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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전력산업과 스마트그리드
2013년 1월 21일 (월) 15:57:23 |   지면 발행 ( 2013년 1월호 - 전체 보기 )



이번 겨울은 12월에 최대 전력 수요를 갱신하는 유례없는 일이 벌어졌다. 그만큼 우리는 기후변화의 위기 속에 살고 있고 갈수록 전력 의존도가 높아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언론들은 일찌감치 '블랙아웃'이라는 만일의 불상사를 앞 다퉈 예고했고, 전력 당국은 초비상 태세에 들어갔다. 여름 겨울만 되면 전력 수급 비상사태를 되풀이하지 않고 국민들이 여유롭고 기분 좋게 전력을 사용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그리드에 그 답이 있다.

채영진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12월 18일 오전 10시부터 11시, 우리나라 최대 부하가 다시 한 번 갱신되었다. 당시 최대 전력 수요는 1시간 평균 기준으로 7517만㎿로, 이는 100만㎿급 원자력 발전소 75기가 생산해야 하는 막대한 전력량이다. 또한 12월에 최대 수요를 갱신하는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2014년까지 공급력 부족으로 전력 수급 여건이 좋지 않을 전망이다. 우리 경제가 꾸준한 성장을 지속할 경우 전력 수요는 2030년까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과거처럼 증가하는 전력 수요를 설비 확충만으로 대응하는 것이 과연 최선의 대책일까?
주지하다시피, 우리 사회의 민주화와 지방자치제도가 크게 진전되면서 과거의 일방통행식 정치 환경에서 가능했던 공급 위주의 설비 공급 방식은 곳곳에서 잦은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고 있고, 경제적으로도 많은 비용을 치르게 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전력 소비 증가는 현재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려는 온실가스 감축을 통한 기후변화 대응도 사실상 어렵게 만드는 측면도 있다.
또한 크게 수면 위로 부각되지는 않지만 궁극적으로 지속적인 설비 투자는 장기적으로 전기요금을 상승시키는 결과도 초래한다. 다만 비용을 부담하는 세대가 현 세대이냐 아니면 자식 세대이냐 하는 차이일 뿐이다. 발전 설비를 늘리기 위해서는 전력 전송을 위한 송배전 설비의 추가 건설도 함께 이뤄지기에 우리나라처럼 좁은 국토 면적을 가진 국가에서 공급력 확충은 소비자에게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만든다. 더구나 불가피하게 전력의 생산지와 소비지 사이에서의 사회적 갈등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소비자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수요반응 사업자나 판매 사업자 등과 같은 새로운 사업자의 출현이 필요하다. 약 2000만 호에 달하는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를 1개 판매 사업자나 서비스 사업자가 충족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경쟁이 치열한 통신 시장의 경우 통신사별로 100개가 넘는 요금제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기도 통신과 같이 다양한 사업자가 여러 요금 제도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설비를 늘리는 대신 수요를 줄이게 되면 그에 수반되는 설비 투자비가 절감되어 전기료 인상을 완화하거나 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고,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 현실에 분명히 존재하는 에너지 생산지와 소비지 사이의 에너지 격차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전력 수요를 줄이려면?
… 실시간 수요 정보 획득 인프라 갖춰야

그러면 전력 수요를 줄이기를 위한 최선의 대안은 무엇일까?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전력 당국에서 거의 실시간으로 정보를 파악하고 공급 측면과 마찬가지로 수요 측면의 전력 소비 정보를 실시간 파악하는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전력 공급 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 덕에 각 발전기의 생산량을 비롯해 송배전 운영 현황 등을 거의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반면, 전력 수급에 중요한 실시간 기준으로 보자면 수요 측면은 거의 블랙박스나 다름없다. 수요가 증가하기는 하는데 전력 당국에서는 수요 증가가 산업용 수요때문인지, 아니면 상업용 수요 때문인지 실시간 기준으로 알 수가 없고, 사후 추정만 가능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는 수요 측 인프라확충을 목표로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그리드는 전기차, 태양광, 풍력, 배터리 등 다양한 분산 전원 및 프로슈머 활성화를 위한 기반 인프라일 뿐만 아니라, 수요 측의 정보를 낱낱이 알려주는 필수적인 인프라인 셈이다.
한편 이러한 인프라를 통해 공급과 소비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제도나 인프라를 갖추고 있더라도 소비자가 참여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다. 더구나 전력 수요 감축은 소비자의 실질적인 행동 변화를 전제로 하기에 물리적인 인프라 구축과 함께 소비자의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

소비자 참여, 지속가능 전력산업의 핵심
… 스마트그리드는 그 전제 조건

그렇다면 소비자의 적극적인 참여는 어떻게 끌어낼 수 있을까?
소비자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수요반응 사업자나 판매사업자 등과 같은 새로운 사업자의 출현이 필요하다.
약 2000만 호에 달하는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를 1개 판매 사업자나 서비스 사업자가 충족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경쟁이 치열한 통신 시장의 경우 통신사별로 100개가 넘는 요금제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기도 통신과 같이 다양한 사업자가 여러 요금 제도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미 유럽, 미국, 호주, 일본 등 해외에서는 소비자의 취향대로 판매 회사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판매 회사는 '전기+통신' 또는 '전기+가스'등의 결합 상품과 에너지 컨설팅 등 다양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의 참여는 전력 산업이 지속가능하기 위한 핵심 요소이며, 스마트그리드는 이런 소비자의 참여를 활성화시키는 기반인 셈이다. 소비자의 참여와 스마트그리드의 융합은 공급과 소비의 효율성을 향상시킴과 동시에 에너지 저장 시스템 등 관련 분야의 제조업 활성화와 국외 시장 진출 등 새로운 성장 동력도 제공할 수 있다. 소비자 참여가 가능한 수요 측 인프라야말로 지속가능한 전력 산업의 출발점이자 전제 조건이다.

<Energ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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