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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 화재로부터 안전한 리튬이온전지 개발
2019년 3월 1일 (금) 00:00:00 |   지면 발행 ( 2019년 3월호 - 전체 보기 )

화재로부터 안전한 리튬이온전지 개발
액체전해질의 발화위험 극복 기술 박차


최근 ESS(에너지저장장치)와 스마트폰 등 배터리 폭발 사고가 사회적으로 부각되면서, 발화 및 폭발 위험이 없는 이차전지 개발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커지고 있다. 리튬이온전지는 1991년 일본에서 최초로 상용화한 것으로, 높은 에너지 밀도와 출력 밀도, 뛰어난 충·방전 효율의 장점 덕분에 스마트기기 및 전기차, ESS 배터리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리튬이온전지는 가연성 액체전해질을 사용하고 있어 발화와 폭발의 위험을 내재하고 있다. 이에 국내 연구진들이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리 김경한 기자자료 한국전기연구원, 기초과학연구원

리튬이온전지는 전자를 주고받는 양극과 음극, 양극과 음극의 접촉을 막는 분리막, 양극과 음극 간 이온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매개체인 전해질로 구성돼 있다. 리튬이온전지에서는 카보네이트계 유기 용매에 리튬염 전해질을 녹인 전해액을 다공성 전극과 분리막에 스며들게 해 전지 내부에서 전류가 흐르게 한다. 그런데 이 액체 전해질은 고온에서 휘발돼 쉽게 발화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이에 따라 액체전해질 대신 고체전해질을 사용하는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전지연구센터 하윤철 박사팀은 이 전고체전지 실용화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활물질-고체전해질 경계에서의 높은 저항(계면저항)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전극 제조기술을 개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분자분광학 및 동력학연구단 연구팀은 발화 위험이 높은 유기용매 전해질을 아예 물로 대체하는 차세대 배터리의 핵심원리를 발견했다.


160저온소결형 고체전해질 개발
계면저항 문제 해결하며 상용화 성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전기전문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전기연구원 전지연구센터 하윤철 박사팀은 최근 자체 정부출연금 사업을 통해 ‘160저온에서도 결정화가 가능한 고체전해질 원천기술과 이를 이용한 슬러리 코팅 방식의 고용량 활물질-고체전해질 복합전극 제조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전고체전지용 고체전해질에 대한 연구는 원료에 따라 크게 산화물 계열, 고분자 계열, 황화물 계열로 나눠 진행된다고 한다. 특히 황화물 계열은 리튬이온 전도도가 액체전해질에 필적할 정도의 슈퍼이온전도체 특성을 보유하고 있어, 실용화 관점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하윤철 박사팀은 이러한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대면적 생산의 핵심 공정인 슬러리 코팅 방식의 전극 제조 과정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됐던 활물질-고체전해질 계면저항이라는 난제 해결에 도전했다.

[그림 1] 바인더, 고체전해질, 도전재, 활물질(이상 위쪽 4개)과 이러한 물질들이 혼합된 슬러리(아래)
슬러리는 미세한 고체 입자를 액체 중에 섞어 유동성이 적은 상태로 만든 혼합물로, 현재 리튬이온전지의 전극은 고체전해질의 슬러리 코팅방식으로 제조된다. 하지만 이 코팅방식에서는 고체전해질이 슬러리 제조 단계에서 함께 혼합돼야 하기 때문에 활물질-고체전해질 계면 형성이 액체전해질에 비해 매우 어렵고, 무엇보다 접착력 향상을 위해 바인더가 계면 형성을 방해하면서 계면저항이 크게 증가한다. 바인더란 고체분말이 상호간 또는 집전체(전기를 주고받는 금속시트)와 잘 접착하도록 돕는 고분자 소재를 말한다.

또한 이온 전도도가 높은 고체전해질을 슬러리 제조에 활용할 때도 결정화된 고체전해질 분말을 미세한 입자로 분쇄하거나 용매와 혼합하는 과정에서 기계적·화학적으로 리튬이온 전도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슬러리 코팅 방식으로 제조된 전고체전지용 전극의 성능은 실용화 수준에 크게 못 미쳤다.


