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김종경, 이하 원자력연)은 세계 최초로 원자력발전소 운영과 비상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는 ‘블랙박스’를 개발했다고 3월 9일 밝혔다. 사고 시 원전 상태를 실시간으로 저장한 후 위성을 통해 발전소 외부로 자료를 전송하면, 발전소 외부에서 이동형 시스템을 통해 원격으로 감시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원자력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으며, 향후 원전현장에 적용될 전망이다. 자료 : 한국원자력연구원
반경 30Km 이내에서 실시간 모니터링
이 연구는 전력공급 중단으로 파생되는 원자로 상태 확인·조작 및 제어 불가 등 속수무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시작됐다. 이번에 개발된 모바일 원격감시 제어실은 고온·고방사능 등 극한 환경에도 견디는 계측제어시스템인 블랙박스와 함께, 반경 30Km 이내 안전한 곳에서 블랙박스가 수집한 내용을 실시간으로 전송받아 모니터링 할 수 있다. 현재 시작품으로 완성된 블랙박스는 외부온도 80℃, 주변 방사선 1.2kGy(킬로그레이)에서 동작할 수 있으며, 2022년까지 각 200℃와 5kGy 수준으로 향상시켜 상용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원전 블랙박스는 사고에 의한 전력 공급 차단에 대비해 충전용 배터리로 작동하며, 침수에 대비한 방수기능과 수소가스 폭발에 대비한 방폭 기능까지 갖고 있다. 또한, 차량 형태의 원격감시 제어실은 1인 운전을 통해 원전 8개 호기를 동시에 감시·통제할 수 있다. 이는 원전 현장으로부터 반경 30km 떨어진 곳으로 이동해 위성을 통해 안정적으로 원격 제어할 수 있음을 천리안 위성시험을 통해 확인했다. 블랙박스와 모바일 원격감시 제어실은 이르면 2025년 경국내 원전현장에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창회 계측제어·인간공학연구부장은 “사고 시 극한 환경인 고온과 고방사능을 견딜 수 있는 것이 기술개발의 관건인 만큼, 이 조건을 높여 실현하는 것이 연구 진행의 목표”라고 밝히고, “2022년 초 연구개발 종료 시점까지 상용화를 추진해 국내 원전현장 적용은 물론, 수출을 통해 해외 원전에도 적용될 수 있게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침수 대비 방수 기능
수소가스 등 대비 방폭 기능 보유
기존 계측제어기기와는 달리 고온·고방사선 환경에서 동작하며, 지진 등에 대비해 견고성을 갖는다. 또한, 전원 상실 사고에 대비 최소 소비전력으로 동작하며, 침수에 대비한 방수기능과 수소가스 등에 대한 방폭 기능을 가진다. 후쿠시마 사고와 같은 대형사고 시 기존 제어실을 사용할 수 없을 경우 발전소 외부에서 발전소 내부 사고 상황을 감시하고, 사고 복구를 위한 제어를 수행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원격제어실이 필요하다. 사고 발생 시 운전원 혼란이 가중되어 판단 실수가 유발될 수 있기때문에 발전소 상태 및 기기의 가용성을 종합적으로 감시 가능하도록 모바일 원격감시제어실도 개발했다.
한편, 일본을 비롯한 세계 각 국에서 중대사고 수습에 필요한 계측제어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나 극한 사고정보를 외부로 전송, 원격 제어하는 ‘블랙박스’ 시스템은 이번 연구가 세계 최초다. 유럽의 아레바에서 이동형 원격 안전감시평가설비를 구축할 예정이지만, 극한환경이 아닌 일반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다.
김창회 연구부장은 “현재 시작품을 완성한 상태로, 향후 5년간 연구를 통해 2022년경이면 시제품 제작을 완료하고, 본격 상용화 절차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김 연구부장은 “계측제어기기가 고온/고방사성 등 극한환경에서 견딜 수 있는 한계를 사고 수준으로 향상시키고, 원격제어시스템의 통신 안정성 확보를 통한 시제품 제작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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