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 가공기술은 장기간 가동된 원자로의 안전하고 확실한 노심해체작업에 이바지하는 기술 중 하나로서 앞으로의 발전이 기대되는 분야이다. 이 기술은 협소부에 원격제어를 도입함으로써 필요한 부분만을 가공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첨단기술을 폐로기술에 도입함으로써 장기간에 걸친 폐로사업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함과 동시에 폐로기술로부터 탄생한 신기술이 향후 새로운 전개를 예고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신기술의 개발은 장기전에 돌입하고 있는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의 확실한 폐로에 있어서도 필수불가결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폐로를 위한 레이저 가공기술의 개발 등 앞으로 이러한 신기술의 등장이 세대를 넘어 많은 연구자와 기술자들의 참여를 가능케 하는 강력한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리 편집부
원자력 분야에서는 레이저 기술의 비접촉, 원격, 국소 가공성이 주목을 받으며 원자로의 보수·보전기술로서 ▲운전상태의 모니터 ▲각종 원격계측 ▲유지보수 등에의 응용을 목표로 연구개발이 진행돼 왔다. 최근 원자력 분야에 적용하는 레이저 가공기술로는 원자로의 폐지조치가 주목을 받고 있다. 폐지조치란 ▲발전소의 운전정지 후 실시되는 시설의 해체 ▲보유한 핵연료 물질의 양도 ▲핵연료 물질에 의한 오염 제거 ▲ 핵연료 물질 또는 핵연료 물질에 의해 오염된 물건의 폐기 ▲그 외의 조치를 말한다. 또한, 발전소 내에 남아 있는 방사성 물질에 의한 방사선 피폭의 위험성을 안전하고 합리적인 수준까지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고에서는 일반적으로 자주 사용되는 폐로(廢爐: 원자로 폐기처분)의 내용을 폐지조치와 거의 동급으로서 다루기로 한다. 폐로를 포함한 원자력분야에 적용이 기대되는 레이저 가공기술의 특징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1) 정밀가공 성능은 일반적으로 중요하지 않다. 가공에 수반하는 모든 물질의 회수와 적절한 처리 및 보관이 필요하다. 단, 핵연료 물질 근처에서는 정밀성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경우도 있다.
(2) 방사선 환경하 고온, 높은 습도, 수중환경 등에서 동작 가능한 가공장치가 필요하다. 특히, ▲안전성 ▲ 확실성 ▲강인성이 중요하게 요구된다.
(3) 방사선 환경하 원격기기와 결합하여 작업이 이루어진다. 작업의 안전·확실성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며, 실물대 모형(목업: Mock-up)을 이용한 작업훈련이 필요하다.
(4) 일반적으로 상시감시장치(화상, 방사선 모니터)하에 작업을 실시한다. 이때 작업주체 자신의 촬영을 포함한 부감적 화상 모니터의 중요성이 역설된다.
(5) 큰 과제가 되고 있는 사회인프라의 유지보수 시 요구되는 기술적 요구의 공통성과 차이를 확인하고, 새로운 레이저 가공기술의 기반 및 체계 구축이 요구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사고 이후의 폐로를 비롯하여 안전하게 정지한 많은 노(爐)들의 폐로를 앞두고 있다. 이러한 폐로의 처리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인프라의 보수·보전, 교환의 관점에서 보면 그 중 일부로 파악될 수 있다. 한편, 폐로기술은 장기간의 시험을 거쳐 여러 가지 대책을 강구한 기술이 아니면 실제 이용에 제공될 수 없고 원자력 이외의 산업분야에 있어서도 이러한 관점은 매우 중요하다. 원자력 분야의 레이저 가공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이 새로운 레이저 가공분야를 개척하고, 그로부터 축적된 기술이 다시 원자력 분야에 적용됨으로써 기술수준의 향상에 기여하게 되는 선순환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본고에서는 최근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뤄내고 있는 고출력 파이버 레이저를 이용한 원자력 분야에서의 레이저 가공 및 응용에 대한 연구개발을 소개한다.
