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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침반]뿌리산업의 현황과 전망 ②-뿌리산업 진흥을 위한 노력
2018년 11월 1일 (목) 00:00:00 |   지면 발행 ( 2018년 11월호 - 전체 보기 )

뿌리산업의 현황과 전망 ②
뿌리산업 진흥을 위한 노력

제조 공정기술이라고 일컫는 뿌리산업은 모든 산업의 근간으로 인식된다. 식물의 뿌리는 땅 아래로 뻗어 밖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식물을 지탱하면서 영양을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뿌리산업이라는 이름은 바로 해당 산업군의 그러한 속성을 대변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겉으로 드러나거나 화려하지 않기 때문에 뿌리산업이 가진 중요성은 쉽게 간과될 수 있다. 지난 호에 이어 이번호에는 이런 뿌리산업을 진흥하기 위한 정책들을 살펴보았다. 정부는 세밀한 정책을 세우고 지원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지원 이전에 각각의 산업이 자생력을 잃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놓치고 있는 것 같아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다. 좀 더 깊고 광범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강창대 기자

지난 호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뿌리산업은 주조, 금형, 소성가공, 용접, 표면처리, 열처리 등 ‘제조 공정기술’을 활용하여 사업을 영위하는 6대 업종을 일컫는다. 뿌리산업은 제조업의 근간으로써 자동차와 조선, IT, 가전 등의 제조를 위한 ‘공정기술’이다. 따라서 최종적인 제품의 성능과 신뢰성과 직결되며 품질경쟁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뿌리기술의 중요성은 전통적인 제조업뿐만 아니라, 로봇이나 바이오, 드론, 친환경자동차, OLED, 반도체 등과 같은 신산업에도 마찬가지다[그림 1].
[그림 1] 전기자동차와 지능형 로봇에 적용되는 뿌리기술(출처: 정부자료)

그러나 우리나라 뿌리산업의 매출은 2011년 이후 정체를 겪다 최근에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주력산업 의존도가 높은 뿌리산업의 수요산업이 정체됨에 따라 동반하락하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그러나 한편, 작업환경이 열악한 3D업종이라는 인식 또한 뿌리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취업을 기피하는 분야이다 보니 뿌리산업의 핵심인 기능 및 기술인력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그 빈자리를 외국인 종사자들이 채우고 있어 숙련도 또한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이외에도 먼지와 악취 등의 문제로 입주가 제한되거나 이전을 요구받는 등의 어려움도 있다.

뿌리산업이 봉착한 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진흥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는 5년 단위의 중장기적인 ‘뿌리산업 진흥 기본계획’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 제1차 기본계획은 2012년에 세워 2017년까지 시행됐으며, 제2차 뿌리산업 진흥 기본계획(2018~2022)이 지난 2017년 11월에 발표된 바 있다. 정부는 중장기적인 기본계획과 함께,「 뿌리산업 진흥과 첨단화에 관한 법률」(뿌리산업 법) 제6조에 정한 대로 매년 연도별 실행계획을 세워 시행하기도 한다. 이를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고, 정부위원(관계부처 차관)과 민간위원 24명으로 구성된 ‘뿌리산업발전위원회’가 운영되고 있다.

제1차 기본계획과 주요 추진실적
제1차 뿌리산업 진흥계획은 크게 R&D와 공정개선, 인력, 시설지원 부문에서 추진됐다. R&D 측면에서는 생산기반기술-수요산업대응기술-공정개선기술의 3단계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투자가 확대됐다. 이에 따라 178개의 연구과제를 정해 1천328억 원의 투자가 이루어졌고, 뿌리기업에 대한 현장 및 상시 기술지원 인프라 구축을 위해 시흥과 울산 등 뿌리기업 집적지 10곳에 뿌리기술 지원센터가 설립됐다. 이를 통해 2016년에만 시제품 제작자원이 412건, 기술자문이 2천309건 이루어졌다. 그리고 공정개선을 위해 90여 건에 120억 원이 지원되었고, 이로써 수작업이나 단순반복 작업, 재해유발 가능성이 높은 노후 생산공정을 자동화하거나 첨단화했다. 뿐만 아니라, 뿌리산업 특성화 대학원으로 경상대와 조선대, 인하대, 한기대 등을 선정해 연 50여 명의 전문인력을 배출하도록 했고, 외국인 기술인력 양성대학으로 8곳을 선정해 연 40여 명을 배출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했다.

