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계 엔지니어링 플랫폼 기업 ‘오코텍 코리아’ 스마트 제조 시대의 엔지니어링은 스마트 시스템이 중심
아디다스(Adidas)의‘스피드 팩토리’(Speed Factory) 사업은 최근 철회로 일단락됐지만, 경험적 자산이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실질적이고 풍부한 경험은 새로운 도전을 실현하기 위한 토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독일계 엔지니어링 플랫폼 기업인 오코텍(AUCOTEC)은 프로젝트 데이터의 효과적인 관리를 통해 이러한 경험적 자산의 가치를 높여준다.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으로 표현되는 오코텍의 설계·개발 솔루션에 관해 한국지사의 김홍열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메인 사진 : 오코텍 코리아 김홍열 대표·공학박사))
글·사진 강창대 기자 | 자료제공 오코텍코리아
인공지능 등 ICT를 필두로 새로운 시대가 예고되고 있다. 그 변화는 4차 산업혁명으로 명명될 만큼 유례없는 혁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모든 사물은 센서를 기반으로 실시간 정보를 생성하고, 생성된 정보는 인간의 일상을 구성하는 모든 사물을 통찰하는 데이터를 형성함으로써 인공적인 환경이 스스로 미래를 예측해 문제를 예비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기술 혁신은 더욱 안전하고 원활한 사회를 만들어갈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스마트 제조는 세계 각국에서 정책적으로 도입을 확대함으로써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스마트 제조는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에 맞춘 사용자화 제품을 자동화 기반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이른바 ‘다품종 대량 제조’(Mass Customization)에서 본격적인 빛을 발한다. 하지만 이를 구현하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다. 이에 대해 오코텍 코리아 김홍열 대표는 정보화 과정에서부터 시작해 사적인 프로세스의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다품종 대량 제조는 기업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는 체계인 것은 분명합니다. 이러한 제조 체계의 현실화를 위해서는 수주 단계에서부터 엔지니어링, 제조 단계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라이프사이클에 일관되고 통합된 정보관리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다품종 대량 제조 체계를 실현하기 위한 요소로 디지털트윈(Digital Twin)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디지털트윈은 물리적인 현실과 동일한 디지털 가상 세계가 하나의 짝(pair)을 이루어 상호작용하는 것을 말한다. 디지털트윈은 제조 분야 이외에도 물류와 교통, 스마트시티 등 여러 분야에서 생산성과 다양한 문제 해결의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리서치 기관인 가트너는 2018년 10대 전략기술 트렌드 가운데 디지털트윈을 선정하기도 했다. 김 대표의 말을 이어가 보자.
“디지털트윈은 전통적으로 엔지니어링에서 제작 및 설치, 검증, 제조, 유지보수로 이어지는 제조의 라이프사이클을 프론트로딩(Front Loading)하도록 하는 혁신의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그럼으로써 엔지니어링 단계 이전의 사전 검증, 제조·운영 과정에서 사전 검증된 것과 실제 운영 결과를 비교해 운영, 유지보수 등과 같은 활동의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디지털트윈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물리적 객체를 표현하는 현장의 빅데이터(BigData)를 비롯해, 가상의 객체를 표현하는 정교한 모델 데이터(Model Data)가 필요합니다.”
디지털트윈과 모델데이터
김 대표의 설명을 부연하자면, 디지털트윈은 다양한 정보로 구성돼 있다. 이러한 정보는 시스템이 인식할 수 있는 디지털 데이터이고, 데이터는 크게 빅데이터와 모델데이터로 나뉜다. 빅데이터는 제조 시스템의 운영 중에 취득하는 것으로 물리적인 객체(Physical Asset)의 동적인 측면을 표현하는 정보다. 빅데이터는 운영이나 유지보수 이력 등과 같이 실시간으로 생성된다. 모델데이터는 물리적인 객체의 설계 단계에 결정되는 정적인 측면을 표현하는 정보다. 그리고 모델데이터는 빅데이터를 담는 ‘기준정보’로서 역할한다.
