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예산정책처가 보고서를 통해 현재의 전력가격체계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발전기 고장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규제계약 도입과 함께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완화하는 등의 새로운 체계 구축을 검토해 나가야 한다고 발표했다.
발전기 고장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규제계약 도입,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 등의 전력가격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국회예산정책처가‘전력가격체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보고서를 통해 전력의 발전단계에서 소비단계까지의 문제점을 전력가격체계를 중심으로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개선방안을 내놨다. 예산정책처의 전력가격체계를 평가한 결과에 따르면, 전력난으로 발전기 정비가 축소되고 이로 인해 발전기 고장률이 상승하여 다시금 전력난이 심화되는 악순환으로 도매전력 가격이 급등하여 전기 요금의 상승 압박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발전기 고장률(고장건 수/발전기 수)은 2010∼2011년 35% 수준에서 2012년 59%로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원자력 발전기의 잦은 고장으로 한국전력공사의 전력구입비용이 2.8조원 증가했고 5개 민간발전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17.5%, 한국수자원공사 댐운영관리부문(발전사업 포함)의 영업이익률은 52.2%를 기록했다. 경부하 전력 다사용 상위 5대 기업의 전기요금 절감이익 1,815억 원은 경부하 전력을 적게 사용하는 기업에게 추가적인 부담이 되고 있다. 최저생계비 미만인 5인 이상 빈곤가구의 전기요금 단가는 165.7원/㎾h인 반면, 최저생계비 5배 이상인 1인 고소득 가구는 111.1원/㎾h로 전기요금 누진제를 통한 에너지복지 실현에 한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전력가격체계의 개선을 위해 전력수급상황 변동에 따른 발전사와 한국전력공사 간의 위험 회피와 발전기 고장에 대한 페널티 부과 등을 위해 정부규제계약 도입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를위해 전력수급상황이 호전되는 2014년 이후 산업용 경부하 요금의 상향조정이 필요하고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 및 에너지복지 확충 필요성도 지적됐다.
1. 전력소비 및 가격 현황
2012년 전력판매량은 46만 6600GWh, 1인당 전력소비량은 9331㎾h로, 1993~2011년 기간 동안 각각 연평균 7.3%, 6.6%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2000년 이후 전력소비량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업무용으로 연평균 7.2%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으며, 산업용이 그 다음인 5.7%, 주택용이 가장 낮은 4.7%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OECD 국가와 비교할 때, 우리나라의 GDP 대비 산업용 전력소비량은 4위로 상위권인 반면, 주택용 전력소비량은 26위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전력소비량으로 비교하더라도, 산업용은 7위인 반면, 주택용은 27위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 전기에너지 절감 정책의 주요 대상은 산업용이 되어야 함을 시사하고 있
다고 밝혔다.
2. 도매전력가격 결정 과정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한국전력공사와 발전자회사간의 재무균형을 위해 발전자회사가 생산한 전력을 정산하기 위해 시장가격에 곱해주는 0에서 1사이의 계수를 의미하는 ‘정산조정계수’의 문제점이 지적됐다. 유가나 환율 등의 전망치와 실적치 간의 격차로 인해 정산조정계수는 안정적이지 않으며, 정산조정 계수를 둘러싸고 한국전력공사와 발전자회사 간의 대립적 이해관계 조정의 어려움으로 인해 정산조정 계수 산정기준도 일관성을 상실했다는 설명이다. 전력난 심화로 인해 도매전력시장의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하여 민간발전사 등은 높은 수익을 실현하고 있는 반면, 한국전력공사와 발전자회사는 재정적 압박을 겪고 있어 전기요금 인상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력거래량 중 민간발전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5.8%에서 2012년 12.3%로 상승하였으며, 전력거래금액은 같은 기간 동안 11.2%에서 22.8%로 상승했다. 2012년 한국전력공사의 영업이익률은 -5.5%, 발전자회사는 4.3%를 기록한 반면, 포스코에너지, SK E&S 등 5개 민간발전사는 평균 17.5%의 영업이익률을 실현하였다. 