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oT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기술 ‘자율 독립전원’ 자율독립전원의 요소기술 에너지 하베스팅, 新성장동력으로 각광
모든 사물이 연결되어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사물 인터넷(IoT)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디지털 혁신의 한 축을 담당한다. 사물 인터넷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무선 센서 네트워크 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현재 무선 센서에는 배터리를 전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배터리는 사용시간이 제한돼 있고, 무선 센서 네트워크를 설치한 후에도 지속적으로 사람이 센서 노드 각각의 전력 상태를 관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따라서 무선 센서 네트워크 기술을 광범위하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자율 독립전원’ 기술이 필요하다.
자료: KAIST, KIST,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자율 독립전원의 요소기술로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에너지 하베스팅이란 일상에서 활용되지 않고 버려지는 각종 에너지원을 활용 가능한 형태의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기술을 일컫는 말이다. 이때 활용되는 에너지원으로는 온도와 태양광, 진동, 음파, 전자기파, 표유 자기장 등이 있다. 말하자면, 몸에서 발생하는 체온이나 사람이 움직일 때 만들어지는 정전기, 사물의 무게에 의해 만들어지는 압력 등이 에너지 하베스팅의 자원인 셈이다.
일상에서 주목받지 못하고 버려지는 에너지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에너지 하베스팅은 유망한 미래 산업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경북 영천시는 지역의 성장 동력으로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영천시는 450억 원을 들여 에너지 하베스팅 인증시험평가센터를 만들 계획이다. 그리고 290억 원을 들여 원천기술과 응용기술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1천억 원을 들여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 경제자유구역에 민자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구상을 갖고 있다.
국내에도 에너지 하베스팅과 관련한 신기술 발표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2018년 4월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영남대학교 연구팀이 자기장 노이즈를 전기에너지로 변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이보다 앞서 3월 27일에 상온에서 작동하는 ‘액체 금속-공기전지’ 기술을, 이틀 뒤인 29일에는 온도의 차이로 전기를 생산하는 ‘고효율 열전소재’를 개발했다는 소식을 각각 전했다.
상온에서 작동하는 액체 금속-공기전지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하 KIST)의 에너지저장연구단 이중기, 유계성 박사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상온에서 액체 상태로 존재하는 갈륨(Ga)/인듐(In) 공융화합물을 사용하여 기존의 이차전지를 대체할 금속-공기전지(air-cell)의 새로운 음극재 개발에 성공했다.
기존의 유연특성을 지닌 대부분의 금속공기전극은 얇은 와이어/시트 형태, 또는 스프링 모양의 구조, 그리고 신축성이 있는 기재 사이에 단위 전지셀을 배치한 형태이다. 기재표면에 전극층을 코팅하여 여러 개의 기재들을 옷감의 직물구조처럼 엮거나 꼬아서 유연성과 신축성을 갖도록 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섬유만큼의 유연성과 신축성을 확보하기에는 재료의 한계가 있었다.
이에 KIST 이중기 박사 팀은 웨어러블용 전기저장장치로 기존의 알루미늄, 아연에 기반한 공기전지에 비해 에너지밀도가 높고, 수축 복원력과 구부림 특성에서 기존 고체재료와 차원이 다르면서도 안전한 공융액체 금속공기전지 기술을 개발하였다.
이번에 개발한 갈륨(Ga)/인듐(In) 공융액체 금속공기전지는 섬유실 형태의 몸체 내부에 전극물질의 단순주입만으로 100%이상의 신축성(stretching)과 1mm 이하의 반경 구부림이 가능한 유연성을 갖고 있다. 또한, 전극 활물질의 몸체 자체가 부드럽고 형상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 뿐만 아니라, 높은 용량과 출력이 동시에 가능한 전지 소재로 활용될 수 있다. 게다가 복잡한 나노공정기술에 비해 단순한 혼합공정으로 복합금속 전극제조가 가능하여 양산성이 우수하고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한다.
KIST 이중기 박사는 이번 연구가 “웨어러블 에너지저장시스템의 해법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화학, 물리 분야 국제 학술지인 《Advanced Energy Materials》에 온라인 판 3월 14일자에 게재됐다.  케이블 형상의 갈륨-인듐 액체금속-공기배터리의 모식도 a) 간단한 제작 공정, b) 케이블 형상 전지의 내부 구조, 고유연성 및 고탄성 탄성력을 갖는 물체의 변형 (a)전, (b)후의 형상. (c)구형상의 변형 가능한 액체금속-공기 배터리 모식
온도차를 전기로, 열전소재 획기적 공법 개발
열전 반도체는 주변의 열을 직접 전기 에너지로 바꾸거나, 전기로 소재를 직접 냉각하는 전자냉각 시스템(소형냉장고, 자동차 시트쿨러, 정수기 등)에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IoT 소자와 웨어러블 기기의 전력원으로도 열전 반도체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러한 열전 반도체의 냉각 및 발전 효율은 전적으로 재료에 좌우된다.