모델데이터는 객체를 구성하는 로직(Logic), 로직의 관계를 정의하는 구조(Structure), 로직 간의 연계성을 정의하는 인터페이스(Interface)와 같은 정보를 포함한다. 이러한 정보는 통합되어 데이터 저장소(Data Repository)를 구성하게 된다. 또한, 정보는 관점에 따라서도 구분된다. 말하자면, 객체 자체를 표현하는 관점(Equipment), 객체가 가진 기능적인 관점(Function), 객체의 위치를 표현하는 관점(Location)이 그것이다. 이렇게 서로 다른 관점의 정보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김 대표는 모델데이터가 “제조의 라이프사이클 가운데 어느 한 시점에서만 사용되는 정보가 아니라, 전체 라이프사이클에 걸쳐 사용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제조 공정을 구축할 때 엔지니어링의 시작은 기능적인 정의에서 시작되고, 제작 및 설치를 위한 엔지니어링 산출물은 객체 자체의 정보를 표현합니다. 운영 및 유지보수 단계에서는 이러한 객체가 설치된 위치적인 정보가 중요하게 활용됩니다. 이렇게 정보화의 관점에서 전 라이프사이클에 걸친 사용을 목적으로 객체, 기능, 그리고 위치적 관점으로 표현하는 방식은 IEC 81346-1을 통해 표준화가 돼 있습니다.”
기준정보로서 역할을 하는 모델데이터로는 대표적으로 캐드모델(CAD Model)이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캐드는 ‘디지털화를 통한 데이터화’를 충분히 지원하지 못했고, 사실상 동일한 정보를 대상으로 하면서도 사람이 이해하는 도면 제작 과정과 시스템이 이해하는 모델데이터 제작 과정이 단절돼 있었다. 이 경우, 모델데이터 생성 과정에 사람의 개입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오류 가능성이 상존할 수밖에 없고, 모델데이터의 변경이 있을 경우 일일이 사람이 이를 반영해야 해 적시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다품종 대량 제조가 요구되는 스마트 제조 시대에는 기존의 방식은 더 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변경 사항이 상호 자동으로 업데이트되도록 하려면 데이터 기반의 엔지니어링 플랫폼이 요구될 수밖에 없고, 이러한 플랫폼은 ‘데이터 기반의 엔지니어링 워크플로우’(Data Driven Engineering Workflow)를 지원해야 한다.
도면화의 단계는 통상적으로 사양서 정의에서부터 개요도 작성, 상세도 작성을 거쳐 제조를 위한 배치도 작성과 BOM(Bill of Material) 작성 등으로 이루어진다. 데이터 기반의 엔지니어링 워크플로우는 도면화 각각의 단계를 데이터 생성의 과정으로 본다. 즉, 사양서 작성 과정 중에 기능 관점의 정보가 생성되고, 개요도와 상세도 작성 과정에서 객체 자체의 데이터가 구체화되며, 배치도 작성 과정에서 위치 관점의 정보가 생성되는 식인 것이다. 이때 도면화를 통해 데이터가 생성되기도 하지만, 역으로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면이 작성됨으로써 작업 효율개선과 더불어 정보 정합성이 유지될 수 있다.
글로벌 중전기 기업의 디지털트윈 솔루션
데이터 기반의 엔지니어링 플랫폼을 통해 디지털트윈을 구축한 사례를 살펴보자. 프로젝트의 규모에 따라 다양한 전문 영역이 협업하다 보면 여러 가지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서 의사소통과 데이터 정합성 등의 문제를 겪을 수밖에 없고, 따라서 데이터 정합성 유지에 시간과 노력을 할애할 수밖에 없다. 세계적인 중전기 기업인 ABB 역시 내부적으로 단일한 통합 툴에 대한 요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 툴은 오토캐드(AutoCAD) 등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ABB 고유의 프로그래밍 툴을 아우르는 통합성을 갖추어야 했다.
한편, 최근 수년간 에너지 정책의 변화로 그리드에 대한 투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관련된 프로젝트도 늘고 있다. 네덜란드 전력사업자 테넷(TenneT)은 프로젝트에 투입할 한정된 자원이 고민이었다. 마감은 언제나 촉박하고, 이러한 조건에서 급격하게 증가하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야 했다.