한국수자원공사와 한국지역난방공사 역시 발전부문에서 2012년에 각각 52.2%, 13.4%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실현했다. 전력난으로 인한 발전기 정비 축소와 발전기 고장률 상승이 전력난 심화에 영향을 끼치는 악순환으로 한국전력공사의 전력구입비용이 증가하고 궁극적으로 전기요금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수불량과 설비결함으로 인해 발전기 고장률은 2010∼11년 35.3% 수준에서 2012년 58.7%로 급등하였으며, 2010∼12년 기간 동안 민간발전사의 고장률은 75.3%∼99.0% 수준으로, 발전자회사의 고장률 18.8∼41.7%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원자력 발전기의 잦은 고장으로 전력도매가격이 높은 LNG 전력을 구입하게 되어 한국전력공사는 2.8조원의 손실을 기록한 반면, 발전사는 발전기의 정지 기간 동안의 판매손실 이외에는 아무 책임을 지고 있지 않아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요구됐다. 전력수급상황의 변동에 따른 발전사와 한국전력공사 간의 위험을 회피하고 발전기 고장 등에 따른페널티를 부과하기 위해 정부규제계약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발전기의 고장이나 정비지연으로 인해 계약한 발전량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타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융통하여 공급하도록 하는 등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정부규제계약’이란 차액정산계약의 일종으로, 정부 등 규제기관의 강제하에 전력판매사와 발전사 간의 계약을 체결하도록 함으로써 판매사 및 발전 사업자의 재무위험을 회피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3. 주택용 전기요금의 누진제 완화 필요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는 가계부문의 전기 절약을 유도하고 에너지복지를 실현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으나, 그 효과에는 한계가 있었다. 최근 주거용 전력소비 증가율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국제적으로도 주택용 전력소비량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 주택용 전력소비 억제의 중요성이 감소하고 있다.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전기사용량이 큰 것으로 나타나 전기요금 누진제는 에너지복지를 실현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높은 누진율로 인해, 최저생계비 미만인 5인 이상 빈곤 가구의 전기요금 단가는 165.7원/㎾h으로, 최저생계비 5배 이상 1인 고소득가구의 단가인 111.1원/㎾h보다 높은 가격으로 전기를 사용하고 있어, 전기요금 누진제의 에너지 복지 측면에서의 효과는 한계가 있음을 드러냈다. 가구당 전력사용량에 변화가 없다고 가정하더라도, 가구 수 증대 및 1인 가구 비중 증가로 2022년 주택용 전력사용량은 2012년 대비 9.2% 증가할 것으로 추산되어, 1인 가구의 전기에너지 절약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외국의 경우 누진율은 미국과 일본 등에서 1.1∼1.5배 수준이며, 누진율이 가장 높은 대만 역시 하계에 2.7배 수준인데 비해, 우리나라의 누진율은 11.7배로 과도하게 높다는 분석이다. 누진율의 차이로 인해, 한국은 전기사용량이 적은 경우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크게 전기요금이 상당히 낮은 반면, 전기 사용량이 많은 경우 과도하게 높은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주택용 전기요금의 누진제 완화 시, 전력을 적게 사용하는 가구는 전기요금이 증가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저소득층을 위한 에너지복지 확충이 반드시 필요하다. 한국전력공사는 기초생활수급자 등에게 월 8천원의 전기요금을 감면해주고 있으나, 전기요금 할인 금액이‘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타법지원액에 포함되어 기초생활수급자의 현금급여 지급 시 전기요금 할인금액을 차감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혜택은 거의 없어 이에 대한 적절성 재검토와 에너지복지의 확충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4. 산업용 경부하 전기요금의 현실화 필요