KERI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리튬--황화물에 리튬-요오드화합물을 첨가한 고체전해질 합성 공정을 최적화해 160의 낮은 결정화 온도에서도 슈퍼이온전도체 특성을 나타내는 유리-결정질(glass-ceramic)의 고체전해질을 개발했다. 일반적으로 슈퍼이온전도체는 황화물계의 경우 250~450(산화물계의 경우 700이상)에서 열처리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연구팀이 개발한 고체전해질은 고분자 바인더나 리튬 금속의 용융(melting) 온도인 180보다도 낮은 160에서 결정화가 가능해 바인더나 리튬음극의 손상 없이 전극이나 전지를 제조한 후에 열처리가 가능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특성을 이용해 슬러리 제조 시에는 비정질 상태의 분쇄된 고체전해질을 혼합하고 전극 제조 후에는 160저온 열처리함으로써, 전극 내 고체전해질이 슈퍼이온전도체로 바뀌면서 동시에 고체-고체 계면이 소결되는 새로운 공정을 개발했다.


이러한 소재와 공정 혁신은 복합전극 내 활물질-고체전해질 계면저항을 크게 낮춤과 동시에, 계면의 기계적 내구성이 우수한 전극 제조를 가능하게 해 전고체전지 실용화를 크게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를 주도한 하윤철 책임연구원은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용 이차전지 시장이 본격화됨에 따라,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이미 안전하면서도 에너지 밀도가 높은 전고체전지 관련기술을 선점해 나가고 있다고 밝히며 이번 KERI의 성과는 전고체전지가 가진 계면저항 등의 난제를 해결하고 상용화를 추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측면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 및 계면 분야의 전문학술지인 ‘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물을 전해질로 사용하는 핵심 원리 규명
차세대 배터리 상용화 견인할 것으로 기대

기초과학연구원 분자분광학 및 동력학연구단 연구팀의 조민행 단장·곽경원 연구위원 연구팀이 물로 작동하는 차세대 배터리의 상용화를 견인할 핵심원리를 규명했다고 발표했다.

리튬이온전지의 전해질로 사용되는 유기용매는 발화 위험이 높고, 환경오염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안정성을 높인 신개념 전지 개발이 요구되며, 물을 전해질로 사용하는 이차전지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전해질이 안정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고전압 환경에서 전기분해되지 않는 동시에 빠르게 리튬이온을 수송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용매로 사용된 물이 리튬이온 수송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기존 연구를 통해 물 기반 전해질 내부에 초고농도의 염이 녹아있어야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고농도 염을 사용하면 전해질의 점성이 증가해 끈적거리게 되며, 리튬이온 수송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고농도를 유지하면서도 리튬이온을 빠르게 수송할 수 있는 조건을 찾으려는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조민행 연구팀은 최신 분광기술을 이용해 이 역설을 해결할 실마리를 발견했다. 물 기반 전해질의 미시적인 구조를 관찰한 결과, 염과 물이 고르게 섞여 있을 것이란 일반적인 예측이 틀렸음을 증명했다. 섬 사이를 흐르는 조류처럼 전해질 내부는 염이 부분적으로 뭉쳐있고 물 층이 그 사이를 통과하는 구조를 갖는다는 걸 확인했다.


이어 연구팀은 전해질 속 물의 역할을 파악하기 위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전해질 내부의 물 층은 리튬이온 수송에 두 가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염 뭉치를 둘러싸고 있는 물은 염 음이온(TFSI-)과 리튬이온(Li+) 사이의 전기적 상호작용을 줄여주는 반면, 나머지 물 층은 나노미터() 크기의 통로를 형성해 리튬이온 수송을 가속하는 도선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즉 물이 수송에 방해되는 정전기적 상호작용을 막는 동시에, 빠르게 수송할 수 있는 일종의 전선 역할을 한다.
[그림 2] 물 기반 전해질의 내부 구조 시뮬레이션 결과
분자(파란색) (붉은색) 서로 섞이지 않는이온 네트워크 구조 형성하고 있음을 확인할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가 차세대 이차전지 개발의 역설로 작용했던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제공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특정 음이온()들은 고농도의 수용액에서 이온들끼리 뭉치는 이온 네트워크 구조를 형성한다는 것을 밝힌 만큼, 향후 물을 기반으로 한 리튬 이차전지의 발전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한다.

조민행 단장은 거시적 관점에서 진행된 리튬이차전지 분야의 기존 연구와는 달리, 이번 연구는 미시적 구조와 전해질의 특성 사이 관계를 규명했다고 말했다.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은 현재 실제 전지가 작동하는 것과 같은 고압 환경에서 전해질의 미시적 분자 구조를 관측하기 위한 장비를 구축 중이다. 향후 실제 작동환경에서 리튬이온의 수송 및 전해질 내부의 분자 구조를 규명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화학분야 권위지인 미국화학회지(JACS)’의 지난해 1025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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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ESS 리튬이온전지 액체전해질 고체전해질 전극 분리막 기초과학연구원 한국전기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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