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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현장]에너지경제연구원, 제3차 에기본 권고안 세미나 개최
2019년 2월 1일 (금) 00:00:00 |   지면 발행 ( 2019년 2월호 - 전체 보기 )

에너지경제연구원, 제3차 에기본 권고안 세미나 개최
계통안정, 자원배분에 자유로운 시장기능 회복 필요

에너지경제연구원은 1월 17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LW 컨벤션 다이아몬드홀에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민간 워킹그룹 권고안의 적절성을 논의하고, 각계 전문가들의 검토 및 의견청취를 통해 합리적인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수립방향을 모색하기 위하여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권고안 공개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 설명: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권고안 공개세미나 참가자들(왼쪽부터 이유수 본부장, 전영환 교수, 석광훈 전문위원, 조성봉 교수, 문영석 선임연구원, 조강국 처장, 안윤기 상무)

강창대 기자

1월 4일에 열린 1차 세미나는 ‘제3차 에기본의 기준수요 및 목표수요의 적절성’이라는 주제로 진행됐으며, 1월 10일에는 ‘합리적 에너지 소비 유도를 위한 에너지 가격 및 세제 정책방향’을 주제로 2차 세미나가 열렸다. 그리고 공개 세미나 마지막 일정인 이번 제3차 세미나에서는 ‘에너지전환과 에너지시장구조 혁신 정책 방향’이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에너지경제연구원 이유수 본부장과 홍익대학교 전영환 교수가 ‘우리나라 에너지 시장 구조와 혁신 방향과 과제’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고, 이어 지는 패널토론은 에너지경제연구원 문영석 선임연구위원을 좌장으로 포스코 안윤기 상무·숭실대학교 조성봉 교수·에너지시민연대 석광훈 전문위원·한국전력거래소 조강욱 처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자유로운 시장 경쟁체제 마련 시급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에너지경제연구원 이유수 본부장은 에너지 산업의 환경변화와 현재의 에너지전환 정책 및 제4차 산업혁명 기술을 개괄한 다음, 전력시장 운영 시스템의 문제점을 짚고 전력시장의 전망과 제도개혁 방향을 제안했다.

에너지 산업 환경의 변화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디지털 전환을 비롯한 기술의 발전이다. 에너지 기술의 발전은 대규모 설비중심에서 소규모 설비의 경제성 향상을 가져왔고,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은 거래비용을 줄여 주었다. 또, 중앙집중적 에너지 공급 형태에서 소규모설비 중심의 분산화가 가능해졌고, 자동제어 기술을 활용해 에너지 수급의 최적화를 달성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도 빅데이터와 블록체인 등 ICT의 발달은 신규 사업모델의 창출을 가져왔다. 이와 함께 시장은 점차 자유화되고, 다양한 시장참여자가 출현했으며, 에너지 공급방식이 다양해지면서 소비자의 선택권도 확대되는 추세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맥락에 따라 탈원전, 탈석탄과 3020 계획 및 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 등을 통해 재생에너지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반면, 기존의 에너지 산업은 에너지 설비 확충의 어려움, 안정성 문제, 사회적 갈등에 따른 비용 상승 등의 한계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기존의 에너지 시장 구조하에서는 설비 예비율 증가로 인해 유휴설비가 늘어날 수밖에 없어 비효율이 증대된다.

이 본부장은 우리나라 전력산업에 대해 구조적으로 ‘내적 구조변화의 초기단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우리나라 전력시장 운영 시스템의 문제로 크게 전기사업법과 전력시장 운영, 가격체계의 문제를 지적했다. 전력산업 구조 개편이 전기사업법의 큰 틀을 유지한 채 진행돼 변화를 충분히 수용할 수 없는 점, 포지티브 규제방식으로 인해 새로운 기술과 사업모델이 시장을 형성하기 어렵다는 점, 요금제의 다양성이 없는 강제적 도매시장의 성격을 갖는 것 등이 우리나라 전력시장의 문제로 거론됐다. 이는 소비자의 에너지 프로슈머로의 전환을 지연시키고, 분산형 자급자족 시스템의 활성화를 억제하며, ‘RE 100’의 실현 역시 지연시킴으로써 기업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에 이유수 본부장은 에너지 시장을 자유화하고 경쟁체제로 이행함으로써 다양한 사업이 창출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하자면, 전력 판매시장의 진입규제를 철폐하고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지배적 사업자의 경쟁우위를 고려해 공정한 경쟁 질서를 확립해야 하며, 이를 위해 전력구입과 망 이용에 대한 규제를 새롭게 짜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시장 선진화가 기술적 해결도 쉽게 한다
두 번째 발제자인 홍익대학교 전영환 교수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계통 안정화 문제를 먼저 살피고, 3020계획에 따른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정책의 문제점을 분석했다.

