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 인간의 신경망에서 해답을 찾다
두뇌 모방형 반도체 및 보안기술 개발
요즘처럼 인공지능(AI) 기술이 주목받는 시기는 없었다. 인공지능 연구는 1940년대 현대적인 디지털 컴퓨터가 개발된 직후부터 시작됐지만 그동안 관련 산업의 기술발전이 더뎌 그 활용도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빅데이터에 의해 풍부해진 기계학습 자원, 5G 시대를 준비하는 선도적 기술의 진보, 사물인터넷(IoT)의 등장, 인공기능 연산 가속기의 발전 등으로 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 이제는 0과 1로 대변되는 단순한 디지털 체계를 넘어 수십조 개의 신경세포가 동시에 작동하는 인간의 신경망을 모사하는 연구에까지 이르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인간의 신경세포를 모사하는 인공지능 기술과 이를 활용하는 워터마크 보안 기술을 소개하고자 한다.
정리 김경한 기자│자료 DGIST, KAIST
사회 전반적으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관련 기술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인간의 뇌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신경세포의 기능을 모사하는 인공지능 연구가 활발하다. 신경세포는 매우 적은 에너지로도 고도의 병렬 연산을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DGIST 지능형소자융합연구실은 지난 8월 27일 인간의 신경세포를 모사한 인공 시냅스 소자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두뇌 모방형 반도체와 같은 차세대 지능형반도체 소자 기술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KAIST가 개발한 워터마크 기술은 인공 신경세포 기술이 얼마나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KAIST 전산학부는 인공신경망을 이용해 워터마크를 영상에 삽입 및 검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9월 11일 밝혔다. 이 기술은 2D 영상이나 3D 입체영상 등의 보안 및 저작권, 더 나아가서는 가짜 영상의 유통 추적에 관한 각종 분쟁 문제 해결에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DGIST의 두뇌 모방형 반도체를 활용하게 된다면 KAIST의 영상 워터마크 기술은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인공지능 분야는 하나의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상호작용하며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인간의 뇌를 모사한 인공 시냅스 소자 개발
차세대 지능형반도체에 적용 가능성 높아
DGIST 지능형소자융합연구실의 이명재 실장 연구팀은 인간의 뇌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신경세포(뉴런)와 시냅스의 기능을 모사한 인공 시냅스 소자를 개발했다.
시냅스는 인간의 뇌에 있는 뉴런과 뉴런이 신경 흥분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축색돌기와 수상돌기가 만나는 부분으로 뇌 속에 수십 조에서 수백조 개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이러한 화학적 시냅스 정보 전달 시스템은 매우 적은 에너지로도 고도의 병렬 연산을 처리할 수 있다. 따라서 시냅스의 생물학적 기능을 모방한 소자인 인공 시냅스 소자에 대한 연구가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림 1] 탄탈옥사이드 기반 인공 시냅스 소자 모식도 연구팀은 전이금속 물질인 탄탈옥사이드를 이용해 인공 시냅스 소자를 개발했다. 인공 시냅스 소자는 인간 뇌의 뉴런과 시냅스 연결 부위에서 시냅스 연결 강도를 조절해 기억의 생성, 저장, 삭제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인 시냅스 가소성을 구현할 수 있다.
이명재 실장 연구팀은 서울대 박경수 교수, 중앙대 박성규 교수, POSTECH 황현상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전이금속 물질인 탄탈옥사이드를 Ta2O5-x와 TaO2-x의 2중층으로 구조화하고 그 표면을 제어해 다중치를 가지는 고신뢰성 인공 시냅스 소자를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 시냅스 소자는 전기신호의 강도에 따라 탄탈옥사이드 층의 저항값이 점진적으로 커지거나 작아지면서 뇌의 시냅스 기능을 모사한 전기적 시냅스 소자로 Ta2O5-x/TaO2-x의 한 층에서만 전류 제어가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기존 소자의 내구성 특성 한계를 극복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뉴런 간의 시냅스 연결 강도를 조절해 기억을 저장하는 장기강화작용, 기억을 지우는 장기억제작용 등 기억의 생성·저장·삭제 과정인 시냅스 가소성을 구현하는 실험도 성공했다. 즉 Ta2O5-x/TaO2-x의 2중층으로 구성된 TaOx재료의 다중치를 가지는 인공 시냅스 소자를 제작해 기억을 저장하는 장기강화작용(LTP, Long-term potentiation), 기억을 지우는 장기억제작용(LTD, Long-term depression)인 기억의 물리적 기초 현상을 구현했다.
 [그림 2] 탄탈옥사이드 기반 인공 시냅스 소자 표면 탄탈옥사이드 인공 시냅스 소자의 표면을 전자현민경으로 살펴본 모습. 전기신호의 강도에 따라 탄탈옥사이드층의 저항값이 점진적으로 커지거나 작아지면서 뇌의 시냅스 기능을 모사할 수 있다.