‘GE 그리드 솔루션’(GE Grid Solutions)은 주력 사업인 전력 공급시스템의 개발 및 제어와 중·고압 설비의 설치 및 운영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였다. 엔지니어들은 시스템 설계를 위해 정확하고 정밀한 기술 문서를 작성하고 관리하는 어려움을 호소했다. 또 다른 문제는 각 부서마다 전기 회로도와 기술문서를 작성하는 솔루션이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솔루션들의 결여된 통일성은 의사소통을 어렵게 하거나 문서의 품질을 저하시키기도 했다. 프랑스 그르노블(Grenoble)에 위치한 지멘스(SIEMENS)의 엔지니어링 부서도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었다. 이 부서는 저전압 장치의 설계 및 구현과 관련된 모든 문서를 효과적이고 일관되게 관리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했다. 유럽의 송전시스템 운영업체 테넷(TenneT)은 자사 다이어그래밍 툴로 오코텍의 엔지니어링 베이스를 채택했다. GE 그리드 솔루션은 전력 공급시스템 개발과 제어, 중·고압 설비 설치 및 운영과 관련해 정확하고 정밀한 기술문서 작성을 위한 솔루션으로 엔지니어링 베이스를 선택했다.
이와 같은 여러 중전기 기업들이 갖고 있던 다양한 고민을 해결한 솔루션은 하나였다. 오코텍의 설계·개발 플랫폼인 엔지니어링 베이스(Engineering Base, 이하EB)는 이들 기업의 프로젝트 수행을 효율적으로 만들어주었고, 제각각이던 솔루션의 통합을 지원했으며, 엔지니어링 단계에서 생성되는 문서들을 연동시켜 일관된 관리를 가능하게 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에 선 이러한 업체들의 고민과 해결책은 국내 업체들에게도 그대로 적용이 된다. 특히 최근 전력 시장의 신성정동력으로 평가받는 HVDC(High Voltage Direct Current) 전력망 시장에서는 기술 발전의 가속화를 위해 KAPES와 같은 핵심 사업자를 시작으로 EB의 활용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EB를 기반으로 하는 경우 프로젝트의 모든 정보는 완벽한 객체지향 방식으로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다. 이러한 정보는 탐색기와 도면, 혹은 리스트 등 다양한 형태로 조회가 가능하고, 조회된 형태를 달리해 편집하더라도 자동으로 정보의 정합성이 유지됐다. 특히, ABB가 요구한 솔루션의 조건은 모든 도면화 작업을 지원하는 완전한 툴박스이면서 쉽게 학습할 수 있는 사용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EB는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비지오’(Microsoft Office Visio)를 사용하기 때문에 사용이 쉽고, 품질관리 도구가 포함돼 있어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ABB는 EB의 클라이언트 서버(Client-Server) 아키텍처가 조직 간의 협업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표준화된 사용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테넷의 경우, 파일럿 프로젝트에서 EB의 최적화된 변수 관리 기능을 통해 프로젝트 템플릿과 티피컬의 수를 3분의 2나 줄였다. 마스터 데이터 유지보수를 표준화하고 이에 소모되는 노력을 줄임으로써 계획 단계의 시간을 약 20% 단축할 수 있었다고 한다.
스마트 제조 시대의 엔지니어링
엔지니어링 프로세스와 산출물의 정보화는 꾸준한 발전을 이어왔다. 종이에 직접 제도하던 방식은 캐드를 도입하면서 전산화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도면을 위한 제한적인 데이터 관리를 지원하는 CAE(Computer Aided Engineering)으로 발전되어 왔고, 날로 거대해지고 다변화하는 기업 환경에 맞추어 도면화 산출물의 전사 관리와 협력 강화를 위해 PLM과 같은 시스템이 도입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스마트 제조의 시대에는 엔지니어링 프로세스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엔지니어링을 바라보는 관점은 엔지니어링 자체의 효율화나 협업의 증대와 같이 사람이 중심이었다면, 스마트 제조 시대의 엔지니어링은 스마트 시스템이 중심이 되는 관점으로 변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엔지니어링 산출물을 만드는 사람이나 활용하는 사람의 관점을 넘어서 그러한 엔지니어링 산출물을 시스템이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화 하고 시스템과 연계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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