폐로를 위한 레이저 가공기술의 현황
레이저 기술의 새로운 전개
1990년경부터 고효율 반도체 레이저 기술(전기입력으로부터 레이저 출력에의 변환효율~60%)의 고출력화, 장수명화가 진행되어 이를 여기원(勵起源)으로 사용하는 고체 레이저 기술이 주목 받아 산업적 이용을 위한 도입이 가속화되었다. 그 후 변환효율이 20~30%에 이르는 고효율 고평균 파워를 특징으로 하는 박형 디스크 레이저, 플렉서블한 도광(導光) 특성, 메인터넌스 프리(maintenance-free)를 특징으로 하는 파이버 레이저(fiber laser) 장치의 고출력화, 빔의 고품질화 및 이용기술의 진전으로 자동차 산업 및 중공업에서의 미세가공과 용접에 이러한 레이저의 활용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출력 4kW와 6kW의 파이버 레이저의 개관을 [그림 1]에 나타냈다. 반도체 레이저에 의한 레이저 여기부와 그것을 냉각하기 위한 수냉식 칠러 장치가 박스화되어 있지만, 그 위에 놓여 있는 파이버는 수십m에 걸쳐 자유자재로 도광할 수 있다. 또 이러한 레이저의 여기원(勵起源)인 반도체 레이저의 빔 품질이 향상되면서 그 자체가 금속가공에 제공되기도 한다. 이러한 레이저 기술의 성능향상과 산업분야의 침투를 배경으로 레이저 기술의 폐로 적용 가능성은 이전보다 훨씬 높아져 가고 있다.
내방사선성의 현황 원자력 분야에서 레이저 가공기술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일반산업의 가공이용과 기초에서 동일한 부분을 가지면서도 다른 평가기준이 필요하다. 그 첫 번째로 기기의 내방사선성(耐放射線性)을 들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지금까지 감마선, 전자선 조사시험 등이 활발히 진행되어 왔다. 이러한 결과로부터 관찰용 광파이버 등 사용 가능한 집적선량(Accumulative Dose, 集積線量)의 기준으로서 100킬로그레이(kGy)가 제창되고 있다. 참혹한 사고 이후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의 격납용기 및 압력용기 주변과 내부에서는 수 Gy/시간~1kGy/시간이 상정되고 있다. 이러한 값에 입각하여 보다 큰 선량에 견딜 수 있는 재료 개발, 방사선 차폐기술의 개발 및 방식의 검토가 도전적인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레이저를 이용한 후판금속 절단기술
원자로 노심부(爐心部)의 해체작업 시에는 높은 선량률 조건에서 적절한 공법을 선정할 필요가 있다. 레이저를 이용하는 공법은 시간적·공간적으로 자유자재로 제어된 빔스폿(beam spot: 전자촛점)에 고밀도의 에너지를 투입할 수 있으므로 다른 열적공법과 비교해 일반적으로 대상물에 대한 열적촬영범위를 극소화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 비접촉 가공이라는 점에서 가공 시의 반력이 거의 없으므로 튼튼한 공구유지구조를 설계할 필요 없이 장치의 소형·경량화가 가능하다. [그림 2]에 후판금속 절단의 모습을 나타냈다. 우측 위아래의 사진은 좌측의 개략도에 대응하고 있다. 오른쪽 위의 사진은 퓸(가열된 금속의 미분체)이 바로 아래에 불고 있으며 절단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오른쪽 아래의 사진은 용융된 금속이 절단홈에 막혀 퓸이 위쪽으로 솟아오르고 절단이 진행되지 않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오른쪽 위 사진의 레이저 출력은 4kW, 어시스트 가스인 공기 유량은 140리터/분, 절단속도는 0.4mm/초이며, 오른쪽 아래의 경우는 각각 2kW, 100리터/분, 0.4mm/초이다.
지금까지의 연구성과를 보면 두께 수cm~10cm의 스테인리스강 공기중·수중 절단시험에 성공을 거두고 있다. 또 분진 발생량 평가시험에서는 커프폭(절단폭)이 수mm로 가는 고성능 절단 시 그에 따른 분진의 양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3]에 기계적으로 난가공(難加工) 재료인 인코넬의 2중 구조를 한번에 절단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토카막 핵융합 장치인 토러스의 일부이다. 레이저를 이용하면 재료의 기계적 특성에 관계없이 자유자재로 절단이 가능하다.
