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일렉 “분전반의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할 것” 최소화된 모듈로 최적의 공정을 실현한 ‘아이분전반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라는 말이 있다. ㈜아이일렉의 이강호 대표는 3년간 이 말을 실천한 끝에 획기적인 조립식 분전반을 세상에 내놓았다. 마치 장난감을 만드는 것 같다는 가족의 농담 섞인 원망에도 그는 꿋꿋하고 고집스럽게 기술자로서 연구개발에 매진했다. 그 결과, 아이분전반을 개발할 수 있었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국제 전기전력 전시회’에 이 제품을 선보였다.
글 김경한 기자
아이일렉 건물
안전성과 작업 용이성을 동시에 확보한 모듈 분전반은 배전선으로부터 건물 안으로 들어온 전선(간선)을 각 분기회로로 분배하는 장치다. 그 안에는 메인차단기(과전압, 과전류, 단락 등)와 누전차단기(누전)가 설치돼 전기적 위험요소를 사전에 감지하고 전기를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분전반 내에는 전기가 살아있는 활선이 연결돼 있는 만큼, 작업이 용이할 뿐만 아니라 작업자의 안전이 확보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아이분전반은 상당한 강점을 갖추고 있다. 이 제품은 메인 부스바(Main Bus-Bar)를 그대로 활용할 뿐만 아니라, 자체 개발한 절연케이스 내에 분기 부스바가 부착돼 도전부가 노출되지 않아 작업의 안전성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오토캐드로 작업한 3D모델링 아이분전반은 일반 분전반의 구조적 안정성을 바탕으로 기존 부스바(Bus-Bar)를 메인 부스바로 활용하고 분기 부스바를 조립형의 모듈화된 아이키트(i-kit)의 절연케이스(Molded Case) 내부에 설치하는 분전반이다. 구조적으로 가장 안정적인 일반 분전반 구조와 동일한 차단기 배열로 별도의 차단기 취부재가 필요 없으며, 모든 차단기는 타공 및 탭핑 등의 작업공정이 없고 속판에 바로 취부해 단순하고 효율적인 배열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조립식 분전반이라고 하면 무조건 변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구조가 복잡해져서 일반 분전반보다 설치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아이클립과 분기 부스바를 조립한 아이키트의 내부 모습 “일반 분전반이 편하니까 이것과 유사한 분전반 구조를 갖추자는 ‘발상의 전환’에서 출발했어요. 출발이 다르니까 결과도 달라졌죠. 구조가 심플하다보니 설치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었습니다.”
이강호 대표는 일반 분전반이 설치에 5~6시간 걸리는 반면, 아이분전반은 20분이면 충분하다고 자부했다. 일반 분전반은 특수 기계를 활용해 구부리는 작업이 필요하고, 정확한 위치를 선정한 후 구멍을 뚫는 타공 작업, 나사선을 만드는 탭핑 작업, 양쪽을 연결하는 체결작업, 절연 큐브 코팅 작업 등이 필요한 반면, 아이분전반은 기존 부스바에 아이키트를 끼워서 드라이브를 조이기만 하면 작업이 완성된다.
2019 국제 전기전력 전시회’에 참가한 ㈜아이일렉 부스 가격경쟁력도 뛰어나다. 일반 분전반보다 자재비는 더 들어가지만, 시간을 단축한 덕분에 인건비를 줄일 수 있었고, 아이분전반의 납품가는 일반 분전반과 거의 같아질 수 있었다.
핵심은 자체 개발한 아이키트(i-kit)에 있다. 아이키트는 분전반 제작 시 가장 작업공정이 복잡한 분기 부스바를 조립형 모듈화된 케이스 내부에 안전하게 설치해 안전성과 작업성을 극대화하고, 상(Phase) 변경, 분기차단기의 용량 변경 및 증설이 간편하도록 만든 장치다.
아이키트의 장점은 안전성, 경제성, 확장성, 작업생산성, 표준화, 편리성의 6가지 차별화된 점을 들 수 있다.
우선, 메인 부스바와 분기 부스바가 아이키트로 몰드화된 케이스(Molded Case)에 위치해 도전부를 노출하지 않아 탁월한 안전성을 확보했다.
