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가 정부와 전기요금 인상 폭을 놓고 충돌한 데 이어, 이번엔 전력 시장 운영 기관인 '전력거래소'및 전력 거래 가격 결정에 필요한 발전비용을 심의 · 의결하는 '비용평가위원회'와 정산 조정 계수를 둘러싸고 법정 싸움을 벌일 기세다. 한전은 8월 28일 "전력거래소와 비용평가위원회의 부당하고 편향적인 업무처리 등으로 말미암아 발생한 손실액4조 4,000억 원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올해 차입한도 8조 9,000억 원 중 상반기에 이미 7조 7,000억 원을 차입해 차입 여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산 조정 계수의 정상화가 계속 미뤄져 올해 1조 5,000억 원의 추가 손실을 예상함에 따라 향후 적정한 전력 거래 대금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 감액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력거래소는 "한전의 주장은 전기요금 인상 좌절에 따른 불만을 정부 공격으로 돌리는 것이고, 한전과 발전 자회사의 내부 문제를 확대시킨 공익성을 망각한 행위이며, 정부의 물가 관리 정책에 반할 뿐만 아니라 400여 개 민간 발전 사업자의 사업을 위축시키는 중요한 문제로, 이로 인한 모든 법적 책임은 한전에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정부 일각에서 김중겸 한전 사장에게 괘씸죄를 물어 퇴진을 요구한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본지는 한전의 주장과 전력거래소의 반박내용을 소개한다.
한전, 전력거래소 등에 4.4조 원 소송
우리나라 전력 시장은 발전 가능한 용량만 입찰하는 불완전한 시장이다. 매시간 예상 전력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투입한 발전기 중 전력생산 단가가 가장 비싼 발전기의 발전 단가를 시장거래 가격으로 정한다. 발전원별 전력 생산 단가차이가 큰 상황에서 원자력, 석탄, LNG 발전기 등 모든 발전량에 대해 시장 거래 가격을 전액 지급하면 첫째, 전력 생산 단가가 낮은 원자력과 석탄 발전기에 과도한 이익이 발생한다. 둘째, 한전은 정부로부터 전기요금을 규제받기에 막대한 손실이 발생한다. 셋째, 한전과 발전 자회사 간 재무 불균형이 심화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전력시장운영규칙에 따라 한전은 정산 조정 계수를 적용한 가격으로 전력을 구입한다. ※ 전원별 발전 단가(㎾h당)는 2012년 7월 기준 원자력은 4원, 석탄은 49원, LNG는 149원이다. 조정 계수 미적용 시 2011년 기준 전력 거래 대금은 약 27조 원 증가한다(전기요금 66% 인상 요인 : 에너지경제연구원 발표 자료).
4.4조 원 손실, 전력거래소 탓
2001년 4월 전력 시장을 도입한 후 전력 가격안정화 정책의 하나로 규제 가격 제도를 운영했으나, 2008년 석탄과 유류 가격 폭등으로 종전 가격안정화 제도를 더 이상 지속하기기 어려워지자 2008년 5월 그 대안으로 정산 조정 계수 제도를 도입했다. 소비자용 전기요금을 강하게 규제하는 상황에서 한전과 발전 자회사 간 재무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다. 정산 조정 계수 산정 기준은 한전과 발전 자회사 간 적정한 투자 보수율 차이를 유지하도록 전력시장운영규칙과 비용평가세부운영규정에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특히, 투자 보수율산정은 전기요금 산정 기준과 동일한 사항으로 한전과 발전 자회사 간 수익 균형을 유지하는 핵심사항이다.