KIST의 전자재료연구단 김진상, 백승협 박사 팀은 기존의 방식과 다른 기계적 도핑 및 압출공법으로 내구성과 효율이 뛰어난 열전소재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소재 내의 기계적 변형 정도를 활용하여 전하의 농도를 안정적으로 제어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열전 반도체에서 전자의 농도는 소재의 냉각 및 발전 능력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통상적으로 열전 반도체 내의 전자의 농도는 불순물을 첨가하는 도핑기술이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KIST 연구진이 개발한 열전 반도체 제조방법은 기존의 단결정 형태의 제조공정에서 요구되는 불순물 도핑, 시간과 비용의 단점을 개선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구체적으로, 비스무스-텔루라이드(Bi-Te) 기반의 소재를 녹인 후 기계적으로 변형을 가하여 전자농도를 조절하고, 압출공법을 통하여 열전 반도체 내 결정립의 방향을 한 방향으로 정렬함으로 열전효율을 높였다. 이러한 열전재료 제조공법은 가격·성능·내구성 면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진 혁신적인 공정 기술로 평가된다. 이 연구의 결과는 소재 분야 국제 학술지인 《Acta Materialia》의 온라인 판 3월 15일자에 게재되었다.  기계적 변형에 따른 전자생성 모식도(좌), 압출공법에 의한 열전재료 제조공정(우)
자기장노이즈를 활용해 전기에너지로
영남대학교 류정호 교수 연구팀은 일상생활 주변에 항상 존재하는 매우 미세한 자기장을 활용하여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소재와 소자 기술을 수년전부터 연구해 왔으며, 이번에 자기장에 반응하는 자왜(Magnetostrictive) 금속 소재의 특성을 획기적으로 개선, 그리고 하이브리드 인터페이스 기술을 적용하여 실용화 할 수 있는 수준의 자기장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을 개발하였다. 자기장 노이즈는 전기를 사용하는 모든 기계, 시설, 전자제품에서 필수적으로 발생한다. 자기장의 크기가 수 가우스(G) 이하이고, 전선 코일과 자성체 코어로 구성된 전자기 유도 소자들을 통해서는 효율적으로 전력변환이 되지 않는다. 또한, 크기와 무게 때문에 장착 환경에 제한이 있다.
연구팀은 자왜 특성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진 Ga-Fe계 합금을 자기장하에서 더욱 특성이 크게 나타날 수 있도록 결정방향으로 배향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개발된 배향제어 Ga-Fe 자왜 금속 합금과 이방성 압전 단결정 소재를 ‘하이브리드 인터페이스 결합’ 방식으로 에너지 하베스팅 소자를 설계, 제작하였다. 이번에 개발한 소자는 앞서 연구팀이 개발했던 니켈 자왜 금속소재를 이용한 에너지 하베스팅 소자에 비해 3.6배의 높은 전력을 얻을 수 있고, 실제 얻어지는 전력의 양은 정류회로를 거친 이후 직류 전력으로 3mW 이상에 달했다. 일반적으로 IoT용 무선 센서를 실시간으로 구동하기 위
해서는 1mW급 이상의 직류 전력이 공급되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이를 능가하는 출력을 얻은 셈이다.
이어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에너지 하베스팅 소자와 전력관리회로를 구성하여 자율 독립 전원 기술을 개발했고, 이를 이용해서 웨어러블 IoT 기기인 스마트워치를 구동하는데 성공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스마트워치는 내장한 디스플레이나 마이크로콘트롤러(MCU), 가속도, 온도, 압력 센서, 무선통신 등의 모듈을 구동하기 위해 수 mW 이상의 전력이 필요하다. 이전까지 에너지 하베스팅 소자를 이용해 스마트워치를 구동한 예는 없었다. 이외에도 드론의 전력원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확인됐다고 한다. 초소형의 쿼드로터 드론의 리튬이온전지를 자율 독립 전원 기술로 충전하여 3축 가속도 센서, 수신기, 마이크로 콘트롤러, 4개의 직류 모터를 동시에 구동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자율 독립전원에 적용된 에너지 변환 소자의 개념도. 자기장에 의해 변형이 일어나는 자왜 금속 소재(하단의 판재)와 변형에 의해 전기에너지가 발생하는 압전 소재(상단의 원자 구조가 도시된 판재)가 하이브리리 인터페이스 결합 현상을 이용해 일상의 자기장 노이즈를 전기에너지로 변환 시킬 수 있다.  자기장에 민감히 반응할 수 있도록 Ga-Fe 합금 자왜 소재를 배향시키는 공정 개념도(좌), 자왜 금속 소재와 압전 소재의 계면 결합 구조 개념도(우상), 제작된 자기장 에너지 변환 소자의 개념도와 실제 소자의 사진(우하)  미세 자기장 속에서 발생하는 전압의 비교. 일반적인 니켈(Nickel) 자왜 금속을 사용한 경우보다 본 연구에서 개발한 Ga-Fe합금(Galfenol)을 적용하면 발생전압이 70% 이상 향상됨을 알 수 있다.
<Energ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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