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1V 이하 기계식 나노집적소자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관심을 모았다. 한국과학기술원 윤준보 교수 연구팀이 이번에 개발한 기계식 나노집적 소자는 전자회로에서 발생되는 누설 전류를 원천적으로 제거하며 기존의 반도체기술과도 호환가능해 초저전력반도체시대를 앞당길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받는다.
기존 반도체 공정을 활용해 1V 이하에서 동작 가능한 수 나노미터 수준의 기계식 나노집적소자* 기술을 국내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 전기 및 전자공학과 윤준보 교수팀이 주도하고 나노종합팹센터에서 공동 개발했다. 반도체 트랜지스터* 소자는 대기 상태에서도 전류(누설 전류*)가 흘러 전력이 소모되는 문제가 있는데, 최근에는 반도체의 집적도가 증가함에 따라 이로 인해 발생하는 열과 소비 전력 문제가 더욱 심각해져 산업계의 지적이 빈번해져 왔다. 이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기계식 스위치에 대한 연구가 있었으나 그동안 개발된 스위치들은 높은 동작 전압(4~20V)으로 통상 1V 이내에서 동작하는 저전력 전자 기기에 활용하기 어려웠다. 낮은 전압으로 스위칭을 하기 위해 기계 장치 사이 거리를 나노 수준으로 낮추면서 맞닿는 유효 면적을 높이기 위한 시도를 계속해 왔으나 기계 장치가 붙어버리는 표면력* 문제로 어려움이 많았다. 연구팀은 표면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4㎚ 거리를 움직이는 고리(Pipe clip) 모양의 독특한 나노구조체를 제안해 접촉 시 표면력을 효과적으로 줄이면서 정전기력을 극대화하도록 했다. 자가정력방식의 트렌치 구조에 High Density Plasma(HDP) 증착 공정을 적용함으로써 4㎚의 이격거리를 형성하는 Pipe clip 구조체를 제작할 수 있었다. 이로써 스위치의 동작 전압을 0.4V까지 낮추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으며 실제로 반도체 트렌지스터처럼 동작 전압을 낮출 수 없을 것이라 여겨졌던 기계식 스위치에서 처음으로 1V 이하의 동작 특성을 얻는 데 성공했다. 이때 나타나는 전압 전류 현상을 터널링 이론과 정전구동기의 동작 원리를 통해 해석했으며, 누설 전류 특성도 일반적인 기계식 나노집적 소자처럼 거의 발생하지 않는 우수한 특성을 얻을 수 있었다. 이번에 개발된 스위치는 누설 전류가 0에 가까워 향후 전자 기기의 배터리 사용량을 현재의 1% 미만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기계식으로 동작해 고온이나 고방사선의 극한 환경용 전자 기기 등에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제조 방법은 기존 반도체 공정을 그대로 활용해 제작할 수 있어 고성능의 반도체와도 결합이 쉬울 뿐 아니라 상용화나 대량 생산에도 유리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윤준보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기계식 나노집적소자는 전자회로에서 발생되는 누설 전류를 원천적으로 제거할 뿐만 아니라 기존의 반도체 기술과도 호환 가능하다는 점에서, 초저전력 반도체 시대를 앞당길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글로벌프론티어사업의 '스마트IT융합시스템연구단(단장 경종민)'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성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 학술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2013년 1월호에 정식 발표될 예정이다.
* 기계식 나노집적 소자: 반도체 공정을 이용해 기판 상에 고밀도로 집약해 만들 수 있는 기계 장치로 나노미터급의 크기를 가지며 전기 신호에 제어되는 전자 소자, 다양한 조합으로 결선하면 반도체 회로 유사한 논리연산을 수행할 수 있다. * 트랜지스터: 전기 신호를 증폭하거나 스위칭 역할을 하는 반도체 소자. * 누설 전력: 전체 반도체 회로나 이를 구성하는 개별 트랜지스터가 대기 상태(주요 연산을 수행할 필요가 없어 작동되지는 않는 상태)에 있다 하더라도 공급된 전원에 의해 불필요하게 소비하는 에너지. * 표면력: 마이크로나 나노 크기의 구조체는 체적에 비해 표면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수적으로 늘어나기에 분자 간에 작용하는 반데르발스 힘과 같은 작은 힘이라도 나노구조체를 변형시키거나 영구 접촉시킬 수 있게 된다. 수백 마이크로의 두께를 가진 머리카락이나 먼지가 서로 엉겨 붙는 현상이 일상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이런 표면력의 예다. * 나노전자기계 스위치: 나노미터(㎚) 수준의 크기를 가지며 전기 신호에 작동되는 기계식 스위치로써 반도체 트랜지스터의 스위치 역할과 동일하게 전류를 도통하거나 차단하는 ON/OFF 두 가지 모드를 가지고 있다. 이 두 가지 모드가 기계적으로 변환되기에 반도체와 달리 OFF 상태에서도 전류를 완전히 차단할 수 있는 것이 특징. 따라서 마이크로 프로세서와 같은 고성능 반도체 논리 회로에 사용되는 수많은 트랜지스터를 나노전자기계 스위치로 대신할 수 있다면 대기 상태에서 소모되는 전력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된다.
김연상 교수 연구진의 연구를 통해 개발한 패치형 압전 에너지 수확 소자를 직접 팔에 붙이고, 반복적인 팔 운동이 전기적인 에너지로 전환되는 것을 보여준다.
이 연구에서 제작된 패치형 압전 에너지 수확 소자의 공정 모식도 및 전자현미경 사진.
또한, 향후 유연 에너지 저장 소자(유연 배터리)와 결합한다면 배터리 교환이나 충전이 필요 없는 반영구적 전기에너지 발생 소자 구현이 가능하므로, 인공 심박조율기와 같은 전원이 필요한 신체 삽입형 의료 기기의 전원으로 활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술적 의미가 크다. 김연상 교수는 "과거 압전 에너지 수확 소자는 공정 비용이 높고 복잡했으나 이번 결과를 통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줬다는 점이 중요하다. 또한, 인체에 무해한 압전 소재를 이용한다는 특징과 반복적인 운동에 따른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효과적으로 전환해준다는 점에서 향후 의류형 압전 패치나 모바일 기기 등에 적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의 기반형 융합연구사업 하이브리드 에너지 기술 개발 사업단(단장:KIST 윤석진 본부장)과 글로벌 프런티어 소프트일렉트로닉스 연구단(단장: POSTECH 조길원 교수)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기반형 융합연구사업은 출연연과 대학의 융합 연구 체계(Hub&Spoke)를 통한 융합원천기술 개발과 전문 융합연구인력양성을 목표로 하며, 이번 연구 성과는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대학의 벽을 허물고 융합연구팀을 구성함으로써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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