이외에도, 뿌리기업 집적지를 특화단지로 지정하는가 하면, 이곳에 공동활용 시설을 구축하도록 지원했다. 예를 들어, 공동오폐수처리시설과 대기환경 개선시설, 폐열 회수시스템 등의 시실 구축을 지원함으로써 환경규제에 대한 뿌리기업의 대응력을 높이면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모두 21개 단지를 특화단지로 지정해 11개 단지에 111억7천여만 원을 지원했다.

제1차 기본계획 시행 이후 지표변화를 살펴보면 나름 긍정적인 성과로 이어졌다고 평가할 만하다. 우선, 세계 최고와의 기술격차가 2011년 2.4년이었던 것이 2015년에는 1.8년으로 축소되었고, 기업당 평균 종사자도 2011년 55명에서 2015년에는 62명으로 증가했다. 1인당 부가가치 추이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연 평균 17%의 빠른 증가세를 보였지만, 2014년 이후 정체되어 기술과 고용 부분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매출신장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또한, 인력 유입이 늘고 있음에도 인력 부족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못하고 있다. 이는 ‘3D 업종’이라는 인식의 개선에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주력산업 의존도가 높은 뿌리산업이 수요산업과 함께 동반 정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정부는 시장변화 대응을 위한 기술역량 제고와 수요시장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즉, 신산업 등 수요산업의 변화에 맞춰 뿌리산업의 기술을 개발하는 것과 더불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해외시장과 틈새시장에 진출하는 등 시장 확대를 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제1차 기본계획의 연장선상에서 공정혁신과 환경 및 입지문제, 인력 공급의 확대 등의 정책을 일관되게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성도 지적된다.

지속가능한 뿌리산업 육성
제2차 기본계획은 뿌리산업이 기존 형태로는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인식하에 ▲고부가가치화, ▲공정 혁신, ▲선순환 일자리 환경 조성과 같은 산업혁신을 통해 ‘지속가능한 뿌리산업’을 육성한다는 목표로 마련했다. 2차 뿌리산업 진흥 기본계획의 핵심 내용을 살펴보면 이렇다.

첫째, 정부는 뿌리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수요산업 트렌드에 맞춘 ‘국가 핵심 뿌리기술 개정’으로 뿌리산업의 기술 경쟁력을 높여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는 ‘핵심뿌리기술’을 주력 또는 신산업 기술수요 대응형, 다수 업종과 기업이 활용 가능한 공통기반 기술형, 틈새시장 공략형으로 분류하여 새롭게 도출했고, 지난 6월 20일에 핵심뿌리기술을 추가 지정해 고시했다. 이로써 핵심뿌리기술은 주조와 금형, 소성가공, 용점, 표면처리, 열처리 6개 분야에 286가지 핵심뿌리기술로 확대됐다. 또, 핵심기술의 뿌리기업 유입을 촉진하기 위해 뿌리기술전문기업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대상으로만 산업부 뿌리 연구개발(R&D)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우기도 했다.

둘째, 공정 혁신을 이루기 위해 정부는 작업환경 개선과 스마트화 등을 추진한다. 공정혁신은 3D 혹은 기피업종이라는 뿌리산업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서도 꼭 추진되어야 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무엇보다도 작업환경 개선을 위해 자동화와 공정 기술개발을 위한 기존의 정부 지원사업은 지속하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의 재정 한계를 감안하여 뿌리기업의 자동화 설비 리스 계약에 대한 보증제도와 위험·유해 공정의 외주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방침에 따라 정부는 2022년까지 뿌리기업 대상 스마트공장을 2천 개 구축하고, 42개 뿌리 공정의 데이터수집 표준 모델을 보급해 지능 혹은 스마트화를 촉진할 계획이다. 이 계획 가운데에는 뿌리기술과 입체(3D) 프린팅 기술을 융합한 뿌리공정의 개발, 뿌리기술지원센터 등에 구축한 입체 프린터의 활용도 제고로 납기단축과 비용절감을 유도하는 계획 등이 포함돼 있다. 이외에도 뿌리산업 특화단지 시설지원 범위를 환경개선뿐만 아니라 제품개발과 생산을 위한 공동인프라 지원으로 확대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

셋째, 선순환 일자리 환경 조성을 위해 잠재적 일자리(인력 부족)를 실재적 일자리(인력 유입)로 구현할 수 있는 연령대별 차별화 전략이 추진된다. 청년층에는 ‘일하기 좋은 뿌리기업’을 중심으로 채용설명회·매칭버스 행사를 개최하고, 뿌리산업 전문대학원을 통해 전문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최근 4~50대의 뿌리산업 유입 증가를 감안하여 직업능력교육, 취업매칭, 사후 관리까지 포함한 ‘중장년 뿌리산업 취업패키지’도 추진한다.