반면, 0, 1의 two-state를 가지는 디지털 기반의 소자는 시냅스 가소성 특성 구현이 어려운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이 적용한 비휘발성 다중치의 데이터 저장방식은 휘발성 CMOS(상보형금속산화반도체)와 같은 0과 1을 사용하는 디지털 신호 기반의 데이터 저장 방식과 비교해 인공 시냅스 소자 시스템 면적이 작고, 회로 연결 복잡성이 덜하며 소모 전력을 1,000분의 1 이상 줄일 수 있는 기술적 장점이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개념의 고신뢰성 인공 시냅스 소자는 저전력 병렬 연산이 가능해 방대한 양의 빅데이터 정보처리를 위한 초절전 소자, 흑은 회로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머신러닝과 딥러닝 등의 인공지능 개발, 두뇌 모방형 반도체와 같은 차세대 지능형반도체 소자 기술에도 적용가능하다.
이명재 실장은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기존 인공 시냅스 소자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단점으로 지적된 부분을 개선했다”며 “뉴런의 기능을 모방한 회로를 만들어 인간의 뇌를 모사하는 뉴로모픽 시스템 인공지능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ACS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 인터페이스(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 7월 2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인공신경망 기반 워터마킹 기술
가짜영상 판별 및 유통 추적 기대
KAIST 전산학부의 이흥규 교수 연구팀은 인공신경망을 이용해 워터마크를 영상에 삽입 및 검출하는 기술을 개발해 워터마크의 보안 취약성을 극복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까지 개발된 워터마킹 기술은 모두 공격 유형, 세기 등 특정 조건을 사전에 정하고 이를 만족시키도록 설계하고 구현했다. 따라서 다양한 공격 유형이 존재하는 실제 환경에 사용하기에는 실용적 측면, 기술 확장성, 유용성 등에 한계가 있었다. 워터마크 제거, 복사, 대체 등의 해킹 기술 발전으로 인해 기술 자체의 보안 취약성에도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이 이번에 개발한 인공신경망 기반 워터마킹 기술은 인공신경망 학습을 통해 새로운 공격에 대응한다. 또한 ▲인공신경망의 비선형적인 특성을 통해 높은 보안성을 가진 인공신경망 기반 2D 영상 워터마킹 기법, ▲다양한 시점 변환이 발생하더라도 영상 보호가 가능한 DIBR 3D 영상 워터마킹 기법, ▲워터마크 삽입으로 인한 시각피로도 상승을 최소화하는 S3D 영상 워터마킹 기법을 제공한다.
 [그림 3] 2D 영상 워터마킹 기법을 이용한 영상 예제
- 上左: 원본 영상, 上右: 워터마크가 삽입된 영상- 下: 삽입된 워터마크 신호(가시성을 위해 10배 강화된 신호)
연구팀의 2D 영상 워터마킹 기법은 최초의 인공신경망 기반 워터마킹 기법으로 이미지에 가해질 수 있는 다양한 공격을 이용해 인공신경망을 학습함으로써 강인성을 획득한다. 동시에 인공신경망의 심층구조를 통해 워터마크 해킹 공격에 대한 높은 보안성을 획득함으로써 기존의 보안 취약점을 대폭 개선했다. 고부가가치를 가지는 3D 영상 보안을 위한 워터마킹 기법도 개발해 웹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9월 3일부터 KAIST 홈페이지(http://watermark.kaist.ac.kr)를 통해 시범 운영되고 있다. 이흥규 교수팀은 다수의 연구 결과들을 기반으로 해당 웹 서비스 기술을 구현했다.
이번 웹 서비스는 연구실 수준으로만 진행되던 기술들을 다년간의 연구개발을 통해 일반에 공개함으로써 특정 조건의 실험실 환경이 아닌 조건이 변화하는 실제 환경에서 적용된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를 통해 인공신경망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접근 기법의 성능을 검증하고 기존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연구 방향을 제시하는 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림 4] 입력된 암호에 따른 워터마크 검출 결과 - 左: 일치한 암호에 대한 워터마크 검출 성공 결과 - 右: 불일치한 암호에 대한 워터마크 검출 실패 결과
이 기술은 2D 영상 또는 3D 영상을 웹 서비스에 업로드해 워터마크를 삽입하고, 추후 필요시 삽입한 워터마크를 검출함으로써 사용자의 각종 분쟁 해결에 활용될 수 있다. 압축 등의 공격을 가상으로 진행하는 시뮬레이션 툴과 워터마크 삽입 세기 조절, 워터마크 삽입으로 인한 영상품질 비교 등의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
향후 이번 연구 결과는 향후 인증, 진위 판별, 유통 추적이나 저작권 분야 등 다양한 콘텐츠에서 활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궁극적으로 각종 영상물의 불법 활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손실을 줄이고 콘텐츠 산업의 성장과 디지털 사회 선진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이흥규 교수는 “영상 관련 각종 분쟁들이 저작권에 국한되던 종전의 범위를 넘어 최근 가짜 영상 유통에 따른 진위 판별, 인증, 무결성 검사, 유통 추적 등으로 관심 분야가 급속히 커지고 있다”며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기존 워터마킹 기법들의 기술적인 한계점을 해결할 수 있는 디지털 워터마킹 연구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Energ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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