레이저를 이용한 세라믹스의 파쇄처리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의 1호기, 3호기에서는 수소폭발이 일어나 핵연료의 용융·응고에 의한 연료파편이 생기고, 주변기기가 크게 변형, 혹은 파괴가 일어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림 4]에 1호기의 현재 상태를 나타냈다. 2호기는 수소폭발은 면할 수 있었지만, 핵연료부의 용융이 일어나 연료파편이 생기고 있다. 자세한 것은 향후의 조사결과를 기다려 볼 필요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협소한 공간에 원격조작기기를 도입하고, 연료파편 등의 대상물을 절단·파쇄·연삭 등에 의해 안전하고 확실하게 꺼낼 것이 요구되고 있다. 1979년에 일어난 미국 스리마일섬 노심융용 사고 후의 조사에 입각해 연료파편의 주요 구성요소는 산화 우라늄, 산화 지르코늄 등 금속 산화물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단단하고 융점이 금속에 비해 높다. 보링 등에 의한 기계가공이 적용되었지만, 플라즈마를 이용한 열에 의한 용융가공의 유효성도 지적되고 있다. 당시는 이러한 작업에 레이저 기술을 응용하는 것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지만, 보다 제어성이 뛰어난 레이저 기술의 적용 가능성도 시사되고 있다. 또, 레이저이기 때문에 가능한 레이저 특유의 기술이 있다. 레이저 가공에서는 레이저광 조사 시 조사부 주변의 온도분포에 기인하는 열팽창률의 차이에 따라 큰 열응력이 발생한다. 이 힘에 의해 마치 해머로 두드려 깨부수는 것과 같은 파쇄처리가 가능하다. [그림 5]에 고속카메라에 의해 포착된 파쇄의 모습을 나타냈다. 여기에서 어시스트 가스는 공기, 어시스트 가스유량은 20리터/분, 고속카메라의 촬영주파수는 8000프레임/초, 해상도는 512×128픽셀이다. 그림 안의 t는 레이저 조사개시로부터의 시간이다. 하얗게 빛나고 있는 부분에 레이저가 조사되고 있으며, 이 사례에서는 우단의 사진과 같이 조사가 끝남과 동시에 균열이 생겨 파쇄가 일어나고 있다. 이 시험에서는 고속카메라에 의해 시간폭 50ms의 레이저 조사가 종료될 때 급속하게 균열이 발생하여 부서져 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참고로 알루미나의 굳기는 다이아몬드의 수분의 1이다. 열충격의 크기는 단위시간, 단위체적당 레이저 강도, 열전달률 등 물질상수와의 관계로 정해지나 일반적으로 레이저 강도를 높이면 커진다. 이것이 피조사 재료 안에 균열을 일으키는 힘이 된다. 이 값이 수 Gpa를 넘으면 균열을 일으켜 깨부술 수 있다. 세라믹스는 열전도 계수가 작고(절연체), 탄력이 낮아 취성파괴를 일으키기 쉬운 성질을 가지고 있다. 파쇄처리는 미소한 먼지도 생기기 어려워 용융절단과 함께 유력한 연료파편 제거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레이저 강도의 차이에 따라 파쇄 조각의 크기도 제어할 수 있다는 사실이 실험을 통해 입증되고 있다. 공법 적용의 가이드라인에 기여하는 물리기구의 탐구와 더불어 그 지견을 기반으로 하여 대용량 연료파편 제거를 위한 구체적 공법의 검토가 요망된다.
이상과 같이 세라믹스 등 연성이 낮은 취성물질은 열충격에 의한 파쇄가 가능하며, 금속 등 연성(延性)과 인성(靭性)이 높은 물질은 절단부분을 융점 이상으로 가열·용단하여 가공할 수 있다. 일본 도시바의 연구그룹에서는 연료파편을 제거하기 위해 그 표면에 레이저를 조사하여 없애는 공법의 개발 사례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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