2008년 5월 조정 계수 도입 시 한전과 발전 자회사 간 투자 보수율 차이는 2%였다. 그러나 2009년 규정에 없는 미래 투자비 기회비용을, 2010년 발전 자회사 당기 순손실 방지 기준을 추가로 적용해 2012년 기준 5.94%까지 상승했으며 2008년부터 2011년까지 한전에 약 3조 원의 손실을 끼쳤다. ※ 투자 보수율 격차 : 2008년 5월 2.0%, 2008년 8월 4.2%, 2009년 4.52%, 2010년 6.21%, 2011년 7.99%, 2012년 5.94%. 영업 손익 격차 : 2008∼2012년 상반기 발전사누계흑자 10조 원, 한전누계적자 13조 원(2012년상반기 적자 4조 4,000억 원).
미래 투자비 기회비용은 전기요금 산정 기준에도 없는 항목으로 향후 이중 보상의 문제가 있다. 특히, 발전 자회사 당기 순손실 방지는 세계 어느 시장에서도 적용 사례를 찾을 수 없는 기준임에도 전력거래소는 그와 같은 조건을 반영한 조정 계수를 비용평가위원회에 상정하고, 비용평가위원회는 이를 의결했다.
또한, 비용 평가 규정상 조정 계수는 연 1회 산정하는 것이 원칙이고, 전망과 실적 간 차이가 발생할 때 분기 단위로 재산정하며, 전력거래소는 매분기 시작 전까지 조정 계수 적용 결과를 비용평가위원회에 보고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전망 투자 보수율과 실적 투자 보수율 격차가 크게 벌어졌음에도 전력거래소는 분기별 보고와 조정 계수를 재산정하지 않아 약 1조 4,000억 원의 전력 구입비가 추가로 발생했다.
이와 같이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전력거래소와 비용평가위원회의 상식과 규정을 벗어난 업무 처리로 한전은 총 약 4조 4,000억 원(2012년 추정 손실액 1조 5,000억 원 별도)의 손실을 보았다.
적정 전력 거래 대금 초과분 지급 거부 이유
한전은 2011년 말부터 전력거래소와 비용평가위원회에 한전과 발전 자회사 간 적정 투자 보수율 격차 및 규칙 외 적용의 불합리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왔다.
2012년 5월 비용평가위원회는 한전의 의견을 수용해 전력거래소로 하여금 연구 용역을 조속히 시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새로운 정산 조정 계수 산정 기준을 수립해 비용평가위원회에 상정할 것을 권고했다. 전력거래소는 7월 용역 결과를 반영한 조정 계수(투자 보수율 격차 1.72%)와 발전 자회사가 주장하는 기존 방식대로 산정한 조정 계수를 '비용평가실무협의회'에 상정했다.
그러나 한전과 발전 자회사 간 합의를 이루지 못하자 전력거래소는 중재(안)을 제시했다. 한전과 발전 자회사 모두 여기에 불만이 있었으나 대승적 차원에서 합의했으며, 전력거래소는 7월 27일 중재(안)을 비용평가위원회에 상정했지만, 비용평가위원회에서 한전을 제외한 모든 위원들(7명)의 반대로 중재(안)이 부결됐다. 특히 전력거래소는 중재(안)을 마련해 직접 제안 · 상정했음에도 반대했다.
중재(안) 부결 시 전기요금 인상 후에 의결하자는 의견에 따라 2012년 8월 6일 전기요금 인상 후 8월 27일 열린 비용평가위원회에 중재(안)을 상정했으나, 다시 의결 보류됨에 따라 더 이상 중립적인 전력 시장 운영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에 한전은 정산 조정 계수 정상화가 한계에 이르고, 불합리한 정산 조정 계수 적용으로 손실이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며, 전력거래소와 비용평가위원들의 부당한 업무 처리 등으로 전력 구입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5년 연속 적자 발생과 함께 영업 이익을 개선하려는 자구 노력이 물거품으로 변하는 현실에 직면했다. 전력거래소는 전력시장운영규칙 등에서 정한 '전기 사용자 부담 최소화 의무'및 '전력 거래 정산금 업무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수행할 책임'이 있음에도 조정 계수를 부적정하게 운영해 한전에 손실을 끼쳤다.