둘째, 부스바의 복잡한 작업 공정을 획기적으로 개선했고, 기존 조립식 분전반의 구조적 변형으로 인한 추가부품 및 고비용 자재 사용 등을 개선해 경제성을 확보했다.
㈜아이일렉 이강호 대표가 슈나이더일렉트릭의 스마트기기를 적용한 아이분전반을 소개하고 있다. 셋째, 확장성 측면에서는 메인 부스바의 여유공간에 아이키트 및 차단기의 변경만으로 회로 증설 변경이 가능해, 설계 변경에 의한 현장 작업이 용이하다.
넷째, 메인 부스바가 일체의 타공, 탭핑, 절곡, 절연튜브 코팅 및 박피 등의 작업 공정이 필요없고, 분기 부스바는 표준화된 아이키트로 대체할 수 있어 비숙련자도 작업이 가능하도록 해 우수한 작업생산성을 실현했다.
다섯째, 아이키트를 메인 차단기 용량별로 규격화해 상호교체, 상(Phase) 변경 및 증설이 용이한 구조로 표준화를 실현했다.
마지막으로, 메인 부스바와 아이키트의 체결은 아이키트 상부 아이너트의 비스 결속만으로 가능하고, 별도의 작업공정 없이 작업할 수 있어 작업이 편리하다.
“내가 만족해야 남들도 돈 주고 산다”
아이분전반은 구조가 간단해서 개발이 쉬워 보이지만, 이런 간단한 구조를 만드는 게 오히려 더 어려운 일이었다고 이강호 대표는 역설했다. 특히 아이키트 내 아이클립은 분기 부스바를 체결하기 위한 필수 부품으로, 좁은 공간에서 기계적 강도를 가져야 하는데 이를 실현하는 것이 무척 어려웠다.
이 대표는 “머릿속에 맴돌면서 될 듯 말 듯 하면서 마무리가 안 됐다”며 “수백 번의 시행착오 끝에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기구 설계를 위해서는 3D 설계도 해야 했으며, 이 부분은 이 대표가 오토캐드로 하나하나 그려가며 진행했다. 수백 번의 수정이 가해지다 보니 3D 설계를 돈 주고 의뢰할 여력이 안 된 것이다.
이러다보니 아이분전반을 만드는 데만 꼬박 3년이 걸렸다. 그 기간은 회사를 아예 접어두고 개발에만 몰두한 시간이었다. 이강호 대표가 사업체도 접고 이렇게 제품 개발에만 매달린 이유는 20여 년을 분전·배전 전문가로서 일해 온 엔지니어로서의 사명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엔지니어로서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만족해야 남들이 돈 주고 살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지론을 펼치며 개발기간을 버텨왔다고 고백했다. 물론 아내와 자녀(1남1녀)를 둔 가장으로서 가족생계가 걱정되지 않은 건 아니다. 하지만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말이 있듯이, 자신은 최선을 다할 뿐 잘되고 안 되고는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고집스러운 인내와 끈기를 하늘도 알아준 것일까. 연구개발에 성공한 제품은 서서히 시장에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이분전반의 매출이 지난해에는 8억 원이었는데, 올해 상반기만 해도 15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훌쩍 뛰었다. 슈나이더일렉트릭과는 협업(cowork)을 통해 스마트 분전반을 구성해 보기도 했다. 협력업체들이 반응을 보이니 이 대표는 고단했던 개발기간이 떠오르며 가슴이 박차 오른다.
㈜아이일렉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하에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도 착실히 수행하고 있다. 아이분전반은 현재 중국에 특허를 취득했으며, 미국과 일본에는 특허 출원 중이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한걸음 한걸음씩 착실히 내딛는 것이라는 일념으로 먼저 국내 시장부터 공략할 계획이다. 국내 시장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해외전시회 참가 등으로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하고자 한다.
이강호 대표는 “아이분전반은 기존 조립식 분전반의 단점을 개선하고 장점은 최대한 구현해, 기존 제품과의 차별성을 실현했다”며, “향후 안전성과 작업효율성 등의 장점으로 일반 분전반이 조립식 분전반으로 대체되는 현상은 필연적이라고 사료된다. 아이키트를 활용한 아이분전반은 기존 분전반 대비 탁월한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향후 분전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리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Energ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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