬금속 전극에서도 우수하게 활용될 수 있어 고에너지 배터리 로 주목받는 리튬금속 전지에도 활용 가능할 것”이라 고 전망했다.

<Energ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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