IEA가 모든 부하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하는 시점까지 발생할 수 있는 이슈를 고려해 전력계통을 6단계로 구분한 바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계통의 안정화에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전제하고 있다. 전교수는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과 전력계통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한국의 전력계통을 부하와 ‘Net Load’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발생하는 2단계 정도로 추정했다. 그러나 주변국과의 연계가 없고, 경직성 전원인 원자력이 약 20GW 규모인 점을 고려하면 단계가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즉, 3020 계획에 따라 재생에너지 비중이 확대될 경우 계통안정화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전영환 교수는 계통안정화를 위한 기술적 대책에는 시장제도의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제도의 선진화는 기술적인 해결책을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장제도의 개선 없이는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게 전 교수의 관측이다. 또, 전 교수는 신재생의 증가로 전원 믹스에 큰 변화가 발생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이 미비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다수의 기저설비 건설을 추진했지만, 8차에서는 2030 계획에 따라 재생에너지 보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설비 예비율이 과다해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따라서 장기적인 전원구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전 교수는 주장했다. 전 교수는 또, 현재 효율만이 가격 결정의 요소가 되어 신재생의 변동성을 대비할 수 있는 설비에 대한 장기적인 설비투자가 왜곡돼 있다고 지적하고 합리적인 시장제도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들여다보면, 우리나라도 재생에너지 비중이 확대될 경우 출력 조정이 필요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 보상 규정이 미비한 상태에서 재생에너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재생에너지 출력제한에 대한 보상 규정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고 한다. 또, SMP의 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한 계약제도, 시장에서 효율성저하를 보상하기 위한 유연성 지수, 양수발전과 ESS, GT 단독운전 등을 위한 예비력 시장, ESS의 ‘peak shaving’ 활용을 장려하는 인센티브와 실시간 시장 연게, RE 100 구현을 앞당기기 위한 시장제도와 세제 혜택 등을 전력시장에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시장구조 논의, 선언으로 그치지 않길
토론자로 참여한 숭실대학교 조성봉 교수는 3차 에너지기본계획 권고안에 요금규제와 규제기관, 시장구조 논의가 포함된 것에 고무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이러한 논의가 선언에 그칠 가능성”에 우려를 표했다. 그리고 기본적인 원칙으로 돌아가 경쟁촉진과 시장기능 회복을 통해 자원배분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녹색연합의 석광훈 전문위원은 대안정책으로 에너지-통신시장 통합과 독립규제 기관을 설립할 것과 에너지 시장과 에너지 복지 정책의 선명한 분리, 혁신적 에너지 수요관리 시장 및 일자리 창출 등을 제안했다. 특히, 석 위원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인위적으로 전기와 가스 요금을 저가 규제하는 것을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석 위원은 1980년대에 설계된 전력 및 가스 시장체제는 전력화 99% 달성과 도시가스 보급률을 세계 3위로 끌어 올리는 등 나름의 목표를 훌륭히 완수했지만, 시장구조개혁을 지체한 결과 수많은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로 인해 전기요금 발전연료비 연동제가 10년간 시행되지 않고 있으며, 20년간 한전 발전자회사들의 가스 직도입을 불허해 발전부분의 연료전환을 막는 결과를 낳았고, 스마트그리드와 스마트미터 사업도 10년째 답보 상태다. 석 전문위원은 현행 한전 체제에서 제4차 산업혁명은 공허한 말잔치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

전력거래소 조강욱 처장은 에너지전환에 따른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서 실시간시장과 보조 서비스 시장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이 발제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고 정리한 후 발언을 이어갔다. 조 처장은 판매개방과 소매 요금표의 다양화, 장기 계약 등 다양한 제도 개선 방안들이 동시에 추진되어야 하지만, 비용효과적인 에너지전환을 위해서 필요한 단기 전력시장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처장은 재생에너지 보급은 일순간에 폭증할 수 있는 반면, 에너지전환에 대비하기 위한 시장제도 개선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시장제도 설계와 재생에너지의 영향을 분석할 수 있는 인적·물적 자원의 투입에 대한 정부의 강한 신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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