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전기자동차용 포스트 리튬이온전지로 주목받고 있는 아연-공기전지의 핵심 구성요소인 촉매를 상온에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원천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향후 아연-공기전지의 상용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연-공지전지는 음극으로 아연, 양극으로 공기 중의 산소를 이용하는 전지로 리튬이온전지를 대체할 차세대 전지로 기대되고 있다. 이 중 촉매는 아연-공기전지에서 산소를 환원시키는 역할을 해 아연-공기전지의 성능, 가격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신기술융합형성장동력사업’의 지원을 받아 UNIST 조재필 교수팀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기존의 백금 촉매보다 촉매활성도와 내구성이 우수하고 고온의 열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상온에서 대량합성이 가능한 저가의 유기물 기반 탄소나노튜브 촉매를 개발한 것으로 생산 공정이 쉬우면서도 성능 또한 우수해 차세대 전지로 각광받는 아연-공기전지의 상용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사용되는 백금촉매는 귀금속이므로 생산단가가 비싸고 사용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수명이 급격히 저하되는 단점이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돼 왔던 철-질소-탄소(Fe-N-C)로 이루어진 촉매들 역시 800℃ 이상의 고온에서 합성해야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번에 개발된 신촉매 합성법은 아연-공기전지의 출력과 용량을 동시에 획기적으로 높이는 원천기술로, 연구팀은 사람 몸 속의 단백질 구성성분인 철포르피린이 촉매 작용을 하여 산소의 이온화 반응을 촉진하는 것에서 영감을 얻어, 이와 유사한 구조를 가진 철프탈로시아닌을 이용해 유기물 기반 탄소나노 튜브 촉매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탄소나노튜브의 표면에 4-aminopyridine(4-AP)라는 유기물을 흡착시킨 뒤, Iron Phthalocyanine(FePc)라는 물질을 4-AP위에 결합시켜 촉매를 합성했다. FePc는 사람 몸 속의 단백질 복합체인 Cytochrome C Oxidase(시토크롬 C 산화효소)의 구성성분인 Iron(Ⅱ)-Porphyrin(철 포르피린)을 함유하고 있는데 여기서 철이 물의 분해반응을 빠르게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철과 네 개의 질소가 결합하여 산소가 환원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준다. 하지만 이 촉매의 경우 FePc 자체가 하나의 철과 네 개의 질소가 결합되어있는 형태이며, 여기에 아래쪽의 4-AP에 있는 하나의 질소가 철에 추가적으로 결합되어 하나의 철에 다섯 개의 질소가 결합되어있는 구조를 가진다. 이러한 구조는 기존구조에 비해 산소를 보다 효과적으로 환원시킬 수 있다. 이 외에도 기존 백금을 대체하는 탄소 기반의 촉매의 경우 800℃ 이상의 고온에서의 열처리가 필요했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저온에서 촉매를 합성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여 에너지적인 측면에서 이점을 가질수 있게 됐다. 아연-공기전지에 이 촉매를 적용한 결과 전지의 수명이 기존의 백금 촉매 대비 50%이상 개선됐으며, 일시에 많은 전류를 흘릴 때 전압이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을 40% 이상 줄일 수 있어 고출력 전지 제조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Nature Communications≫지에 게재되었다.


 

이번 연구로 차세대 전지로 각광받고있는 아연-공기전지의 가장 큰 문제점인 귀금속 촉매 사용을 대체함으로써 생산단가를 80%이상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기존의 발견된 금속 촉매들과 비교하여 상온에서 합성이 가능하기 때문에 양산 또한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진은 고출력 고용량 아연-공기전지 제조 원천기술을 확보하여 지재권 확보 및 기술이전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조재필 교수는 "금속-공기전지 개발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경쟁이 불붙은 가운데 가격 및 안전성 측면에서 가장 우수한 촉매기술을 선점했다는점에 큰 의의가 있다"고 밝히고, "고온열처리공정이 필요 없는 이번 촉매개발은 아연-공기전지의 상용화를 크게 앞당길 수 있는 획기적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한편, 조재필 교수 연구팀은 아연-공기전지 연구분야에서 세계적인 선도 연구자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