한전은 2012년 연간 총 부족 자금을 8조 9,000억 원으로 예측했으나, 전력 구입비 증가 등의 사유로 상반기에만 7조 7,000억 원을 차입하는 등 극단적인 2조 2,000억 원의 예산 축소와 자구 노력에도 최악의 자금 사정을 겪는 중이다. 특히, 2012년 상반기 영업 적자는 4조 4,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함에 따라 외부 차입으로 전력 구입비를 지불했다. 현재 특단의 조치가 없을 경우 향후 원리금 상환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한전은 불가피하게 자금사정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전력 구입 대금을 현행기준이 아닌 전력거래소에서 용역 결과를 반영해 제시하고 한전과 발전 자회사가 합의한 중재(안)을 기준으로 지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단, 한전과 발전 자회사 간 정산 조정 계수 문제로 인해 민간사업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민간 발전사에 전력 구입 대금을 전액 지급하도록 전력거래소에 수차례 문서 등으로 협조 요청했다.
전력거래소 등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
전력거래소 산하에 전력시장운영규칙 개정을 담당하는 '규칙개정위원회'와 발전 비용 평가 및 정산조정 계수를 담당하는 '비용평가위원회'가 있다. 이들 위원회의 의결 사항은 시장 참여자의 손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에 정부, 전력거래소, 한전의 당연직 위원 및 외부 전문가로 이뤄진다.
2010년 12월 국민권익위원회는 전력거래소 등 102개 공공기관에 위원회 구성의 공정성과 신뢰성확보를 위해 관련 당사자와 이해관계가 있는 위원의 임명 제한, 장기 연임 등을 제한하는 규칙 개정을 권고했다. 그러나 현재 이들 위원회와 산하 실무협의회에서 5년 이상 선임한 외부 위원이 8명, 10년 이상 재직한 외부 위원이 2명이다. 이 중 1명은 규칙개정위원회와 비용평가위원회 위원을 동시에 10년 이상 겸직한다.
[1] 서울시 강남구 영동대로변 한울타리 안에 자리한 한전과 전력거래소가 분쟁 중이다.
[2][3] 여타 발전원에 비해 생산 단가가 낮은 석탄화력발전소, 원자력발전소 등에서
구입하는 전력비용에 대한 정산 조정 계수 산정이 어떻게 진행될지 그 귀추를 주목할만하다.
이로 말미암아 특정 기관(발전사)으로부터 출연받은 기관의 대표가 위원장을, 출연받은 기금으로 신설한 부서의 부서장이 위원으로 있는 등 전력 시장의 의사 결정 메커니즘에 심각한 왜곡을 우려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과 사유로 말미암아 발생한 한전 손실액에 대해 한전은 조정 계수를 부적정하게 운영한 전력거래소는 물론 전력거래소 관계자, 비용평가위원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한다.
이는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할 뿐만 아니라 향후 발생하는 손실을 예방하고, 더불어 전력 시장의 공정하고 투명한 운영으로 전기요금 부담을 최소화하고자하는 불가피한 노력의 일환이다.
전력거래소, 한전 전기요금 인상 좌절 불만을 정부 공격으로
전력거래소는 8월 27일 한전의 감액 지급 예정 공문을 접수하고, 8월 28일 한전에 철회 요청 공문을 재차 발송했다. 한전의 개인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는 대단히 의도적인 것으로, 거래소와 비용위원회를 협박함으로써 정상적인 시장 운영을 방해하려는 의도로 판단한다. 정산 조정 계수 제도는 모 · 자회사 간 재무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도입한 내부 거래 제도로, 한전이 일방적인 주장을 반복하거나 소송위협 등으로 시장 운영을 방해한다면 시장 외에서 해결하도록 제도 개정을 검토할 계획이다.
