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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태양 KSTAR, 세계 최초로 초고온 달성
2019년 3월 1일 (금) 00:00:00 |   지면 발행 ( 2019년 3월호 - 전체 보기 )

인공태양 KSTAR, 세계 최초로 초고온 달성
핵융합 조건 1억℃ 1.5초간 ... 올해 10초 이상 도전

만물의 에너지원이라 할 수 있는 태양은 핵융합 반응으로 에너지를 생산한다. 인류는 핵융합에너지에서 새로운 진보의 동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해 왔다. 그러나 태양보다 중력이 낮은 조건(지구와 태양의 표면중력은 각각 9.8㎨와 275㎨임)에서는 핵융합을 일으키는 플라즈마의 온도를 1억도 이상의 초고온으로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 플라즈마를 효과적으로 가두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핵심기술을 한국의 국가핵융합연구소와 핵융합실험로인 KSTAR가 주도하고 있다. 

강창대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국내 기술로 개발한 인공태양 KSTAR(케이스타)가 1억℃ 초고온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토카막 핵융합 연구 장치 중에서는 ‘세계 최초’인 것으로 평가된다. 핵융합은 이온과 전자로 분리된 플라즈마 상태에서 이온의 결합으로 일어나는 반응이다. 태양보다 중력이 훨씬 작은 지구에서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태양 중심 온도(1,500만도)의 7배인 1억도 이상의 고온과 고밀도 플라즈마를 장시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한다.

이번 기록은 향후 ‘핵융합실증로’에 적용할 차세대 플라즈마 운전모드인 ‘내부수송장벽(Internal Transport Barrier, ITB) 모드를 실험하는 과정에서 달성됐다. 내부수송장벽 모드는 플라즈마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에도 장벽을 형성해 밀폐 성능을 높인 운전모드다. 이번 성과는 이 기술로 플라즈마 중심부를 효과적으로 가열한 결과인 것이다.
KSTAR 플라즈마 이온온도 1억도 달성_플라즈마 영상 캡쳐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건설 현장
핵융합 전기발전 개요
핵융합과 핵분열
KSTAR 진공용기 내부
토카막 초전도자석 이미지

올해 초고온 플라즈마 10초 이상 유지 도전

국가핵융합연구소는 올해 중성입자빔 가열장치를 추가로 도입한다. NBI(Neutral Beam Injection)으로 일컫는 중성입자빔 가열장치는 가속된 중성자를 핵융합장치 내부의 플라즈마에 충돌시키는 장치다. 그렇게 함으로써 핵융합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온도로 행융합장치를 가열한다. 연구소는 이 장치를 갖고 1억도 이상 초고온 플라즈마를 10초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에 도전할 계획이다. 이 계획이 성공한다면, 연구소는 향후 국제핵융합실험로인 이터(ITER)의 운영단계에서 고성능 플라즈마 실험을 주도할 수 있는 연구 역량을 갖추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터는 한국, 미국, EU 등 7개국이 핵융합에너지 대량 생산 가능성을 실증하기 위해 프랑스에 건설 중인 핵융합실험로이다. 이 장치는 핵융합반응을 통해 500㎿급의 열출력을 발생하는 장치를 개발하여 전기생산의 가능성을 실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최원호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아직 어느 나라도 주도권을 쥐지 못한 핵융합에너지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면 우리의 강력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핵융합 기술의 세계적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핵심기술 개발과 인재양성, 산업 확충 등 기반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번 성과는 KSTAR 실험 10주년을 맞아 2월 20일부터 22일까지 개최된 국제 핵융합 학술대회 ‘KSTAR 컨퍼런스 2019’에서 국내외 연구자들에게 발표됐다.

신 성장동력 잠재력 갖춘 핵융합 기술
핵융합은 가벼운 원자핵들이 융합하여 무거운 원자핵으로 바뀌는 현상을 말한다. 원자핵이 융합하는 과정에서 줄어든 질량은 에너지로 변환 되는데, 이를 핵융합에너지라 한다. 높은 온도와 중력을 지닌 태양의 중심은 핵융합 반응이 활발히 일어나지만, 지구에서 핵융합 반응을 만들기 위해서는 태양과 같은 초고온의 환경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주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이 필요하다. 그러나 핵융합의 주원료인 중수소와 리튬(삼중수소)은 바닷물에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핵융합 발전은 연료가 무한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고, 폭발과 같은 위험이 없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그래서 세계는 핵융합을 궁극적인 미래에너지원으로 주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5년부터 2007년까지 12년에 걸쳐 국내 기술로 초전도 핵융합 연구 장치를 개발했다. 케이스타(Korea Superconducting Tokamak Advanced Research: KSTAR)는 이러한 노력이 빚은 결과로 초전도 재료로 제작된 세계 최초의 장치로 꼽힌다. 핵융합기술을 선도하는 나라들이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이터 역시 케이스타와 동일한 재료로 만들어지고 있다.

플라즈마는 원자핵과 전자가 떨어져 자유롭게 움직이는 상태를 말한다. 물질은 온도에 따라 고체에서 액체, 기체 상태를 취한다. 이와는 또 다른 플라즈마는 물질의 제4의 상태로 불리기도 하며, 우주에 존재하는 물질의 99%를 차지하고 있다. 초고온의 플라즈마 상태에서는 원자핵이 반발력을 이기고 새로운 원자핵으로 융합하는 핵융합이 일어난다. 핵융합 장치 내에서 핵융합이 일어날 수 있도록 플라즈마를 연속적으로 운전하는 것은 핵융합 상용화를 위한 핵심 과제이다.