산업용 경부하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대기업에게는 이익이 되는 반면, 적게 쓰는 기업은 전기요금을 추가로 부담하는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경부하전력 다사용 상위 5개 기업의 전체 전력사용량 중 경부하 시간대 사용량 비중은 56.0%로 산업용 전체의 경부하 시간대 사용량 비중인 49.2%보다 높고, 그에 따른 전기요금 평균 절감액은 363억 원이다. 경부하 시간대 평균 전력구입단가는 81.8원/㎾h인 반면, 평균판매단가는 61.8원/㎾h로 한국전력공사는 경부하 전력판매 손실 2.2조원을 최대부하 전력판매 수익으로 보전하고 있는데, 이는 최대부하 전력사용비율이 높은 기업이 부담하는 전력수요 관리비용으로 해석할 수 있다. 원가에 비해 과도하게 낮은 경부하 요금은 타에너지로부터의 전환수요를 유발함으로써 에너지 소비의 왜곡을 유발할 수 있으며, 최대부하 전력사용비율이 높은 기업에게 과도한 전력수요관리비용을 부담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2014년 이후 경부하 요금의 상향조정을 검토할 필요가 언급됐다. 전력수급 상황이 호전되더라도 향후 5년 이내에는 기저발전만으로 경부하 전력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렴한 경부하 전기요금을 통한 부하 이동은 공급 예비율이 낮아 전력수급관리가 중요한 상황에서는 의미가 있으나 공급예비율이 여유가 있는 경우에는 원가를 충실히 반영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5. 농사용 전기요금의 현실화 및 적용대상 축소 필요
저렴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농사용 전기요금으로 인해 농림어업 부문의 최종에너지 소비 중 전력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00년 이후 농사용 전력의 판매단가 인상률은 거의 0%에 가까우며, 2011년 농사용 전력의 원가 회수율은 34.5%로 매우 낮은 반면, 농림어업 최종 에너지 소비 중 전력의 비중은 1981년 2.9%에서 2011년 19.5%로 지속적으로 상승해왔다. 1000kcal의 열을 생산하는 데, 면세용 등유는 134.6원의 비용이 드는 반면, 농사용 전력은 49.9원밖에 소요되지 않아 현재와 같은 농사용 전기요금 수준을 유지할 경우 농림어업 부문에서 농사용 전기로의 전환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계약전력 100㎾ 이상 농사용 전력 사용자에 대한 평균 지원액은 5,756만 원으로, 저렴한 농사용 전기요금으로 인한 혜택 중 45.3%인 4,674억 원이 농사용 전력 사용자의 0.6%인 소수 대규모 농사용 전력 사용자에게 집중되고 있다. 외국의 경우 농사용 전력에 대해 따로 저렴한 요금제도를 운영하는 국가는 거의 없다는 점, 농사용 전력의 적용대상이 196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온 점을 고려하여, 향후 농사용 전력 적용범위를 재검토하고 농사용에서 산업용으로의 전환기준을 하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6. 숨은 비용의 원가화 및 전기요금 반영 필요
숨은 비용을 원가화하고 전기요금에 반영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사회적 편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전원구성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원가에 반영되지 않은 숨은 비용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LNG 발전비용 대비 원자력·석탄의 발전비용은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과도하게 낮게 되어 있다. 원자력 관련 연구개발, 발전소주변지역지원사업, 원자력대국민 홍보 등 정책비용, 사고위험대응 비용, 사용후핵연료 처리비용 등 원자력 발전의 숨은 비용을 원가에 반영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유연탄에 대한 탄소세 부과 등을 통해 이산화탄소 처리비용을 석탄이나 가스발전 원가에 포함할 필요가 있다. 송변전시설 건설과 관련하여현행 보상제도는 주변지역 주민과의 갈등을 해소하는데 미흡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좀 더 수용성이 높은 보상제도를 도입하고 그 비용을 전기요금에 반영해야할 필요성이 있다. 정부추진안에 따르면, 송·변전시설 주변토지 지가하락 차액보상 비용으로 3,123억 원이 소요될 전망이며, 송변전설비 주변지역 지원사업을 위해 연간 1,004억 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송변전 관련 비용을 정부의 재정으로 지원하기보다는 전기 원가의 구성요소로서 전기요금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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