한전 채무불이행, 전력업계 해외 진출에 악영향
한전은 부족한 자금을 해소하기 위해 한전과 발전자회사 간 투자 보수율 격차 2.44% 대비 초과분에 대한 전력 거래 대금을 감액해 결제하되, 6개 발전자회사분만 대상으로 민간 발전 사업자는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한다. 전력 거래 대금은 전기사업법과 전력시장운영규칙 정한 바에 따라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
전력 거래 대금은 결제받을 대상자를 지명해 입금할 수 없으며, 일부라도 미결제가 발생할 경우 채무불이행 상태가 된다. 또한, 고의적으로 채무 불이행을 시도하는 경우 전력 시장 질서를 해치는 심각한 위법 행위에 해당한다.
최대 공기업인 한전이 태양광 사업자 등 소규모 민간 사업자의 고통은 외면하고, 자사의 실리에 따라 법과 규칙도 무시할 수 있다는 비도덕적인 일면을 보인다. 한전은 전력거래소 정관이 정한 회원이다. 정관을 위반할 경우 이를 주도한 임원 등에 대한 징계가 불가피하며, 한전에 대해 제재금도 부과할 수 있다. 한전이 결제 대금을 입금하지 못했다는 사실 자체가 채무불이행을 대외적으로 공식화하는 것이므로, 즉각 한전의 신용도에 영향을 미쳐 자금 조달 비용 상승 압박을 자초할 뿐 아니라, 최근 상향세를 탄 국가 신용 등급 재평가 분위기와 전력업계의 해외 진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현행 정산 조정 계수 산정 원칙에 대한 이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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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건 경위
· 2012년 3월 21일 : 한전 - 한전과 발전 자회사 간 적정 투자보수율 차이를 동일 투자 보수율로 적용하는 관련 규정 개정안을 비용위원회 안건 제안 및 부연 요청(3월 27일).
· 3월 29일 : 비용위원회 - 안건을 미상정하고(비용위원회 제출 기한 미준수), 비용위원회 종료 후 위원들을 상대로 한전 입장 설명 시간 허용.
· 4월 4일 : 한전 - 정산조정계수조기재산정요청(5월1일부적용).
· 4월 18일 : 한전 - 정산 조정 계수 조기 재산정 긴급 요청 및 동일 투자 보수율 적용 주장. 미관철 시 5월 1일부터 투자 보수율 격차 5.94% 기준으로, 6월 1일부터 투자 보수율 격차 2% 기준으로 대금 감액 지급.
또한, 분쟁 조정과 전기위원회 재정 신청, 감사원 감사 요청, 개인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예정.
· 4월 24일 : 한전 - 정산 조정 계수 조기 재산정 재차 요청 및 제3기관에 의한 산정 기준 검증 요청.
· 4월 27일 : 비용위원회 - 한전 제안 정산 조정 계수 산정 기준 개정안 부결 및 정산 조정 계수 조기 재산정 필요성 인정, 실무 협의 등 절차 추진토록 요청.
· 4월 30일 : 한전 - 정산 조정 계수 조기 재산정 3차 요청 및 4월 18일 한전 공문 관련 입장 재확인. 5월 비용위원회에 정산 조정 계수 재산정 안이 상정되지 않을 경우 법률 절차 착수 통보.
· 5월 4일 : 한전 - 5월 비용위원회에 상정될 정산 조정 계수 재산정 안의 투자 보수율 격차는 3.32%, 0%, 2%, 3.32%와 0%의 평균 등을 기준으로 산정 요청.
· 5월 16일 : 비용위원회 - 제1안(적정 투자 보수율 차이 3.32%와 전원 간 우선순위 유지)과 제2안(제1안 + 미래 투자비 반영, 발전 자회사 당기 순손실 방지), 중재안(4.34%) 모두 부결돼 실무협의회에서 재논의 후 재상정 요청.
· 5월 25일 : 비용위원회 - 적정 투자 보수율 차이와 전원 간 우선순위 유지, 미래 투자비 기회비용 반영, 발전 자회사 당기 순손실 방지 원칙을 적용하되, 시장 가격 예측 오차로 인한 정산금만 조정하는 안으로 의결.