우리나라는 케이스타 건설을 통해 세계 최고 성능의 초전도자석 제작기술 등 핵융합 관련 10대 원천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핵융합 후발주자의 위치에서 주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케이스타는 국제 핵융합 공동 연구장치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매년 핵융합 상용화 기술 개발을 위한 핵융합 플라즈마 실험을 수행하고 있다.

핵융합장치에 플라즈마를 가두는 게 관건
케이스타는 ‘토카막’(Tokamak)이라는 핵융합 기술을 적용됐다. 토카막은 핵융합반응이 일어나는 태양과 같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초고온의 플라즈마를 자기장을 이용해 가두는 핵융합장치이다. 플라즈마를 구속하는 D자 모양의 초전도 자석으로 자기장을 만들어 플라즈마가 도넛 모양의 진공용기 내에서 안정적 상태를 유지하도록 제어한다. 현재 작동중이거나 새로 짓는 실험용핵융합로는 대부분 토카막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토카막 핵융합장치에 플라즈마를 가두기 위한 연구와 실증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 모드’와 ‘내부수송장벽 모드’가 있다.

‘H-모드’로도 일컫는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 모드는 토카막 형 핵융합장치의 운전모드 가운데 하나다. H-모드는 이전에 사용된 ‘L-모드’의 외부에 장벽을(transport barrier)을 형성함으로써 고온의 플라즈마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 성능을 2배 이상 높여준다.

H-모드는 1982년 독일의 ASDEX 장치에서 처음 측정되어 알려졌다. 초전도 핵융합장치 중에서는 케이스타가 2010년에 세계에서 최초로 H-모드를 달성했다. 국제핵융합실험로인 이터 장치 역시 H-모드를 기본 운전 모드로 계획하고 있다. 내부수송장벽(ITB) 모드는 H-모드와 유사한 장벽을 플라즈마 내부에 추가적으로 생성시켜 플라즈마 성능을 H-모드 이상으로 확장시키는 차세대 운전 모드이다.

KSTAR, 핵융합 난제 해결할 실마리도
한편, 국가핵융합연구소는 미국 프린스턴 플라즈마 연구소(PPPL)의 박종규 박사와 공동으로 핵융합에너지 상용화 난제 중 하나인 플라즈마 경계면 불안정현상(Edge-Localized Mode, 이하 ELM)의 정확한 예측과 억제를 위한 이론모델을 정립하고 실험적으로 검증하는데 성공해 세계 핵융합 연구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핵융합로에 갇힌 초고온 플라즈마는 바깥 부분과 큰 압력 및 온도차로 불안정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특히, 플라즈마 가장자리에 파도처럼 규칙적인 패턴이 생기는 ELM이 발생한다. ELM은 플라즈마 가장자리를 갑자기 풍선처럼 터지게 만들기도 해 핵융합로 내벽을 손상시키고, 플라즈마를 안정적으로 가두는데 방해요소가 된다. 때문에 ELM의 발생과 그로 인한 붕괴를 제어하는 것은 핵융합 상용화를 위해 해결해야 하는 대표적인 난제로 꼽혔다.

2018년 9월 11일에 국가핵융합연구소 발표한 바에 따르면, 공동연구팀은 KSTAR 실험 결과 분석을 통해 ELM 억제의 중요 물리기작을 실마리로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기존의 예측모델을 뛰어 넘는 플라즈마 반응을 고려한 이론모델을 수립하였다. 이후 정교하게 계획된 KSTAR 실험을 통해 수립한 이론모델의 예측에 맞는 결과를 얻음으로써 이론의 정합성을 성공적으로 규명하게 되었다.

그동안 삼차원 자기장을 이용한 ELM 억제에 대한 여러 모델들이 사용되어 왔지만, 실제 실험적으로 정밀하게 그 정합성이 검증된 경우는 이 모델이 유일하다고 한다. 이 연구는 전통적인 방식의 3차원 자기장 해석 모델의 한계와 부정확성을 명확히 보여주고, 실제 실험결과를 높은 신뢰도와 정확도를 갖고 해석하고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3차원 자기장 반응예측모델을 개발하고 검증에 성공함으로서, 3차원 자장 물리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성과로 평가되며, 이를 토대로 RMP-ELM 제어로 대표되는 3차원 자기장 물리연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한다.
3D 자장에 의해 MHD 불안정성이 억제된 KSTAR 토카막 플라즈마의 대표적 예시. (a) 경계영역 불안정성인 ELM 붕괴를 보여주는 Dα 신호의 스파이크가, n=1 RMP 자장을 인가하여 완전히 사라짐을 보여준다. (b) n=1 RMP 자장이 주요 플라즈마 변수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며 플라즈마 밀도가 일부 감소함을 보여준다. (c) 추가적으로 플라즈마 에너지와 압력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
KSTAR 3D 코일의 구조. (a) 플라즈마 경계면으로의 평면투사도와 (b) 실제 3차원 코일 구조. 색음영으로 표현된 등고선은 외부 3D 자장의 분포를 표현하며, (b)의 경우 플라즈마 반응을 포함한 분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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