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에너지 저장장치 등에 응용할 수 있는 고품질의 3차원 '다공성 그랜핀 나노볼'을 친환경적으로 대량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술 활용 시 에너지 저장 효율이 중요한 차세대 전지,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의 산업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과학기술대학교(UNIST) 친환경에너지공학부 장지현 교수 연구팀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기초연구실 지원 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미국화학회가 발행하는 나노분야 학술지 ≪ACS Nano≫의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친환경적 기법으로 대량생산
기존에 흑연에 강산과 산화제를 이용해 그래핀을 제조하는 화학적 방식은 대량생산이 가능하나, 유독하고 그래핀의 우수한 전기전도도 재현에 한계가 있었다. 기존에는 흑연을 강산과 산화제를 사용하여 각층의 간격을 넓힌 후 초음파 분쇄과정을 거쳐 각층을 분리하여 그래핀을 만들었다. 즉, 화학적 산화 그래핀을 합성하여 다시 환원시키는 이 방법은 대량 생산이 가능하나 제조과정 중 그래핀 표면에 결함을 발생시켜 뛰어난 특성이 재현되는 우수한 품질의 그래핀을 제조하기는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최근 주목받고 있는 화학기상증착기법을 활용한 그래핀 제조방식은 우수한 전도도 등 고품질의 그래핀을 합성할 수는 있으나, 유독가스를 사용할 뿐만 아니라, 대량생산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화학기상증착기법(CVD, Chemical Vapor Deposition)은 에너지를 받아 반응성이 높아진 기체가 기판 위에 흡착·퇴적되는 원리를 이용해 박막을 만드는 방법으로 구리, 아연 등의 금속 필름 위에 고온의 가스를 반응시켜 필름 위에 그래핀이 형성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유독한 가스나 화합물 없이 고분자와 금속이온만을 이용한 제조기술을 개발하여 3차원 다공성 그래핀 나노볼을 친환경적으로 대량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다공성 그래핀 나노볼(Mesoporous Graphene Nanoball)은 전기 전도성이 좋은 그래핀을 다수의 기공을 갖는 나노 수준의 구형 형태로 제작한 것으로 표면적이 넓어 져 여러 가지 반응에서의 효율이 높아지는 특성을 갖고 있다. 연구팀은 구형의 고분자 물질 표면에 금속이온을 고르게 도포한 후, 화학기상증착기법을 실행해 고온에서 고분자 표면의 금속이온들이 고분자 내부로도 침투하여 금속으로 바뀌고, 울퉁불퉁한 금속구의 표면에서 그래핀이 자라도록 했다. 이후 금속을 제거하면 구멍이 많은 구형의 그래핀만 남게 된다. 이렇게 생성된 그래핀은 고분자와 금속이온들이 서로 연결되어있어 최종적으로 그래핀이 형성된 후에도 각층이 서로 연결되어 하나의 삼차원적 네크워크를 형성해 높은 전도도를 나타냈다. 또한 다공성 그래핀은 표면적이 넓어 반응성이 좋고, 평면 그래핀의 우수한 전기전도도가 유지되며, 분말 상태로도 만들 수 있어 앞으로의 활용 폭이 매우 넓을 것으로 기대된다.
에너지 저장 분야 활용 기대
대량생산이 가능한 다공성 그래핀 나노볼은 차세대 에너지 저장 장치인 슈퍼커패시터의 전극 소재로서 최적화된 특성을 갖고 있다. 용액 이온 반응으로 에너지를 저장하는 슈퍼커패시터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기전도도가 우수하고, 표면적인 넓은 전극이 필요하다. 슈퍼커패시터는 전극과 전해질 계면에서의 이온 이동 또는 표면 화학반응으로 충·방전이 가능하며 높은 효율과 반영구적인 수명 때문에 차세대 저장 장치로 주목받고 있다. 다공성 그래핀 나노볼을 슈퍼커패시터에 전극소재로 적용한 결과, 기존 대비 2배의 성능을 나타냈고, 장시간 사용에도 성능 저하가 거의 없었다. 기존 그래핀은 이차원 구조인 물질로 높은 전기전도도를 가지는 그래핀을 대량생산을 하기에는 어렵다고 여겨졌으나, 이번 연구를 시작으로 삼차원 그래핀생산기술에관한연구가촉진될것으로예상된다. 개발된 삼차원 그래핀은 분말 상태로 제조할 수 있어, 상업적으로 활용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슈퍼커패시터 이외의 다양한 에너지 저장 매체에 적용이 매우 용이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그래핀 성능 향상과 그래핀 제조 안전성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추후 에너지 저장 장치 분야에 크게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 연구를 주도한 장지현 교수는 "다공성 그래핀 나노볼은 뛰어난 특성으로 슈퍼커패시터 외에 다양한 장치에 활용 가능하다"며, "삼차원그래핀의 친환경적 대용량 제조방법으로 고출력·고효율 에너지 저장 시대를 앞당기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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