제2차 기본계획 수립 후, 올 3월에는 ‘2018년도 뿌리산업 진흥 실행계획’이 확정, 발표되기도 했다. 기본계획의 추진방향에 따라 실행계획은 뿌리산업의 고부가가치화, 공정혁신, 일자리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정책을 더욱 구체화하고 지속하는 것으로 추진방향이 설정됐다. 뿌리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과 전략

제2차 기본계획에 따라 올해도 연도별 실행계획이 확정되어 추진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핵심기술의 뿌리기업 유입을 촉진시키기 위해 뿌리기술전문기업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대상으로만 ‘뿌리R&D 지원’을 하고있다. ①주조공장의 분진발생 저감을 위한 주형재료 및 주물사 재생처리, ② 내구성이 향상된 친환경 초발수 표면처리기술 개발 등이 그 예이다. 핵심뿌리기술을 보유한 뿌리기업의 기술 경쟁력 제고를 위한 R&D 과제 지원으로 105개사에 87억 원이 지원됐고, 구매조건부 신제품개발로 20개사에 30억 원이 지원됐다. 울산과 부산 등 지역의 뿌리기술지원센터에는 올해 안에 40종의 장비가 추가 구축될 예정이며, 지역 뿌리기업 지원을 위한 R&D 신규 사업으로 핵심 뿌리기술 확보와 수요기업 요구사양 충족을 위한 기술지원 등이 기획되기도 했다.

뿌리산업의 자동화와 첨단화를 위해 작업환경 개선 지원금으로 8개월 이내의 과제 하나에 1억 원, 모두 20억 원이 배정되었고, 공정전문가 40~60명을 공장별 전담 코디네이터로 파견해 스마트 공장 로드맵을 작성하고 현장과 솔루션업체 간의 조율을 돕도록 하고 있다. 또, 효과적인 스마트화를 위해 뿌리공정 데이터 수집과 활용을 위한 표준모델 개발 및 R&D 시범사업 등이 기획되고 있다. 이외에도 설계기술 고도화를 위해 이미 구축된 뿌리산업 시물레이션 소프트웨어(CAE)를 24시간 온라인 서비스하면서 소프트웨어 방문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50대의 협동로봇 보급을 지원하기도 했다.

에너지 다소비 업종의 뿌리기술 특성에 따른 에너지 효율방안을 마련해 주조 분야 5개사에 제공했고, 설비구축 부담 완화를 위해 정부출연 대상에 ESCO를 추가하기도 했다. 입지 및 환경문제 대응과 관련해 국가 산업단지에 친환경 설비를 갖춘 뿌리기업은 예외적으로 입주를 허용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거나 「화학물질관리법」상 화학물질 취급 영업허가 요건 가운데 하나인 ‘기술인력’요건 적용을 30인 미만 의사업장에 한해 유예연장을 해주는 등 규제 대비기간을 확보하도록 했다.

해외시장 진출 지원도 이루어졌다. 정부는 독일 하노버 금속판 가공기술 전시회와 일본 도쿄 국제공작기계전시회 등 뿌리산업 전문 해외박람회에 ‘한국 뿌리산업관’을 구성해 수출역량을 키우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등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해외시장 사절단을 구성하여 해외바이어를 매칭하거나 현지기업 방문 등이 계획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해외시장 개척에 필요한 시장정보와 교육을 지원하고, 수요산업이나 타업종과의 협력의 장을 마련해 범용부품 중심으로 기술상회를 개최하는 등 시장을 확대하려는 노력이 이어졌다.

정부의 성장단계별 맞춤 지원도 눈여겨 볼만하다. 뿌리기업은 단계별로 일반 뿌리기술 활용기업과 뿌리기술 전문기업, 일하기 좋은 뿌리기업, 글로벌 뿌리기업으로 나뉜다. 일반 뿌리기술 활용기업은 지역별 기술 인프라 활용과 R&D 지원, 생산 공정의 자동화 등의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뿌리기술 전문기업은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혁신역량에 집중적인 지원이 이루어진다. 이를 위해 정부는 핵심 뿌리기술 R&D, 뿌리공정 기술개발 및 품질고도화, 스마트화 지원 등을 통한 기술 고도화를 유도하고 있다. 일하기 좋은 뿌리기업은 기술개발과 시장개척, 금융·세제 등의 인센티브를 강화함으로써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한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뿌리업에 대해서는 해외시장 확대와 핵심기술 개발 등에 주력하도록 지원한다[그림 2].
[그림 2] 성장단계별 뿌리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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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뿌리산업 기본계획 공정기술 지속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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