· 7월 3일 : 전력거래소 - 적정 투자 보수율 차이에 관한 연구 용역을 시행하고, 한전과 발전 자회사 협의를 거쳐 적정 투자 보수율 차이 1.72%로 결론 도출.
· 7월 27일 : 비용위원회 - 적정 투자 보수율 차이 1.72%와 전원 간 우선순위 유지를 반영한 재산정 안 부결, 기존 정산 조정 계수 연장 적용. 2차 실무 협의회(7월 18일, 7월 25일) 및 한전과 발전 자회사 협의(7월 26일)를 거쳐 상정 안 마련.
· 7월 27일 : 한전 - 거래 금액을 감액하고 거래소, 거래소 실무자, 비용평가위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하겠다는 공문 발송.
· 8월 27일 : 비용위원회 - 적정 투자 보수율 차이 1.72%와 전원 간 우선순위 유지를 반영한 재산정 안 유보, 기존 정산 조정 계수 연장 적용.
· 8월 27일 : 한전 - 거래 금액을 감액하고 거래소, 거래소 실무자, 비용평가위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하겠다는 공문 재차 발송.
거래소 입장
비용평가세부운영규정에 명시된 기준과 비용평가위원회에서 의결한 기준 모두 현재까지 유효한 산정 원칙임. 다만, 비용위원회 의결 기준은 전력 산업 환경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운영 가능하다고 판단됨. |
4.4조 원 손배소 … 결국 국민 부담
비용평가위원은 전력시장운영규칙에 의거해 전력거래소 이사장이 위촉하는 것으로 지경부 대표, 전력거래소 대표, 한전 대표, 발전사 대표, 4명의 민간 전문가 위원(위원장 포함) 등 8명으로 이뤄지며, 어느일방의 유 · 불리에 따라 의사를 결정하지 않는다.
비용평가위원회와 비용평가위원의 의사 결정 절차는 관련 규정으로 정한 바에 따라,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운영해 왔다. 즉, 정산 조정 계수 산정 기준 결정은 전기사업법과 전력시장운영규칙에 근거해 비용평가위원회에서 위임받은 사항을 적정하게 행사해 왔다.
정산 조정 계수를 도입한 2008년 5월 이후 한전은 비용평가위원회에 핵심 비용평가위원 자격을 보유하고 정산 조정 계수 산정을 위한 주도적인 역할을 해 왔다. 한전은 정산 조정 계수가 자사에게 불리하다는 점을 주장한 바 있으나, 비용평가위원회의 의사 결정이 비민주적이었다고 주장한 바는 없다. 이는 현행 정산 조정 계수의 불만을 비용평가위원들에게 돌리려는 꿍꿍이에 불과하다.
한전이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하는 4조 4,000억 원은 한전이 일방적으로 선언한 기준과 비용평가위원회가 결정한 금액의 차이로 말미암아 객관성을 상실한 금액이다. 비용평가위원회는 한전의 발전 자회사 대표 위원은 물론 위원장을 포함한 4명의 사외공익 위원이 있는 만큼 한전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결정을 할 수 없다.
또한, 정부는 전기요금 인가권자이면서 정산 조정 계수 승인권자로 한전뿐만 아니라 전체 전력 산업, 나아가 우리나라 국가 경제 전반을 검토할 책임이 있다. 비용평가위원회의 부의 안건 도출, 실무협의회 검토, 비용평가위원회 의사 결정 등 제반 절차는 규정으로 정한 바에 따라 민주적으로 이뤄져 왔음을 한전뿐만 아니라 400여 개 전력거래소 회원사가 인정하는 것이다.
한전이 주장하는 4조 4,000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은 어마어마한 소송비용을 법무법인에게 지불해야 하고 업무 낭비도 엄청나며, 이 모두 국민 부담으로 돌아갈 것이다.
<Energ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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